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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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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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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 루카

DUMMY

제 73화. 루카


타빗 성국.

친나 국가 연방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국가로, 토속신앙의 힘이 강해 국왕이 해당 신앙의 제사장까지 겸하는, 제정일치사회를 보여주는 국가이다.

폴틴 마스터즈의 일원이자, 달리 연방수도단의 장로직을 맡고 있는 라마가 타빗의 소속이며, 타빗만의 유려한 건물 양식은 세계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정평이 나있다.

국왕인 딜룬은 자비를 가르치는 그들의 유일신 ‘배샤르’의 분신이라 불릴 만큼 덕이 높고 인망이 두텁기로 유명하다.

타빗의 왕궁은 타빗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건물 양식의 집대성이라 일컬어질 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웠는데, 주신 배샤르를 상징하는 불꽃을 형상화한 건물의 상층부와, 그를 지탱하는 기둥들은 배샤르가 타고 다닌다는 신비한 뱀들로 조각되어 있다.

기둥의 하단부는 배샤르가 들고 있다는 거대한 연꽃 모양으로 조각되어 있으며, 전면에 연못은 그러한 모습들을 정확하게 비추고 있어, 멀리서 보면 건물이라기보다 하나의 예술품을 보는 듯 했다.

하지만 지금, 그 아름다운 수경은 대군의 발놀림에 의해 지속적인 물결이 일어 그 멋을 모두 담지 못하게 되었다.


“성하. 전군 동원 완료되었습니다.”

“좋습니다. 아직 저들은 국경에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까?”

“예, 자신들은 국경만을 지키면 된다는 듯 미동도 없습니다.”

“연방의 다른 형제들은 어떻습니까?”

“저희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모두 국경에서 적을 맞은 상태이며, 중앙군을 국경으로 침투시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라마 형제를 들라 하십시오.”


딜룬의 호출이 달리 연방수도단의 장로 라마에게로 전해졌다.

아직 젠시와 달리의 본부 재건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도 각국의 정예들은 본국에 메어 있는 상태였다.

자신만을 위한 전용 제단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던 라마는 서둘러 대전으로 향했다.


“부르셨습니까, 성하.”

“어서 오세요, 형제여. 모처럼 본국에 있는 데, 함께 술 한 잔 나눌 시간도 없으니 참 섭섭합니다.”

“위대한 불꽃 배샤르님 덕에 성하와 저희는 영혼으로 이어져 있으니, 그깟 술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함께 한다 사료됩니다.”

“그리 말해주니 고맙습니다. 내가 형제를 호출한 건 다름이 아니라, 형제의 힘을 타빗의 영광을 위해 사용해주길 부탁하기 위함입니다.”


딜룬의 겸손한 말투에 라마는 합장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제 힘은 배샤르님과 그의 대리인이신 성하를 위해 존재하는 힘입니다. 말씀하지 않으셔도 응당 제 스스로 나섰을 겁니다.”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당치 않습니다. 성하께서 감사라니요. 그럼 제가 무얼 하면 되겠습니까?”

“들으셨겠지만, 차인 자치령을 먼저 공격하고자 한 친나의 뜻을 알았는지 차인 자치령이 각국의 국경에 선제공격을 가했습니다. 헌대, 추악하게도 그들이 앞세운 것은 끔찍한 마물들이라 하는군요.”

“정말 상종 못할 자들입니다.”

“궁 앞에 군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들을 이끌어 배샤르의 성스러운 불꽃을. 그를 부정하는 저 간악한 무리들에게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리 하겠습니다.”


라마는 다시 합장 한 후, 딜룬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현재 친나에 있는 마스터라고는 라마가 전부였다.

챙샹이 친나를 이탈하고 티한으로 망명했으니, 이번 전투에 라마의 힘은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물론, 캐내딘과의 모든 조율이 끝나면 친나의 마스터에는 트루도도 포함되겠지만, 아직까지는 아니었다.


“위대한 불꽃 배샤르시여. 그대의 형제들이 성을 행하기 위해 마를 멸하러 떠납니다. 부디 불꽃을 밝히시어, 저들의 앞길에 고난이 함께 하지 못하도록 도와주십시오.”


