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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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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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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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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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쪽

불사조 기사단 - 제3장 마법부

DUMMY

“네? 어- 잠시만요... 생각이 못 따라 갈 것 같은데...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죄송해요, 여왕폐하가 마법사 라구요?”

“그래, 그녀는 마법 교육을 받았단다. 호그와트를 다니거나 완전한 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내가 직접 기초적인 마법은 가르쳤단다. 원래 그녀의 아버지가 국왕이 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어릴 때 마법에 흥미 있었던 그녀의 가정교사 역할을 했거든. 그러나 몇 가지 조건이 겹치면서 그녀가 여왕으로 즉위하게 되었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기사로 선정되면 전통적으로 왕에게 맹세를 하러 가야 하지만, 그것까지 아직 고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구나. 어쨌든 나는 올해 대부분의 시간을 네가 불사조 기사가 될 수 있도록 가르칠 생각이란다. 그리고 네가 기사가 되고 나면 그때 네가 해야 할 일을 전달 해 줄 수 있을 것 같구나.”

“해야 할 일이요?”

“아직 신경 쓸 필요는 없단다. 필요한 시간이 되면 모두 전달 해 주도록 할 수 있을게다.”

“알겠습니다.”


해리가 말했다.


“저도 교수님께 이것저것 많이 배울 수 있다면 좋아요.”

“고맙구나.”

“아, 교수님. 하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이야기 해 보렴.”


덤블도어 교수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이건데요...”


해리가 양피지로 감싼 무언가를 품에서 꺼냈다. 테이블 위에 올린 양피지 꾸러미를 천천히 풀자 그 안에서 박살나버린 나무 조각들이 흩어져 떨어졌다.


“전에 쓰던 지팡이에요. 책에서도 부러지긴 했지만... 이 수준은 아니었거든요.”


해리가 서글픈 표정으로 지팡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지팡이는 너무나 많이 부서져서 원형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인 데다가, 땅에 버려진 것을 급하게 줍느라 흙과 잡초가 여기저기 묻어 있었다.


“교수님이 가지고 계신 딱총나무 지팡이로는 수리가 됐어요. 물론 고친 건 해리 포터지만... 이보다는 멀쩡했기도 하지만... 수리가 될까요?”

“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잘 모르겠구나.”


덤블도어 교수가 지팡이를 들고 해리의 지팡이에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해리의 지팡이가 눈부신 붉은색 빛을 내뿜더니 한 덩어리로 뭉쳐졌다. 빛이 사그라들고 나자 해리가 처음으로 구입했을 때 당시와 다름이 없는 깔끔한 지팡이로 돌아와 있었다.


“겉보기에는 완전히 고쳐졌구나. 다시 한 번 집어 보렴.”


덤블도어 교수의 말에 해리가 조심스럽게 지팡이를 집어 들었다. 지팡이는 오랜 만에 만난 해리를 반기는 건지 따듯한 온기와 함께 불꽃을 내뿜었다. 불꽃은 처음 지팡이를 집어 들었을 때처럼 모이더니 작은 불사조 모양이 되어서 해리와 덤블도어 교수의 사이를 한 바퀴 돌고 사라져 버렸다.


“멋지구나. 잘 고쳐져서 다행이다, 해리.”

“감사합니다. 참, 지팡이 때문에 생각난 건데 정말 마지막으로 하나만 여쭤볼게 있어요.”

“오, 물론이지. 이야기 해 보렴.”

“교수님이 지금 쓰시는 지팡이는 딱총나무 지팡이잖아요? 죽음의 성물인.”


해리의 말에 덤블도어 교수가 자신의 지팡이를 테이블에 살짝 올려놓았다.


“그래, 딱총나무 지팡이란다. 가장 덜 놀랍고 가장 덜 고귀한 가치를 가진 성물이지. 이것만큼은 내가 가질만한 자격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 했단다.”

“교수님이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교수님이 세 성물을 모두 가질 만큼 충분한 자격이 있으시다고 생각해요.”

“고맙다, 해리.”

“어- 여쭤보고 싶은 건 그게 아니고 교수님도 그 지팡이를 쓰기 이전에 다른 지팡이를 쓰셨을 거잖아요?”


해리가 물었다.


“어떤 지팡이를 쓰신거죠? 그리고 두 지팡이를 동시에 사용하신 적이 있나요?”

