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배우로 전직을 명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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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2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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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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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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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 오디션 - (3)

DUMMY

얼떨떨했다.

동시에 기뻤다.

솔직히 기쁘지 않다면 거짓말이리라.

하지만 동시에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갑자기 왜?


“갑자기 이렇게 말씀드려 놀라셨죠?”


옆에 있던 지은에게 정곡을 찔렸다.

지은은 배시시 웃으며 책상 위에 있던 태블릿을 가져왔다.


“사실 이거 때문이에요.”

“이건?”


이윽고 떠오른 화면은 나도 익히 아는 것이었다.

너튜브.

정확히는 연주가 운영하는 너튜브 [박바위] 채널이다.

몇 번 더 지은의 손가락이 움직이고. 하나의 영상이 떠올랐다.


“여기 나오는 이 영상에 나오는 사람 지혁 씨 맞죠?”


지은이 가리키는 영상은 당시의 사고 영상이었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총기 강도 사건의 영상.

그 영상의 중심에는 바로 내가 있었다.


“네, 저 맞습니다.”

“역시!”


담담한 대답에 지은과 감독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나는 둘의 모습에 집중할 수 없었다.


‘대체 이걸 언제 올린 거야?’


얼핏, 아주 얼핏 영상을 올린다는 말을 들은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바로 얼마 전에 들은 걸로 기억하는데.

설마 그걸 이렇게 빨리 올라올 줄이야.

가장 충격적인 것은 조회수였다.


‘아직 하루가 지난 것도 아닌데.’


영상이 올라온 시간은 겨우 4시간 전.

고작 4시간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도, 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100만, 200만을 넘어 어느덧 300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실은 합격 통지와 더불어 이 영상과 관련하여 지혁 씨께 몇 가지 여쭤보고 싶은 사항이 있어 이렇게 다시 부르게 되었습니다.”

“실례지만 어떤 사항이신지.”

“혹시 특수 훈련을 받은 경험이 있으십니까?”

“네, 있습니다.”


감독의 동공이 크게 확대되었다.

하긴 쉽게 익힐 수 없으니 당연한 반응일까 싶지만, 내게 있어선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기대감이 잔뜩 어린 감독을 바라보며 나는 한 마디 덧붙였다.


“특수부대에서 8년간 근무하고 중사로 전역하였습니다.”

“특수부대라면··· 특전사 말씀입니까?”

“네, 707특수임무부대에서 근무하였습니다.”

“707!”


감독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익히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옆에 있던 지은에게서도 반응이 흘러나왔다.


“707이라면, 그 유명한 특수부대 아니에요? 우리나라 정예 중에 정예라는?”

“혹시 근무 당시 보직이 어떻게 되십니까?”


지은과 감독이 동시에 물어온다.

어쩐지 분위기가 묘해졌다.

잘하면 당장이라도 영화를 찍자는 말이 나올 것만 같다.


“707은 대테러 및 특수 비밀 작전 등을 수행하는 부대입니다. 세부사항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비밀임무수행 및 특수살상무술 교관으로 복무하였고, 아크부대 파병 도중 사고로 전역하게 되었습니다.”

“사고라면···”


돌연 감독의 목소리가 살짝 흐려졌다.


“파병 당시 대테러 임무 수행 도중, 폭발에 휘말려 부상을 입고 전역하게 되었습니다.”

“···저런.”

“그, 지금은 괜찮으세요?”

“후유증으로 이따금 통증이 발생하지만 그 외에 생활하는 데 지장은 없습니다.”


나는 솔직하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굳이 숨길 필요도 없을뿐더러, 숨긴다고 숨겨질 사실도 아니었으니까.

감독의 눈빛에 이채가 스쳤다.


“무사하셔서 천만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한 가지 더 확인하고 싶습니다만.”

“네.”

“단검술을 조금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감독은 물론 지은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마치 어린아이와도 같은 반응이다.

다행히 크게 어려운 부탁은 아니었다.


“네 알겠습니다.”


대답과 동시에 나는 곧바로 주변을 살폈다.

당장 단검이 없으니 단검 비스름한 것이라도 찾으려던 것이었지만.


“아, 여기요!”


옆에 있던 지은이 불쑥 무언가를 들이밀었다.

놀랍게도 내겐 너무 익숙한 물건이었다.

군용 단검이었다.


“소품용이긴 하지만 위험하니까 조심하세요!”


솔직히 정말 놀랐다.