딜룬은 직접 연꽃이 떠있는 물그릇에 물을 뜬 후, 라마의 어깨에 흘리며 축복해주었다.

라마는 흐르는 성수를 느끼며 한 번 더, 배샤르를 곱씹었다.


##


“원래부터 제이프 사람이었나?”

“네, 맞습니다. 제이프의 기사지요. 뭐, 정확히는 제이프보다는 켄퍼의 기사라고 해야 맞겠지만요.”


다델은 이를 아득 물었다.

사실 그린빈에는 제법 많은 수의 소대장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 하나하나를 다델이 모두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루카는 처음 그린빈에 입단하면서 맡았던 임무부터 자신과 함께 했기에 아끼는 소대장 중 하나였는데······.

그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다 생각하니 치밀어 오르는 배신감을 어찌 할 수가 없었다.


“그린빈에 입단한 이유가 뭔가? 정보 때문이었나?”

“그렇습니다. 그린빈 용병단이 제이프의 의뢰는 노골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데다, 철혈단과 연결되어 있단 소문이 있으니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죠.”

“허허, 이 놈, 아주 술술 잘도 부는 고만. 무슨 꿍꿍이냐?”

“별다른 속내는 없습니다, 노야. 그저······. 신분을 속이고 지낸 그 간의 기억들이 제게 좋게 남았기 때문이죠.”

“그 또한 여기까지다.”


다델은 후드 안에 손을 넣어 죽창 하나를 꺼내들었다.


“스승님은 나서지 마십시오. 제가 직접 응징하겠습니다.”

“방심하지 마라. 저 놈의 기운이, 예전에 기운이 아니구나.”


헬리윤은 생각이 많은 눈빛으로 루카를 바라보다 마차 밖으로 나왔다.


“헉헉헉, 끝났어요?”


밖에는 유키스가 널브러진 채, 헬리윤을 맞았다.


“고되 보이는 구나. 안타깝게도 끝나지 않았다. 자리를 피해야 될게다. 큰 싸움이 일어날 테니.”

“네? 가, 같이 가요.”


유키스는 헐레벌떡 일어나 자리를 벗어나는 헬리윤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쾅!


어마어마한 폭음과 함께 마차가 산산조각이 났다.


“우왓! 뭐, 뭐야!?”


깜짝 놀란 유키스는 폭음의 진원지를 바라봤다.

그곳에는 죽창을 꼬나 쥔 다델과 처음 보는 남자가 검을 들고 서 있었다.

그 남자는 거뭇거뭇한 오러로 이루어진 날개를 달고 있었는데, 영 사이한 것이 아니었다.


“음······. 저것이었나?”


루카의 모습을 본 헬리윤이 얼굴을 구겼다.


“그것이 자네의 본 모습인가?”

“사실 꺼내고 싶은 힘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대나무에게서 목숨을 구해내려면 어쩔 수가 없군요.”

“그 힘이 자네를 지킬 수 있을지 두고 보지.”


다델은 시작부터 총공세를 하기로 마음먹고 오러블레이드를 뿜어냈다.

올곧은 대나무 위로 초록빛의 찬란한 오러가 덮인 채, 유형화되자 다델은 곧장 루카의 중앙에 찔러 넣었다.

다가오는 오러를 보며 루카는 검을 들어 올렸다.

어느 새, 루카의 검에도 묵빛의 오러가 씌어 있었다.

일반적인 오러블레이드와는 주는 느낌이 달랐지만, 그 위력만은 충분했는지, 다델의 공격을 어렵지 않게 받아냈다.


깡!


선공이 막혔지만 다델은 수많은 전투를 이겨내고 실전 경험을 쌓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

당황하지 않고 바로 다음 공격을 이어갔다.

그의 대나무는 활처럼 휘며 루카의 팔을 지나 목을 노렸다.

대나무가 아귀처럼 루카의 목을 물어뜯으려는 찰나, 오러의 날개가 휙 접히더니 죽창을 막아냈다.

루카는 애초부터 그 날개를 믿고 있었는지, 들어오는 공격은 신경 쓰지도 않고 다델의 허리를 베어 들어갔다.

다델은 죽창이 막히자, 대나무를 놓아버리고 루카의 검을 피한 채, 공중으로 높게 뛰어올랐다.