“아! 내 예전 지팡이 말이구나....”


덤블도어 교수가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당연히 나도 네 말처럼 열한 살 때 처음 내 지팡이를 구할 수 있었단다. 그 전에도 지팡이를 쓰지 않은건 아니지만, 스승님의 지팡이를 빌려서 배웠었거든. 내 어린 시절은 부모님은 부유 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맏이였던 내게 새 지팡이를 사 줄 정도의 여력은 있었단다.”


그는 과거를 떠올리는 듯 몸을 뒤로 기대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도 내 지팡이를 가지는 것에 대해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호그스미드로 향했단다. 그 시절에는 올리밴더의 지팡이 가게가 호그스미드에 있었거든. 그곳에서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수십 개의 지팡이를 멍청하게 집어 올리며 맞는 지팡이를 찾았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상당히 희귀한 지팡이였단다. 마가목이였고 13과 4분의3인치에 나긋나긋하게 휘어지는 지팡이였단다. 심은 네 지팡이와 마찬가지로 불사조의 깃털 이였단다. 물론, 퍽스의 것이었단다.”

“어- 저는 유니콘의 털 일거라고 생각했어요.”


해리가 말했다.


“제가 아는 설정은... 물론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어둠에 물들지 않는 성향의 주인을 좋아한다고 하거든요.”

“오, 그러면 더더욱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구나.”


덤블도어 교수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한 번 꽤 깊이 물들었다는 걸 알잖니.”

“하지만 스스로 벗어나셨잖아요. 저는 그 점이 교수님이 가장 대단하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실 필요 없어요.”

“고맙구나, 해리. 어쨌든 내 첫 지팡이는 그것이었단다. 그린델왈드에게 이 지팡이를 빼앗아 오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사용했었지.”

“제가 궁금한 게 그거에요.”


해리가 물었다.


“그 지팡이는 어떻게 된 거죠? 그리고 교수님은 어느 시점에서 지팡이가 두 개가 되신 거잖아요. 지팡이를 어떻게 하신 거죠?”

“아하, 네 말대로 나도 한때는 마가목 지팡이와 딱총나무 지팡이를 함께 사용했었단다. 하지만 마가목 지팡이가 점점 말을 듣지 않게 되었단다. 결국 아쉽지만 마가목 지팡이는 따로 보관해 두었단다. 마지막에 가서는 거의 내 말을 듣지 않는 상태가 되었거든. 그 때문에 약-간의 사고가 있은 후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았단다.”

“그렇군요...”


해리가 아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두 지팡이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했거든요. 예를 들어 두 지팡이를 합친다거나...”

“오호, 놀라운 생각이구나.”


덤블도어 교수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턱수염을 매만졌다.


“나도 지팡이에 대해 무지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지팡이 분야는 올리밴더씨 보다 정통하게 아는 사람은 드물게다.... 북유럽 쪽에 그레고로비치라는 지팡이 제작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아! 그래, 어쩌면-”

“네?”

“네가 말해서 기억이 난 건데 고드릭 그리핀도르의 수기 중에 지팡이 연구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구나. 혹시 그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 맞아요.”


해리가 말했다.


“저쪽에서 고드릭 그리핀도르를 만났을 때 학교를 맡기고 말년에 각각 서로 평소에 하고 싶었던 걸 찾아 갔다고 했어요. 슬리데린은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했고, 래번클로는 책을 썼다고 했어요. 후플푸프는 여러 가지 작물을 키우는 밭을 만들었다고 했고 그리핀도르는 새로운 지팡이를 만드는 연구를 했다고 했거든요.”

“아하, 그러니?”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고드릭 그리핀도르가 쓴 수기에는 자신이 지팡이에 대해 고민한 내용이 몇 가지 있기는 하단다. 물론 볼 수 있는 건 한정적이긴 한데...”

“수기는 어디에 있죠? 그걸 볼 수 있을 까요?”

“음... 아마 올해는 힘들 것 같구나. 수기는 대영박물관에 있거든. 마법관은 10여년 전에 관련된 유물들 중 일부를 약탈당했기 때문에 아직은 복구 중에 있어서 관람도 불가능 할 테고 가능하다고 해도 수기를 읽어보는 건 불가능 할 것 같구나.”

