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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slaa
그림/삽화
리건
작품등록일 :
2020.11.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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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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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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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문묘에 바친 논단 (3)

판타지 소설로 송나라 역사를 배우다!




DUMMY

그런 논의를 하면서 밥을 먹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식사를 마치고 한강은 장전 댁에 인사를 하고 나왔다. 때마침 초경 2각을 알리는 북소리가 둥둥둥 울렸다. 후세의 시간으로 따지면 저녁 9시가 넘었을 때이리라. 진주라면 성안이건 밖이건 벌써 깜깜했을 것이다. 별빛이나 달빛에 외에는 빛이라곤 없을 것이고 밤 고양이 소리만이 거리를 맴돌 뿐 야경꾼이나 순라 외에는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도 없을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곳 불야의 동경성은 이제 막 시끌벅적해지는 시간이었다.


첨수항 일대는 동경성 안에서도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소첨수항만 해도 거진 백 개에 이르는 기생집이 있어서 매일 밤 화류계를 찾는 사람들이 수천 명씩 드나들었다. 그 부근에 숲을 이루고 있는 술집이나 점포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거리에 내걸린 등불은 대낮처럼 밝았고 사람은 물밀듯이 몰려나와 왁자지껄 요란했다. 소첨수항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는 가느다란 대나무처럼 휘어지듯 굽어지듯 끊이지 않고 유유히 흘러나왔다. 골목 안을 돌아보니 문마다 초롱불이 높이 걸렸고 그 밑으로 사람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람들이 하나, 둘 한강을 지나쳐 골목 안으로 총총 걸어갔다.


아직 초경이라 가는 사람보다 오는 사람이 더 많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말을 빌려 타고 왔다. 한강이 말을 빌려 타기에 몹시 편한 시간이었다.


말 위에 올라앉아 세마꾼과 별 대수롭지 않은 말을 나누기도 하고 한편으로 시끌벅적한 시가지를 바라보기도 했다. 밥을 먹으러 온 사람, 거리 구경을 나선 사람, 좌판을 벌여 놓은 사람 등 사방이 모두 사람 천지였다.


며칠 동안 밤마다 볼 수 있었던 동경성의 다채로운 밤 풍경이었으나 한강은 볼 때마다 감개무량했다. 천 년 후 동경성의 이런 야경과 비길 수 있는 곳은 몇몇 대도시 정도였고 보통 도시라면 도심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몇 개에 불과했다.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천랑성(시리우스)이 주변 등불 빛에 눌려 희미해졌으나 여전히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었다. 다른 별들은 천랑성보다 빛의 크기가 작아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고대는 천문과 지리는 함께 거론되곤 했다. 이 당시의 이론에 따르면 하늘의 별자리와 땅의 영역은 서로 대응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천문을 공부하려면 먼저 지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었다. 한강은 지리학 수준은 뛰어났지만, 천문학이라면 별자리 이름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한강은 후세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 천랑성을 보면 큰개자리가 생각이 났다. 그 옆에 있는 사냥꾼좌(오리온자리)를 보면 그 주변에 붉게 빛나는 별이 삼수2(알닐람)인지 삼수4(베텔게우스)인지 생각이 안 났다. 다만 사냥꾼좌 중앙에 있는 세 개로 이루어진 띠별을 복록수(福禄寿) 삼성이라고 부른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났다.


‘중국의 성도(星圖)가 서방으로 전해져 고대 그리스의 사십팔 성좌를 중국의 삼원 이십팔수(三垣二十八宿)로 바꿨으면 좋겠다.’


한강은 고개를 꺾어 등불 빛에 가려진 무궁한 창공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다시 고개를 숙이고 현실로 돌아왔다. 이제 자신의 관신은 확정되었으나 왕소 쪽에는 문제가 생겼다. 지금은 이천 리 밖 진봉 경략과 병마부총관을 상대해야 했다.


허나 그 일이 어렵지는 않지!


두순경과 이사중은 미쳤다. 한강은 지금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다.


한강은 하황 전략에 걸림돌을 놓은 진봉 경략사에 대해 그 이유를 알았지만, 그들이 내세우고 있는 이유가 그렇게 터무니없을 줄은 몰랐다. 두순경의 방법은 정말 똑똑하지 않았다. 삼백 리 강변에 있는 황무지가 겨우 일 경 사십칠 묘라니 그게 미친 게 아니고 뭐냔 말이다!


