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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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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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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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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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기사단 - 제12장 연심과 걱정

DUMMY

“좋아. 회복은 다 된 것 같구나.”


해리 몸의 모든 상처를 확인한 폼프리 부인이 말했다. 그녀는 상처가 흉이 지지 않도록 하는 크림 한통을 하루에 한번 바르라는 말과 함께 연회장으로 내려 보냈다.


해리는 환자복을 입은 채로 텅 빈 그리핀도르 기숙사로 돌아와서 속옷과 망토를 입었다. 그리핀도르의 침실은 어느새 집요정들이 깨끗이 닦고 치웠는지 핏자국 하나도 남지 않은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해리는 완전하게 평소로 돌아온 깨끗한 침실에 감탄하며 연회장으로 내려갔다. 이미 아침식사를 하러 온 아이들이 연회장에 북적거렸지만 해리가 나타나자 모두가 해리를 바라보다가 자기들끼리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해리는 그리핀도르 테이블에러 헤르미온느와 론을 찾아서 자리에 앉았다.


“해리! 몸은 이제 좀 괜찮니?”

“응. 폼프리 부인이 말끔히 고쳐 주셨어.”


해리가 망토의 소매를 걷어 아직 흉이 조금 남은 상처를 보여주며 말했다.


“일주일 정도 약을 바르면 흉도 다 없어질 거라고 하셨어.”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헤르미온느가 상처가 난 팔을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걱정 많이 했니?”

“헤르미온느는 거의 잠도 못 잤어. 도대체 무슨 일이니?”

“나도 정확하게는 모르겠어.”


해리가 구운 감자와 구운 닭고기를 덜며 말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기는 좀 그렇다.”


해리가 주변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힐끔거리는 아이들을 보며 말했다. 지니나 위즐리 쌍둥이 형제는 물론이고 다른 기숙사의 아이들까지 옆을 지나는 척을 하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납치당한 이야기를 할 정도로 부주의하진 않았으므로 해리의 말뜻을 알아듣고 두 사람도 식사에 집중했다.


“시간표가 나왔네.”


론이 시무스에게 시간표 세장을 받아서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한 장씩을 나누어 주었다.


“뭐, 매년 똑같지. 마법의 약 수업과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은 슬리데린과 들어. 약초학은 물론 후플푸프와 듣고...”

“오늘은 토요일이니까 오전에만 수업이 있어. 오늘 수업은... 마법의 역사 수업이야.”

“차라리 잘됐어. 한숨 푹 자서 쉴 수 있겠군.”


해리의 농담에 헤르미온느와 론이 웃음을 터트렸다.


“오- 너희들 여유가 넘치는데?”

“해리, 몸은 이제 좀 괜찮니?”

“응. 폼프리 부인이 치료 해 주셨어. 고마워, 프레드.”

“몸이 안 좋아서 수업을 빠지고 싶다면 언제든지 이야기 해. 꾀병용 과자세트를 완성했으니까. 네게는 필요한 과자라면 싸게 제공해 줄 수 있어.”


조지가 찡긋 하고 윙크를 보내며 말했다.


“그런 걸 누가 먹는다는 거야?”

“바로 너희들이지, 헤르미온느.”


프레드가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은 5학년이잖아.”

“그래서?”

“5학년 수업이 시작되면 곧바로 우리에게 꾀병용 과자세트를 팔아달라고 할걸?”

“O.W.L 때문에?”


론이 끼어들었다.


“맞아. 수업은 계속해서 힘들지. 시험은 다가오지 우리는 모두 정신이 나가버리는 줄 알았어.”

“다들 시도 때도 없이 울고, 짜증내고 화를 내고.. 심지어 물건을 던지는 녀석도 나왔지.”

“맞아. 패트리시아 스팀슨은 울다 기절도 했고 말야.”

“케네스 타울러는 온몸에 종기가 나기도 했지?”


프레드가 추억을 회상하며 말했다.


“그건 네가 그녀석의 잠옷에 불바독스 가루를 뿌렸기 때문이잖아.”


조지가 프레드의 기억을 일깨워주었다.


“아, 맞아. 그랬지.”


프레드가 씩 웃으며 말했다.


“특히 3학기는 악몽이었어. 시험은 다가오지 그래서 전부 잔뜩 긴장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어. 물론, 시험에 신경을 쓰는 애들만 말이야.”

“하지만 형들은 O.W.L을 세 개밖에 받지 못했잖아.”