“아... 아쉽군요.”


해리가 말했다.


“뭐,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을 한명 알고 있긴 한데... 나중에 여유가 있을 때 찾아가 보렴.”

“슬러그혼 교수님이시죠? 전에 물에서 호흡을 하기 위해 옥스 오스모트 약을 받을 때 대영 박물관의 어떤 분께 제 비늘을 보낸다고 하셨거든요.”

“그러면 슬러그혼 교수와 이야기를 잘 해보면 열람 해 볼 수도 있겠구나. 올해는 꽤 바쁠 테니 내년에 여유가 있으면 한번 이야기 해 보렴.”

“네, 교수님.”

“그래, 할 이야기는 다 한 것 같구나. 혹시 더 궁금한 게 있니?”

“아뇨, 필요한 이야기는 다 한 것 같습니다.”


해리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사실 더 궁금한 것들도 있지만 말씀하실 수 없는 내용인 것 같고. 나중에 전달 해 주신다고 했으니까 그 때 까지 교수님을 믿을게요.”

“고맙다. 충분히 의심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날 믿어줘서 말이다.”


덤블도어 교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교수님, 벌써 가시려구요?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식사라도 하고 가시는게...”

“오, 그러면 너무 좋겠지만 빠르게 준비 해 둘수록 좋은 것이 몇 가지 있으니 그걸 먼저 준비하려고 한단다. 학기가 시작되면 그럴 시간이 충분 생길 게다.”

“네. 그럼 청문회 때 뵙겠습니다.”


해리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꾸벅 인사했다.


“근데, 청문회는 언제죠?”

“아, 그 이야기를 깜빡 할 뻔 했구나. 첫 번째 청문회는 2주 뒤 목요일에 열릴 예정이란다. 나와 함께 가지는 못 할 테지만 청문회 중에 만날 수는 있을 테고, 장소와 방문 방법은 1주일 전에 마법부에서 편지를 보내 줄 테니 그대로 오면 된단다.”

“네, 알겠습니다.”


덤블도어 교수가 지팡이를 휘둘러 찻잔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뾰족한 모자를 눌러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가기 전에 해리의 어깨를 가볍게 잡고 말했다.


“해리, 어떤 상황에서도 너 자신을 잃거나 의심하지 말거라.”

“네.”


해리의 대답을 끝으로 덤블도어 교수는 펑 소리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해리가 다시 푹신한 소파에 앉고 나자 주방에서 작은 머리가 튀어나왔다.


“점심 식사를 하시겠어요?”


크리처의 말에 해리가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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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다 됐니?”

“네, 출발 하면 돼요.”


해리가 계단에서 내려오며 말했다.


“옷은 괜찮니?”

“어- 네. 잘 어울리세요.”


짙은 색의 청바지와 검은색 셔츠, 그리고 검은 운동화를 신은 시리우스가 불편한지 자꾸 몸을 비틀어댔다. 해리는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이 터지려는 걸 참으면서 현관으로 향했다.


“나는 정말로 머글들이 쓰는 방식은 전혀 모르니까...”

“네, 제가 찾아 갈게요.”


해리가 흰색 운동화를 신으며 말했다.


해리가 그리몰드 광장 12번지로 온 다음날 가장 먼저 한 일은 그린고트로 가는 일이었다. 그린고트에서는 머글들의 돈을 마법사들의 돈으로 환전하는 것 뿐 만 아니라, 마법사의 돈을 머글의 돈으로 환전 할 수 있었는데 단 한명도 그 창구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행히 환전을 해주는 도깨비가 없는 건 아니라서 약간의 기다림 끝에 해리는 약간의 금화를 파운드화로 바꿀 수 있었다.


해리는 바꾼 돈으로 머글들이 입는 옷가지를 구입했는데, 첫째로 두들리가 입는 옷을 더 이상 물려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입을 옷이 꽤 필요해졌기도 했고 시리우스가 동반 순간이동을 통해서 마법부로 가기는 힘들 것 같다는 이야기를 미리 해 주어서 함께 머글들이 사용하는 지하철을 사용하려면 시리우스가 입을 옷도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해리가 사온 옷과 신발들이 어색함이 없는 걸 확인한 해리와 시리우스는 그리몰드 광장 12번지에서 머글들의 번화가를 향해 약간 걸어가 낡은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해리는 어울리지 않게 한글로 표시된 자판기에서 표를 뽑아 런던 중심가로 향했다. 심하게 흔들리는 지하철을 타고 몇 정거장을 지나 런던 한복판에 내린 두 사람은 머글들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쓰며 출근 인파를 헤치고 번화가 외부 방향으로 약간 벗어나게 걸었다. 인적이 살짝 뜸해질 즈음이 되자 낮고 낡은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뒷골목 같은 거리의 한 가운데로 온 시리우스가 두리번거리며 무언가를 찾았다.