“핫, 석가(釋迦)와 다보(多寶)!”


언제 꺼내들었는지 그의 양손에는 죽창이 하나씩 들려 있었고, 있는 힘껏 루카를 향해 집어 던졌다.

씨름에서 오러를 모아 오른손으로 쏘는 초식을 ‘석가’, 왼손으로 쏘는 초식을 ‘다보’라고 하는데, 다델의 손에서 정립된 변형된 씨름은 투창술이 되었다.

어마어마한 거력이 실린 죽창은 날아가면서 오러가 발산되었는데, 오러의 모습이 마치 자그마한 석탑처럼 보였다.

그 위력을 본능적으로 느낀 루카는 감히 받아낼 생각을 하지 못하고 날개를 펼쳐 날아오르며 피해냈다.

하지만 두 죽창은 마치 살아 움직이듯, 바닥으로 쏟아지다, 루카를 향해 상승하기 시작했다.


“마검. 데스 브링어(Death Bringer)!"


피할 수 없다 판단한 루카는 공중에서 눈을 감고 마의 힘을 더욱 끌어냈다.

그러자 검의 오러가 루카의 팔까지 침식하더니, 마치 검과 팔이 시꺼먼 기운으로 하나가 된 듯 보였다.

그는 석가와 다보에 의해 몸이 꿰뚫릴 찰나, 검을 종으로 내리그었다.


콰과가가가가가가가강!


두 기운은 충돌하며 엄청난 소음을 만들어내며, 공중에서 폭사했다.

하지만 다델은 멈추지 않았다.

두 기운이 맞붙는 순간 바닥에 널브러진 죽창 하나를 주워들고는 그대로 오러를 루카가 있던 방향으로 쏘았다.


“비형랑!”


그러자 여섯 줄기의 흐르는 듯한 오러가 나풀대며 날아갔는데, 그 오러들이 내는 소리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기이했다.


으흐흐흐흐흐흐흐


폭발이 있은 후 그 폭발 안으로 들어간 다델의 오러는 그 안에 있을 루카를 짓이길 터였다.


깡!


다델은 순간 섬뜩하여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루카가 자신을 향해 검을 겨누고 있고 그것을 잡아낸 헬리윤의 모습이 보였다.


“다델아. 아무래도 내가 직접 나서야 할 것 같구나.”

“······. 조심하십시오, 스승님.”


다델은 자신의 손으로 루카를 찢어죽이고 싶었지만, 그는 전세를 정확히 읽을 줄 아는 훌륭한 지휘관이었다.

루카의 움직임을 전혀 읽지도, 예측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은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말 위험한 힘을 손에 넣었구나.”

“저주받은 힘일 뿐입니다.”

“켄퍼가 너에게 심어놓은 힘이냐?”

“저는 고아였습니다. 그 분의 눈에 들어, 그 분의 뜻에 따랐고, 지금까지 충성을 다 하고 있죠. 이 힘도 어렸던 제게 그 분께서 심으신 겁니다. 악마의 씨앗이라고 하더군요.”

“······.”


그렇다면 지금 루카가 쓰는 힘이 악마의 힘이란 건가?

마의 힘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단순히 제이프에서 개조한 힘인 줄만 알았지, 악마 자체의 힘이라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거 아십니까? 자신의 힘을 씨앗으로 발아할 수 있는 악마는 귀족급 이상뿐입니다. 즉, 제 힘은 최강의 악마에게서 나오는 힘이란 거죠. 마검의 귀족, 록카타. 그의 힘입니다.”

“그렇군. 마검의 귀족이라······. 혹, 신검의 위치를 전달한 것이 자네인가?”

“맞습니다.”

“악마들에게 전한건가?”

“켄퍼님에게 전했습니다.”

“켄퍼는······. 아니, 제이프는······. 드래곤과 손을 잡았나?”


헬리윤은 계속 마음에 걸리던 것을 물어보았다.

키란이 신검을 훔친 이유를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카는 고개를 저었다.


“아냐? 그럼? 첩자가 있는 건가?”

“제가 고개를 저은 건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모른다는 뜻입니다. 그분께선 제게 많은 것들을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그저 명을 내리실 뿐이죠.”