왕소의 입에서 나온 만 경 황무지 밭이 사실은 일 경 사십칠 묘였다는 것은 이사중의 뻔뻔함과 두순경의 어리석음이 빚어낸 거짓말이었다. 사람을 업신여겨 겁주고 살 떨리게 만들려는 의도였고, 그 의도가 먹힌다면 왕소는 군주를 속였으니 만 번 죽어도 그 죄를 갚지 못하게 될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거짓말은 눈 밝은 사람을 속일 수는 없었다. 너무나 쉽게 꿰뚫어 볼 수 있는 것이라 한강은 그들이 그렇게 미친 게 우스울 뿐이었다.


그러나 또한 한강은 거짓말이 천 번 반복되어서 진리가 될 수는 없지만 서너 번 반복으로 사람을 세뇌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았다. 단지 그 말을 누가 하느냐에 달렸을 뿐이다. 그는 전생이건 금생이건 그런 일을 경험했다. 조욱 신변에 있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그렇게 말한다면 아무리 대송 천자라도 천 리 밖을 내다보거나 터럭같이 작은 일을 꿰뚫어 볼 수는 없다. 조욱이 믿어버리면 왕소의 결말은 좋을 수 없을 것이고 자신도 그와 더불어 불운의 길을 걸을 것이다.


허나 조욱 신변의 사람이 대합창하는 와중에라도 약간의 잡음만 생기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왕소는 조욱이 친히 발탁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가 쓴 ’평융책‘은 제일 먼저 조욱의 책상 앞에 올라갔고 그것을 읽은 조욱이 좋은 책략이라 생각해서 왕안석에게 건네주었다. 조욱은 왕소의 성공을 바라고 있었다.


인간적인 입장에서 황제는 다른 사람이 하황 개척 전략에 험담을 늘어놓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다. 사람은 자기가 생각한 것만 듣고 싶고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왕소를 공격하는 소리가 들려도 누군가 그와 다른 소리를 내기만 한다면 조욱은 망설이게 될 것이고 결단을 쉽게 내리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반드시 확인하려고 진주로 사람을 파견할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왕소는 완충할 시간을 벌게 되어 두순경과 이사중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차분하게 반박할 상주문을 올릴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천자의 눈과 귀인 진봉 주마승수 유희석은 당연히 천자의 물음을 받게 될 것이고 별다른 일이 없다면 왕소 편에 서서 말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단 두 진영이 서로 자신들이 옳다고 싸우게 되면 짧은 시간 안에는 결과가 나올 수 없고 왕안석까지 끌려 나와 지켜보게 된다면 이번 파문은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제 정호와 장전에게 달렸다. 그들이 파벌 싸움을 벗어나서 왕소를 위해 시간을 벌어줄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한강은 손가락으로 말 안장에 대고 톡톡톡 소리가 나도록 두들기고 있었다. 세마꾼은 말을 빌려 탄 어린 관원이 싶이 생각에 빠진 것을 알고 입을 다물었고, 말고삐를 가볍게 흔들어 앞으로 가며 길을 안내했다.


한강은 정호와 장전의 인품을 믿고 안심할 수 있었다. 요 며칠간 두 사람의 성격을 파악한 대로라면 그들은 양심을 버리면서까지 두순경의 말에 눈 감고 있지 않을 것이다. 설사 그들이 왕소를 지지하지 않는다 해도 공익을 생각하고 중용의 도리만 지켜주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조정에서 공정하게 땅을 측량해줄 사람만 왕소에게 파견해 주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반 변법파가 균수법과 청묘법을 한목소리로 반대하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왕안석 반대파들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하나는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이었고 다른 한 부류는 이념이 달라서 논쟁하는 사람들이었다. 그 두 부류를 하나로 묶어 똑같은 사람들이라 분류하면 안 될 것이다.


이익 때문에 투쟁하는 자들은 대부분이 거대한 토지를 소유한 사대부와 종실 그리고 동경성 안에 있는 부호 상인들이었다. 청묘 대출은 그들이 이자놀이로 얻는 수입을 빼앗아 갈 것이고 몰락한 농민에게 싼값으로 토지를 거둬들일 기회도 없앨 것이다.


균수법은 경성 안에 있는 대부호 상인들이, 특히 상인 동업조합의 행수들이 이제껏 누려왔던 독과점 체제가 무너지게 되니까 반대하고 있었다. 이제까지는 자기들 만이 동경성 안으로 물건을 들여와 팔았기에 굉장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청묘 대출과 균수법은 그들이 누리고 있던 특혜를 빼앗아 갈 것이라 그들이 극도로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이념을 가지고 싸우는 사람들은 이익을 두고 백성과 다투는 게 맞지 않다고 진심으로 믿는 유생들이었다. 그들은 조정이 백성과 이익을 다투는 일은 체면을 잃는 문제라 생각했고 청묘대출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자를 받아서는 안 되고 받더라도 아주 적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념 문제로 투쟁하는 사람들은 극히 적긴 했으나 모두 명망이 드높은 사람들이었다. 장전과 정호도 그들 중 하나였고 장재까지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