“아, 저쪽이군.”


시리우스가 말했다.


“머글 입장에서 와보는 건 처음이거든. 다행히 눈에 띄는 위치에 있구나.”


해리는 시리우스를 따라서 낡을대로 낡은 빨간색 공중전화 부스로 들어갔다. 부스 안에는 다이얼을 돌리는 정말 낡은 구식 전화기가 들어있었는데, 더즐리 가족의 집에도 버튼식 전화기가 있던 걸 생각하면 오히려 머글들의 눈에 띄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좋아. 음- 6...2..4, 4....2...”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소음하나 나지 않고 매끄럽게 돌아가는 다이얼이 제자리로 완전히 돌아가고 나자 전화박스 안에 카랑카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마법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성명과 방문 목적을 말씀해 주십시오.”

“시리우스 블랙, 해리 포터. 그리고 목적은 해리 포터의 청문회요.”

“감사합니다. 손님 여러분, 배지를 집으신 다음에 가슴에 달아 주십시오.”


달각 하고 무언가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잔돈 반환구에 배지가 미끄러져 내렸다. 해리가 네모난 은색 배지를 바라보니 배지에는


‘해리 포터, 청문회’


라고 쓰여 있었다. 해리가 그것을 셔츠에 가져다 대자 마치 자석처럼 살짝 떨린 배지가 해리의 셔츠에 찰싹 달라붙었다.


“마법부에 오신 손님 여러분께서는 보안 검색대에서 지팡이를 등록하시고 검색에 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안 검색대는 중앙 홀 제일 끝에 있습니다.”


여자의 말이 끝나자 전화 부스의 바닥이 덜컥 소리와 함께 흔들리더니 부드럽게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사오십 미터 정도 내려갔다고 생각하자 깜깜한 벽이 끝나고 눈부신 빛이 발밑에서부터 비춰오기 시작했다. 눈살을 찌푸린 사이 엘리베이터는 그대로 바닥에 착지했다.


“그럼, 즐거운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전화 부스에서 나온 해리는 시리우스의 뒤를 따라 걸으며 주변을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마법부는 아예 천장이 없이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으며 검은색 석재 마루가 깔린 홀이 길게 뻗어있었다. 하늘 아래에는 얇은 마법 판 같은 게 떠 있어서 게시판처럼 어떤 메시지가 나타나고 있었다. 홀 좌우에는 벽난로들이 줄지어 서 있어서 마법사들이 나타나고 사라지고 있었으며, 홀 중앙에는 커다란 분수가 설치되어 있었다.


분수대는 책에서 읽은 것과 마찬가지로 마법사와 마녀, 켄타우로스, 도깨비, 집요정이 서 있는 동상을 지나 홀의 한쪽 끝으로 가니 수십명의 사람들이 줄 서있는 창구가 나타났다. 시리우스는 그 사람들을 무시하고 한쪽 끝으로 돌아서 나갔다. 벽 하나를 돌아서자 꼬질꼬질한 푸른색 망토를 입고 지저분한 수염을 그대로 둔 채로 턱을 괴고 신문을 바라보고 있는 마법사가 보였다.


“지팡이 등록을 하러 왔소만.”

“이쪽으로 오시오.”


신문을 보던 마법사가 귀찮다는 기색을 그대로 드러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마법사가 기다란 황금 막대기로 해리를 위아래로 검색하고는 아무 일이 없자 지팡이를 내려놓고 손을 불쑥 내밀었다.


“지팡이”


해리가 지팡이를 내려놓자 이번에는 기묘한 저울처럼 생긴 놋쇠로 만든 기구위에 해리의 지팡이를 올려놓았다. 무게를 재는 것처럼 저울의 접시가 살짝 내려가더니 부르르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찰칵찰칵 소리를 내며 기다란 양피지가 작성되어 나왔다. 경비 마법사는 그 양피지를 북 소리가 나게 찢더니 글자를 읽었다.


