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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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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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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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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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4)

DUMMY

간발의 차였다.

그 간발의 차 때문에, 목덜미가 간지러웠다.


유논은 목에 남은 붉은 실선을 만져보았다.

옅은 핏물이 배어나왔다.

제국제일검의 애병, 태양수호자가 남긴 상처였다.


절로 쓴웃음이 나온다.


“지난번에는 심장을 찔렀음에도 안 죽었으니, 이번에는 목을 노렸던 거냐.”

“······.”


제국제일검은 대답이 없었다.


그는 그저 여전히 시퍼런 귀화鬼火 빛나는 두 눈으로 일생의 숙적을 노려보고만 있을 뿐이다.


유논은 제 손에 들린 ‘이름 없는 지팡이’를 바라보았다.

그 날 끝에서 느껴지는 단단하고 강력한, 하지만 동시에 무력한 어떠한 육신의 감촉.


유논은 제국의 심장을 검으로 찌른 채 미동도 않고 서 있었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의 심장을 찌른 채,

제국제일검의 심장을 찌른 채.


그렇게 유논의 시간은 한동안 죽은 듯 멈춰있었다.

마법사의 머릿속에서는 지나치게 생생한 기억들이 포말泡沫처럼 수없이 생성되고 또 소멸하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를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했을 것이요, 그와 적이 되어 마주했던 때를 회상했을 것이며, 그 옛 친우이자 적수였던 자를 회상했을 것이다.

그의 마지막을 담아두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 정지되어 있던 유논의 시간은, 그의 옷깃을 시드가 꾹꾹 잡아당기면서 다시금 흘러가기 시작했다.


“저기, 아저씨.”

“······.”

“괜찮아?”


유논은 그 순간 현실세계로 되돌아왔음을 느꼈다.

등 뒤에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피오네의 시선과, 옷이 늘어지다 못해 찢어질 지경까지 끌어당기는 시드의 어리광에 짙은 한숨을 쉬었다.


고개를 들었다.

그리하여 제국제일검을 마주한다.

그가 죽인 제국의 수호자를 마주한다.


유논은 파빌리안 스트라우스의 몸에서 이름 없는 지팡이를 뽑아냈다.


투두둑-


초인의 뜨거운 핏방울이 검신을 타고 흐르며, 더러운 땅바닥 위로 쏟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죽은 망령의 몸은 제 검을 꽉 잡고 붙잡은 채 놓지 않았다.

여전히 똑바로 공격의 자세를 취한 채 굳건히 서 있는 그 푸른 눈동자에는 핏발이 서 있다.

잠시 흔들릴지언정 결코 허물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나는 아직 살아있노라 주장하는 듯한, 나는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 주장하는 듯한.

제국의 죽음은 물론이요 자기 자신의 죽음까지도 부정하는 듯한 그 오연한 사자死者의 모습에 유논은 고개를 저었다.

마스터의 부릅뜬 눈에 손을 가져다댄다.


“그래. 인정하기 싫겠지만, 네가 졌다.”


그리고 그것을 감겨준다.

뻑뻑하기 그지없을 것 같던 외양과는 다르게, 힘 다 빠진 눈꺼풀은 예상보다 쉽게 내려앉았다.


“이제는 좀 쉬어라, 파비. 그리고······.”


그 뒷말은 머릿속에서만 맴돌 뿐,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다.

유논은 말없이 등을 돌렸다.

그대로 제국제일검을 뒤로한 채 걸어가려던 때였다.


철커덕.


죽어서까지 영원히, 사후세계에까지 꽉 움켜쥐고 떠날 것만 같았던 마스터의 손아귀 속 검붉은 장검이 미끄러지고 떨어져 바닥에 부딪혔다.

유논은 한때 환상세계 최고의 명검이라 불리던 태양수호자太陽守護者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그 모습을 보며 침묵했다.


“······.”


저것을 어찌할까.

유논이 쉽사리 답 나오지 않는 고민에 잠겨 있는 동안, 푸른 물빛의 여사제가 말을 걸어왔다.


“도움이 되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제국제일검과의 마지막 결투, 그때의 일을 말하는 것이리라.

실제로 피오네는 두 극한까지 연마한 검사들이 서로 맞부딪히는 현장에 쉽사리 끼어들지 못하고 뒤에서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녀의 성정으로 보아 시드같은 어린아이도 싸우는 데에 한 손 거들었는데 자기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에 꽤나 자책하고 있을 게 뻔했다.


평소처럼 손만 설레설레 저으며 신경 쓰지 않으니 되었다 답하려던 유논은, 멈칫하며 뒤돌아 피오네의 낯을 보았다.

하늘색 얼룩진 눈동자 속 물결이 위태롭게 철렁이고 있었다.


“넌 그만하면 최선을 다했다.”

“···예?”


이 무뚝뚝한 마법사에게서 저런 따스한 위로의 말을 들은 것이 의외였던지, 눈을 크게 뜨며 반문하는 모습에 유논은 혀를 차며 답했다.


