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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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주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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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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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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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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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AOM] 제17화 -네크로맨서(1)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2부 AOM] 제17화


엘프로드 엘론달이 말했다.


“우리가 꿈을 꾸고 있단 말인가······.”


절망.

그것도 가장 깊은 나락에서 한 줄기의 희망처럼 다가온 한 사내.


그는 닥치는 대로 엔데드 군단을 쓰러뜨렸다.

부서지고 깨진 해골들이 다시 재생되기도 전에, 한영은 다시금 언데드들을 깨부수었다.


죽었다가 살아난 언데드들을 죽이는 방법은 오직 두 가지뿐.

신성함이 깃든 공격은 불결함의 결정체인 죽은 자들이 재생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다른 하나는, 물리적으로 재생이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방법이었다.

예를 들자면, 지금의 한영처럼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


엘론달이 살아남은 엘프들에게 명했다.


“우리도 공격에 합류한다!”


한 사람의 등장은 엘프들의 마음가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불과 몇 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죽는다!’라는 각오였다면, 지금은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그들의 마음에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의지만으로 모든 게 해결될 수는 없었다.

한영의 옆으로 다가온 엘론달이 경고하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조심하십시오. 데스 나이트입니다!”

“데스나이트요?”

“생전에 소드 마스터의 경지까지 올라갔던 자들입니다.”


보통의 해골병사들과는 달리, 말을 타고 갑옷을 착용한 데스나이트를 보며 엘프 로드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엘프 중에서도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레인아트’라는 보우 마스터(Bow Master)가 있었다.

마나를 화살처럼 날리는 레인아트는 엘프들 사이에서 영웅이라 칭송받았다.

그런 레인아트를 도륙해버린 존재가 바로, 데스 나이트였다.

데스 나이트의 톱날 검에는 아직 열기도 빠져나가지 않은 레인아트의 피와 살이 뭉쳐있었다.


한영은 해골병사들을 차례차례 처치하며 데스 나이트에게로 다가갔다.

약 100보 정도 거리까지 다가오자, 데스나이트의 해골 말이 히이잉거리며 한영을 향해 튀어올랐다.

마치 잘 익은 수박을 단칼에 둘로 나눠버리려는 듯이, 한영의 머리 위까지 솟아오른 데스 나이트가 칼을 크게 휘둘렀다.


‘수엉-’


칼이 바람을 훑고 지나가는 소리가 아찔할 정도로 고막을 아프게했다.

엘프 로드가 외쳤다.


“조심하십시오!”


데스 나이트가 검은 점액질을 흩뿌린 것!

그러나 한영의 몸에 닿을 수는 없었다.


그의 몸을 감싸고 있는 투명한 막, 호신강기(護身剛氣)의 발현.

변측적인 공격을 가할 것을 미리 대비한 덕분이었다.


한영은 재빠르게 해골 말의 네 개의 다리, 그것도 정확히 관절부분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다리를 잃은 해골 말은 땅에 착륙하자마자 으깨져버렸다.


‘스스스스스스-’


데스 나이트가 기이한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켰다.

한영은 뒤로 물러서며, 엘론달에게 물었다.


“약점이 있습니까?”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벌어들이겠습니다!”


민첩성이라면 중간계에서 따라올 자가 없는 엘프들.

화살을 전부 소진한 엘프들은 보유한 두 자루의 단검 중 하나를 데스 나이트를 향해 던졌다.

목표는 정확히 각각의 관절들.


개중에는 빗나간 것도 있었고, 운 좋게 관절에 박힌 것들도 있었다.

데스 나이트의 움직임이 잠시나마 늦추어진 것을 확인한 한영은 공력을 폭발시키며 앞으로 뛰어갔다.


그리고는 빠르게 주먹을 10번 휘둘렀고, 각각은 궁극기술인 파열권기(破裂拳氣)가 되어 데스 나이트를 조각냈다.


*


“당신은 누구십니까?”


언데드 군단을 전부 해치우자, 엘프 로드는 가장 궁금했던 그 질문을 했다.


“모타 제국의 부사령관인 피스타 후작이라고 합니다.”


엘프는 눈이 좋고, 귀가 밝다. 그런 의미에서 엘프 로드는 소문에도 아주 밝았다.


“모타 제국의 소드 마스터는 르웬이라는 여성이 유일한 것으로 압니다만······.”

“최근에 모타 제국에 합류하였습니다. 자세한 건 가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치열한 전투와 잔인한 살육이 난자했던 전쟁터를 빠져나와 한영과 대붕금시조, 엘프들은 제3군단이 있는 아오니와 평원으로 이동했다.


