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에 소원을 빌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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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녹색여우
작품등록일 :
2019.11.26 04:13
최근연재일 :
2019.12.07 06:1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629
추천수 :
94
글자수 :
143,088

작성
19.12.07 06:10
조회
146
추천
4
글자
4쪽

14. 에필로그~그리고 세상은

DUMMY

.



“그래서, 그게 다 네가 저지른 일이라고?”


여성의 목소리는 황당함이 가득했다. 자신이 기절한 순간에 그런 일이 있었다니.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세상이 온통 혼란에 빠진 이유가 고작 이 소년 한 명 때문이었다니.


“그래요. 하지만 이거 기밀이니까 함부로 말하고 다니면 안돼요. 알았죠?”


어쩌면 세상 모든 남자들-그리고 여자들-이 날 죽이려도 들지도 모르지. 소년은 자신이 저지른 일의 파급효과를 떠올리며 불안한 표정으로 여성을 올려다봤다. 얼마 전에 헛소리를 지껄이던 때는 느낄 수 없던, 보호본능을 끌어올리는 묘한 갭에 여성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이런 일이 알려져서 좋을 게 어디 있겠어요. 마법협회 쪽은 대충 알고 있겠지만.”


쯧. 혀를 한번 찬 소녀의 목소리는 무심했다. 이쪽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만큼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주의였다. 아, 그러고 보니 저쪽은 어떻게 한다지. 소녀는 마침 떠오른 의문에 여성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쪽 사장은 어때요?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아, 사장? 손해는 확실히 크긴 한데, 이번에 생긴 사태를 발판삼아 큰 사업을 하나 준비 중이라고 하더라.”


아마 야동 유통 사업이라던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빨리 자리를 잡았다던데. 영 께름직한 사업 얘기에 여성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근데 너, 그래 가지고 괜찮은 거냐?”

“저도 솔직히 불안해요.”

“음, 잘 모르겠어요. 높으신 분들은 이 기회에 불법 성인물들이 전부 다 단속됐다고 좋아하던데.”


소녀의 말에 소년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뒷일보다는 아무래도 지금 자신의 안위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소녀의 말은 적어도 정부에서 그를 쫓을 일은 없다는 말이었으니까.


“그럼 나 괜찮은 거야?”

“아뇨. 꼭 그것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오빠를 노리는 사람이 한둘은 아닐걸요.”


그건 그렇지. 예를 들어 세상 모든 남자들이라거나. 소년의 표정이 다시 죽을상이 되었다.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랬나······.”

“오빠가 했다는 것만 안 새어나가면 되죠. 한동안 시골 같은 데 몸을 숨기고 조용히 지내보세요. 일단 맡은 일이니만큼 도와드릴 수 있는 데까지 도와드릴게요. 마법협회도 오빠가 잘못되는 걸 원하지는 않거든요.”

“내가 갈 데가 어디 있겠어.”


우리 친척들 다 수도권에 사는데. 아무 연고도 없는 시골로 혼자 떠나는 건 소년도 영 편치 않았다. 일단 부모님을 설득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사실을 말할 수는 없지. 소년은 모든 야동이 소실된 컴퓨터를 부여잡고 비통한 절규를 내지르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문득,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여성이 소년을 붙잡았다.


“그럼 우리 고향집에 좀 가자.”

“네?”


웬 고향집? 소년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남자가 한번 말을 꺼냈으면 책임을 져야지.”


병원 신세를 지며 곰곰이 생각할 때, 여성은 깨달았던 것이다. 눈앞의 이 소년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는 것을. 생김새 나름 괜찮지, 좀 튀는 거 빼면 성격도 근본적으로는 착한 편이지, 가사 잘하지, 마력은 소실됐지만 남은 잔여마력과 그 특유의 커다란 마력통 때문에 마법협회 쪽에서 스카웃이 와서 미래도 제법 보장된 편이지, 생각해 보면 한 일이년만 잘 키워보면 괜찮은 남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나중에 듣고보니 마력의 해방으로 무너져가는 지하공동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챙겨서 업고나와 주었다지 않은가. 소녀감성 충만한 여성의 마음이 살짝 기울었다.


어차피 수습할 일도 있겠다, 혹시 모르니 한번 두고 볼까? 그녀는 한껏 매력적인 웃음을 지었다.


“우리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시거든?”


아. 코 꿰였다. 소년의 정신이 대략 멍해졌다.



- 이브에 소원을 빌어봐!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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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후기&잡다한 설정 19.12.07 260 4 13쪽
» 14. 에필로그~그리고 세상은 +1 19.12.07 147 4 4쪽
15 13. 크리스마스 이브의 소원 19.12.07 98 5 31쪽
14 12. 배신, 그리고 진정한 목적 19.12.06 91 4 24쪽
13 11. 왕년의 마법소녀 19.12.05 93 4 21쪽
12 10. 마법사가 싸우는 방법 19.12.04 90 4 27쪽
11 9. 터미네이터 그녀 +1 19.12.03 81 4 14쪽
10 8. 마법협회 습격 19.12.02 85 4 17쪽
9 7. 압도적인 향취 19.12.01 97 5 22쪽
8 6. 납치당해도 괜찮다고 생각해 19.11.30 111 3 21쪽
7 5.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 19.11.29 143 5 33쪽
6 4. 소녀와 함께 음양모텔 19.11.28 189 5 12쪽
5 3. 전국구 마법사 19.11.27 148 7 19쪽
4 2. 보이 밋 걸 19.11.26 397 7 28쪽
3 1. 크리스마스 이브 +3 19.11.26 387 10 23쪽
2 0. 지극히 평범한 +1 19.11.26 536 11 2쪽
1 소개글 +1 19.11.26 677 8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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