“여태 저 녀석과 함께했었다지. 저런 위험한 놈 곁에서 지금까지 탈 없이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잘한 거다.”


아직도 스러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제국제일검의 흔적을 가리키며 하는 말에 여사제는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혼란스러움이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것만 같아, 마법사는 단호히 말했다.


“제국에 아주 조금이라도 위험의 싹이 될 만한 여지가 보이는 것들은 전부 잘라버리겠다는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던 놈이다. 게다가 그런 사상을 지니고서 무력조차 환상세계 전체를 통틀어 손에 꼽히는 수준이지.”

“······.”

“아마 속으로 너를 죽일지 말지 수십 번은 고민하고도 남았을 텐데, 결국 끝까지 살려둔 것을 보면 네가 녀석의 마음에 들었나 보다.”


여사제는 침묵했다.


“애초에 네가 돕지 못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이런 쪽의 싸움에는 익숙할 리 없을 테니. 충분히 잘했다. 마음 쓸 것 없다.”


피오네의 능력과 전투법은 마스터 따위의 절대적 강자를 상대로 싸우는 일대일의 상황이 아닌, 다수의 어설픈 능력자들을 상대로 하는 일대다 혹은 다대다의 상황에서 빛을 발하기 위한 쪽으로 특화되어 있다.

그녀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종류의 전장이었고, 유논도 그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애초에 이런 상황에서 활약을 펼쳐줄 것을 기대하고 피오네와 함께한 것도 아니었다.


그리 생각하던 와중이었다.

유논은 문득 피오네가 제 발치를 눈길로 지그시 지르밟고 있음을 눈치 채며 침음을 흘렸다.


“그게 아니군.”

“······?”

“너는 지금 내게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

“······!”

“내가 타인의 감정에 대단히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네가 다른 무언가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쯤은 쉽사리 알 수 있겠다. 무엇 때문이지?”


유논은 아무렇지 않은 듯한, 수치스러워하는 듯한, 혹은 슬퍼하거나 화내는 듯 보이는 여사제의 면전에 툭 내뱉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지. 섭정공-파빌리안 스트라우스에게서 무엇을 들었나?”

“···별 것 아니었습니다.”

“무언가 듣기는 들었나 보군.”

“······!”


확신 없이 한 번 찔러본 것에 불과했는데, 저리 반응해 준다면 완벽하게 긍정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저 단단한 여사제가 정신적으로 만전의 상태였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법한 실수.


유논은 별 일 아니라는 듯 연기하는 하늘빛 여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되었다. 대충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는 짐작이 되니.”

“그렇습니까.”


굳건한 신념으로 무장한 정화교의 사제의 머릿속을 뒤흔들 만한 일이라면, 필시 정화교단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유논은 거기까지만 짐작하고 더는 파고들지 않았다.

결국은 본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 신념의 문제다. 옆에서 개입하려 들어 봤자 더 복잡해지기만 할 뿐이다.


“열심히 고민해라. 하지만 네 자신까지 의심하지는 않는 게 좋을 거다.”


그렇기에 조언 하나 정도만 던져주고 눈길을 돌렸다.

고개 푹 숙이고 있는 피오네를 뒤로하고 발길을 옮기려던 찰나, 시야 아래쪽에서 무엇인가가 튀어나왔다.


불쑥 솟아올랐다가, 이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검은색 무언가.

유논은 까치발을 든 채 콩콩 튀어 오르는 시드의 정수리를 손으로 단단히 붙잡은 채 원위치로 되돌려 보냈다.


“···뭐하는 거냐.”

“하지만, 이번에는 내 차례인걸!”

“무슨 차례?”


소녀는 밝고 활기차게 말한다.


“대화 차례···? 나한테도 말 걸어줘야지!”

“무슨 말.”

“아무 말이나! 이미 죽은 무섭게 생긴 아저씨한테도 말 걸어줬고, 피오네한테도 말 걸어줬잖아! 나만 빼먹으면 안 되지. 마침 분위기도 축 쳐져서 뭐라도 이야기해야만 할 것 같고 말이야. 빨리 나한테도 아무 말이나 해줘!”


유논은 초롱초롱하니 빛나는 제자의 검은 황금빛 눈에다 대고 말했다.


“마침 네게 해줄 말이 하나 있더구나.”

“뭔데?”


딱-!


매끈하니 때리는 감촉이 좋은 이마에 딱밤을 날려 주곤 말한다.


“스승 앞에서는 높임말을 써라. 도대체 이걸 몇 번째 말하는 거냐.”

“아야···아프잖아!”

“아프잖아?”

“······요.”

“옳지. 앞으로도 그렇게 해라.”

“치···.”


유논은 볼을 부풀린 채 부루퉁한 시드의 모습에 입가를 매만졌다.

단단히 삐진 모양새다.

보아하니 단순히 딱밤을 맞았다 해서 저러는 건 아닌 것 같고, 생일에 기대한 선물을 못 받아서 심통이 난 어린아이 같은 표정인데···.


‘그리고 실제로도 어린아이가 맞지.’