“맞아. 하지만 우리는 성적을 받고 결과적으로 학문이라는 것과 전혀 관계없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로 했거든.”

“물론, 말해줄 생각은 없지만.”


조지가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너희들에게 약간의- 가격을 받는다면, 꾀병용 과자 세트를 제공할 생각이 있다는 거지.”

“우리는 필요 없어. 그리고 들고 있는 그게 혹시 전단지니?”

“맞아. 기숙사 벽보에 붙일 생각이야.”


프레드가 명랑하게 말했다.


“누구든지 선량한 수업을 빠지고 싶은 선량한 학생을 위해서 말이지.”

“너희는 그걸 붙일 수 없어.”


헤르미온느가 딱딱하게 말했다.


“누구마음대로?”

“나와, 론이지. 반장들은 교칙에 어긋나는 일들을 제지할 권한이 있거든. 너희들이 하는 행위- 승인받지 않은 음식들을 다른 학생에게 돈을 받고 제공할 수 없어.”

“나는 빼줘.”

“뭐? 언제 그런 규칙이 생겼지?”

“1800년대에. 허가되지 않은 말린 용의 육포를 먹고 두 명이 죽기 직전까지 배탈이 났거든.”


헤르미온느의 말에 두 쌍둥이 형제가 인상을 찡그리며 헤르미온느를 노려보았다.


“뭐, 좋아 다른 방식을 찾으면 되니까. 그러면 우린 먼저 사라질게.”

“붙이기만 해!”


쌍둥이 형제가 손을 흔들며 사라지고 나서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론은 마법의 역사 수업을 받기 위해서 교실로 이동했다. 빈스 교수는 교수진 중 유일한 유령이었기 때문에 바깥의 일이나 학생들의 사정 같은 건 전혀 관심이 없었다. 빈스 교수는 그저 시간표에 맞는 시간이 되면 교실로 들어와 마법의 역사를 순서대로 가르친 후 수업이 끝나면 교실에서 사라지는 것을 반복 할 뿐이었다.


해리는 마법의 역사 자체는 흥미로워 했지만 빈스 교수는 그저 느릿느릿 책을 읽고 끝나는 게 수업의 전부였으므로 마법의 역사 수업은 좋아하지 않았다. 해리는 빈스 교수의 수업 때는 몇 번이나 읽었던 마법의 역사를 다시 읽거나 다른 생각을 하곤 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론은 가장 뒷자리에 앉아서 간밤에 있었던 일을 조심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듣지 못하도록 조절해야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세 사람은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덤블도어 교수님이 이상 무슨 조취를 취하지 않으면 넌 죽을지도 몰라. 실제로 스네이프도 그럴 수 있었는데 그냥 널 놔준 거잖아.”


이야기 끝에 론이 내린 결론이었다. 두 사람은 론의 말에 동의했다. 특히나 헤르미온느는 ‘죽는다’ 같은 표현을 극도로 쓰기 싫어했지만 론이 한 말 만큼은 격하게 동의했다. 토요일 오후부터는 수업이 없었으므로 세 사람은 자유롭게 더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해리는 두 사람에게는 웬만한 일은 숨기고 싶지 않았으므로 스네이프와 퍼시와 있었던 나머지 일과 자신의 생각까지 모두 전했다. 두 사람은 해리의 생각에 동의하면서도 현재 상황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없어서 답답해했다.


“화요일에 덤블도어 교수님과 수업이 있다고 했지? 그때 여쭤보는 수밖에 없겠다. 뭐라도 네게 방법을 말씀 해 주실 거야.”

“그러길 바래야지.”


해리가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 참, 나는 약속이 있어서 먼저 가 볼게.”

“약속?”

“응 그럼 이따 저녁에 봐.”


론이 해맑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사라져버렸다.


“무슨 약속이지?”

“글쎄... 나도 처음 듣는데?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어쩌면 우리 둘이 시간을 좀 보낼 수 있게 자리를 비켜 준 걸지도...”


해리는 눈도 마주치지도 못하고 말하는 헤르미온느를 보며 혹시나 론에게 따로 부탁을 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잠깐 걸을까?”

“좋아.”


해리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헤르미온느에게 손을 내밀었다. 헤르미온느는 수줍어하면서도 해리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 어디로 갈까요, 공주님.”


해리의 말에 헤르미온느가 놀란 토끼눈을 뜨더니 꺄르륵 웃음을 터트렸다.


“호수로 가시죠.”