소품 퀄리티 한번 좋다.

손에 그립감이 착 감기는 게, 이것저것 다듬으면 실전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다소 위험의 여지는 있겠지만, 지금의 내겐 좋은 일이었다.

이걸로 준비는 끝났다.


“시작하겠습니다.”


***


꿀꺽.


절로 마른 침이 넘어갔다.

차성우는 정지혁이 단검을 쥐는 순간 느낄 수 있었다.


‘이 사람 진짜다.’


단검술.

단검술은 단검을 쥐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프로와 일반인은 여기서부터 큰 차이를 보였다.


해머 그립.

마치 주먹을 쥐듯 손잡이를 쥐는 형태로, 찌를 때 취하는 자세인데, 이는 칼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하수들이 잡는 자세다.

하지만 정지혁이 잡은 자세는 전혀 달랐다.


‘제대로 세이버 그립으로 잡고 있어.’


세이버 그립.

칼을 쥘 때, 엄지손가락을 펴서 손잡이를 받쳐주는 자세로 주로 벨 때 사용하는 자세다.

단검술을 제대로 배운 프로들은 나이프 파이팅 시작 시에 이 세이버 그립으로 시작하여 찌르는 순간에, 해머 그립으로 자세를 바꾼다.

지금 눈앞에 있는 정지혁이 딱 그랬다.

차성우는 좀처럼 감탄을 감출 수 없었다.


‘자세도 완벽해.’


당장 세이버 그립만 해도 훌륭하지만 비단 세이버 그립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보폭, 나이프를 잡지 않은 손, 어깨너비와 시선 등등.

그 모든 것들이 하나도 모나지 않고, 완벽함을 이루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어느 영상의 자세보다도 완벽한 자세다.


샤삭!


단검이 순식간에 허공을 갈랐다.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한번,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한번.

그리고 오른쪽과 왼쪽을 반복하여 수평으로 한번, 그리고 그대로 찌르기.

일련의 동작을 수행하는데 1초 남짓이 소요됐다.


이 동작이 세 차례가 넘게 반복되었다.

몇 번이고 연속으로 이어진 동작을 확인하고 나서야, 너무 빨라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크라브 마가다!’


이스라엘 군대에서 현재까지도 실제로 사용되는 실전 살상 무술.

한국에선 다소 접하기 힘든 무술이지만, 그 실전성과 효용성이 굉장히 뛰어나 미국과 유럽에도 널리 전파되어 사용되는 무술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아주 간혹 사용되는 무술이 지금 눈앞에서 그대로 재현되었다.

차성우가 놀란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찌를 때는 해머 그립으로 바뀌었어!’


정확히 찌르는 타이밍에 해머 그립으로 자세가 바뀌고 찌르고 나서는 곧바로 세이버 그립으로 되돌아간다.

어설프게 배운 것이라면 아마 자세를 바꾸는 도중에 칼을 떨어뜨렸을 것이다.

반면 정지혁은 단검을 떨어뜨리기는커녕 오히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자세가 바뀌었다.


완벽함은 단검을 휘두르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단검이 움직일 때 더욱 완벽했다.

자세야 이루 말할 것도 없고, 휘두를 때의 눈빛이나 기세만으로도 몸이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날 정도였다.


꿀꺽.


절로 마른침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이 사람이라면!’


할 수 있다.

그동안 미처 찍지 못했던 일련의 장면을, 부족했던 완벽함을 확실하게 채울 수 있다.

차성우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장면이 오갔다.

머릿속에 이미 정지혁이 펼치는 액션으로 가득했다.


“···독님?”

“네, 네!”


간신히 목소리가 귀에 닿았다.

차성우는 황급히 머릿속의 상념을 털어냈다.


“좀 더 보여드리면 될까요?”

“아, 아닙니다. 정말 잘 봤습니다. 방금 그거 크라브 마가 맞죠?”

“네, 맞습니다.”


정지혁의 눈빛이 의외의 기색을 띠었다.

설마 알아볼 줄은 몰랐다는 표정이다.

입가에 호선을 그리며 차성우는 머릿속으로 결론을 내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는다.’


벌써 좀 전의 오디션의 결과는 온데간데없었다.


‘할 수 있다.’


단번에 자신이 생겼다.

그와 함께라면 저예산의 한계를 뛰어넘을 액션 영화를 만들 자신이.

차성우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정지혁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


“정지혁 씨.”

