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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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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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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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에는 대가가 따른다(3)

DUMMY

구움-바라는 달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골짜기 바깥에서 온 소녀가 이 쓰레기장으로 향하고 있다더군요.”


유논이 여전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잘못 짚었나 싶어 고개를 갸웃하며 말한다.


“그 소녀와 어떤 관련이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아마 그녀는 쓰레기장에 도착하지 못할 겁니다. 지금 쓰레기장은 독기의 골짜기 전역을 통틀어 가장 위험한 지대가 되었습니다.”

“······.”

“개미 여왕이 날마다 수천 개의 알을 낳고 있는 칼날 둥지와, 그 둥지를 지키는 수많은 병정개미와 강력한 몇몇 장군개미들. 거기에 더불어 개미잡이들의 병력이 철통같이 쓰레기장으로 진입하는 이들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유논은 미간을 좁혔다.

그가 괜히 쓰레기장을 일행들의 집결장소로 삼은 것이 아니었다.

정화교단의 쉘터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모이는 장소라 함은, 곧 정화교 쉘터로 가는 길이 만들어져 있는 구역이라는 뜻이기도 한다.


쓰레기가 쓰레기장까지 향하는 통로가 응당 있지 않겠는가. 쓰레기의 길을 사람이 이용하지 못하리란 법도 없다.

쓰레기장은 독기의 골짜기에서 정화교 쉘터로 향할 수 있는 유일한 길목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칼날 개미들의 여왕이 점거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개미 여왕쯤 되는 괴물이라면 나름의 사고 체계와 고등 지성을 지녔을 터였다.

그 정도 급의 괴물들은 더 이상 본능만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생각하고, 언어를 구사하며, 명령을 내린다.

일전의 2차 변이를 마친 시라센 괴물 둥지의 오크 부족장처럼···.


그렇기에 유논은 더더욱 개미 여왕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쓰레기장에 둥지와 군대를···? 정화교단을 자극하게 될 텐데.’


쓰레기장은 과거에 반쯤은 독인들의 영역, 나머지 반쯤은 정화교단의 영역으로 통하는 곳이었다.

독기의 골짜기 속 일종의 중립지대 역을 하는 장소였고, 그랬기에 주저 없이 일행들에게 쓰레기장으로 모이라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게 되었다.


‘정화교단의 토벌군을 감당할 자신이 있다는 건가···. 아니면 역으로 정화교단 쉘터를 침공하려는 속셈일지도.’


유논의 머릿속에서는 가속된 사고와 함께 시뮬레이션이 시작되었다.

그는 이전에 관측했던 정화교 쉘터의 전력과 예상되는 현 칼날 개미 왕국 간의 전력 차이를 분석했다.

이전이었다면 정화교 쉘터의 정화군 측이 압살했겠지만, 칼날 개미들은 이전과 달랐다.


그들은 변종 강철 말벌 왕국을 통째로 집어삼켰고, 그 수많은 벌떼들은 더욱 강력한 개미들을 탄생시키는 데 소모되는 양분으로 화했다.

게다가 선천적으로 오염된 마력을 다루는 본능을 지니고 태어난 변종 개미 여왕의 손에 특급 마정석이 쥐어지기까지 했다.


‘가능할지도···모르겠군.’


어쩌면, 새로운 칼날 개미 전사들이 태어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정말 정화교 쉘터가 무너지는 참사가 일어날지도 몰랐다.

그 대단한 정화교단의 지파가 일개 개미들 앞에 무릎 꿇게 될지도 몰랐다.


그리고 만약 쉘터의 수많은 인명들마저 개미들의 양분이 되어 버린다면. 개미들이 정화교의 쉘터를 새로운 둥지 삼아 왕국을 넓히게 된다면.

유논은 7대 세력 중 한 자리를 벌레들의 왕국이 차지하는 환상을 보았다. 7대 세력이 8대 세력으로 바뀌는 것을 보았다.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정말로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또다시 멸망이 한 걸음 성큼 다가오겠군.’


유논은 매일 이런 순간마다 마주하는 멸망으로 향하는 동전의 앞면을 보았다.

막을 수 없다. 뒤집을 수도 없다.

그저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행할 뿐이다.


그는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강구했다.

이 혼탁한 상황의 독기의 골짜기에서 어떤 선택을 내려야 가장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


안전과 이득, 선과 악, 개미와 벌.

정화교단과 독인, 개미잡이와 벌잡이들.

마법과 검, 구원자와 구원 당하는 자들······.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간단하게 생각해야 한다.’


구움-바라가 연설하듯 고양된 목소리로 내뱉었다.


“개미잡이 마을을 무너뜨려 주십시오. 벌잡이들의 대전사로 활약해 주십시오. 어차피 그들의 병력을 뚫지 않고서는 쓰레기장에 도달하지도, 골짜기의 보물을 얻지도 못하실 겁니다.”

“······.”