두 사람은 손깍지를 낀 채로 호숫가를 거닐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이야기나 농담들이 오갔지만 주제는 돌고 돌아서 결국 해리의 현 상태로 돌아갔다.


“저기 잠깐 앉아서 이야기 하자.”

“좋아.”


두 사람은 호숫가에 설치된 낡은 벤치에 앉았다. 아직 9월의 더위가 가시지는 않았지만 나무 그늘 아래로 들어가니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열기를 식힐 수 있었다.


“해리, 오해하지 말고 들어줬으면 좋겠어.”


헤르미온느가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네가 정말 좋아. 너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 물론, 나와는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아냐, 나도 그래.”

“응, 고마워. 그런데 요새 네 모습을 보면 너무 불안해. 어제도 봐. 어느새 어디로 사라졌다가 죽기 직전이 돼서야 돌아왔잖아.”


해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이야기를 하는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았다.


“그럴 때마다 너무 힘들어. 아무 일도 없을 줄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어디로 사라졌다가 거의 죽기직전이 돼서야 돌아오고...”

“나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냐. 너도 알고 있잖아.”


해리가 말했다.


“나도 이런 상황을 원하진 않았어... 상황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도 모르겠고.”

“알아, 널 탓하는 게 아냐.”


헤르미온느가 부드럽게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생길 때 마다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게 너무 힘들다는 거야. 차라리 내가 너와 함께 그런 일들을 겪었으면 좋겠어. 내가 모르는데서 널 잃는 걸 싫어...”

“네 말은 내가 무슨 일을 벌일 때 함께 너를 데려가 달라는 말이니?”“맞아. 이러다가 아무것도 모르고 네가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 그게 너무 무서워.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데 말이야.”

“아니, 그건 안 돼.”


해리가 딱 잘라서 말했다.


“네 말이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겠어. 하지만 안 돼.”

“하지만! 아직도 나를 어린애로만 보고 있는 거니?”

“그런 게 아니야.”


해리가 말했다.


“음.. 내 입장에서 이야기 해볼까? 나는 분명히 스네이프에게 죽을 수도 있었어. 너희가 우려하는 것처럼 말야. 그것도 두 번이나. 그런데 나는 분명히 살아나왔고,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 아마 내가 살아있어야 해서 그럴테지. 그렇지만 만약 네가 그 자리에 있으면 그들이 살려서 돌려보낼까?”

“그 정도로... 위험한 거구나?”

“내게는 아직까지는 위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너나 론을 데리고 갈 생각은 없어. 너희에게도 그럴 거라고 전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러다가 정말로.. 정말로 죽어버리면 어떡해!”


헤르미온느가 외쳤다. 울먹이던 커다란 갈색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작년에 온실에서 했던 얘기 기억하니? 내가 네게 마을 이렇게 들 쑤셔놓고, 마음대로 내 마음을 접게 하냐고 물어본 적 있지? 지금도 똑같아. 아니, 지금이 더 심해. 이렇게 마음 다 뺏어 가 놓고 멋대로 죽어버리면 평생 용서하지 않을 거야.”

“알아.”


해리가 말했다.


“미안, 너무 슬픈 이야기가 됐네..”

“아냐. 하고 싶은 말은 해야지.”

“있잖아, 해리 우리 엄마아빠와 만나 봤잖아? 네가 느끼기에는 어땠니?”


헤르미온느가 글썽이는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좋은 분들이셨어. 너를 정말로 사랑하시는 게 잘 느껴지더라.”

“이번에, 엄마와 아빠가 해주신 이야기 하시던 이야기가 생각났어.”

“무슨 얘기?”

“나는 어렸을 때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했어.”


해리는 추억에 잠겨서 말을 꺼내는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았다. 헤르미온느는 아직도 촉촉하게 젖은 눈을 하고 있었지만, 더 이상 눈물을 흘리려고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더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기 때문에 급하게 화제를 돌린 느낌이 들었다.


“내가 말하기에는 조금 부끄럽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머리가 꽤 좋았거든. 그래서 건방지게 군 적도 꽤 있었던 것 같아. 그러다가 어는 날 내가 심하게 이상한 말을 한 모양이야. 부모님은 날 때리거나 심하게 혼내신 적은 없었거든 하지만 그 날은 부모님이 화가 나셔서 나를 집으로 데려오셨어.”


그녀는 잠시 눈을 감은 채로 말했다.


