타락한 천사가 던전에서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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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스
작품등록일 :
2018.06.28 21:32
최근연재일 :
2019.01.07 01:20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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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68
추천수 :
496
글자수 :
344,101

작성
18.07.03 19:22
조회
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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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7쪽

죽음과 격변(2)

DUMMY

*** 죽음과 격변(2) ***


"······."

"······."


던전 '고블린 둥지', 코어 룸의 옆방에 수많은 고블린이 긴 사각 테이블을 중심으로 모여 있었다.

침묵하는 고블린 사이에는 무거운 공기가 짙게 깔려 있다.

던전 '고블린 둥지'의 고블린 중에서도 간부급 인사들만 모인 회의실.

그중 상석에 앉아 있는 고블린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그는 바로 듀켈이었다.


"경비대장부터 보고를 시작하지."


자신의 오른쪽을 바라본 듀켈의 미간엔 자글자글한 주름이 자리하고 있었다.

듀켈의 얼굴엔 상당한 짜증이 서려 있었다.

경비대장 키리켈은 던전로드의 상태에 침을 꿀꺽 삼켜야만 했다.


"옙! 경비대장입니다. 현재까지 던전 내 침입자는 없습니다. 최근 습격으로 인해 전사한 병사들은 모두 화장을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전의 인간 노예를 제외하곤 특이사항 없습니다. 평시보다 순찰 횟수를 2배 강화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저··· 전투 1부대장입니다! 적들의 침입에 대비해 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신병들의 상태 또한 양호합니다!"

"고블린 궁수부대는······."

"고블린 공병부대는······."


경비대장부터 시작해 착석해 있는 고블린 간부들이 하나씩 보고해 갔다.

이상 없다는 부하들의 말에도 듀켈의 짜증은 풀리지 않았다.

듀켈의 신경은 날카로울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크래커 놈들이 휴전을 깨트리고 야밤 기습을 강행한 것이다.

던전에 설치된 함정과 전투 부대가 침입한 크래커를 모두 물리쳤지만, 일부 함정들은 수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으며 경비를 담당하던 부대 하나는 전멸하다시피 병사들을 잃었다.


'크래커 놈들······. 치사하게 기습이나 하다니···!'


물론, 마계의 던전 사회에서 침략과 약탈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기습을 당하게 되면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

적의 기습으로 아군 병력이 일부 사망했으니깐.

듀켈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남은 고블린 간부의 보고를 경청했다.


"듀켈님! 저희 고블린 첩보부대에서 특이사항을 발견했습니다!"

"음!?"


그때, 최근에 신생 된 부대인 첩보부대에서 특이사항을 발견했다고 한다.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만든 부대인 만큼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

그냥 던전 주변 정세를 알아보라며 대충 만든 부대인데, 예상외로 이 첩보부대가 지금 당장 필요한 정보를 가져왔다.

듀켈은 첩보부대의 보고가 끝나길 기다렸다.


"오우거 말인가?"

"예, 그렇습니다! 크래커 놈들 진영에 오우거가 목격됐다는 정보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크래커 놈들이 오우거를 고용한 것 같습니다! 대비해야만 합니다!"

"빌어먹을 크래커 놈들···! 오우거를···!"


최하급 종인 고블린의 천적이 아닌 종족이 있겠냐마는.

오우거는 그중에서도 고블린을 한입에 잡아먹는 종족으로서 유명했다.

3m의 큰 키에 우락부락한 근육 그리고 뭐든지 소화하는 부풀어 오른 배가 인상적인 거인.

비록 덩치에 비해 지능은 낮지만 고블린을 가장 좋아하는 먹이라고 말할 정도로 오우거는 고블린 사냥에 특화된 종족이다.

듀켈 입장에서 오우거는 뒷골이 시릴 정도로 짜증나는 적일 수밖에 없었다.

오우거를 상대하며 많은 고블린을 잃을 것은 분명하다.

듀켈은 깊은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다.


"지금부터 대(對)오우거 전략을 시행한다! 먼저 고블린 행정관은 빨리 '탐욕(貪欲) 상회'에 연락해 전투 물자와 오우거용 함정 재료를 있는 대로 다 구입할 수 있도록! 대금은 여태껏 모아놨던 광물을 모두 사용해라!"

"모··· 모두 말입니까···?"

"그래! 굳이 아낄 필요는 없다! 이참에 크래커 놈들을 전부 쓸어버릴 것이다!"

"예··· 옙!"

