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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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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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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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4th 08. 공포의 드래곤(7)

DUMMY

나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분수대에 올라서서 날개를 펼쳤다.


“그럼 다녀오게.”


“다음에 또 들릴게.”


그 다음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피잉-!


성도가 순식간에 작아지고 주변을 둘러 방향을 확인한 뒤 동굴로 날아갔다.


‘정말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데 그냥... 데리고 올걸 그랬나?’


갑자기 후회가 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 붕대까지 받아왔으니...


탁.


착지하고 주변을 살펴 에이져가 돌아오지는 않았나 확인한 뒤 동굴로 들어갔다.


‘만약에 돌아오면...바로 검을 빼들고 달려들겠지만’


너무 작은 동굴이라 밖에서도 아세아의 모습이 다 보였다.


"아세아. 나 왔어."


아세아는 아까와 같은 상태였다. 즉, 자고 있다는 얘기다.


"음......"


붕대를 감아주려는데, 한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어쩌지...'


아세아는 옷을 입은 모습으로 변했다. 즉, 붕대를 감아주려면 내가 벗겨야...


"......"


뭐랄까... 예전에 '유적'에 들어갔을 때는 완전히 굴곡이 없었는데, 지금은 아직도 모자라기는 하지만 그래도 굴곡이 생겨 있었다.


'그런데 왜 평소에는 꼬마로 보이다가 지금에서야 조금 큰게 인식되는 거냐고!'


“으어어어...”


엄청난 난관이다.


“으음...”


밖에서 인어 몇이 이곳을 살펴보는 것이 보였다.


‘밖에 있는 인어들에게 맡기...’


...지는 못하겠다. 그래도 명색이 에이져의 친척인데, 왠지 찜찜하잖아.


"그럼... 결국 내가...?"


손에 든 붕대가 마르기 전에... 아니, 물의 신력이니까 쉽게 마르지는 않겠지만...


'어쩌지? 어쩌지?'


신아를 데려올까? 아니면...


"아파......"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에 아세아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아파... 뜨거워...”


“아세아? 정신이 들어?”


“아파...”


아무래도 잠꼬대를 하는 것 같았다.


‘칫...’


이런 말까지 들은 이상 내버려 둘 수 없었다.


“후우......”


일단 조심스럽게 아세아의 머리를 들어올려 오로스에게 받은 붕대를 감았다.


착.


물의 신력으로 인해 착 달라붙는 붕대.


‘그런데 조금 차가운거 아냐...?’


뭐, 화상을 입은 환자에게는 이게 더 좋겠지? 아마도.


스윽. 스윽.


머리카락을 피해서 붕대를 맨다는 것이 꽤 어려운 일이었다. 아니, 꽤가 아니라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휴우......”


그대로 붕대를 이어 목을 감싸고, 그리고...


“......”


어깨를 감싸야 하는 순간이 왔다.


“......뭐, 어때. 티엘 목욕도 내가 시키는 구만.”


그러고 보니 티엘이나 아세아나... 비슷하지 않나? 키는 아세아가 조금 더 크지만 굴곡은 별 차이가 없으니 뭐.


“......”


꿀꺽.


왜 이런 순간에 침이 넘어가는 거냐. 내가 변태 같잖아.


찌지직...


조심스럽게 작은 신력의 검으로 옷을 찢어나갔다. 물론 오른쪽 부분만.


찌이익...


옷을 대충 찢고, 아세아의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으음...”


아세아가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도 잘못 건드린 것일까?


“......”


잠시 그대로 있자 신음 소리가 사라졌다.


“휴우...”


이 상황에서 눈을 뜨면 굉장히.. 어색하겠지? 본인이 직접 감을 수도 없고.


착. 스윽. 스윽.


“차가워...”


얼굴에 닿았을 때는 별 반응이 없더니 몸에 감으니까 반응이 조금 보였다.


스윽. 스윽.


팔에도 꼼꼼히 감고, 손가락에도 붕대를 감았다. 그런데...


‘.......에이져...!’


넷째 손가락과 셋째 손가락은 불타서 붙어 있었다. 할 수 없이 손가락에 빛의 신력을 생성시켜 중간을 잘라낼 수밖에...


“으읏...”


“......미안.”


손가락을 떼고 점점 하체로 옮겨갔다. 한번 했던 일이라 무감각하게 허리부분에 붕대를 감고, 그대로 오른쪽 다리를 감았다.


“이런... 약간 모자라네.”


굳이 말하자면 발목 아랫부분을 감을 수가 없었다.


“......”


‘다시 가서 받아올까? ’


하여간 오로스가 그렇지, 이렇게 모자라게 주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에효...”


어차피 발목 아랫부분은 별로 화상을 입은 것 같지 않았기에 그냥 내버려두기로 결정하고 다리에서 붕대를 묶었다.


꽈아악...


“라드. 아파.”


“어?”


감는 도중에 깨지 않아서 다행...


“아까부터 아프다고 했는데 너무 세게 감아서...”


깨어있던... 거였나?


“......언제부터 깨 있었는데?”


“붕대 감기 시작할 때부터.”


‘그럼... 옷을 찢을 때도...’


왠지 얼굴이 뜨거워진다. 흠!


“상처는 좀 어때?”


“욱씬거려. 너무 꽉 묶었나봐.”


“하지만 꽉 묶지 않으면 소용이 없잖아.”


화상을 하루라도 빨리 없애기 위해서는 물의 신력을 피부에 충분히 닿게 해야한다.


“하루라도 빨리 나아야지.”


내 말에 아세아가 힘없이 웃었다.