“32센티미터, 불사조의 깃털, 반 년 간 사용? 최근에 지팡이를 바꾼 게 맞나요?”

“네. 맞습니다.”


해리가 대답했다.


“이건 여기에 보관하겠습니다.”


경비 마법사가 그 양피지조각은 작은 놋쇠 못에 꽂으며 말했다.


“지팡이는 가져가시오.”

“고맙습니다.”

“잠시-”


경비 마법사가 지팡이를 가져가는 해리의 가슴에 달린 배지와 해리를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고맙소.”


하지만 시리우스가 곧바로 감사인사를 하고는 해리의 어깨를 톡톡 쳐서 그대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해리는 다시 시리우스를 따라 마법부 중심으로 향했다. 다시 분수 근처로 간 해리와 시리우스는 방향을 꺾어서 커다란 황금 문으로 향했다. 활짝 열린 황금문을 지나가자 네모난 홀이 나타났는데 홀 끝에는 스무 개 가량의 승강기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해리와 시리우스는 그중 하나에 줄을 서서 기다려 두 번째 차례에 승강기에 올라 탈 수 있었다.


“시리우스, 오늘은 조금 늦는다더니 생각보다 빠르네요?”

“아직 볼일이 끝난 게 아니거든, 청문회에 데려가야 할 사람이 있어.”


시리우스가 커다란 마법사 앞에 목소리만 들리는 여자에게 말했다. 시리우스가 손으로 해리를 가리키자 앞에 선 마법사의 어깨 옆으로 여자의 얼굴이 불쑥 튀어나왔다.


“아하- 해리, 오랜만이구나.”

“통스! 반가워요.”


해리가 반갑게 인사했다. 통스는 호그와트에 임시 교수로 일한적도 있고, 작년에는 퀴디치 월드컵을 보러 가는 해리를 호위하기도 했기 때문에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무슨 일을 했는데 청문회를 받는 거니? 어떤 나쁜 짓을 한 거야?”

“아, 그런 게 아니에요. 애-”


해리가 빙글빙글 웃으며 놀리는 통스에게 말하려 했지만 시리우스가 해리의 어깨를 쿡 찔렀으므로 황급히 말을 돌렸다.


“무것도 아직 몰라요. 가보면 알겠죠.”

“오호- 그렇구나.”


해리가 통스와 이야기 하는 동안 승강기는 7층, 6층, 5층을 지나 4층 신비한 동물 단속 및 관리부, 3층 마법 사고와 재난부에서 멈추더니 다시 2층 마법사 법률 강제 집행부에서 멈춰섰다. 승강기에 울리는 안내 방송이 마법 오남용 관리과, 오러본부, 위즌가모트 행정 사무국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내리자꾸나.”


시리우스의 말과 함께 해리와 시리우스와 통스, 그리고 두 명의 마법사가 승강기에서 내렸다. 그들은 이동하는 사람들을 따라서 육중한 나무문을 지나 작은 칸막이로 나뉜 장소가 나타났다. 오러본부 라고 씌인 부서 안에는 허리 높이의 칸막이로 구분된 책상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는데, 자유로운 분위기로 각자 업무를 보고 있었다. 턱을 괴고 깃펜으로 무언가를 끄적끄적 적는 사람부터 아예 다리를 꼬고 책상에 올린 채 모자를 얼굴 위에 덮고 자는 사람까지 다양한 형태로 오러들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시리우스, 일찍 왔군요.”

“아, 아직 출근 아니오.”


시리우스가 웃으며 말했다.


“볼일이 있어서 일찍 온 거라서요.”

“아하- 그러면 좀 이따가 말씀드리죠.”


해리는 시리우스를 따라서 사무실 가장 외각의 널찍한 자리 중 하나에 앉았다.


“미안하구나, 오러 본부는 늘상 붐비거든. 차 한 잔 마실래?”

“오, 감사해요.”


시리우스가 주는 찻잔을 받아 해리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옷을 갈아입지 않으셔도 괜찮으세요?”

“다른 부서면 망토로 바로 갈아입어야 하겠지만 오러본부는 괜찮을 것 같구나.”