그렇다면 저 아이는 왜 심통이 났을까.

유논은 유심히 지켜보다 입을 열었다.


“뭐 원하는 거라도 있나?”

“없는데···요.”

“그러냐. 그럼 됐다.”

“이이이익!”


답답하다는 듯 머리를 쥐어뜯으려 드는 모습에 마법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수고했다.”


깜짝 놀란 듯한 소녀의 얼굴에 대고 다시금 말한다.


"참 고생했다."

“···응.”

“네라고 해야지.”

“네에.”


마법사는 감동이 다 깨졌다고 말하는 듯 입술 튀어나온 제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해줬다.”

“네에.”

“정말이다. 내가 예상한 것, 그리고 기대한 것보다 훨씬 잘해줬어.”

“···정말?”

“그래. 네가 날 살렸다. 네가 아니었다면 아까 죽었을 거다.”

“죽는 건 싫어요.”

“나도 싫다.”


유논은 소녀의 볼을 양 손으로 붙잡으며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네가 죽지 않아서 다행이다.”


제 스승에게서 이런 살가운 말 제대로 들어본 적 없었을 어린 마법사의 눈에 울음이 맺히는 것을 못 본 체하며 고개를 돌린다.

유논은 무언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착한 아이, 심부름을 잘한 아이에게는 마땅히 상이 주어져야겠지···.”


그의 시선은 질펀한 바닥에 파묻혀 있는 검붉은 장검에 닿아 있다.


“······.”


스르릉-


유논은 진흙탕에서 태양수호자를 들어올렸다.

쓰레기장의 가장 더러운 밑바닥에서도 빛을 잃지 않은 검의 손잡이를 쥐고 물었다.


“내가 지난번에 준 검은 잃어버린 것 같던데.”

“어···병정개미랑 싸우느라, 그만 놓쳤는데-”

“질책하고자 함이 아니다. 그저······.”


유논은 검붉은 빛이 반항하듯 터져 나오며 웅웅대는 검신을 매만지며 말했다.


“이제 검을 바꿔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어서 물어본 거다.”


마법사는 검을 던졌다.

세계 최고의 명검이라 불리던 것이 소녀의 발치, 물컹한 바닥에 푹하고 박힌다.


“들어봐라.”


팔짱 낀 채 그리 말하자, 소녀는 스승의 말에 따라 조심스레 손잡이를 잡았다.


“···낑···차!”


그리고 들어올렸다.

물론 기적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무기가 주인을 알아본다거나, 황실의 검이 황실의 핏줄 앞에서 각성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롱소드는 가벼운 편에 속하는 병기이다.

전체 길이 117cm, 무게 1.4kg의 태양수호자 또한 깃털처럼 가볍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어도, 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은 무기였다.

설사 그 주체가 열다섯 살짜리 여자아이라 한들, 양손을 전부 사용하면 들어 올리는 것쯤이야 무리가 없다.

과연 검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겠지만···.


‘그거야 천천히 가르치면 될 일이지.’


유논은 잔뜩 신이 나서 검을 붕붕 휘둘러대고 있는 제자의 덜떨어진 꼴을 보며 미간을 좁혔다.


“···어쩌면 조금 빨리 가르쳐야 할지도.”

“응? 뭐라고 했어···요? 아저씨?”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아저씨가 아니라 스승님.”

“네에, 스승니임.”


확실한 것 한 가지.

적어도, 시드는 태양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마법사는 제자를 지켜보며 중얼거렸다.


“태양수호자太陽守護者가 드디어 제 역할을 하게 되겠군.”


제국제일검은 본디 다른 것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태양을 수호하는 검을 뜻하는 말이었음으로.

그럼으로 소녀가 검을 들어올리는 그 순간, 소녀의 얼굴에 번진 웃음만으로도 충분했다.


어쩌면, 그 수많은 제국의 기사들이 제 심장에 걸고 약조했던 태양수호의 맹세를 지키는 데에는 고작 그 정도면 충분했던 것이다.

고작 그 정도면 충분했던 것인데.


"······."


침묵은 길지 않았다.

마법사는 무거운 시선을 거두고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는 정말로 이 지긋지긋한 골짜기를 떠나야 할 때였다.



Ep.3 불괘한 골짜기(Uncanny Valley)

End......?


작가의말

세번째 에피소드가 드디어 끝났군요. 사실 이 에피소드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었는데, 무려 27화 분량의 역대 최장 에피소드가 되어버렸군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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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마법사에게는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1) +10 20.10.23 945 5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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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네크로맨서(Necromancer)(5) +6 20.09.30 953 5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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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네크로맨서(Necromancer)(1) +17 20.09.10 1,170 55 14쪽
62 막간-도플갱어(Doppelgänger) +13 20.09.05 1,176 59 18쪽
» 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4) +18 20.09.03 1,145 59 13쪽
60 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3) +18 20.08.26 1,132 66 21쪽
59 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2) +12 20.08.15 1,124 63 15쪽
58 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1) +18 20.08.12 1,165 6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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