한편, 르웬은 부대를 나눠서 인근을 정찰하고 있었다.

다섯 명씩 조를 이루었던 정찰병들이 속속들이 복귀하며 르웬에게 보고했다.


“공작 전하, 남하하는 길에 드워프들이 언데드 군단에 포위당해있습니다.” /

“록시타 평야에서 피르노시아 제국이 언데드 군단과 교전 중에 있사옵니다.” /

“핸텐트 제국군이 언데드 군단 교전을 하고 있사오나, 기세는 기울었나이다.” /

“노르아 제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찰병들의 보고는 한결같았다.

동서남북에서 인간, 드워프들이 언데드들과 결전 중이었고, 어느 한 군데 할 것 없이 크게 수세에 몰려 있었다.


르웬이 그나마 친분이 있는 드래곤인 블루 드래곤 사른다이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사른다이아가 드래곤임을 커밍하웃하기 전까지 그는 모타 제국에서 대 마법사로 살아왔기에.


“사른다이아 님, 힘을 빌려주시기를 청하옵니다.”

“창조주의 뜻도 너와 같겠느냐?”

“분명, 그러하실 것이옵니다.”

“좋다.”


드래곤 로드를 제외한 일곱 마리의 드래곤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

엘프들을 구한 한영이 돌아온 건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


드래곤들과 그들이 구한 여러 부대가 제3군단이 있는 아오니와 평원으로 속속들이 합류했다.


피해 규모로 따지자면 엘프들이 입은 피해가 가장 컸다.

7만으로 엘프의 숲에서 출발한 엘프 군단.

그러나 남은 건 고작 50여 명이 전부였고, 게다가 유일한 마스터인 레인아트까지 사망한 상황.


드워프도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8만의 군세는 절반으로 꺽여 있었고, 인간들의 4제국 역시 끔찍할 정도로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


그들의 증언은 똑같았다.

팽팽했던 언데드 군단과의 대치는 한 존재의 등장으로 180도 역전되었다.


엘프 로드가 말했다.


“그 자가 나타나면서 악몽이 시작되었습니다. 그자는 죽은 자들을 부활시켰고, 우리 병사들이 쓰러지면 그들 역시도 언데드로 만들어버렸습니다.”


한영은 그 존재를 만난 적이 있었다.

시체를 조종하는 강령술사.


한영이 물었다.


“이곳 아룬탄덴트에 네크로맨서의 수는 얼마나 됩니까?”


200살까지 산다는 드워프 중 가장 연장자인 드워프 군주와 700세의 수명을 자랑하는 엘프 중 가장 지혜롭다는 엘프 로드가 동시에 답했다.


“네크로맨서가 뭐요?” /

“그런 존재는 들어보지도, 본 적도 없습니다.”


이에, 4,000년을 산 드래곤 로드 블레이단이 말했다.


“네크로맨서가 흑마법으로 죽은 자들을 조종하는 자라면, 제 짧은 삶에서 한 번 본 적이 있사옵니다.”


가장 완벽한 생명체인 드래곤.

이러한 드래곤도 기억을 잊을 수 없다는 숙명을 안고 살아가야 했으니, 블랙 드래곤 블레이단은 자신의 삶 중에서 가장 참혹했던 그때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대악마 루시엘이 더갓이 만든 지상계를 침범하려고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드래곤 역시 부모에 의해 태어나는 생과 사의 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었으니, 블레이단이 해츨링이던 시절, 그는 마계대침공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루시엘의 지상계 침공은 그의 부하들인 악마들이 직접 출몰하는 것 외에도, 지상계의 존재를 현혹시키는 양방향적으로 이루어졌다.


4천 년의 수명이 보장된 드래곤이라 할지라도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블레이단의 부모였던 블랙드래곤 ‘블라이큰’은 자신이 자연으로 돌아갈 날이 머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이는 최강의 생명체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루시엘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너에게 영원히 죽지 않는 특별한 힘을 주겠다.’


모든 선택에는 흑과 백이 존재한다는 말처럼, 블라이큰은 죽었음에도 소멸되지 않는 ‘영생’을 얻었지만, 루시엘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다.


‘죽여라. 죽여서 너의 군대를 만들어라. 그리하여 나의 세상이 열리도록 맞이하라.“


무차별적인 살인귀 네크로맨서가 된 블라이큰을 막아선 건 드래곤들이었다.

블라이큰이 보유하고 있던 원래의 힘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막강했고, 루시엘의 각인으로 어둠의 힘마저 쓸 수 있게 되자 가히 절대적이라 불릴 만큼 강해져있었다.