“그래, 잘 알았다. 그럼, 이제 시작해보자.”


헬리윤은 더 이상 들을 말이 없다 판단했는지, 마나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헬리윤의 전신에서 강한 기운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거대한 무언가가 세상을 짓누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루카는 자신의 기운을 거두어들였다.


“무슨 뜻이냐?”

“지금 힘으로는 노야를 상대할 수 없습니다. 노야에게서 저를 지키려면 록카타의 힘을 더욱 끌어내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제가 먹히고 맙니다.”

“그럼 순순히 당하겠느냐?”


루카는 이번에도 고개를 저었다.


“상황을 보니 포뮤에는 철혈단이 있을 확률이 높아졌군요. 내용은 알았으니 저는 돌아가겠습니다. 바로 보고는 하지 않도록 하죠. 믿지 못하시겠지만······. 전 아직 여행하면서 느낀 정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누가 보내준다 하더냐?”

“그럼 이만, 또 봅시다, 단장님.”


헬리윤은 양손을 뻗어 오러를 폭사했다.

하지만 그 오러가 채 닿기 전에, 루카의 몸에서 검은 불꽃이 타오르더니 그는 사라졌다.

상황을 주시하던 유키스는 옷을 툭툭 털었다.


“어쨌든 상황 종료. 자, 우리는 임무를 계속해나갑시다. 당장 보고하지 않겠다는 저 말을 믿어보는 수밖에요.”


다델은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의말

이제 날이 선선해졌네요.

최악의 더위가 올거라더니, 아이러니하게도 장마 덕을 봤습니다 ㅎㅎㅎ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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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제89화 : 진군 +5 20.10.06 249 8 12쪽
111 제88화 : 곰의 출현 +7 20.10.05 248 9 12쪽
110 제87화 : 티한의 힘 +5 20.10.02 236 10 13쪽
109 제86화 : 전투 준비 +7 20.09.30 250 10 12쪽
108 제85화 : 참전하다. +9 20.09.29 247 12 12쪽
107 제84화 : 헤쳐 모여! +5 20.09.28 269 10 13쪽
106 제83화 : 마를 삼킨 불꽃 +7 20.09.25 271 12 12쪽
105 제82화 : 한편, 그들은? +5 20.09.24 258 10 13쪽
104 제81화 : 국경을 토벌하라! +9 20.09.23 257 13 12쪽
103 제80화 : 토벌 준비 +9 20.09.22 261 12 12쪽
102 제79화 : 신경과 씨앗 +8 20.09.21 258 10 14쪽
101 제78화 : 용호상박 +7 20.09.19 260 12 11쪽
100 제77화 : 일단 탈출하자! +7 20.09.18 258 11 12쪽
99 제76화 : 배신자를 처단하다. +5 20.09.16 251 11 14쪽
98 제75화 : 시작된 거사 +7 20.09.15 256 12 11쪽
97 부록 : 설정집 - 악마(마족) +9 20.09.14 254 10 6쪽
96 제74화 : 디큐 +7 20.09.11 259 12 11쪽
» 제73화 : 루카 +7 20.09.10 269 12 12쪽
94 제72화 : 외나무다리에서 +7 20.09.09 256 11 11쪽
93 제71화 : 포뮤지부의 철혈단 +7 20.09.08 249 11 13쪽
92 제70화 : 포뮤의 아침 +7 20.09.07 252 12 13쪽
91 제69화 : 움직이는 사일라 자치령 +5 20.09.04 263 11 10쪽
90 제68화 : 본격적인 독립운동 +5 20.09.03 271 10 13쪽
89 제67화 : 거사 +5 20.09.02 269 12 11쪽
88 제66화 : 팔 하나로 살아남으려면 +5 20.09.01 266 11 12쪽
87 제65화 : 새로운 스승 +5 20.08.31 266 10 12쪽
86 제64화 : 속셈 +5 20.08.28 267 10 11쪽
85 제63화 : 설득 +5 20.08.27 257 10 12쪽
84 제62화 : 티한의 사자 +5 20.08.26 283 11 14쪽
83 제61화 : 치우천왕 +5 20.08.25 296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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