“맞아. 아마 내가 미약하게 마법 같은 행동을 했을 거야. 그래서 더욱 그랬을 지도 몰라. 어쨌든 부모님은 나를 데려오셔서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물어보셨지. 나는 ‘그야 내가 특별하니까요’ 라고 대답했어. 참 못됐지.”

“어렸을 때였잖아.”

“그렇긴 해도, 나는 처음으로 부모님에게 잔뜩 혼이 났어. 그리고 그때 아빠가 말해주셨어. ‘사람은 누구나 특별하고, 누구나 평범하다’고. 또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특별학길 원하지만, 정작 특별해지면 평범함을 그리워한다’라고 말야. 나는 여태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근데 네가 이렇게 위험한 일을 계속해서 겪으니 느껴지더라. 차라리 평범한 학생이었으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야.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면서, 평범하게 데이트를 하고, 평범하게 졸업하는 그런 삶 말이야.”

“나도 그러고 싶어.”


해리가 말했다.


“나도 그래. 나도 평범하게 살고 싶어. 만약에 이번 일이 모두 끝나면... 함께 해보고 싶은 게 있니?”


그러나 그 순간 호수의 대왕 오징어가 뛰어올라 물보라를 일으켜서 헤르미온느의 대답소리를 지워 버렸다. 커다란 소리와 함께 호수의 물방울이 멋지게 흩어지며 무지개를 만든 대왕 오징어는 그대로 호수로 숨어버렸다.


“아하하, 못 들었니?”


후두둑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호수의 물방울들을 털어 내던 헤르미온느가 웃으며 물었다.


“응. 다시 한 번 말 해 줄래?”

“음- 싫어. 나중에 할래.”


헤르미온느가 혀를 쑥 내밀며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맛, 이거 호수의 물이 아닌가봐-”

“비가 오네. 빨리 들어가자.”


후두둑 소리를 내며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 들을 피해 두 호그와트로 뛰어서 들어갔다. 비는 순식간에 쏟아지기 시작해서 두 사람의 머리를 완전히 적셨다. 몸은 그래도 망토가 막아줘서 거의 젖지 않았지만 머리는 완전히 젖어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으므로 물기를 털기 위해서 호그와트 정문 옆의 처마에서 비를 피했다. 해리는 그래도 머리가 짧은 편이라 괜찮았지만 헤르미온느는 긴 곱슬머리가 완전히 젖었으므로 머리를 풀어서 물기를 짜내야 했다.


“아무래도 씻어야겠어....”


헤르미온느가 머리의 물기를 짜내며 투덜거렸다.


“응? 왜 그렇게 빤히 쳐다보니?”

“어- 아냐, 미안.”

“흐음....”


해리가 시선을 피하며 얼굴을 붉히자 헤르미온느가 눈을 가늘게 뜨며 짖궂은 표정을 지었다.


“오늘따라 시선이 따가운데?”

“미안, 미안.”

“이것 봐. 나랑 눈도 못 마주치고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 걸까?”


헤르미온느가 얼굴을 해리에게 들이밀며 말했다. 해리가 새하얀 얼굴을 바라보다 다시 고개를 돌려 버렸다.


“왜 그러는데에-?”

“그... 오늘따라 더 예쁘네...”


해리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사실 해리는 헤르미온느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었지만, 그녀를 이성적으로 느끼느냐 라고 묻는다고 하면 약간 고민이 들었다. 반대로 그렇게 느끼지 않느냐 라고하면 그건 또 아니지만, 아직은 앳된 얼굴과 모습에서 여성이라는 느낌 보다는 조카나 한참 어린 사촌동생 같은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익숙해져서 인지는 몰라도 오늘 따라서 특히 머리를 풀고 정리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설레는 것이 느껴졌다.


뭔가 이래선 안 된다는 죄책감과 함께 부끄러움과 설렘과 이 사람과 이 자리에 함께 있다는 행복 같은 게 한데 뒤섞여서 오묘한 감정이 밀려왔다. 과거에도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나이를 먹으며 점점 잊혀지고 닳아버렸던 감정이 새롭게 와 닿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오래된 상처에 굳은 흉터가 떨어지고 예민한 새 살에 손가락이 닿는 것처럼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 예민하게 가슴을 울리는 것 같았다.


“그... 그래. 고-마워.”


해리의 대답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헤르미온느도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서 시선을 피했다. 두 사람이 어색하게 머리의 물기를 터는 사이 빗방울은 더욱 거세져서 장대비로 변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저- 해리-”

“응? 니들 여기서 뭐하니?”


