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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잇감
작품등록일 :
2021.03.18 21:52
최근연재일 :
2021.05.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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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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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8화

DUMMY

가죽이 단단하고 질기다 해서 내부까지 그럴까?


“크아아아악-!!!”


그에 대한 의문은 괴물이 지르는 비명으로 해소되었다.

녀석은 동전이 붉게 달아오르며 타오르자 끔찍한 고통을 느꼈는지 바닥에 쓰러졌다.

발목에서 연기와 함께 살타는 냄새가 풍기는 걸 보니 괜스레 미안해질 정도였다.


“성호야 지금이다! 정수리만 집중적으로 때려!!”

“어? 정수리를....?”


제일 단단한 두개골을 때리라는 내 말에 성호가 멈칫했다.

나는 그런 그에게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검을 들어 그대로 녀석의 정수리를 내리쳤다.


퍼억!!


“꾸어어억!!”


역시나 다른 부위를 때렸을 때와는 확실히 반응이 달랐다.

녀석의 신체 중 유일하게 단단하지 않은 부분이 두 눈과 바로 저 정수리였다.

과거에 그 정보를 얻기 위해 꽤 많은 동료들이 죽었기에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다.


“형! 비켜! 후읍...!! 하아압!!”


뒤늦게 다가온 성호가 부서진 방패 파편으로 괴물의 정수리를 내리쳤다.

역시 이번에도 효과가 만점이었다. 고작 두 대 맞았다고 해서 벌써 반들반들한 정수리가 붉게 물들어 버렸다.


“오! 이 자식 반응이 바로 오는데? 형이 이래서 다리를 망가트리자고 한 거구나!! 높이를 맞추려고!”

“알았으면 말할 시간에 때려!! 이 자식이 일어나는 순간 우리 다 죽는 거야!”

“형님들! 저도 돕겠습니다!”

“캉캉!!”


과연 눈치가 빠른 김서진답다.

보스가 멀쩡할 때는 벽에만 붙어 있던 자식이, 녀석이 무력화되니 신이 나서 몽둥이를 휘둘렀다.

뭐, 그래 봤자 절미가 휘두르는 멍멍 펀치에 반도 안 되는 위력이었지만.


퍼억!! 퍼억!!


한 대 두 대, 그리고 어느새 벌써 수십 대!


“끄어어..... 바, 바투나....”


어떻게든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괴물이 이제는 멍하게 풀린 눈으로 반항 자체를 포기했다.

아니, 어쩌면 반항을 포기한 게 아니라 정신 줄을 놓은 것일지도 모른다.

머리통을 그렇게 많이 처맞았으니까.


“말을 할 거면 한국어로 해 이 새끼야!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뭐 어쩌라고!!”


나는 눈이 스르륵 감기며 천천히 쓰러지는 녀석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이미 날이 많이 상했던 내 검이 뚝하고 부러질 정도로 강하게 내리친 공격이었다.


퍽!!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괴물 수집 능력으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추가적인 능력치가 부여됩니다.]


그 순간 눈앞에 떠오른 여러 개의 알림이 떠올랐다.

씨익 웃으며 말없이 일행들을 둘러보니 그들 또한 나와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 * *



힘들었던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나와 일행들은 괴물이 사용하던 방에서 편안히 잠을 자고 오후가 되어서야 눈을 떴다.

2구역 준보스급 괴물이 리젠되는데 5일이란 시간이 걸린다는 걸 알기에 부릴 수 있는 여유였다.


“형, 그럼 이제 우리 뭐해요?”

“일단 배부터 채우고 옆방에 있는 괴물들을 정리하자. 서진아, 식량.”

“예! 형님들!”


1층에서 가져온 식량 가방을 열자 다양한 식품들이 들어 있었다.

텁텁한 건빵이 아니라 고소하며 달콤함이 느껴지는 초코바부터 시작해 탄산이 가득한 음료수까지!

이게 도대체 얼마 만에 먹어보는 식사다운 식사인지.

우리는 누가 훔쳐 먹기라도 하는지 순식간에 2인분씩 해치워 버렸다.


“하아.... 이제야 살 것 같다.”

“저도요. 1구역에서는 서진이가 매일 건빵만 줘서 목이 텁텁했는데 이렇게 먹으니 진짜 살 거 같네요.”

“크흠! 형님들 그건 제가 그런 게 아니라 조폭 녀석들이.....”


만족감에 내가 차오른 배를 만지며 잠시 누워 있자, 서진이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가까이 다가왔다.


“왜?”

“형님, 죄송하지만 이런 식으로 매끼를 먹으면 5일도 못 버틸 거 같습니다. 조금 아껴 먹어야 할 거 같습니다.”

“5일이라.... 안 그래도 식량이 더 필요하다고는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짧네. 서진아, 혹시 주변에 식량은 없냐?”

“제가 어제부터 확인해봤는데 아직은 찾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초반 구역인 2층이라면 약탈자들이 이미 전부 털어갔을 확률이 높다.

그 녀석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식량이 제일 중요했으니.


나는 김서진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배를 채웠으니 원래 계획대로 우루스를 잡을 예정이었다.