드래곤들이 전부 힘을 합하여 블라이큰을 막을 수는 있었으니, 아룬탄덴트 대륙에 서식하는 드래곤들의 수가 반으로 줄어버린 것 역시 그때의 일이었다.


드래곤 로드 블레이단이 어렵사시 말을 꺼냈지만, 스토리 작가인 한영의 머릿속은 이런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다.


‘과연, 이게 다일까?’


네크로맨서가 된 드래곤.

그가 가진 무언가가 중요한 열쇠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영은 나백수가 다시 로그인하기만을 기다렸다.


*****

윤진용의 모래시계는 이미 뒤집어져 있었다.

마법의 시대 베타 테스트 기간을 3년으로 설정해놓기는 했지만, 언제 회장이 자신을 경질할지 모르는 상황.


그랬기에 재빠르게 새로운 테스터들을 모집하고 있었고, 한편으로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테스터인 나백수를 압박했다.


한바탕 꾀병 투쟁을 한 덕분에, 숙소에서 잠깐의 평화로운 휴식을 취하고 있던 나백수.

윤진용은 그런 나백수를 찾아갔다.


“실장님 오셨습니까?”

“몸은 좀 어떻습니까?”

“머리가 많이 아파서. 곧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좋아지셔야죠. 모든 것에는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책임 말입니까?”


윤진용은 나백수와 체결한 테스터 계약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가진 자들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협박이었다.


“이런 식으로 테스트를 지연시킨다면, 계약서에 명시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제법 정중한 투로 말하긴 했지만, 이는 목에 칼을 들이미는 것보다 더 심장을 조여왔다.


계약서에는 명시된 위약금 조항.

「테스터를 도중에 포기하거나 테스터로 인해 일정에 막대한 차질을 일으키는 경우, 을(나백수)은 갑(유엔더블유)에게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소, 소, 손해 배, 배상이요?”

“그 액수가 어느 정도가 될 것 같습니까?”

“······.”

“평생, 아니지. 당신이 10번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고 해도, 그래서 숨만 쉬면서 일한다고 해도 다 갚지는 못할 겁니다.”


나백수는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무선 이어폰의 남자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저는 유엔더블유에게 빚이 있습니다. 반드시 검권천하를 되찾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당신을 위험하게 만든다면 저는 100번이고 다른 방법을 찾을 겁니다.


나백수는 윤진용과 무선 이어폰의 남자가 자신을 걱정하는 입장이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이와 동시에 마음이 굳어졌다.


총괄기획실장, 아니 유엔더블유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람을 사람처럼 보지 않는다.

내가 살 방법은 어떻게든 여기를 빠져나가는 방법뿐이라는 걸!


나백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윤진용에게 말했다.


“알았습니다요. 다시 테스트에 참여하기 앞서, 하나만 부탁드려요 되겠습니까요?”

“말씀하세요.”

“스토리북을 보고 싶습니다. 스토리를 이해하고 있으면 테스트를 더 잘 할 것 같기도 하고······.”

“그 얘기는 들었습니다. 가져다달라고 지시해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언제부터 다시 테스트를 하시겠습니까?”

“스토리북만 다 읽고 바로 하겠습니다.”


윤진용이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관리팀 한 명이 나백수에게 마법의 시대 스토리북을 전했다.


나백수는 한 글자도 빠짐없이 전부 소리내서 읽었다.

무선 이어폰의 남자가 들을 수 있도록.


작가의말

자꾸 펑크내서 죄송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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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3부 판타지] 제2화 -희생 21.04.16 460 13 12쪽
142 [3부 판타지] 제1화 -의형제들 +2 21.04.15 457 13 12쪽
141 [2부 AOM(완결)] 제28화 -천국과 지옥(2) +2 21.04.14 450 13 13쪽
140 [2부 AOM] 제27화 -천국과 지옥(1) 21.04.13 442 13 12쪽
139 [2부 AOM] 제26화 -작별 +4 21.04.12 439 14 13쪽
138 [2부 AOM] 제25화 -탄로 21.04.11 451 14 12쪽
137 [2부 AOM] 제24화 -활성화(2) 21.04.10 450 14 12쪽
136 [2부 AOM] 제23화 -활성화(1) 21.04.09 448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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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2부 AOM] 제21화 -생과 사 21.04.07 465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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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 AOM] 제17화 -네크로맨서(1) 21.04.04 487 13 12쪽
129 [2부 AOM] 제16화 -탈출 21.04.01 468 13 12쪽
128 [2부 AOM] 제15화 -지상 최강의 부대 +2 21.03.31 487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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