헤르미온느가 해리를 부르는 순간 호그와트의 벽에서 누군가가 얼굴을 내밀었다. 두 사람이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소리가 난 곳을 보니 피브스가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너희들 뭐 하고 있니?”

“비가 와서 피하고 있어, 피브스.”

“음- 둘 다 얼굴이 새빨간데.... 너희들....!”


피브스가 한껏 장난기가 어린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숨을 크게 쉬어 가슴을 크게 부풀리고 호그와트 안으로 들어갔다. 곧바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피브스의 목소리가 성 밖까지 들려왔다.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정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피브스는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여기보세요! 여기 학생 둘이 이상한 짓을 하고 있어요!”

“이런...”

“모두 이쪽으로 오세요!”

“빨리 도망가자.”

“좋은 생각이야.”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오른쪽에 난 복도를 통해서 자리를 벗어났고, 피브스의 외침에 플리트윅 교수와 엄브릿지 그리고 몇 명의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무슨 짓을 하고 있다는 거지?”


플리트윅 교수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피브스는 만족스럽게 사람들이 모이자 씩 웃으며 말했다.


“학생 둘이 비를 다 맞아 놓고 않고 비를 피하고 있었어요! 하하하하하하하.”


피브스의 말에 모인사람들이 한숨을 쉬거나 화를 내고는 뿔뿔이 흩어졌다. 그 모습에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서로를 보며 씩 웃었다. 두 사람은 그대로 그리핀도르 기숙사로 돌아가서 몸을 씻고 휴게실로 돌아왔다. 기숙사 휴게실에는 이미 많은 아이들이 갑자기 쏟아지는 비 때문에 돌아와서 자리에 앉아 있었다. 비가내리며 날이 선선해 졌기 때문에 아이들은 곱스톤을 하거나, 체스를 두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등 각자 할 일을 하고 있었다.


해리는 헤르미온느보다 훨씬 빨리 휴게실로 돌아왔는데, 간단히 몸을 씻은 해리는 여자아이들은 참 오래 걸린다는 생각과 함께 아직 반쯤 젖은 머리를 털며 기숙사 휴게실의 빈 의자에 앉았다. 그는 순간적으로 휴게실의 아이들이 자신을 힐끔거리며 쳐다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 생각 없이 의자를 뒤로 한껏 기대고 자리에 앉아서 기지개를 켰다.


“저- 포터?”


어떤 여자아이가 부르는 소리에 해리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 무슨 일... 이니?”

“안녕, 포터. 나는 시블리 페너 라고 해. 현재 3학년이야.”

“안녕, 페너. 무슨 일이니?”


해리의 말에 페너가 웃으며 말했다.


“혹시 지금 혼자니?”

“음... 지금은 혼자야. 왜 그러는데?”

“저- 혹시 그러면 내일 시간을 좀 내 줄 수 있니?”


페너가 말했다.


“내일? 무슨 일 때문에 그러니?”

“내일은 우리 3학년들이 호그스미드로 처음 가보는 날이거든. 그래서 너와 함께 가고 싶어.”


해리는 그제야 말뜻을 이해하고 이마를 감싸 쥐었다.


“오, 미안해. 네 말을 이제야 이해했어. 그러니까 내일 나와 외출을 하고 싶다는 뜻이지?”

“맞아.”


페너가 약간 수줍은 듯이 말했다.


“미안하지만, 그건 힘들 것 같아. 나는 그레인저와 만나고 있어. 미안하지만, 다른 아이와 외출을 할 생각은 없어. 미안해 페너.”


해리는 자신의 대답의 페너가 실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해리의 오산이였다.


“알아. 네가 그레인저와 사귀고 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어.”

“음 그렇게까지 다 알 필요는 없는데.”


해리의 말에 페너가 꺄르륵 웃음을 터트렸다.


“나는 다만 너도 다양한 사람을 겪어 보는 게 어떨까 제안 하는 거야. 나와 잠시 만나보면 네 생각이 바뀔 수도 있잖아?”

“뭐라고?”


해리가 그녀의 말에 놀라서 되물었다. 페너의 자신감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면서도 상대방이 불쾌하게 느낄 수 도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는 건지 싶을 정도로 성급해 보이는 말에 깜짝 놀랐지만 페너는 태연하게 눈을 똘망똘망하게 뜬 채로 해리를 쳐다보았다.


