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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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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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18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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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4th 09. 검은 날개(5)

DUMMY

“그런데 말이죠...”


“뭐가?”


여신은 예전에 보았던 그 집에 있지 않았다. 덕분에 찾는데 조금 고생했다.


“여기는...”


“이사 한 거지.”


아니, 그걸 물어본게 아닌데...


“왜? 나는 이사하면 안 돼?”


“그건 아닌데요...”


“어차피 로엘이 없으면 혼자 살아야 되잖아.”


“......”


그렇다. 이곳은...... 로엘의 저택이었다. 사방으로 뚫려있는 곳에 저택이라는 말을 붙여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이곳으로 이사한 거에요?”


처음에 오다가 천족들이 모여 있길래 잘못 찾아온 줄 알았다.


“뭐, 조금만 있다가 다시 이사 갈 거야.”


“그러세요?”


뭐... 이곳도 나쁘지는 않다.


-뭐 필요 하신거 있으십니까?-


“간단히 마실 것 좀 주세요.”


-알겠습니다-


이렇게 알아서 다 해주니 편하고, 게다가 눈도 즐겁고.


“......”


그런데 여신은 왠지 나를 한심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그런데 저 천족은 날개가 많네요.”


세 쌍이나 되었다.


“계층형 천사니까.”


계층형이라면...


“로엘이나 파리아는 천족 중에서도 상급... 굳이 말하자면 인간의 귀족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요?”


그런데 파리아는 맨날 천계에서 자기 무시했다고 투덜거리지.


“물론 파리아는 그 중에서도 약간... 악소문이 퍼져서 좋지 않은 상태였고.”


“생각 읽지 말아요.”


여신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얼굴에 다 쓰여 있는데 왜 생각을 읽냐!”


그랬나?


“어쨌거나... 계층형 천사들은 한 쌍에서부터 여섯 쌍까지의 날개가 있는데... 전부...”


“전부?”


여신은 왠지 말하는 것을 꺼리는 것 같았다.


“후훗......”


“......?”


‘뭐야?’


내가 의심쩍게 여기는 동안 아까 그 천사가 돌아왔다.


-여기 마렘의 과즙입니다-


“고마워요.”


과즙을 받아들자 천족은 밝은 웃음을 지어주었다. 그 웃음에 같이 웃어주며 그대로 그가 들거 온 과즙을 삼켰다.


“......음...”


천계의 과일은 마음대로 먹으면 안 된다는 걸... 왜 난 겨우 몇 년만에 잊어버렸을까?


“하하하......”


그래도 옆에서 웃고 있는데 먹지 않을 수도 없고...


‘그래, 그냥 죽자!’


나는 눈을 딱 감고 과즙이 담긴 잔을 그대로 들어올렸다.


벌컥. 벌컥. 벌컥.


“......”


넘어온다.


“그냥 먹지 마.”


여신의 한심하다는 듯한 목소리는 내 구원이었다.


주르룩...


잔을 내리자 입에 들어있던 내용물이 그대로 반납되었다.


‘도저히 못 삼키겠어...’


뭐야... 왜 이렇게 끈적거리고 냄새는 또 왜 이런 거냐...


“먹을 건 됐으니까 돌아가.”


-알겠습니다. 다른 필요한 일은...-


“없어.”


여신은 매정하게 그녀를 쫓아냈다.


“에이......”


“뭐야 그 반응은.”


“별거 아니에요.”


별거 아닌 건 아니지만.


“......하아... 계층형 천사들의 특징은 말이지...”


여신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전부 중.성.이야.”


중성?


“으음.......”


중성이라. 내성과 외성 사이에 있는 그 중성?


“한마디로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 이거다.”


“......그래요?”


그 말을 듣고 나니 여신이 쫓아주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별거 아니잖아’


그냥 성별이 없는 것인데... 뭐 이상할 것까지야...


“우욱...”


그런데 왜 속이 이상하지.


“뭐, 정상적인 성별을 가진 존재들만 주변에 있으니 꽤 충격일거다.”


“그런 것 같...”


중성이래... 그럼 아무것도 없는 거야?


“우우욱...”


“야! 토하지 마!”


하지만 아까 과즙도 내 속을 뒤집었는데 속이 더...


“으이구!”


일을 저지른 나는 다른 천족들이 치워 줄 때까지 한참동안 여신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신관인데 구박 좀 하지 마요.”


만날 만나기만 하면 구박만 하는 것 같아.


“그럼 잘 하던가.”


여신은 구름으로 만들어진 의자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며 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더 이상 뭘 잘하라고...”


“그럼 다른 일 하지 말고 조용히 신도나 늘려.”


그건 불가능하다.


“아니 그건...”


“네가 나서서 포교하면 신도가 최소 30만은 들어올걸.”


그거야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러려면 신전이 먼저 있어야 되잖아요.”


“으음......”


여신의 말문이 막혔다.


“그건 네 저택에서...”


“무슨 마족숭배잡니까. 저택에서 포교하게.”


마족숭배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집에서 은밀하게 퍼트리고는 한다.


“시끄러. 하여간 이렇게 따지니까 예뻐해 줄 수가 없지.”


“......에효...”


다른 신관들은 그냥 신족이 위대하고 대단하고... 하여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로스... 난 오히려 네가 부럽다’


난 신족을 직접 만나니 환상이 깨진다. 도저히 믿음이 안 간다고 해야 하나.


‘이래서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이 있는 거구나...’


다른 신족들도 이렇다면 우리 신관들은 다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아...


“흐아암...”


여신은 나를 혼내기도 지루해졌는지 있는 대로 하품을 하고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로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여신은 귀찮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켰다.