우루스는 일반 괴물들이니 지금쯤 어제 죽었던 녀석들까지 모두 리젠되었을 거다.


“아! 형, 그런데 나 방패가 없는데 괜찮을까?”

“일단 굴러다니는 몽둥이를 써. 위로 올라가면 방패로 쓸만한 것도 나올 거야. 그때 새로운 방패를 구하면 돼.”


1구역에서 검 두 개를 챙겨왔지만, 어제 하나가 부러지는 바람에 양보해 줄 검이 없었다.

나를 따라오던 성호는 방패가 없기 때문인지 표정이 불안해졌다.

그에 반해 나는 오히려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어제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약탈자들에게 도망치느라 지친 상태도 아니었고, 레벨업까지 하며 더 강해진 상태가 아니던가.


“크르르....!!”


창고와 연결된 탕비실로 들어가 사무실과 연결된 문을 열자, 우루스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녀석들은 포악한 괴물답게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어제처럼 넓은 곳에서 싸울 필요는 없어. 문으로 들어오는 새끼만 집중적으로 때려. 그건 쉽지?”

“그런 거라면 또 내 전문이지!”

“형님! 헤헤, 저도 그런 거라면 자신 있습니다!”


2구역의 구조물은 절대로 파괴되지 않는다는 규칙.

그 규칙을 이용하니 괴물들이 상대하는 게 너무나 쉬웠다.

녀석들은 좁은 문이 답답한지 몽둥이를 휘둘러 부수려 시도했지만 어림도 없는 짓일 뿐이다.


“형, 생각보다 더 쉬운데?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형이 휘두르기만 하면 얘들이 픽픽 쓰러지네.”

“맞습니다, 형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건 착각이 아니었다. 정말로 내 검에 맞은 녀석들은 버티지 못하고 픽픽 쓰러졌다.

하지만 그게 어제 올린 레벨 덕분만은 아니다.


‘그 사람이 쓰레기라고 하도 욕해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더 쓸만한데?’


어제 전투가 있기 직전에 사전을 통해 새로 얻은 영웅의 능력 덕분이었다.

원래는 조폭이 가지고 있던 길 찾기 영웅을 선택하려 했으나, 아쉽게도 그 영웅의 등급은 E였다.


그에 반해 지금 내 레벨로 가져올 수 있는 영웅의 등급은 고작해야 F.


그래서 고심 끝에 선택한 게 과거 동료였던 사람이 가졌던, [괴물 사냥꾼, 산트로]라는 영웅이었는데.

그 영웅을 선택해 내가 부여받은 능력은 괴물 수집이었다.


‘사실 원래 산트로에게 얻고 싶었던 능력은 그게 아니었지만....’


나는 신체 능력을 증가시키거나 마나통을 늘려주는 능력을 원했었다.

마침 산트로가 그 능력 두 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허나 영웅 백과사전은 생각지도 않던 능력을 주었다.

준보스급 이상의 괴물을 사냥하면 추가로 능력치가 오르는 성장형 능력을.


문제는 설명만 보면 언뜻 보기에는 괜찮아 보일지라도, F등급인 이유가 존재한다는 것.


능력을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괴물의 마지막을 내 손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그러니 결국 막타를 치지 못하면 아무런 쓸모도 없는 능력이란 소리다.

과거에 그 능력을 가졌던 사람이 괜히 본인의 직업을 쓰레기라며 욕했던 게 아니었다.


“휴우.... 사전에서 내가 원하는 능력을 가져올 수 있다면 더 좋을 거 같기는 한데. 그건 너무 불공평하려나?”


스-각!


가볍게 휘두른 검날이 마지막으로 덤벼들던 우루스의 목을 베어 숨통을 끊었다.

그렇게 한바탕의 전투에 지친 일행들이 주저앉아 쉬는 사이, 나는 홀로 구석으로 가서 검을 잡은 오른손을 바라보았다.


“....힘이 어제보다 두 배는 늘어난 기분이야. 확실히 이제 검에 힘이 제대로 실리고 있어. 상태창.”


『상태창』

레벨: Lv.8

힘: 10 체력: 7 감각: 3 마나: 3


고작 며칠 사이에 능력치가 몰라볼 정도로 올랐다.

비전투 직업군 특성상 레벨업을 한다 해도 고작 능력치 하나가 늘어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었다.

원래라면 총 늘어난 수치의 합이 5이어야 했지만 총 8이 추가로 늘어나 있었다.


“괴물 수집 능력 때문인가? 하긴 어제 그 괴물의 숨통을 끊었던 건 나니까. 만약 이대로 쭉쭉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어? 형! 저 새끼들 아직도 버티고 서 있는데?”


성호의 말에 생각을 잠시 접었다.

지금은 그보다 그 말이 진짜인지 확인이 우선이다.


문 쪽으로 다가가 살짝 열린 문틈으로 로비를 보자, 정말로 계단 쪽에 서성이는 사람들이 보였다.

녀석들은 괴물에게 어그로를 끌지 않기 위해서인지 조심하는 눈치였다.


“저 질긴 새끼들.....”


고작 우리 3명쯤이야 포기할 만도 하건만.