시리우스가 차를 마시며 말했다.


“오러본부는 머글들의 마을에도 종종 출동 하니까 머글 옷을 입고 오는 경우도 꽤 있거든. 저기 보든씨를 보면 저분도 머글 옷을 입고 있지 않니?”

“어- 그렇네요.”


해리가 시리우스가 가리키는 마법사를 보며 말했다. 그는 체크무늬가 들어간 털 남방과 붉은색 멜빵을 물린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거기에 흰색의 무릎 위로 올라오는 기다란 니삭스를 신고 있었는데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이상한 조합의 옷차림에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아야만 했다.


“아침 일찍 와서 다행이지 한참 붐빌 때 왔으면 시간을 너무 끌릴 뻔 했구나.”

“왜요?”

“이걸 보렴.”


시리우스가 예언자 일보를 가리키며 말했다. 예언자 일보에는 연일 덤블도어 교수와 해리의 볼드모트를 무찌르기 위한 여정에 대한 기사들이 1면에 나오고 있었다.


“아직도 이러고 있구나.”

“이제는 쓸 말이 거의 없을텐테...?”

“뭐, 거의 재탕이란다. 조금씩만 다른 이야기를 반복해서 쓰고 있을 뿐이야. 그래도 판매 부수는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간다는구나.”

“실제 이야기는 거의 흘러나간 게 없어서 또 대부분 표면적으로 보이는 걸 창작한 거네요.”


해리가 기사를 읽으며 말했다.


“뭐, 청문회에서 덤블도어 교수님이 밝혀질건 다 밝힐 거라고 하셨으니 그때 되면 또 새 기사가 나오겠죠.”

“그래. 그러면.... 지금 가자꾸나. 십분 남았구나.”


시리우스를 따라서 해리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오러 본부에서 나왔다. 그들은 다시 승강기를 타고 가장 아래의 버튼을 눌렀다. 승강기는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가장 아래층에서 멈춰섰다. 승강기의 안내 방송은 “미스터리 부서입니다.” 한마디만이 흘러나올 뿐이었다.


“음 여기는 아마...”


시리우스가 새하얀 복도가 길게 나 있는 끝에 설치된 검은 문을 잠시 살펴보다가 왼쪽으로 돌아서 약간 걸어가니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여기다. 법정은 오랜만에 와보거든.”


해리와 시리우스가 계단을 죽 내려가니 석재로 마감된 기다란 복도가 나타났다. 복도 양쪽으로는 커다란 나무 문에 철로 덧대진 중세시대 성곽의 문 같은 방들이 주르륵 나열되어 있었다.


“법정 5호면 가장 큰 법정이거든? 아마 외부 증명을 하는 곳이라 특별한 마법이 걸려 있을거야.... 여기다.”


시리우스가 커다란 목재 문 앞에 서서 빗장을 확인했다. 해그리드의 주먹만한 자물쇠 위에 걸린 빗장에는 다 벗겨져가는 녹색 글자가 멋들어진 필체로 B1005 라고 쓰여 있었다.


“같이 들어갈 순 없단다. 안에 들어가서 조금 기다리면 네 자리를 안내 해 줄 거야.”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일 없을게다. 덤블도어 교수님도 오신다고 하셨다면서.”


시리우스가 웃으며 말했다.


“시간이 괜찮으면 집에 와서 식사 하실 수 있는지 한번 여쭤 보고 괜찮으면 함께 식사를 좀 대접해드리렴. 나는 점심때는 못 돌아갈 것 같거든.”

“알겠어요. 저녁때 봬요.”


해리가 살짝 목례를 하고 빗장에 손을 대니 자물쇠가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리고 빗장이 스스로 옆으로 옮겨졌다. 천천히 열리는 문으로 들어서니 횃불이 걸린 어두운 복도가 나타났다. 해리는 뒤쪽에서 쿵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두 번째 문을 열었다.


