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미국-아프간 전쟁 3
세라핌이 지휘봉으로 인근 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길을 통하여 물자 보급이 될 예정이다! 우리는 이 보급 부대를 호위하는 임무를 맡을 것 이다! 작전은 오늘 20:00 시작된다!"
용병 부대에는 단안 야시경이 몇 개 있었고, 덕분에 야간에 탈레반보다 우위를 점하고 교전할 수 있을 것 이었다. 물론 야시경의 갯수는 한정되어 있었기에 전원이 야시경을 쓸 수는 없었다. 성호가 야시경을 구경하며 수군거렸다.
"미군 특수부대 녀석들은 이거보다 더 좋은 4안 야시경 쓰겠지?"
상훈이가 단안 야시경을 껴보고 말했다.
"4안 써봤자 무겁기만 할걸! 짧게 치고 빠지는 작전도 아닌데 단안이면 충분하지!"
단안 야시경도 생각보다 무거운 편이었다. 그리고 야시경은 성호와 상훈에게 지급된게 아니었기에 경력이 더 많은 다른 용병들이 쓰게 되었다. 에른스트 파이퍼와 콜린 녀석이 부대에 지급된 M73C 기관총을 쓰게 되었다. 에른스트 파이퍼는 기관총 사수가 된 것이 반갑기는 했지만 실망한 표정으로 M73C을 바라보았다.
'이 탄걸림 심한걸 어디서 구한거지?'
콜린이 수군거렸다.
"우리도 좋은 무기 주지..."
세라핌은 실망한 표정의 용병들을 바라보았다.
'이런 흘러빠진 기열 녀석들...'
세라핌이 결국 비장의 무기를 보여주었다.
'저...저것이 RPG!'
세라핌이 외쳤다.
"로켓탄은 저렴하지만 발사관은 매우 비싸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콜린이 궁시렁거렸다.
"소말리아 해적들도 쓰는걸로 생색은...악!!"
세라핌이 콜린의 대가리를 쳤다.
"무기가 저렴하다고 얕보면 안된다!! 조만간 M-72 LAW도 보급받을 것 이다!"
성훈이 물었다.
"악! 질문을 해도 될지 허가를 받아도 되는지 여부를 궁금해해도 되겠습니까!"
"뭔가!"
"M-72 LAW는 한 발 당 가격이 얼마입니까?"
"15달러 정도 된다!!"
그리고 세라핌은 GPS 수신 장치를 보여주었다.
"이것도 값나가는 장비이니 조심하도록!!"
참고로 미군 녀석들에게 주워들은 바에 의하면 탈레반들도 GPS 수신 장치와 군용 노트북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상훈이 한국어로 수군거렸다.
"우리가 탈레반보다 무기가 안 좋은 것 같아."
세라핌이 외쳤다.
"거기! 외국어로 사담 금지!"
잠시 뒤, 깎아지르는듯한 절벽을 좌측에 끼고 보급품을 잔뜩 실은 차량들이 좁은 길을 따라 전진하기 시작했다. 잘못했다간 절벽을 타고 차량이고 뭐고 다 굴러떨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차량에서 나오는 헤드라이트가 인근을 비추었다. 성호는 곳곳을 두리번거렸지만 만약에 적이 매복해있다면 먼저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을터였다. 상훈이 중얼거렸다.
"제발 오늘 살아돌아가게 해주세요!"
성호는 자신의 허리춤에 달려있는 4개의 구식 수류탄을 확인했다. 이 상황에서 기습을 당하면 모신나강으로 쏴봤자 잘 맞지도 않을터였다.
'이거 제대로 터지긴 하겠지? 설마 훈련용 수류탄은 아니겠지?'
한참을 가는데 성호는 어디선가 번쩍이는 예광탄이 날아오는 것을 목격했다.
드드득 드드득 드득
용병들은 모두 바로 엎드렸다. 세라핌이 고함쳤다.
"2시 방향 기관총!! 사격 실시!!"
세라핌이 사격 준비를 하며 무전을 보냈다.
"여기는 타이거 1-2! 23-7-12 에 적 매복!! 집중 사격을 받고 있다!! Taking fire!!"
에른스트 파이퍼 또한 적의 예광탄이 보이는 곳으로 M73 기관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드드득 드득 드드득
하지만 파이퍼가 쏘던 M73 기관총은 이내 탄이 걸리고 말았다
'이런 시발!!!'
한편 성호는 차량에서 좀 떨어진 바위 뒤에 엎드리고 엄폐한 다음 탈레반을 향해 모신나강을 발사했다.
탕!
