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08. 공포의 드래곤(14)
치지지직!
푸른 번개는 별의 검을 감쌌지만, 그 대가로 가운데가 천천히 갈라지고 있었다. 마치 중앙에 세워진 바위를 피해 흐르는 물처럼!
=크아아아!!=
콰지지직!
푸른 번개가 더 강해졌고, 작은 별은 서서히 빛을 잃기 시작했다.
'칫...'
에이져의 번개는 점점 더 거대해지고 진한 푸른빛을 띄기 시작했다.
=크하하하! 이대로 가면 넌 접근도 못하고 증발한다!=
그딴거.....
치지직!!
"나도 알고 있다고!"
샤악-!
순간적으로 별의 힘이 폭발하며, 에이져의 번개의 궤도가 바뀌었다. 물론 그 대가로 별의 힘이 사라져 버렸지만.
콰르르릉!
바로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브레스는 하늘을 태우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
콰르릉!!!
에이져는 갑자기 별의 힘이 사라지자 놀란 것 같았다.
=뭐야...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희생한 건가?=
파직!
에이져의 입에서 번개가 멎고, 하늘로 올라갔던 에이져의 브레스는 그대로 계속 뻗어나가...
파칭!
하늘 어디선가에서 막혔다. 아마도 천계의 경계겠지.
=크르릉... 그럼 이제 저 둘을 처리하면...=
파지직!
나는 그 때 브레스의 궤도를 위로 틀어버리고 아래쪽에서 낮게 날아가고 있었다.
파직!
아직도 바닥에서는 전격이 튀고 있었다.
'역시 브레스의 궤도를 위로 틀어버리지 않았다면...'
바닥에서 아주 약간만 떠서 날아간다- 말로는 쉽지만 사실 지형이라는 것이 평평한 것이 아니라 어디에 돌도 튀어나와 있고... 여러가지로 골치 아프다.
=크릉?=
에이져가 드디어 내 기운을 눈치챈 것 같았다.
화악!
"끄아아아!!"
낮게 날면서 모았던 신력으로 다시 몸을 백열화시켰다.
=이런...!=
콰르릉!
에이져의 입가에 다시 푸른 전격이 모였다.
"이미 늦었어!"
피잉!
번개를 모은 에이져의 고개가 아래로 향했을 때, 나는 이미 에이져의 머리 바로 위에 떠 있었다. 공중으로 순간 가속 능력을 사용한 것이다.
콰르르릉!
그러나 에이져는 그것을 모른 채 내가 있던 자리에 브레스를 뿜고 있었다.
=크릉! 크르릉!=
에이져는 내 모습을 보고 급하게 고개를 틀려 했지만, 그것이 쉬울 리가 없었다.
"......."
지이이잉-
별의 힘은 필요 없다. 아니, 다시 불러낼 힘도 없다.
우우웅--
하지만...
"죽지만 않게 하면 되는 거지?"
=!!!=
에이져는 고개가 틀어지지 않자 브레스를 멈추려 하기 시작했다.
"이미 늦었어!"
후웅-!
머리위로 에페레오스를 들어올렸다.
지이이이잉-!
그리고, 백열화의 신력이 에페레오스를 감싸며 그 길이를 늘리기 시작했다. 과거 여신이 로켄을 갈랐던 것처럼, 신력으로 검의 길이를 증폭시켰다.
=크아아악!=
에이져는 겨우 브레스를 멈추고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지만, 내 에페레오스를 덮은 신력은 그가 움직이는 거리보다 더 길었다.
"맞아라!!"
후웅!
신력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검이 에이져를 향해 떨어졌다.
=소용없다! 어차피 나는 죽지 못하는...!=
마치 벨 수 있으면 베어 보라는 듯, 에이져는 당당하게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누가 머리를 노린다냐!"
=......?!=
에이져의 중앙으로 떨어지던 검은 내 움직임에 의해 왼쪽, 즉 에이져의 오른쪽 몸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지지지직!!!
백열화의 검에 닿은 에이져의 비늘이 순식간에 녹으며 에이져가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아!!!=
처절한 비명이 협곡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끄아!! 끄아아아아!!!=
에이져의 몸으로 들어간 신력은 에이져의 오른쪽 다리를 베어내며 밖으로 나왔다.
촤아악!
짙은 피가 사방으로 퍼지며, 에이져의 몸이 넘어갔다.
쿠웅! 우르르릉...
거대한 에이져의 몸이 넘어가자 협곡이 무너질 듯한 진동이 느껴졌다.
=크아악...=
에이져의 오른쪽 앞다리는 백열화의 신력에 휘말려 완전히 사라져 있었고, 오른쪽 다리도 거의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털썩.
“후우... 후우...”
나는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떨어졌지만 다행히 몸이 백열화 상태라 몸이 가벼워 크게 상처 입지는 않았다.
쿠르릉...
에이져의 몸이 완전히 뒤로 넘어가고, 잠시 무언가가 반짝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설마...?’
다시 브레스를 준비한 건가?
콰르르릉! 콰릉!!
“크윽!”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들은 브레스는 귀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었다.
콰르르르릉! 파칭!
하늘 높이 뻗어 올라간 브레스는 구름을 뚫고 올라가다가 기괴한 소리를 내며 사라지고 있었다. 이번에도, 천계의 경계에 도달한 모양이었다.
콰르르릉!
파치칭!!
잠시 그렇게 지속되던 번개는 곧 그쳤다.