"공병들은 최대한 빨리 오구거용 함정을 설치하고 전투부대 대장들은 고블린 병사들을 오우거 앞에서도 기죽지 않을 만큼 정신훈련을 시키도록 한다. 이상, 질문!"

"없습니다!"

"그럼, 해산해!"


듀켈의 마지막 명령을 끝으로 회의실에 모인 모든 고블린 간부가 뿔뿔이 흩어졌다.

듀켈의 던전에서 태어난 그들은 던전의 성장과 함께 수도 없이 많은 전투에서 승리해 왔다.

그들은 전쟁에 있어 초심자가 아니었다.

듀켈은 부하들의 빠릿빠릿한 움직임을 본 후에야 미간의 힘을 풀었다.

자신은 여태껏 그래왔듯이 승리할 것이다.


"듀켈님!"


그때, 듀켈의 명령에도 아직 퇴실하지 않은 고블린 한 마리가 그에게 다가왔다.

따로 듀켈에게 보고할 사항이 있는지, 고블린 행정관이 듀켈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 행정관. 무슨 일인가!?"

"저······. 듀켈님. 고블린 병사 몇 놈이 전쟁의 스트레스 때문인지 인간 노예 한 명을 때려죽여 버렸습니다. 위대한 듀켈님의 노예를 죽인 고블린들은 모두 징계 처분시켰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듀켈님!"

"후···! 난 또,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구만! 인간 노예들 따위 얼마든 죽여도 상관없다. 그따위 노예들이야, 다음 차원 침략을 통해 다시 충당하면 돼! 신경 쓰지 말고 징계받은 고블린들이나 모두 풀어주도록! 지금 인간 노예 따위에게 신경 쓸 때가 아니야!"

"가···. 감사합니다, 듀켈님!"


평시 같았으면 광물 채취 작업을 진행 중인 인간 노예를 잃었다고 안타까워했겠지만, 지금은 전시 상황이었다.

전투에 도움도 되지 않는 인간 노예들보다 던전에서 탄생한 고블린 전사들이 더 중요한 법이다.

듀켈은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 고블린 행정관에게 말했다.


"보고 할 것이 남아있나?"

"다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그래? 그럼 나가봐!"


듀켈은 그렇게 행정관을 내보냈다.

다가올 전쟁을 대비해, 할 일이 많다.

고블린 전투부대의 훈련 결과를 직접 확인해야 했으며, 크래커 던전에 쳐들어가기 위한 보급 물자도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거기에, 오우거에 대한 대비까지도.

듀켈에겐 인간 노예 따위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한 달 전 들어온 인간 노예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 새끼 호랑이가 자신의 던전 안에서 복수를 꿈꾸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 생각이 없었다.


"크래커 놈들, 오우거 따위로 나를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헹! 이번엔 기필코 몰살시켜주마!"


듀켈의 뇌리에는 크래커와의 전쟁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호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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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69 jy****
    작성일
    18.07.15 21:46
    No. 1

    샌드백 전용 노예가 있는데 아줌마를 때려죽일 이유가 있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8 부기스
    작성일
    18.07.15 22:20
    No. 2

    고블린 녀석이 적들에게 가족을 잃었거든요. 너무 화가난 나머지 인간 '노예'를 때려죽여버렸네요. 안그래도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노예들이 제대로 일하지 않자 화가 났나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n2******..
    작성일
    18.08.23 14:23
    No. 3

    키륵! 키르르르륵 키키키키륵 키륵륵륵 키키키륵륵륵 키르으으으으윽 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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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한 천사가 던전에서 하는 일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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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날개 잃은 천사(1) 18.07.07 599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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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청년과 각성(3) 18.07.05 614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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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청년과 각성(1) +1 18.07.04 681 8 10쪽
8 죽음과 격변(3) +3 18.07.03 636 11 9쪽
» 죽음과 격변(2) +3 18.07.03 678 12 7쪽
6 죽음과 격변(1) +2 18.07.02 682 11 12쪽
5 던전 '고블린의 둥지'(2) +1 18.07.01 759 12 12쪽
4 던전 '고블린의 둥지'(1) +1 18.06.30 872 12 12쪽
3 청년과 어두운 동굴(3) +1 18.06.30 1,081 12 15쪽
2 청년과 어두운 동굴(2) 18.06.29 1,330 14 11쪽
1 프롤로그, 청년과 어두운 동굴(1) +3 18.06.28 1,751 2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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