내가 식량을 불태웠기 때문인지, 아니며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쉽게 물러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문제는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는 건데.


“일단 며칠만 더 기다려 보자.”


무작정 돌파하기에는 걸리는 게 너무 많았다.

첫날 제대로 당한 탓에 대장이라는 놈이 멍청이가 아니라면 단단히 대비해두었을 게 분명할 터.

나는 무리하게 움직여서 누가 다치거나 죽는 것보다야 천천히 기회를 엿보는 선택을 했다.



* * *



2층에서 리젠되는 우루스를 사냥하면 시간을 보낸 지 5일 차.


“크어어어억-!!”


이제는 지겹게까지 느껴지는 우루스가 내게 달려들었다.

그에 나는 지루함에 하품을 하는 여유까지 보이며 가볍게 검을 휘둘러 녀석의 숨통을 일격에 끊어 버렸다.


“공격 패턴이 너무 뻔해. 이래서 녀석들이 하급종인 거겠지만.”


나는 5일 동안 우루스와 리젠된 준보스 괴물을 다시 한번 잡고 레벨을 3개나 더 올렸다.

일행들도 나만큼은 아니지만, 첫날보다 레벨이 많이 오른 상태였다.

다만, 작은 문제라면 레벨 차이 때문인지 더 이상 우루스만으로는 쉽게 레벨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과.


“허.... 형님! 저 새끼들 아주 작정했나 봅니다. 아직도 버티고 있는데요?”


김서진의 말처럼 아직도 약탈자들이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정도.


“진짜 우리가 살아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쪽 방은 로비와 떨어져 있어서 소리를 듣지는 못했을 텐데.”


이곳에서 버틴 시간이 무려 5일이었다.

웬만해서는 그만 포기할 때도 되었건만, 진짜 욕이 나올 정도로 질긴 녀석들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답답함에 한숨을 내뱉고 식량을 점검하는 김서진을 바라보았다.


“남은 식량은?”

“어.... 진짜 최소한으로 아껴 먹으면 4일 정도 가능할 거 같고, 아니면 하루 정도면 다 먹을 거 같습니다. 형님, 어떻게 할까요?”

“미치겠네.”


3층에서 식량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

과거 기억대로라면 최소 5층까지는 올라가야 식량이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럼 고작 4일 만에 5층까지는 올라가야 안전하게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소린데.


“유성이 형. 차라리 저 새끼들이랑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해보는 건 어때? 이대로 굶어 죽는 것보다는 낫잖아.”


성호의 말에 고민이 깊어졌다.

위험을 감수하고 돌파하느냐, 아니면 조금 더 기다리다가 때를 노리냐의 선택이 필요한 순간.

나 혼자라면 당연히 돌파를 택하겠지만, 동료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선택이 쉽지 않았다.


“하.... 일단 며칠만 더 생각을.....”


내가 딱 거기까지 말을 뱉었을 때.


“이 약탈자 새끼들이 왜 사람 가는 길을 막고 지랄이야! 너희 아직도 이딴 짓 하고 있던 거냐? 당장 안 비켜?”


로비와 연결된 계단이 소란스러워지며 누군가 약탈자와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갑작스러운 상황에 나와 일행들은 로비 쪽으로 조심히 다가가 그들이 누군지 살폈다.


“어? 저 사람은 설마....”


약탈자 무리와 피터지게 싸우는 사람 중 30대 중년인에게 내 시선이 꽂혔다.

그는 잘생긴 외모와 콧등에 커다란 화상 자국이 새겨진 남자.

내게는 너무 익숙한 얼굴이다.


“준호 아저씨?”


이름도 거창한 기사왕이라는 직업을 부여받았던 이준호.

그는 나를 몇 번이나 구해주었으며 내게 아무런 대가 없이 검술까지 알려준 은인 중의 은인.

그런 그가 지금 약탈자 무리와 싸우는 중이었다.


“설마 저 아저씨가 나랑 같은 구역에 배정받았을 줄이야....”


1구역에서 내 행동으로 미래가 변했으니, 이곳이 내가 원래 가야 했던 구역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수천 개가 넘어가는 2구역 중에 하필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몇이나 될까.

정말이지 신이 장난친 게 아니라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다.


“형, 위층에서 내려온 사람들 같은데? 서로 적인 거 같은데 우리는 어쩌지?”

“그야 당연히 도와줘야.... 아!”


성호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준호가 이곳에 있다면 지금 저들이 싸우는 게 문제가 아니다.


“그럼 지금 이곳이 이벤트 구역이라는 소리잖아? 이런 미친...!”


구역의 난이도는 그 무대에 들어선 사람들의 힘을 총합해서 매겨진다.

그래서 일행이 고작 3명이라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거다. 그만큼 괴물들의 숫자가 적거나 더 약할 테니까.


그런데 문제는 반대의 경우다.

특히 비상식적으로 강한 이준호가 같은 구역에 있는 지금처럼.


“왠지 괴물들 숫자도 너무 많았고, 준보스 녀석이 과거랑 다르게 강한 게 이상하다 했더니.... 망했다.”


과거에 우린 이런 경우를 이벤트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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