한강은 그들이 그렇다는 것이 그리 놀랍지 않았다. 장재는 유학의 종사였고 병사에 정통했고 천문지리까지 섭렵했지만, 재정과 국가 통치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예전 장재와 제자들은 어떻게 하면 점점 극심해져 가는 토지 병탄을 막고 주나라 때의 정전제를 회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했다. 한강도 그 현장에 있었고 그때는 귀를 쫑긋 세우고 완전히 몰입해서 들었다. 정호와 정이는 장재 학파와 관점이 다르고 차이가 있었으나 조나라 제도를 무조건 숭배하고 받드는 것은 똑같아 정전제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었다.


한강은 웃음이 나오려 했다. 정전제라니!


유생들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보지도 않고 고대의 제도와 주나라의 예절을 회복하는 것만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주나라는 상고 시대부터 내려오는 예절과 제도를 완전히 구현하고 있으니 나는 그 주례를 따르고자 하노라(鬱鬱乎文哉, 吾從周)’는 공자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를 뿐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상고 시대는 일 리의 땅 구백 묘를 우물 정자 모양으로 나누어 공전(公田)의 유무에 따라 여덟 가구 혹은 아홉 가구에 나누어 주었다. 지금의 형세에서 보면 (한치도 손해 보려 하지 않는 이 마당에) 누가 평민들에게 똑같이 분할해 줄 그만한 땅을 내놓으려 하겠는가?


그것은 그만두더라도 숨겨놓은 땅만이라도 속속들이 찾아내 세금을 부과할 수만 있다면 거기서 얻는 세수만으로도 액수가 상당할 터였다.


두 파벌이 변법을 반대하는 이유는 달랐으나 집중한 목표는 하나였으므로 같은 줄기에서 뻗은 곁가지처럼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변법 반대를 합창하고 있었다. 장전과 정호 같은 이상주의자는 자기들 뒤에서 은밀하게 흐르고 있는 이익 투쟁은 보지 못하고 오로지 이상을 향해 앞으로 달릴 뿐이었다. 사람이 옳바르고 명망이 높으니 대중이 그들의 말을 무조건 믿기 쉬웠다. 그러면 이익 투쟁을 하는 계층은 그들의 뒤에 몰래 숨어 변법을 공격하는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고 있었다.


한강은 이익 투쟁을 하는 사람들과는 어떤 타협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니 문언박이나 여공필이 왕안석이 찬성하는 하황 개척에 관해 좋게 말해줄 거란 기대는 아예 걸 수가 없었다. 하황을 개척하는 일이 그들의 이익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고 오히려 왕안석의 지위만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장전과 정호는 논리로 설득이 가능했다.


‘군자는 의를 알고 소인은 이익을 안다.’


한강은 작은 소리로 웃었다. 이번에는 성인의 말씀이 맞았다.


길에서 시간이 지체되지 않아 한강과 이소육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역참에 도착했다.


그들이 막 문에 들어서자 역승이 달려 나오더니 한껏 웃음 띤 얼굴로 허리를 숙이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한 관인 오셨습니까? 식사는 하셨습니까? 주방에 일러 음식을 내오라 할까요?”


한강은 의아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 성남 역참을 관리하는 역승은 공손하게 굴기는 했으나 오늘 밤처럼 허리와 무릎을 꺾을 정도는 아니었다. 앞서 유내전 시험을 치르고 정식으로 관신을 받았을 때도 이렇게 색다르게 굴지는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청안에 앉아 있던 관원들이 자기를 쳐다보는 눈빛도 모두 예사롭지 않았다. 혹은 부러워하고 혹은 질투하고 있었다.


“누가 다녀갔습니까?”


한강은 그 이유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역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 장의 명첩을 건네주었다.


“하나는 왕 대삼에게서 온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장 노원외(老員外:실직이 없는 나이든 관원))께서 직접 오셔서 건네주고 갔습니다.”


왕 대삼! 한강도 놀랐다. 명첩을 건네받아 보니 위에 올려진 봉투에 과연 왕안석이라 쓰여 있었다. 참지정사의 명첩이 왔으니 성남 역참의 역승이 공손하고 조심스럽게 구는 건 당연했다.


다른 한 장은 장유 것이었다. 보아하니 그는 동경에 오기까지 느릿느릿 오래 걸린 것 같았다. 동경성에 들어오는 모든 관원이 성남 역참에 머물렀으니 장유가 이곳으로 자기를 찾아온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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