허공으로 총알이 날아갔다. 어차피 이 거리에선 맞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 때, 탈레반이 발사한 총알이 앞에 있는 바위에 정확히 맞았다.
퍽!!!
성호는 혹시나 해서 모신나강에 자신의 철모를 씌우고 바위 위로 슬쩍 올려보았다.
탕!
철모가 선명하게 총알 자국이 남은채로 바닥에 떨어져서 놔뒹굴었다. 성호가 잽싸게 철모를 주워쓰며 외쳤다.
"저격수다!! 저 새끼 야시경 있어!! Take over!!!(엄폐해!!) Take over!!!"
반대편에 깎아지르는 듯하게 비탈이 심한 산등성이 여기저기서 기관총, 소총, 기관단총 등이 이 쪽으로 불을 뿜고 있었다. 탈레반 새끼들은 산개한 상태에서 개인 플레이로 이 보급로를 향해서 공격을 하고 있었던 것 이다. 총알이 근처에 나무에 맞을때마다 나무들이 조각조각 파편이 나서 떨어졌고 바위에도 총알 자국이 남았다.
쉿! 쉬잇! 쉿!!
용병들 머리 위로 나무 파편이 떨어졌다. 캐나다 출신 다니엘이 머리를 감싸고 외쳤다.
"홀리 쉿!!!"
성호는 기어간 다음 다른 바위 옆에 자리를 잡고는, 모신나강을 머리 위로 들어올린 채로 발사했다.
탕!
옆에 있는 가시나무에 탈리반이 쏜 총알이 박히는 소리가 들렸다.
퍽!
대가리 위, 좌측, 우측 그냥 사방팔방에서 총알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모신나강보다는 좋은 총을 받은 상훈은 차량 바퀴 옆에 엎드린 상태로 L85A1을 발사했다.
탕! 탕! 탕! 탕!
한 7발 정도 발사했는데 탄이 걸려버렸다.
'이런 시발!!'
그 때, 세라핌이 무릎을 꿇고는 탈레반의 기관총이 불을 뿜는 곳으로 RPG-7를 발사했다.
푹-슈우웅!!
연기를 뒤로 내뿜으며 날아간 로켓탄은 반대편 산기슭에서 폭발했다.
쿠과광!!
엄청난 연기가 뭉개뭉개 올라왔고 탈레반의 기관총 사격이 멈췄다. 비록 탈레반 기관총 사수는 작살이 났지만 다른 쪽에 있던 탈레반들은 여전히 이 쪽으로 총을 발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능선 넘어 있던 탈레반이 박격포를 발사했다.
퍼엉!! 쿠과광!!
다행히 박격포탄은 다른 골짜기 쪽으로 떨어졌지만, 박격포탄은 단 한 발이라도 효력사로 여기 정확히 때린다면 그냥 다 전멸일 것 이다. 세라핌이 외쳤다.
"전부 차량에서 떨어져!!!"
다들 차량으로부터 엉금엉금 기어가서 최대한 멀리 몸을 엄폐했다. 세라핌이 외쳤다.
"헬기 지원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참고로 헬기 지원이 오려면 교전을 시작한 시점부터 30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탈레반이 RPG-7를 쏠 준비를 했다.
"알라흐 아크바!!(알라는 위대하다!!)"
푹-슈우웅!!!!
로켓탄은 용병들이 있는 길보다 한참 위쪽에서 폭발했다.
퍼버벙!!!
비록 로켓탄을 정통으로 맞지는 않았지만, 가시나무와 바위 파편들이 사방팔방으로 떨어졌다.
'으아아악!!!'
그 때, 어디선가 헬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트드등 트드등 트드드드등
"살았다!!!"
"아파치다!!!"
하늘 위에서 아파치 헬기가 이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탈레반은 벌써부터 능선 너머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세라핌이 외쳤다.
"Fire!!!(사격해!!!)"
용병들은 능선 너머로 튀는 탈레반들에게 사격을 하기 시작했다.
따닥!! 딱!! 따닥!
탕!!! 탕!!
아파치 헬기 조종사가 탈레반이 도망치는 능선으로 머리를 움직였고, 그 방향을 따라 30mm 체인건이 자동으로 움직였다. 아파치 조종사 시점에서는 화면 검은색 배경에 흰색에 탈레반들이 꾸물거리면서 능선 너머로 달아나는 것이 보였다.
"무장하고 있는 적 포착. 능선 너머로 도망가고 있다. 병력 최소 20 이상. 교전하겠다."
아파치의 교전 요청이 허가를 받았다.
"교전 요청 확인. 교전하라."