“페너, 미안한데 이건 대단히 실례되는 행동이야. 난 헤르미온느와 사귀면서 다른 사람을 만날 생각은 없고, 설사 만약에 내가 헤르미온느와 헤어진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과 만나는 동안 또 다른 사람을 동시에 만날 생각은 없어.”

“그러니? 조금 아쉽네.”


페너가 눈에 띄게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말해줘. 난 네가 마음에 들거든.”


해리가 뭐라고 대답할 새도 없이 페너는 뒤를 돌아 휴게실 반대쪽 구석으로 돌아갔다. 그곳에 있는 페너의 친구들이 무슨 대답을 들었는지 알기 위해 그녀에게 부리나케 말을 걸고 있었다.


“해리, 인기 좋은데?”

“오랜만이야, 안젤리나. 이게 무슨 일인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어.”

“뭐 기사가 난 후에 너는 완전히 인기인이잖아.”


안젤리나가 웃으며 말했다.


“고맙기도 해라. 하지만 네 고백도 받아줄 생각은 없어.”


해리의 빈정거리는 말에 안젤리가나 웃음을 터트렸다.


“나도 네가 썩 맘에 드는 건 아냐. 어쨌든 이번에는 그 일 때매 온건 아니니까 안심해.”

“좋아, 무슨 일이야?”

“퀴디치 팀에 대한 이야기야. 작년에 우드가 졸업했잖아? 그리고 나는 퀴디치 팀 주장이 되었어.”


안젤리나가 자신의 가슴에 달린 배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파수꾼이 현재 부재중이야. 그리고 재작년에 퀴디치 규칙이 바뀐 것 때문에 우리는 포지션을 다시 고민 해 봐야 해.”

“수색꾼의 가치가 대폭 하락했지.”

“맞아. 그래서 다음 주 금요일 다섯 시에 새로운 선수를 뽑기 위한 테스트를 열기로 맥고나걸 교수님에게 신청했어. 그리고 전날인 목요일 다섯 시에 모든 현재 선수들끼리 모여서 전략과 파수꾼 테스트를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 할 예정이야.”

“알았어. 꼭 참석할게.”

“좋아. 그럼 목요일 다섯 시에 퀴디치 경기장 그리핀도르 대기실로 와. 앞으로 어떻게 할지도 좀 생각해보고.”

“알겠어, 안젤리나.”


해리의 대답에 안젤리나가 웃으며 손을 흔들고 사라졌다.


“무슨 얘기야?”

“으악!”


해리가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벌렁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뒤를 돌아보니 헤르미온느가 장난기 어린 눈으로 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놀랐잖아-”

“깜짝 놀랄 일을 했니? 안젤리나와 무슨 얘기중이였어?”


헤르미온느가 해리의 옆에 의자를 끌어다 앉으며 물었다.


“우드가 졸업하면서 퀴디치 팀에 파수꾼이 부족하잖아? 그래서 새롭게 파수꾼을 뽑으려 하고 있어. 그 테스트를 금요일에 할 거고, 그 전날에 앞으로 퀴디치 팀의 계획이나 테스트에 대해서 회의를 할 거래.”

“오! 그렇구나! 맞아. 우드가 졸업했지?”

“응. 작년에 졸업했지. 그래서 파수꾼 자리가 비거든. 게다가 퀴디치 규칙도 바뀌어서 파수꾼 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졌으니까.”

“정말 그렇겠어. 그런데 해리, 고백은 무슨 소리니?”

“...응?”


헤르미온느의 말에 해리가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헤르미온느는 평온한 표정으로 해리에게 다시 한 번 말했다.


“안젤리나한테 말했잖아. 너도 고백할 거냐고.”

“어- 그게...”


해리가 말을 더듬으며 페너가 다가와서 자신과 외출을 가자고 했던 이야기를 모두 다 전했다. 해리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헤르미온느가 활짝 웃었다.


“와! 해리 인기 정말 많구나! 그래서 좋았니?”

“아냐, 바로 거절했어. 너랑 사귀고 있는 것도 알던데 실례되는 일이라고 했어.”


해리의 말에 헤르미온느가 눈을 가늘게 뜨며 해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해리를 빤히 쳐다보더니 흡족한 말투로 말했다.


“너무 완벽한 대답이라 오히려 의심스러워하면 안 되겠지?”

“말했잖아. 난 페너가 한 말이 우리에게 실례되는 말이라고 생각해. 딱 그 정도로만 말했어.”

“해리- 혹시 여기에 있나?”


