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Steps From Hell Part VII
도시에서 왕실의 사람이 도착해 대비 로잘린 오반과 헨리 왕의 자식들을 이제 돌려보내길 청했다. 에드워드는 애초에 모두를 무사히 귀환시키겠다고 맹세했다면서 군영에 머물고 있던 인질들을 아무런 조건 없이 돌려보냈다.
이때 대비 로잘린 오반을 맞이하러 여러 사람이 왔는데 특히 왕실 사람들이 여럿 찾아왔다. 다들 굳이 신경쓸 사람들은 아니지만 유달리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다. 웬디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여성으로 그냥 보기만 해도 경탄할 정도였다.
얼굴에서 환하게 빛이 날 정도인데 굳이 자신이 상관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누구인지 이름을 물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굉장히 가슴을 설레게 할 만큼 기억에 남는 사람이다. 돌아가는 사람들 모두 에드워드에게 인사를 했다.
그렇지만 그 여성은 슬쩍 고개만 숙일 뿐 조금도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왕실 사람들과 함께 돌아갔는데 강한 여운이 그 뒤에 남아 있었다. 인질들을 돌려보낸 에드워드는 여럿이 우려했지만 이날 오전 완전 무장한 기병 3백기와 함께 다시 도시 안으로 들어왔다.
애써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대로를 가로질러 신전 앞에 멈춰 섰다. 기병들이 신전 주변을 가득 채우고 도열해 지키는 있는 사이 에드워드는 두 번째로 선대왕 에드문드를 위한 기도를 했다.
다만 첫 번째처럼 철야 기도를 한 것이 아니다. 정오 직전까지 선대왕을 위한 기도를 끝냈다. 기도를 마친 에드워드는 선대왕의 유해 앞에서 크게 탄식하고 통곡하면서도 몹시 간곡하게 이제 자신은 킹스힐로 돌아갈 것임을 고했다.
“언제 다시 뵙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기약할 수 없는 작별이지만 지금 다만 확실한 것은 제가 지금 저 멀리 남쪽으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에드워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무거운 발걸음을 뒤로 하고 이 자리에 동석한 사제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천천히 밖으로 나오는데 에드워드를 배웅하러 나온 10여명의 사제들 중에서 반수 이상이 소매 속에 반대 손을 넣고 있었다. 이것을 본 에드워드가 조용히 물었다.
“무엇을 주저하시오? 하지만 확실히 잊지 마시오. 첫 번째 공격으로 치명상을 입히는 일에 실패한다면 나는 이곳에 있는 모두를 베어 버릴 것이오.”
“······본인의 실력을 그렇게 자신하시오?”
“그럼 시험해 보시겠소?”
“······.”
사제들은 에드워드의 강한 자신감에 서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다가 상황을 깨달은 제임스 킹시트와 호위병들이 무기를 손에 들고 옆으로 다가왔다. 사제들 모두 두 손을 밖으로 보이면서 뒤로 물러났다.
신전 밖으로 나온 에드워드는 자신의 군마에 올랐고 미리 헨리 왕에게 보낸 던컨이 자신의 작별 인사를 대신 전하고 돌아오자 성 밖으로 나왔다. 도시 밖으로 나온 에드워드는 전투 준비를 하고 대기하고 있던 자신의 군대와 합류했다.
남쪽으로 향하는 군대의 옆으로 지난번 신전 앞에서 죽은 사람들을 실은 마차가 지났지만 에드워드는 애써 고개를 돌렸다. 자신이 감내할 수 없다면 고개를 돌리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에드워드는 남쪽으로 향하는 길을 재촉했다.
황야 수도원의 다니엘 사제가 무슨 이유에서 자신을 옥스티드로 보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 에드워드는 이곳 옥스티드에서 자신이 무엇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다시 이곳에 왔을 때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까?’
하나 확실한 것은 또 피에 젖은 칼을 손에 쥐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3일 동안 옥스티드에서 남하한 에드워드는 사방으로 보낸 정찰병이 보내온 뜻밖의 보고를 받았다. 창병 1만 남짓한 대군이 남쪽에서부터 접근 중이라는 것이다. 반나절 안에 접촉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은 에드워드는 즉시 군사들을 정지시키고 전투 준비를 서둘렀다.
신속하게 전투 대열을 갖춰 대기하고 있으니 남쪽에서 정찰병이 알린 대군이 도착했다. 선두에서 부대를 지휘하는 자는 사전에 정찰병이 알린 그대로 월터 크랜돈이었다. 월터의 군대도 훈련이 잘 되었음을 보여주듯 순식간에 정렬하고 멈춰 섰다.
양쪽 군대의 가장 하찮은 사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세상의 모든 소리가 모두 사라져 버리고 오직 바람과 수풀이 흔들리는 소리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 이때 월터 크랜돈이 먼저 군마에 올라 천천히 앞으로 나왔다.
“에드워드!! 에드워드!!!”
“······.”
월터 크랜돈은 전장을 쩌렁쩌렁 울리는 커다한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다른 말은 하나도 없이 에드워드를 찾는 목소리만 크게 높였다. 에드워드의 옆에 있던 브렛이 천천히 다가와 제안했다.
“굳이 백작님께서 앞으로 나가실 이유는 없습니다. 화살 사정거리 밖에 있지만 멀리 정확하게 쏠 수 있는 명사수가 여럿 있으니 일제히 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러면 월터 크랜돈을 죽이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좋은 방법이군. 하지만 먼저 저렇게 나를 부르는데 한번은 대답을 하고 싶군. 저들이 싸우겠다고 나선다면 그때 죽여 버리도록 하지.”
“저자는 헨리 왕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백작님께서 전투를 갈망하는 만큼 우리 모두가 백작님과 함께 싸울 것입니다. 그리고 다 태워 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굳이 백작님께서 앞으로 나서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월터 크랜돈은 맹수와 같은 자입니다. 어떤 수작을 부릴지 알 수 없습니다.”
“헨리 왕의 광기에 동원된 자들일 뿐이지. 싸울 필요가 없는 전쟁에서는 저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에드워드도 지금 절실하게 전투를 바랬지만 저들과 싸운다면 강을 건너기 전에 대부분의 병력을 잃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시간을 벌고 저들의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일단 월터 크랜돈과 마주하는 것이 순서였다.
“그렇다고 홀로 앞으로 나서는 것은 안됩니다. 월터 크랜돈 저자는 야수입니다. 더욱이 신의도 없는 자입니다.”
“신의 없는 야수와 단독으로 마주설 수는 없지. 잭과 10명이 나와 함께 할 것이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잭! 10명을 선발해라. 함께 앞으로 나간다.”
상대는 혼자지만 에드워드는 호위병을 거느리고 나오는 조건으로 말을 몰아서 앞으로 나왔다. 애초에 투구를 벗고 있는 월터에 대응해 에드워드도 투구를 벗고 있었다. 서로 말 두 마리 정도의 거리를 두고 멈춰 섰다. 월터가 먼저 소리쳤다.
“서로 인사를 나눌 사이는 아니니 굳이 인사를 생략하도록 하지. 동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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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완전히 가을이 깊어졌네요...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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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독자분들 화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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