“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차성우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영화감독을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던 환한 미소가.


***


“후아.”


집에 돌아온 나는 곧바로 소파 위로 쓰러졌다.

하루 만에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단역, 그것도 조연 못지않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역을 얻은 것은 분명 기쁜 일이었지만, 하루가 기쁜 일로만 가득하지는 않았다.

하루 중엔 고단한 일도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고단한 것은 차성우로부터 이어진 수라에 대한 작품 설명이었다.


“설마 그렇게 말이 많은 타입이었을 줄이야.”


크라브 마가를 보여주고 나서 감독, 차성우의 눈빛은 완전히 바뀌었다.

오디션 때의 심드렁한 표정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인지, 차성우는 나를 보며 끊임없이 작품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물론 좋은 말이었다.

이제 막 배우의 길을 걸으려 하는 내게 있어서 그의 말은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분명히 도움이 되는 말이다.

거기에 자신이 시간을 내서 연기 지도를 해줄 테니 하루에 한 번씩 자신을 찾아오라는 말까지 해주니 고맙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만 문제는.


“같은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문제지.”


그렇게 이어진 작품 설명이 5회를 가볍게 넘어갔다.

오죽하면 옆에 있던 작가, 심지은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정도였다.

덕분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피로감이 적지 않았다.


띠링!


“···조금만 쉬자.”


솔직히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연달아 울리는 스마트폰은 내게 휴식조차 주지 않았다.


띠링!


“그래, 알았다 알았어.”


결국 깊은 한숨과 동시에 손이 움직였다.

이윽고 잠금이 풀린 화면이 옆으로 넘어가며, 새로운 화면이 떠올랐다.

익숙하면서도 아직 낯선 화면, 보은이다.


벌떡.


나는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맞다, 임무!”


지금 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아직 확인해야 할 것이 남아있었다.

나는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 임무 [수라]를 완수하셨습니다. -

- 보상으로 1000코인이 지급됩니다. -


“됐다!”


임무는 무사히 완료되었다.

마냥 불가능하다고 느껴졌는데, 막상 이렇게 단역 이상의 배역을 얻는 데 성공하니 굉장히 뿌듯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더없이 멀게만 느껴졌던 배우의 꿈이 성큼 다가온 것만 같은 기분이다.


- 현재 구입 가능한 추천 상품이 있습니다. -


“추천 상품?”


단번에 호기심이 일었다.

이전에 구입했던 ‘몰입’의 덕을 면접에서 톡톡히 본 덕에 더욱 기대가 컸다.


“바로 확인해볼까?”


이윽고 손가락이 다시금 스마트폰을 두드린 순간.


- 추천 상품을 표시합니다. -

- 현재 구입 가능한 추천 상품은 ‘카테고리 해방권’입니다. -


- 카테고리 해방권 -

설명 : 현재 잠금된 카테고리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해금할 수 있습니다.

* 가격 : 1500코인(추천으로 인한 특가)


“···응?”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문자 나열이 화면을 뒤덮었다.


작가의말

벌서 12월이 되었습니다.

겨울이 한 발짝 깊게 다가와 날씨도 급격히 추워지고 바람도 쌀쌀해졌습니다.

차가운 겨울 날씨에 주의하시어 편찮으신데 없는 따뜻한 12월이 되시길 바랍니다.

항상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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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Act 15. 제의 - (2) +13 20.12.09 15,435 298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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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Act 11. 불청객 - (1) +18 20.12.05 15,995 299 12쪽
10 Act 10. 첫 촬영 - (2) +20 20.12.04 16,638 323 17쪽
9 Act 9. 첫 촬영 - (1) +20 20.12.03 17,141 318 17쪽
» Act 8. 오디션 - (3) +12 20.12.02 17,120 320 11쪽
7 Act 7. 오디션 - (2) +19 20.12.01 17,352 332 14쪽
6 Act 6. 오디션 - (1) +13 20.11.30 17,843 330 11쪽
5 Act 5. 뉴스 - (2) +12 20.11.29 18,225 328 12쪽
4 Act 4. 뉴스 - (1) +21 20.11.28 19,283 345 15쪽
3 Act 3. 튜토리얼 - (3) +21 20.11.27 19,555 379 15쪽
2 Act 2. 튜토리얼 - (2) +26 20.11.27 21,580 351 16쪽
1 Act 1. 튜토리얼 - (1) +25 20.11.27 26,040 38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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