헤르미온느가 뭐라 대답하려는 순간 기숙사 휴게실의 문이 활짝 열리며 위즐리 쌍둥이 형제가 들이닥쳤다.


“프레드? 무슨일이야?”

“해리! 여기 있었구나! 맥고나걸 교수님이 너를 찾고 계셔. 그리고 이걸 몰래 전해다 달라고 하셨어.”


프레드가 호주머니에서 커다란 루비 하나를 내밀며 말했다.


“우리가 줬다고 하면 안 된다고 하셨어. 곧- 이쪽으로 오실거야.”

“뭐? 그게 무슨 소리니? 이쪽으로 오신다면 왜 이걸-”


조지의 말에 해리가 의문투성이의 말을 물어보려는 찰나 다시 기숙사 휴게실 입구에서 맥고나걸 교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프레드가 해리의 손에 쥐어준 루비를 빼앗아 해리의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포터! 여기 있니?”

“이크, 교수님이다. 우린 사라져야겠어.”

“그게 교수님 명령이거든.”


프레드와 조지 쌍둥이 형제는 후다닥 기숙사 휴게실 구석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안젤리나와 앨리샤 스피넷을 찾아서 그 사이로 숨어들었다. 곧이어 기숙사 휴게실의 문이 활짝 열리더니 맥고나걸 교수가 들어왔다. 그리고 땅딸막한 사람이 한명 더 들어왔다. 유치한 분홍색 카디건에 분홍색 털실 모자를 쓴 두꺼비 같은 얼굴의 교수는 딱 한 명뿐이었다.


“엄브릿지...?”


해리가 놀라서 중얼거리자 엄브릿지의 한쪽 눈썹이 올라갔다.


“-교수님.”


덧붙인 말에 엄브릿지의 눈썹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좋아요. 이제 저와 학생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군요.”

“어- 네, 죄송합니다. 청문회 때가 기억나서요. 근데 두 교수님이 무슨 일이시죠?”

“큰일은 아닙니다. 어젯밤 포터군이 호그와트를 무단으로 이탈했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점수를 50점 감점하려고 합니다.”


엄브릿지가 매끄럽고 애교넘치는 말투로 말했다. 해리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에 머리가 아프려고 했지만, 소설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트집을 잡아서 불이익을 주려고 한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숙사 사감 선생님인 맥고나걸 교수님께서 포터군이 호그와트에서 무단으로 이탈한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정상참작이 이뤄져야 한다는 강력한 의견을 내 주셔서 그 증거를 확인하려고 합니다.”

“어- 무엇을 보여드려야 하는 거죠?”


해리가 고개를 갸우뚱 하며 말했다.


“갈비뼈 부러진 자리라도 보여 드릴까요?”

“포터!”


맥고나걸 교수가 해리의 말에 해리를 나무랐다. 하지만 해리는 그녀가 웃음을 참느라 입술을 씰룩이고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이 크게 실수하진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 아뇨, 학생의 알몸을 볼 정도로 교수는 한가하지 않습니다. 포터 군의 베개에 포트키 마법이 걸려있었다고 하던데 그걸 확인하려고합니다.”

“아- 잠시만요.”


엄브릿지의 말에 해리가 침실에서 베개를 들고 내려왔다. 엄브릿지가 베개를 받아들고 다시 맥고나걸 교수에게 넘기자, 맥고나걸 교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몇 가지 마법을 걸어 분홍색 연기가 피어오르게 하였다. 연기는 세 갈래로 갈라지더니 호그와트를 벗어나는 방향으로 흘러가다가 서서히 사라졌다.


“분명 포트키가 되었던 것 같군요. 고의성은 없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엄브릿지가 잔뜩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


“좋습니다. 포터군의 행동에 고의성은 없었다고 판단하여, 그리핀도르에서 20점만 감점 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뭐라구요?”


엄브릿지의 말에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동시에 외쳤다.


“고의성이 없는데 왜 기숙사가 벌점을 받아야 하죠?”

“학생은 누구죠?”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입니다. 그리핀도르 5학년 학생 입니다.”

“좋아요. 그레인저양, 포터군은 매사에 주의할 줄 알아야 해요. 가뜩이나 자신이 영웅처럼 보이기 위해서 애쓰고 있는 시점에선-”

“오, 그렇군요. 저는 침실에서 잘 때도 주의 했어야 하나보죠?”

“포터! 그만하거라.”