“하지만 개미잡이들의 방해가 없어진다면, 저희 벌잡이들이 구원자님을 돕겠습니다. 쓰레기장까지 가는 길을, 여왕개미까지의 길을 열어 드리겠습니다! 골짜기의 보물도 당연히 구원자님의 것이 되겠죠.”


얼마 지나지 않아, 유논은 결론을 내렸다.

그는 말했다.


“아니.”

“······.”


급속도로 굳어가는 구움-바라의 낯에 대고 말한다.


“개미들의 여왕을 잡기 위해서, 굳이 개미잡이들을 공격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군.”

“하지만 그들의 군대가 쓰레기장으로 가는 길을 봉쇄하고 있······!”

“그들의 군대가 너희에게는 큰 문제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그다지 그렇지 않다.”


독인들의 군대로는 마법사를 막지 못한다.

숫자로는, 양으로는 유논을 막지 못한다.

그를 막아 세울 수 있는 것은 소수의 강자뿐이다.


이를테면 제국의 소드마스터나, 시라센 괴물둥지의 변종 오크 부족장 같은···.

전부 유논을 고전하게 만든 강적들이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개개인의 무력은 보잘것없는 개미잡이들을 딱히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간단하게 생각해야 한다. 칼날 개미들과 개미잡이들은 서로 별개의 세력이다.

이들을 함께 묶어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


“···저희의 도움이 필요 없으시다는 뜻인가요, 구원자시여?”


여인의 떨리고 분노한 목소리와 함께 주변의 포위망에서 서늘한 기세가 전해져왔다.

그러나 유논은 변함없었다.


“도움이라니. 말은 똑바로 해야지. 거래다.”

“······.”

“도움도, 구원도 아닌 거래. 나는 너희의 구원자가 아니다. 말도 안 되는 헛소리지. 자신들의 구원자를 이렇게 대접하는 구원 받을 이들이 존재하던가? 그저 이용해먹고 버리기 좋은 용병 취급이지.”


구움-바라는 할 수 없다는 듯, 표독스러운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그래요. 용병 나으리. 그럼 무엇을 원하십니까? 설마 우리들의 마을에서 우리들의 심기를 거스르고, 제안을 거절하고서는 이대로 유유히 개미잡이들 마을로 도망치겠다는 건 아니겠죠? 그런 꼴은 못 봅니다. 당신을 우리의 뱃속에라도 가둬 놓아야겠어요.”


사나운 투로 말을 끝맺자 눈에 띄게 가까워진 주위 독인들이 창칼을 들이밀었다.

마법사는 식인종들의 수장에게 태연히 물었다.


“그리 할 자신은 있지만···결국 시간만 아깝다. 대신 하나만 묻지.”

“뭐죠?”

“개미들의 여왕을 물리치고 싶은 건가, 개미잡이들의 마을을 무너뜨리고 싶은 건가?”


얼핏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실은 극명한 차이가 있는 두 선택지였다.

구움-바라는, 벌잡이들의 수장은 잠시 멈칫하다 소리쳤다.


“둘 다입니다. 애초에 떼어놓을 수조차 없죠. 칼날 개미들을, 놈들의 여왕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호위병 노릇을 자처하는 개미잡이들을 죽이고 넘어가야만 하니까요.”

“글쎄···. 그렇게 주장하겠다면 질문을 바꾸지. 개미잡이들을 죽이는 게 우선인가, 개미들의 여왕을 죽이는 게 우선인가? 둘 중 하나만 택해서 말하도록.”


칼날 개미들의 여왕을 잡기 위해서 개미잡이들을 죽이려는 것인가.

아니면 개미잡이들을 죽이기 위해서 칼날 개미들의 여왕을 명분 삼는 것인가.

얼버무리거나 말을 돌리려던 여인은 입술을 달싹이던 찰나 마법사의 심연 같은 검은 눈과 마주보았다.

그리고 직감했다.

대답해야만 한다는 것을.

그것이 사실이건, 거짓이건 상관없다. 어느 쪽이건 간에 마법사는 반드시 그가 원하는 대답을 듣고야 말 것이다.


구움-바라는 마지못해 말했다.


“당연히 개미들의 여왕이겠지요.”

“확실한가?”

“예. 용병 나으리. 개미잡이들은 그저 기생충에 불과하고···개미들의 여왕이야말로 골짜기의 생태를 망쳐 놓는 주범이니까요. 칼날 여왕이 없어진다면, 골짜기의 평화가 되돌아올 겁니다.”


유논은 코웃음을 쳤다.


“퍽이나 평화로워지겠군···. 뭐, 골짜기에 평화가 찾아오건 말건 그것은 내 알 바가 아니지.”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내뱉었다.


“방금 네가 말한 것이 진실이라면, 개미잡이들의 마을을 굳이 건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군.”

“하지만···.”

“쓰레기장을 지키는 개미잡이들의 무리? 나는 들키지 않고 지나칠 수 있다. 그렇게 둥지까지 잠입해서 개미들의 여왕을 죽이면 되겠지.”

“······.”

“나는 지금,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개미들의 여왕을 죽여주겠다고 말하고 있는 거다.”