=크아아아...=
에이져는 그 거대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이긴... 거냐?”
어느새 자르카가 기절한 파리아를 부축하고 옆에 서 있었다.
“아... 그런 것 같은데.”
슈우우...
하늘로 뻗어 올라간 번개 때문인지 갑자기 구름이 모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콰릉!
아니, 느낌이 아니라 진짜로 구름이 모였다. 그것도 검은 먹구름.
“원래 번개가 구름과 닿으면 비를 불러오기는 하지만... 이 정도의 먹구름이라니... 저 녀석의 번개가 그만큼 강하다는 건가.”
어, 그런가? 나야 하늘에 번개를 쏴봤어야 알지.
“......이제 어쩌지?”
내 물음에 자르카는 고개를 저었다.
“글쎄......”
쏴아아-
그리고 자르카의 말이 끝나자 갑자기 비가 쏟아져 내렸다.
“......후우.”
나는 어차피 땀으로 젖어있던 몸이라 비에 젖어도 별 차이는 없었다. 그래서 비를 피하지 않고 그냥 눈을 가리는 머리카락만 살짝 옆으로 치웠다.
“자르카. 일단 상처에 비가 닿지 않도록...”
“아, 알았어.”
자르카는 파리아를 질질 끌고(파리아의 키가 더 크다)옆쪽에 있는 바위의 틈으로 향했다.
쏴아-
“......”
에이져의 상처에서는 어느새 피가 멈춰 있었다.
‘재생... 인가?’
역시 쉽게 당하지는 않는다는 얘기군.
턱.
떨어지면서 놓쳤던 에페레오스를 다시 집어들었다.
‘그렇다면 일단 일어나기 전에 더 큰 상처를 줘서 전투의지를 꺾어야 해’
찰팍. 쏴아아아-
비는 점점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찰팍. 찰팍.
에이져의 상처는 느리기는 하지만 회복되고 있었다. 그것을 막기 위해 빗속을 뚫고 걸었다.
“이번에는 왼쪽 몸을 베어주마.”
그렇게 한다면 다시는 덤비지 않겠지.
=크아아!! 크아아아!!=
철퍽! 철퍽!
에이져는 고통 때문인지, 나에게 당한 분노 때문인지 몸부림을 쳤지만 흙탕물만 조금 튀었을 뿐, 나에게 피해를 주지는 못했다.
“응?”
그런데, 갑자기 얼굴에서 열기가 느껴졌다.
치직-
“......?”
그리고... 몸 속의 신력이 반응하고 있었다.
‘뭐지?’
신력의 반응을 따라 하늘을 바라보니, 무언가가 날아오고 있었다.
“부... 불?”
그렇다. 그것은 커다란 불덩어리였다.
‘에이져의 주술인가?’
대비자세를 갖추고 기다리는데, 그 불덩어리는 나와 에이져의 중앙으로 떨어졌다.
치이이이익!
“으윽!”
그리고 엄청난 수증기가 퍼져왔다.
‘뭐지?’
왠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신력이 반응하고 있었다.
치이이...
“설마 당할 줄이야.”
자욱한 수증기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이져. 빨리 변해. 그 상태면 내가 들고 갈 수 없으니까.”
“......!”
누군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에이져의 동료인 것 같았다.
“뭐 하는 거야!”
에이져는 그 목소리를 들었는지 푸른 번개로 둘러 쌓이며 몸을 줄이고 있었다. 몸이 크다보니 사방으로 퍼진 수증기가 그 몸을 다 가리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확실히 볼 수 있었다.
“이봐! 당신 뭐야!”
“저 녀석의 동료.”
확실해졌다. 저 녀석도 적이다!
“오호, 데리고 도망가시겠다?”
왠지 녀석에게는 감각이 통하지 않았지만 그냥 무시하고 달려들기로 했다. 이대로 감각을 기다리다가는 놓칠지도 모르니까!
지이잉-
“......그만 두는게 좋을걸.”
목소리는 왠지 걱정한다는 듯한 목소리였다.
“너나 그만 두는게 좋을걸.”
나는 자욱한 수증기 속을 겨누었다.
“......”
화악!
에이져의 동료라면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처음부터 전신 백열화로...!
쿠득!
내가 디뎠던 땅이 무너지며 나는 수증기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만두라니까.”
그리고 안개 속에서 나는 금발의 곱슬머리를 가진 한 남자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에게 떨어지는 빗방울은 전부 증발하고 있었다.
‘잡혔어!’
하지만 이미 에페레오스는 그의 머리를 노리고 휘둘러지는 중이었다.
“......”
갑자기 시야가 바뀌었다.
“......?!”
화악!
“뭐야!”
그리고 가슴부분에 불이 붙으며, 내 몸은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땅에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촤아아아악!!
내 몸은 빗방울을 가르며 미끄러져 갔다. 그러나, 오히려 그게 다행이었다.
치이이익...
“크윽...”
몸에 붙었던 불은 비에 젖은 땅을 지나가는 것으로 꺼졌지만... 온몸의 힘은 빠진 상태였다.
“그러게 하지 말라니까.”
뭐야... 이 녀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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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말
아는분께 받은 크루스 발렌타인데이 축전(온라인 용사가 되어랏! 에서 유나 그려주신 if님)
사실 전체적으로 보자면 빛균 히로인은 크루스죠!!
ps. 공포의 드래곤 챕터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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