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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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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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2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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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1)

DUMMY

균형자와의 싸움이 끝나고, 우리는 집에 오자마자 골아 떨어졌다.


‘그러고 보니 비행한 시간만 따져봐도 한나절이네... 그것도 전속력으로’


어쨌거나 피곤할 만도 하다.


“오빠. 좀 일어나. 벌써 점심때라고.”


이 목소리는... 신아다.


‘또 안 일어나면 뭐라고 하겠지?’


무거운 눈을 억지로 뜨자 세상이 온통 흐릿하게 보였다.


“......응... 잠깐만...”


푸스스...


“......”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니 갑자기 한기가 느껴졌다.


풀썩.


아... 머리가 무거워...


“......조금만 더...”


“점심 먹으라니까!”


신아의 신경질적인 고함에도 내 눈은 서서히 잠기고 있었다.


‘......’


응?


‘여긴... 어디지?’


꿈이다. 현실에서는 신아가 나를 깨우려고 소리지르고 있을 테니까, 지금처럼 조용한 광경은 꿈일 것이다.


‘게다가... 여긴 어디야?’


질퍽이는 붉은 땅. 왠지 역한 냄새도 느껴졌다.


‘늪인가?’


그리고 이상하게 말을 하고 싶은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질퍽. 질퍽.


누군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질퍽. 질퍽.


‘금발......그것도 긴 장발이군.’


나처럼 머리카락에 빛이 녹아들어 있는 머리카락이 아니라, 뭐랄까... 하얀색에 노란색, 초록색을 약간 섞어놓은... 뭔가 특이한 색이었다.


질퍽.


그리고 어느새 그는 나에게 가까이 접근했다.


‘......?!’


그 얼굴은... 바로 나였다.


‘나, 나? 아니, 아니... 뭔가 다르긴 한데...’


뭔가가 다르기는 한데, 딱 집어서 설명할 수 없었다. 아니 지금의 얼굴이 아니라, 예전에 신관이 된 후 여신과 섞여 있을 때의 그 모습이라고 할까.


“아... 정말 귀찮네.”


자세히 살펴보니 그는 이상한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약간 광택이 나는 것이, 그 재질이 궁금한 옷이었는데...


“......하여간...”


내가 그의 입을 자세히 주시하며 집중하는 찰나.


“일어나!”


“우와악!”


신아가 나를 바닥으로 집어던졌다.


“커헉......”


“좀 일어나라고! 다른 오빠들은 다 일어났는데 왜 혼자만...”


그러나 다시 의식이 깊어지며 신아의 신경질적인 외침은 다시 멀어지고 있었다.


촤아악!


다시 붉은 대지로 돌아왔을 때, 그 곳에는 이상한 마물들과 그가 싸우고 있었다. 아니, 저것은 마물이 맞을까? 마물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상한 기분이었다.


“정말 귀찮아 죽겠네!”


그는 하얗게 빛나는 검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 겉에는 금빛의 기운이 씌워져 있었다.


‘뭐, 뭐냐... 빛의 신력?’


하지만 내 감각은 저것이 빛의 신력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 저것은 마치...


‘신아의... 검기?’


신아나 신영이 사용했던 검기에 가까웠다.


‘도대체 어찌 된 일이야? 검기를 사용하다니?’


검기는 현재로서는 신아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아니, 신아라도 저 정도로 진하게, 유형화 된 검기는...


‘아, 가능했던가?’


얼마 전에 저런 검기를 보여줬던 것 같지만... 그래도 뭔가가 이상했다.


“끄아악!”


그리고 그가 상대하는 마물들도 이상했다. 마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마력이 없다니... 마물은 마물 특유의 마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들은 마물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또 뭔가가 달랐다. 마물들이 대부분 제각각의 외모를 가졌다고 한다면 저들은 발루처럼 한 종족같이 보인다고 해야 할까. 뭐... 발루는 마물이 아니라 동물이기는 하지만.


“께에엑!”


그리고 그 마물들 중에는 성전에서 등장했던 그 ‘뱀’도 있었다! 그것도 머리 9개 달린!


‘피해!’


힘겹게 고함을 질렀지만 이상하게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응?”


하지만 그도 그 기척을 알아챈 듯, 뱀을 향해 손을 뻗었다.


“플레임 스트라이크!”


퍼버버버벙!


그의 손에서 불꽃이 모이더니, 순식간에 뱀의 아홉 머리를 부쉈다.


‘.......’


그런데 저건... 용족의 ‘주술’같은데? 카레시안이 저것 비슷한 것을 썼던 것을 본 것 같다. 아니, 주술보다는 조금 묘한 기분이 들고...


‘저 사람의 정체는 도대체 뭐지?’


파지지직!


“체인 라이트닝!”


그가 다시 손을 뻗자 이번에는 번개의 사슬이 마물들을 휘감았다.


‘강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동작. 그리고 급박한 순간마다 터져 나오는 임기응변. 그리고 아무리 두터운 가죽이라도 베어버리는 저 검기... 검술로만 따져도 나, 아니 그 이상이었다.