맥고나걸 교수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자신이 포트키를 설치하고 나갔다 왔을 수도 있으니까요.”

“교수님도 그만하시지요. 이만하면 이해 한 것 같으니까요.”


맥고나걸 교수의 만류에 엄브릿지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자신이 해리에게 벌을 준 것은 당연한 일이며, 온갖 역경을 뚫고 정의를 실행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고 해리의 마음속에서 경멸의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포터, 내가 부탁한 일은 다 됐느냐?”

“어-떤-”


해리가 대답하는 찰나 헤르미온느가 해리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오, 물론이에요. 교수님. 해리가 저에게 루비를 보여주면서 자랑까지 하더라구요.”

“그렇구나. 확인이 끝났으면 이제 내게 돌려주었으면 좋겠는데, 포터.”


해리는 그제야 무슨 소리인지 깨닫고 주머니에 들은 커다란 루비를 맥고나걸 교수에게 돌려주었다. 맥고낙걸 교수는 루비를 세심히 살피는 척 하더니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해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바쁠 텐데 신경 써 주느라 고생이 많았다. 그리핀도르에 20점을 주마.”

“뭐라구요?”


맥고나걸 교수의 말에 엄브릿지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해리는 완전히 상황을 이해하고 웃으면서 꾸벅 인사를 했다.


“자- 잠깐만요. 그 루비가 뭔데 학생에게 점수를 주시는 거죠?”

“오, 개인적인 물건이긴 합니다만 제게는 소중한 물건이라 서요. 작년에 애니마구스 수업을 해주다가 잃어버렸던 물건입니다. 애니마구스 수업을 하던 숲에서 잃어버린 것 같아 오늘 포터에게 되찾아 달라고 부탁을 했죠.”

“네. 그래서 아까 비를 맞고 들어오고 있었던 거예요. 피브스가 비를 잔뜩 맞은 학생 두 명이 있다고 외치는걸 보셨잖아요.”


해리의 말에 엄브릿지가 눈을 가늘게 뜨고 해리와 맥고나걸 교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하지만 해리와 맥고나걸 교수의 말 사이에 어떤 모순도 발견할 수 없으므로 더 이상 의심을 할 수는 없는 것 같았다.


“좋습니다. 그럼 돌아가도록 하죠.”


여전히 눈을 가늘게 뜨고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한 엄브릿지가 몸을 돌려서 그리핀도르 기숙사에서 빠져나갔고 맥고나걸 교수도 해리에게 윙크를 한번 한 뒤 기숙사 휴게실에서 나갔다.


“맥고나걸 교수님이 대처 해 주셔서 다행이야.”

“그러게. 잘못하면 기숙사 점수를 학기 첫날부터 깎아먹을 뻔 했어.”

“근데 이런 점은 의외로 둔하구나.”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교수님이 네게 그냥 루비를 주실 리가 없잖아.”

“네가 일찍 알아줘서 다행이야. 역시 넌 나보다 훨씬 머리회전이 빠르다니까.”


해리의 칭찬에 헤르미온느가 수줍게 얼굴을 붉혔다.


“뭐, 덕분에 잘 대처했어. 그나저나 이것 때문에 엄브릿지가 쓸데없이 열의를 불태우지 않아야 할 텐데...”

“열의를 불태운다고?”

“응. 아까 하는 이야기를 봐. 나보고 ‘영웅처럼 보이기 위해 애쓰는’이라고 하는 거 보면 나를 어떻게든 누를 작정이야. 그런데 자신의 교수 위치로도 누를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면 무슨 일을 할지...”

“맞아. 어제 연설을 생각하면 분명히 마법부로서 호그와트에 개입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거니까.”


헤르미온느도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는 시간이 약간 흐르고 장학사라는 직책을 달고 교수님들을 권력으로 누르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게 좋겠는데...”


하지만 해리의 걱정은 완전히 들어맞았다. 게다가, 해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엄브릿지는 맥고나걸 교수의 대처를 보고 분명 자신의 권력에 불만이 있는 게 분명했다. 다음날인 일요일 저녁, 호그와트의 각 기숙사 벽보에는 새로운 공문이 붙었다.


예상대로 엄브릿지는 호그와트의 장학사가 되었다. 일요일 아침 퍼지는 호그와트의 장학사 법률을 날치기로 통과시켰고, 그 법률로 엄브릿지는 다른 교수들보다 한 단계 혹은 몇 단계 위의 권한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해리가 기억했던 것과 달리 한달 가량이나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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