“이 상처는 본체에 새겨졌기 때문에... 아마 쉽게 지워지지는 않을 거야.”


“......”


그럼... 흉터가 남는다는 건가?


“그나저나 역시 살아 있었네.”


아세아가 화제를 바꾸자 나도 그것에 응해줬다.


“아, 뭐 그렇지.”


“그리고 모습도 바뀌었고.”


예전에는 건장한 청년이었다면 지금은 청년과 소년의 중간 사이에 끼어있는 모습이랄까. 잘 봐줘야 아세아와 동갑으로 보이는...


“그런데 내가 라드라는 건 어떻게 알아봤어?”


신력 때문인가? 하지만 아세아는 신력을 보지 않고 물에 빠진 내 모습만 보고서도 용족의 언어로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았던가?


“음... 예전에도 말했잖아.”


예전이라...


“라드에게는 ‘느낌’이 있다고.”


도대체 무슨 말인지.


“그래?”


그래도 대충 넘기기로 했다. 굳이 따져봐야... 득 될 것도 없으니까.


“그런데... 왜 에이져와 싸운 거야?”


만약 ‘스파르의 영향을 받지 않는 용족이라서...’ 같은 단순한 대답 나오면 난 다시는 아세아를 보지 않을 거다.


“그거야... 라드가 가지고 있던 마지막 고민거리였으니까.”


방금 전에 생각한 거 취소.


“그렇다고 왜 이렇게...”


푸르스름한 빛이 나는 붕대에 감겨있는 오른쪽 얼굴. 입을 제외한 얼굴의 반이 끔찍한 화상을 입었다.


“이렇게까지...”


갑자기 눈에 물기가 차 오른다.


‘쳇... 물가라서 습도가 높아... 그래서 눈에도 맺히잖아...!’


내 모습을 본 아세아는 고통에 의해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말했다.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으니까.”


“......뭐?”


그렇게... 단순한 이유로?


“이 바...!”


내가 바보라고 소리치기 전에 아세아가 먼저 선수를 쳤다.


“라드도 예전에 그랬잖아.”


“......”


......렌드와 로켄의 일을 생각하면 나도 할 말이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그때 라드는 나 때문에 목숨도 걸고 렌드나 로켄과 싸웠는데, 나도 이런 것쯤은 괜찮아.”


그렇다고 해도... 여자의 몸에 새겨지는 흉터는...


“그래도 말이지...”


“괜찮다니까.”


아세아는 애써 웃고 있었지만 입꼬리가 살짝 떨리는 것이, 역시 고통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우웅... 추워...”


아, 그러고 보니 저 붕대는 엄청 차갑지.


“흐아... 자르카에게는 비밀이야.”


“으, 응?”


나는 아세아를 끌어당겨 안았다. 아세아는 피하려 했지만 이런 좁은 동굴에서, 게다가 그런 몸으로 피할 곳이 어디 있겠는가.


“자, 잠깐만!”


아세아는 아프지도 않은지 마구 발버둥치고 있었다.


“왜?”


얼굴 빨개진 것 봐라.


“아니, 그게...”


“괜찮아. 예전에 한 침낭에서 잤던 기억도 있는데.”


그리고 그 날 아침에는 나도 모르게 입술이 닿아 있었지. 누가 먼저 얼굴을 들이밀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그 때는 어렸을 때고...”


지금도 충분히 어려 보이는데...?


“괜찮다니까. 자르카에게만 들키지 않으면 돼.”


“......”


그나저나 붕대의 물기가 윗옷을 뚫고 축축하게 젖어든다.


‘차갑다’


등에서부터 부르르 떨리는 것이, 이러다가 감기 걸리는거 아닌가 걱정된다.


“......”


아세아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조용히 있었다.


“아세아.”


“응?”


뭐... 이 말을 해도 될까?


“결혼... 할래?”


그래, 나도 이제 노총각이라는 딱지는 떼어야지.


“으, 응?”


아세아는 잘 못들은 것 같았다.


“싫으면 말고.”


“아니, 그건 아닌데...”


아니, 들은 것 같았다. 얼굴 또 빨개지는 것을 보니까.


“뭐... 제대로 지킬지는 모르겠지만.”


“......”


“그래도, 나도 언젠가는 한곳에서 편하게 쉬고 싶겠지. 그 때......”


아세아의 눈동자에는 내 얼굴이 약간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하자.”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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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4th 09. 검은 날개(4) +2 12.02.17 224 6 13쪽
268 4th 09. 검은 날개(3) +1 12.02.16 229 6 8쪽
267 4th 09. 검은 날개(2) +2 12.02.16 221 8 9쪽
266 4th 09. 검은 날개(1) +1 12.02.15 25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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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4th 08. 공포의 드래곤(14) +3 12.02.14 253 8 68쪽
263 4th 08. 공포의 드래곤(13) +2 12.02.13 223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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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4th 08. 공포의 드래곤(11) +2 12.02.12 278 7 8쪽
260 4th 08. 공포의 드래곤(10) +2 12.02.12 214 8 8쪽
259 4th 08. 공포의 드래곤(9) +1 12.02.11 213 8 8쪽
258 4th 08. 공포의 드래곤(8) +1 12.02.11 282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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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4th 08. 공포의 드래곤(6) +5 12.02.09 227 6 10쪽
255 4th 08. 공포의 드래곤(5) +1 12.02.09 218 5 9쪽
254 4th 08. 공포의 드래곤(4) +1 12.02.08 224 7 8쪽
253 4th 08. 공포의 드래곤(3) +1 12.02.08 206 6 10쪽
252 4th 08. 공포의 드래곤(2) 12.02.07 248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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