훨씬 작은 두 번째 나무문은 해리가 손잡이를 비틀어 밀어 여니 눈부신 빛과 함께 법정 안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5호 법정은 시리우스가 가장 넓다고 말한 것처럼 호그와트 연회장 수준으로 널따란 공간이었는데, 안에는 해리가 아는 현대적 법정이나 아니면 책에서 읽은 석재로 이루어진 중세의 법정과도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연회장에 가까운 넓은 공간 끝에는 타원형으로 관중석같은 기다란 목재 의자가 4층으로 늘어서 있었고 붉은색의 천으로 장식이 되어 있었다. 의자의 가운데는 6미터는 되어 보이는 커다란 대리석 단상이 있었는데, 그 전면에 알 수 없는 룬 문자와 장식이 음각되어 있었다. 단상과 의자와 함께 이어진 법정의 벽은 중후한 느낌의 목재 마감이 줄지어 장식되어 있었다.


법정의 천장은 마법부의 홀처럼 하늘처럼 꾸며져 있어서 따사로운 햇빛이 내려쬐는 가운데 바람이 선선히 불고 있었고 바닥은 원형 외각을 따라 윤이나는 검은색 목재 바닥이 깔려 있고 그 안쪽은 동그란 잔디밭이 넓은 운동장처럼 준비 되어 있었는데, 잔디밭에는 야트막한 나무도 몇 그루 심어져 있었고 꽃도 피어있어서 언뜻 보면 외부에 나와 있는 것처럼 착각을 할 정도였다.


해리가 잔디 밭 한 가운데를 유심히 보니 가장 커다란 나무 옆에 이미 몇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해리가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니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찰리!”

“해리, 왔구나!”


찰리 위즐리가 손을 흔들며 해리에게 다가왔다.


“오늘은 특별한 애니마구스가 온다고 해서 기다렸어. 안전에 대한 검사 총괄은 내가 할 예정이야.”

“안전에 대한 검사요? 다른 검사는 다른 사람이 하나요?”

“오- 당연하지.”


찰리가 웃으며 말했다.


“크게 네 가지 검사를 할거 야. 나와 하는 게 애니마구스로 변한 네 안전에 대한검사고, 정신적으로 온전한지 정신 검사도 할 거야. 그리고 범죄 기록에 대한 조사도 할 거고 마지막으로 네 애니마구스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해서 제한조건에 대한 협의를 할 거야.”

“절차가 꽤 많네요.”

“애니마구스는 모두 거치는 단계야. 다만, 네 경우는 조금 더 까다롭게 볼 것 같구나.”

“용이라서 그런가요?”


해리가 물었다.


“그런 것도 있지만-”


찰리가 말을 하다 목소리를 한껏 낮추고 해리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썩 맘에 안 드는 모양이야.”

“...누가요?”

“누구겠어?”


찰리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엄지손가락으로 뒤편의 커다란 대리석 단상 앞에 위치한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을 가리켰다. 해리는 그제야 그곳에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는데, 앉은 사람은 두 사람이었다.


둘 모두 해리가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는데, 그들은 해리를 발견하더니 자리에서 일어서서 해리에게로 다가왔다.


“오랜만이군, 포터.”

“안녕하세요, 퍼지 장관님.”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퍼지 장관에게 해리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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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나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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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불사조 기사단 - 제6장 선고 +1 23.06.12 151 4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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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불사조 기사단 - 제4장 첫 번째 청문회 +2 23.06.04 165 4 28쪽
» 불사조 기사단 - 제3장 마법부 +1 23.06.01 163 5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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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불의 잔 - 제30장 볼드모트의 부활 +1 23.05.21 157 3 33쪽
86 불의 잔 - 제29장 세 번째 시험 +1 23.05.21 150 3 46쪽
85 불의 잔 - 제28장 다섯 번째 호크룩스 +1 23.05.21 140 3 28쪽
84 불의 잔 - 제27장 불꽃과 소나기 +1 23.05.21 147 4 39쪽
83 불의 잔 - 제26장 두 번째 시험 23.05.21 149 3 27쪽
82 불의 잔 - 제25장 에메랄드 빛 비늘 +2 23.05.21 162 4 47쪽
81 불의 잔 - 제24장 애니마구스 +1 23.05.21 167 3 33쪽
80 불의 잔 - 제23장 크리스마스 무도회 +1 23.05.21 167 3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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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불의 잔 - 제21장 네 번째 호크룩스 +1 23.05.21 145 3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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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불의 잔 - 제18장 지팡이 검사 +1 23.05.21 144 4 29쪽
74 불의 잔 - 제17장 덤블도어 교수의 새로운 작전 23.05.21 145 1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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