유논은 골짜기의 영웅이 아니다. 구원자도 아니다.

그는 마법사일 뿐이다.

특급 마정석이 괴물의 뱃속에서 녹아가는 것을 도저히 두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탐욕스러운 마법사.

더불어 제자의 앞길을 미리 빗자루로나마 대강 쓸어주고 싶어하는 스승이기도 했다.

그가 물었다.


“기쁘지 아니한가? 너희들의 바람을 내가 대신 이뤄주겠다는데. 아니면···혹시 개미잡이들을 죽이는 게 개미들의 여왕을 죽이는 것보다 더 우선순위에 있는 목적이었다거나 그런 건가?”


구움-바라는 입술을 짓씹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원하시는 대로 하시지요. 개미여왕을 죽이고, 골짜기의 보물을 가져가십시오.”

“아직도 이해를 못했군. 이건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 너희가 원하는 일이다.”

“···그렇지요.”

“긍정의 뜻으로 받아들이지. 그렇다면 거래 성립이군. 좋다, 개미여왕을 죽여주지. 도와줄 필요도 없다. 그저 쓰레기장까지 안내할 유능한 길잡이 하나만 붙여주면 된다.”

“···알겠습니다.”


유논은 벌잡이 장로와 거래를 맺으며 확신했다.


‘저 여자가 원하는 건 개미여왕을 죽이는 게 아니군.’


그 대신···무언가 다른 속셈을 품고 있다.




* * *



개미잡이들의 장로가 사람 고기를 내밀었을 때, 피오네는 단박에 거절했다.

장로가 어깨를 으쓱이며 대신 개미 고기를 내밀었을 때, 피오네는 그것조차 입에 대지 않았지만 제국의 소드마스터는 즐겁게 먹어치웠다.

그것만으로도 분위기가 꽤 부드러워져서, 주위 모든 독인들이 호탕하게 웃어대며 만찬의 때를 즐기던 순간이었다.


팅팅팅팅팅팅팅―!


철판을 쉼 없이 두들기는 것 같은 거슬리는 소음이 마을 전체에 울려 퍼졌다.


순식간에 모든 개미잡이 독인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고, 장로가 외쳤다.


“망할 개미들! 또, 또, 또 공격했다. 이번에 어디, 냐?”

“서쪽, 쓰레기장, 쪽이다, 대장!”

“망할, 망할, 망할 멍청이들! 그러게 단단, 철미철두 막아두라고 했는데! 아무리 막아도, 계속 뚫고 오잖냐! 빨리 애들 보내, 라!”


장로는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어버린 비대한 머리를 흔들며 소리친 뒤, 지친 모양새로 상석에 주저앉았다.

불평대고, 또 투덜대는 모습에 마스터가 입을 열었다.


“개미들이 정말 많더군.”

“많다, 오질나게! 다 죽여 버리고 싶다!”

“많으면 개미잡이들 입장에선 좋은 것 아닌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너희들이 사냥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것인데.”


개미잡이들의 장로는 못 들을 말을 들었다는 듯이 폭발해 소리쳤다.


“미쳤나? 지,랄 하고 있군! 매일 개미들 잡느라 수십이 죽어, 나간다! 개미 많아도 너무, 많다! 망할, 망할 벌잡이 새끼들은 개미 안 잡는다. 우리만, 우리만 죽어 나간다!”

“흠, 그런가.”

“벌잡이 장로년, 미쳤다. 제대로 미쳤다! 나를 내쫓고 자기가 장로 하더니, 보물도, 자기 부하들도 다 개미한테 가져다 바쳤다! 인신, 공양한다! 그 년이 개미들, 배불리 먹인다! 이제 골짜기, 개미들로 넘쳐난다!”


잔뜩 성을 내다 제 풀에 지쳐 숨을 몰아쉬며 말한다.

개미잡이들의 장로가 말했다.


“그래서, 너희들 불렀다.”

“왜?”

“개미여왕, 잡아다오. 너희라면 잡을 수 있다. 우리는 못한다. 그래서 둥지, 봉쇄하고만 있었다.”

"흠······."


제국의 섭정공은 허리에 맨 태양수호자의 손잡이 부분을 쓰다듬으며 고민에 빠졌다.


작가의말

50화에 독자 여러분들이 남겨 주셨던 응원의 댓글들...잘 보았습니다. 덕분에 이전보다 확신에 차서 말할 수 있겠군요. 연중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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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마법사에게는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1) +10 20.10.23 945 5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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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네크로맨서(Necromancer)(4) +14 20.09.27 1,008 5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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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막간-도플갱어(Doppelgänger) +13 20.09.05 1,176 59 18쪽
61 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4) +18 20.09.03 1,144 59 13쪽
60 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3) +18 20.08.26 1,132 66 21쪽
59 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2) +12 20.08.15 1,124 63 15쪽
58 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1) +18 20.08.12 1,165 6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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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여왕을 죽여라(Slay the Queen)(3) +12 20.07.23 1,170 6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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