"알겠다. 교전하겠다. 목표물 다수. 최소 25. 교전 돌입하겠다."
아파치 헬기 조종사는 탈레반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헬파이어 미사일을 발사했다.
쿠과과광!! 쿠과광!!!
제일 먼저 도망가던 탈레반들이 엄청난 폭발 속에서 산산조각 났다. 그리고 M230E1 30x113 mm 체인건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따다다닥 따닥 따닥
아파치 헬기 조종사는 마치 화면을 바라보며 게임이라도 하듯 꾸물거리며 달아나는 탈레반을 향해 체인건을 긁었다. 탈레반들이 달려가던 곳 여기저기서 작은 폭발이 팝콘 터지듯 일어났다.
따다다다닥 따다다다닥
다른 탈레반들과 상당히 멀리서 달려가고 있던 탈레반 쪽으로도 체인건을 긁었다.
따다닥
화면 속에는 탈레반이 더 이상 달려가지 못하고 꿈틀꿈틀 기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아파치는 도망가던 탈레반들에게 남김없이 체인건을 긁었다.
따닥 따닥 따닥
아파치 헬기 조종사는 머리를 이곳 저곳으로 돌려보았다. 도망가던 탈레반들은 모두 시체가 된 상태였다. 아파치 헬기는 능선 너머도 살펴보았다. 탈레반들이 타고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축들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다수 적 사살. 전부 명중."
이 광경을 보고 용병들이 환호했다. 캐나다 출신 다니엘이 외쳤다.
"시발 존나 재밌네!!!"
그렇게 아파치의 지원을 받은 덕분에 용병들은 무사히 보급 차량들을 호위하고 돌아갈 수 있었다. 아까 전 탈레반이 발사한 RPG가 폭발해서 가시 나무 파편을 맞은 녀석들을 제외하고는 피해가 없었다.
성호는 보급 차량에서 물건을 내리는 임무까지 완료한 다음 군용 텐트로 돌아와서 자신의 철모를 살폈다. 아까 전 탈레반 저격수가 발사한 총알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근거리에서 맞으면 별로 쓸모도 없겠군...'
성호는 동료 용병들과 함께 통조림을 까먹기 시작했다. 오늘은 그래도 모래 폭풍이 없어서 모래가 안 들어간 통조림을 먹을 수 있을 것 이다.
'존나 맛 없네...'
저 쪽에서 미군 세 명이 모여서 뭔가를 하고 있었다. 상훈이가 수근거렸다.
"미군한테 가서 MRE 좀 달라고 할까?"
왠지 미군 짬밥이 더 맛있을 것 같았다. 그 때 미국 출신의 콜린이 말했다.
"가지마. 저 새끼들 지금 &&&한다."
성호는 콜린이 말하는 것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게 뭔데?"
콜린이 담배를 피우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대마초. 저 새끼들 대마초 피운다고."
"대...대마초? 그거 불법 아니냐?"
콜린이 말했다.
"당연히 불법이지! 근데 몰래몰래 다 피워!"
캐나다 출신 다니엘이 말했다.
"미군 저 새끼들 30프로 정도가 마약하다 온 새끼들이야. 5프로 정도는 마약 팔다 온 새끼들이고."
미군에 있었던 콜린 녀석이 말했다.
"우리 부대에는 마약 팔다가 사람 죽일 것 같아서 입대한 새끼 있었어. 사람 죽일거면 기왕 애국하면서 죽이고 싶다나? Fucking Bull shit"
성호는 군 시절 겪었던 여러 또라이들을 떠올렸다. 외국 또라이 새끼들은 자신이 겪었던 사이코 선임이나 고문간들과 레벨이 다른 것 같았다.
"미군은 군대 부조리 이런거 없을 줄 알았는데."
콜린이 말했다.
"옆 부대에 여군 하나 돌림빵 놓은 사건 있었는데 가해자 새끼들 하나도 처벌 안 받았어."
"니들은 용병 왜 온거냐?"
다니엘이 말했다.
"내 아버지가 어릴때부터 날 두드려팼지. 결국 내가 그 새끼를 두드려팼는데 이러다 진짜 죽일 것 같아서 군대로 튀었어."
"난 탈레반 죽여보고 싶어서."
"내 선조가 전쟁 영웅이었거든. 그래서 나도 게임 말고 실제로 전투해보고 싶더라고."
다들 이유를 말하는데 성호는 왠지 등록금이 필요했다는 이유를 솔직하게 말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이 새끼들 완전 또라이들이네...'
그 때, 고용되어 근무하는 아프간 주민과 아프간군이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저들은 저렇게 하루에 다섯번인가 기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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