“어서 와.”


“......”


뭐야. 로엘 앞에서는 정상적으로 변하잖아.


-응? 라드님 표정이...-


“아... 이건...”


찌릿.


사실대로 말했다가는 아마 굉장한 고통이 있을 것 같았다.


“그냥 뭘 잘못 먹어서...”


결국 대충 둘러대야 했다.


“일은 잘 됐어?”


여신의 물음에 로엘은 고개를 저었다.


-단번에 거절하던데요-


응? 무슨 일이길래...


“무슨 일인데요?”


“......”


여신은 내 물음에 잠시 나를 주시하다가 로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설마... 말을 안 했다던가...?”


-호호......-


로엘은 곤란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죄송해요. 사실은 티엘에게 어머니를 만나게 해 주려고 했는데...-


티엘의 어머니라면... 전대 가주의 부인 말인가?


“그런데요?”


-티엘이 별로 만나고 싶지 않다더군요-


로엘은 왠지 내 눈치를 보고있었다.


‘왜 저러지?’


아니, 티엘에게 부모를 만나게 해주려고 했다는데 저런 눈치를 보나?


-훗...-


그런데 로엘이 웃음을 터트렸다.


“......순진하긴.”


여신도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로엘의 본성을 모르는군.”


“네?”


본성?


“사실 로엘이 하려던 일은.......”


거기까지 말하던 여신은 잠시 로엘의 눈치를 살폈다.


-괜찮아요. 말하세요-


로엘은 아직도 웃음을 참고 있었다.


“티엘을 이용해 전대 가주의 부인 견제할 생각이었지.”


잠깐, 여기서 무언가 걸리는 말이 있었다.


“......티엘을 이용?”


“그래. 굳이 말하자면...”


여신이 말하려던 것을 로엘이 끊었다.


-인질극이죠-


“......”


지금 티엘을 데리고 인질극을 벌이려 했단 말인가?


-아, 물론 티엘의 의사를 먼저 물었고, 거부해서 그냥 데려왔어요-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기분이 나쁜 것은 별 수 없다.


“원래 로엘은 이런 녀석이야. 괜히 가주가 된 것이 아니라고.”


“......”


파리아의 악담이 약간은 이해가 갔다.


-하지만 티엘은 제 생각을 읽었는지, 바로 거절하던데요-


그러고 보니 로엘은 티엘을 데리고 오지 않았다.


“티엘은 어디에 있죠?”


내 물음에 로엘은 묘한 눈웃음을 지어다.


-대답 여부에 따라서...-


“......”


난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저를 공격할 수도 있나요?-


“......물론.”


충분히 공격할 수 있다. 어차피 여신과는 친할지 몰라도 나는 아니다. 몇 번 얼굴 본 사이밖에 안 되니까.


“로엘. 장난 그만 쳐.”


여신의 말에 로엘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지금 어린 천족들이 있는 곳에 데려다줬어요-


“그곳은 어디에...”


“내가 알려줄게. 먼저 가고 있어.”


“......”


여신은 일단 나를 로엘과 떼어놓을 생각인 것 같았다.


“......”


얼굴을 만져보니 상당히 일그러져 있었다. 지금 내 얼굴, 그렇게 무서웠나?


“......알겠습니다.”


피잉!


나는 일부러 소리를 더 크게 내며 날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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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4th 09. 검은 날개(9) +1 12.02.21 243 13 11쪽
273 4th 09. 검은 날개(8) 12.02.20 218 7 9쪽
272 4th 09. 검은 날개(7) +1 12.02.19 197 7 9쪽
271 4th 09. 검은 날개(6) +1 12.02.18 224 6 8쪽
» 4th 09. 검은 날개(5) +1 12.02.18 204 7 8쪽
269 4th 09. 검은 날개(4) +2 12.02.17 224 6 13쪽
268 4th 09. 검은 날개(3) +1 12.02.16 229 6 8쪽
267 4th 09. 검은 날개(2) +2 12.02.16 221 8 9쪽
266 4th 09. 검은 날개(1) +1 12.02.15 256 6 12쪽
265 외전 - 세이크리드 하트 +1 12.02.14 209 8 14쪽
264 4th 08. 공포의 드래곤(14) +3 12.02.14 252 8 68쪽
263 4th 08. 공포의 드래곤(13) +2 12.02.13 223 6 8쪽
262 4th 08. 공포의 드래곤(12) +1 12.02.13 235 6 9쪽
261 4th 08. 공포의 드래곤(11) +2 12.02.12 278 7 8쪽
260 4th 08. 공포의 드래곤(10) +2 12.02.12 214 8 8쪽
259 4th 08. 공포의 드래곤(9) +1 12.02.11 213 8 8쪽
258 4th 08. 공포의 드래곤(8) +1 12.02.11 282 11 10쪽
257 4th 08. 공포의 드래곤(7) +4 12.02.10 239 6 9쪽
256 4th 08. 공포의 드래곤(6) +5 12.02.09 227 6 10쪽
255 4th 08. 공포의 드래곤(5) +1 12.02.09 218 5 9쪽
254 4th 08. 공포의 드래곤(4) +1 12.02.08 223 7 8쪽
253 4th 08. 공포의 드래곤(3) +1 12.02.08 206 6 10쪽
252 4th 08. 공포의 드래곤(2) 12.02.07 248 6 9쪽
251 4th 08. 공포의 드래곤(1) +4 12.02.06 238 6 10쪽
250 The Happy End... +5 12.02.06 249 8 15쪽
249 4th 07. 검붉은 불꽃의 날개(11) +6 12.02.05 393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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