‘저런 강자가 있었던가?’


균형자는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쉽게 그 힘을 사용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써본 일이 거의 없으니까. 다수의 약한 상대와 싸우는 경험은 그럭저럭 있지만, 우리 정도의 강자와 싸워본 일이 없으니까 우리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고 경험이 풍부했다면... 우리가 졌겠지.


파득!


그의 내려 베기에 마지막 남은 거대한 초록색의 마물이 반으로 갈라지며 전투가 끝났다.


‘휘유... 대단한데’


주변은 마물들의 시체로 산을 이루고 있었다.


‘.......나도 성전 때 이랬겠지?’


처절한 얼굴로 죽어있는 마물들의 얼굴을 보며... 왠지 찝찔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 저렇게 서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약간 묘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후아아... 정말 귀찮아 죽겠어.”


그는 마물들의 시체로 쌓여있는 산 정상에 서 있었다.


터벅. 터벅.


그리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따라 가볼까?’


왠지 그에 대한 호기심이 들었다.


‘잠깐. 그런데 왠지 내 발자국 소리가 안 들리는데’


뭔가 이상했지만... 꿈이니까 뭐.


‘그런데 꿈인걸 알고 있는데도 용케 안 깨는군’


평소에는 꿈이라는 것을 인지하면 바로 깨는데 말이다.


-크어어어!!-


그가 간 곳으로 따라가자, 거대한 마물의 외침이 들렸다.


‘우웃! 뭐야?!’


자세히 보니 그는 작은 언덕 위에서 거대한 검은 마물과 다시 싸우고 있었다.


퍼억!


“큭!”


주르르륵...


마물이 휘두른 주먹에(정확히 말하자면 8개의 주먹 중 오른쪽 위에서 2번째 주먹이었다. 오른쪽에 5개, 왼쪽에 3개 달려 있었다.)그가 밀려났다.


“조금 하는데?”


그의 왼손이 마물을 겨누고, 다시 커다란 불꽃이 나타났다.


-크아아!!-


“이거나 먹어라!”


퍼엉!


그가 불꽃을 집어 던지자 마물은 정확히 그것을 받아 ‘삼켰’다.


‘.......진짜로 먹네’


음... 중간에 불꽃의 방향이 휘면서 입으로 들어간 것 같기는 하지만... 마치 빨아들인 것 같다고 해야 할까.


퍼엉!


쉬이이익...


마물의 머리가 갑자기 몇 배로 불어났다. 그리고 머리에서 김이 올라왔다. 불을 먹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원래 늘어나는 것일까?


‘어이쿠... 그런데 그런 불꽃을 삼키고 아직도 살아있네’


아무래도 저 마물은 연기가 나는 것을 빼고는 멀쩡한 것 같았다.


-크아악!-


마물은 입에서 김을 모락모락 뿜어내며 다시 그에게 달려들었다.


‘위험해!’


그 거대한 마물은 8개의 팔로 그의 퇴로를 막으며 몸통박치기를 먹일 생각인 것 같았다.


“......”


그러나 그는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피해!’


그 순간.


‘?!’


그의 검이 들려졌다.


‘검으로 막으려는 건가? 하지만 이미 늦었는데?’


검을 휘두르기 전에 마물이 부딪혀올 것이다. 분명히!


-크어아아아!!-


마물의 거대한 몸통이 그에게 닿으려는 순간.


스윽- 푸우욱!


어느새 그는 마물의 명치를 찌르고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검이 박혀 있었던 것처럼.


치이이익!


-꾸아아아아!!!-


마물의 가슴은 그의 금빛의 검기에 의해 녹아 내리고 있었다.


-꾸어어...-


쿠웅!


마물이 무릎을 꿇고, 마치 그를 ‘안은’자세로 절명했다.


‘......말도 안 돼...’


검로가 ‘전혀’보이지 않았다. 평소에 검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그냥 시야에서 흐릿하게 보인다는 것인데, 이번에는 완전히...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속도가 빠른 정도가 아니야! 저곳에 있을 수 없는 검이라고!’


그냥 빠른 것이 아니라, 그 자세의 구조 상 있을 수 없는 장소였다.


‘......’


나는 빠르게 그를 향해 걸어갔다. 당장에 멱살을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다.


“하아... 후아아...”


그는 지쳤는지, 비틀거리며 쓰러진 마물의 팔을 치우고 힘겹게 걸어가고 있었다.


‘......’


-와아아아!-


그리고... 거대한 마물의 시체 건너편에서 엄청난 함성이 들렸다.


-와아아아아!!!-


그는 언덕 정상에 서 있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그곳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


-와아아아!!-


내가 그의 옆에 서자, 밑에서 환호하고 있는 사람들... 아니... 그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세상에.......’


내가 그를 쳐다보자, 그도 나를 바라보았다.


씨익.


‘그래... 이건 지금이 아니야.....’


왠지... 그의 정체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촤악!


“윽!! 차가워!!!”


“그러게 빨리 일어나라니까!”


으아악!! 꿈 다 잊어먹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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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2) +1 12.03.01 230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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