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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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무지개
작품등록일 :
2021.04.23 22:21
최근연재일 :
2021.11.2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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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0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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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DUMMY

금의삼존은 그들이 묵고 있는 객잔을 향해 천천히 말을 몰았다.


유위강이 진공공의 저택에 들어가기 위해선 최소 백팔십일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말 한 것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었다.


“말해봐, 그 저택에 들어가기가 그렇게 어려워?”


맥자웅의 질문에 유위강이 담담히 입을 열었다.


“진공공의 저택에 몰래 들어가려면 먼저 저택을 둘러싼 강을 건너야 하는데······. 그 강에는 굶주린 악어가 물고기보다 많아”


유위강의 말이 끝나자마자 임충관이 인상 쓰며 말했다.


“악어 따윈 내게 맡기라고! 한 번에 스무 마리 정돈 죽여줄 수 있으니까!”


임충관의 말에 유위강이 다시 담담히 말했다.


“그래, 운이 좋아 악어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무사히 강을 건넜다 치자······. 그 다음은 십육 자(尺)에 이르는 높은 담을 넘어야 하는데 담 위를 일각(一刻)마다 보초들이 지나가고 있지”


임충관이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다.


“걱정 마! 보초들 쯤이야 내 주먹 한 방이면 정리된다고!”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을 한 유위강이 임충관을 보며 말했다.


“그래, 보초들 정도야 식은 죽 먹기겠지”


유위강은 계속 담담히 말을 이어 갔다.


“보초들을 처리하고, 담을 넘어 저택 안으로 들어가면 우린 푸른 정원을 보게 될 거야”


맥자웅이 히죽거리며 말했다.


“정원이라······. 환관이 되면 취미가 고상해 지나?”


유위강이 맥자웅을 돌아보며 말했다.


“정원에 있는 풀은 진짜가 아니야”


“가짜 풀이라는 거야?”


“그래, 가짜 풀이 심어진 정원에는 백골흑마진(白骨黑魔陣)이 펼쳐져 있지”


“백골흑마진······.?”


고개를 갸웃거리는 맥자웅을 보며 유위강이 계속 말했다.


“침입자가 풀밭에 발을 내딛는 순간 누워있던 솔잎 모양의 날카로운 암기들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일자로 일어서게 되지”


맥자웅과 임충관이 흠칫 놀란 표정으로 유위강을 보며 말했다.


“일자로 일어선다고?”


“거참 독특한 잔디일세!”


맥자웅이 야릇한 표정으로 키득거리며 말했다.


“진공공의 거시기 보다 나은 잔디로군······.”


맥자웅의 농에도 아랑곳없이 유위강은 계속 담담한 표정을 유지한 채 말했다.


“일자로 선 암기에 발끝이 약간만 스쳐도 무영살혼(無影殺魂)이라는 치명적인 독에 전신이 마비되면서 피부가 녹아내리게 돼. 만에 하나 잔디에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그 즉시 전신에 수천 개의 구멍이 뚫리면서 몸 전체가 하얗게 변한 뒤 순식간에 뼈까지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지”


유위강의 말에 맥자웅과 임충관의 입에서 동시에 힘 빠진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런······.”


“젠장······. 백골흑마진이란 이름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군”


유위강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한 채 말했다.


“백골흑마진(白骨黑魔陣)을 무사히 지나갔다고 해도, 진공공의 침소가 있는 본관 문 앞까지 가려면 다섯 군데가 넘는 매복을 통과해야하는데, 정확한 숫자는 오로지 진공공만이 알고 있지”


임충관이 실망스런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갈수록 태산이군······.”


“그 정도면 해볼 만······.”


유위강이 맥자웅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이 모든 것을 무사히 통과해야 비로소 진공공의 침소가 있는 본관 문 앞에 도착 할 수 있어”


맥자웅이 어이없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럼 이제 곧장 진공공의 침소로 쳐들어가면 되는 건가?”


“그럴 리가! 집안으로 들어가 진공공의 침소 앞까지 가려면 복도에 설치된 각기 다른 두 개의 기관 진식을 모두 피하고 살아남아야 하지”


유위강은 계속해서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허나 가장 큰 문제는······. 집 안에 있는 백 개의 방 중 어느 방이 진공공의 방인지 알 수 없다는 거야.”


맥자웅과 임충관이 동시에 황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바, 방이 백 개나 된다고?”


“게다가 진공공이 사용하는 방의 위치는 매일 바뀌니 당사자가 아니고선 알 수가 없지”


맥자웅과 임충관은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미타불······.”


유위강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유지한 채 말했다.


“천신만고 끝에 진공공이 사용하는 방의 위치를 알아냈다고 해도 그의 얼굴을 보려면 열다섯 명의 호위무사들을 모두 격퇴시켜야 하지”


임충관이 고개를 내저었다.


“갑자기 진 공공을 만나기 싫어지는군······.”


“물론 진 공공을 만나지 않고 밀서만 가져 오는 방법도 있지”


유위강의 말에 임충관이 눈을 반짝이며 기대감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 방법이 있었어? 그게 뭔데?”


“진공공의 침소에 숨겨진 비밀통로를 찾아 내려가는 방법이야”


“쳇! 어찌됐든 침소를 찾긴 찾아야 한다는 거네”


임충관의 투덜거림을 한 귀로 흘리며 유위강은 계속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비밀통로를 통해 아래로 내려가 밀서를 손에 넣으려면 먼저 숨겨진 여러 개의 기관 진식을 통과해야 해”


“당연히 기관 진식에 관한 정보는 없겠지?”


“물론”


맥자웅의 한숨어린 질문에 유위강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참고로 비밀 통로의 문을 열기 위해선 두 개의 열쇠가 필요한데 하나는 진공공이, 나머지 하나는 진공공의 양아들이 목걸이처럼 만들어 목에 걸고 다녀”


유위강은 양손으로 열쇠 두 개를 동시에 여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그 두 개의 열쇠를 침소 어딘가에 있는 열쇠 구멍에 넣고 동시에 돌려야 비밀통로의 문이 열리게 돼 있지”


임충관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그래서? 하자는 거야, 말자는 거야?”


맥자웅 역시 못마땅한 표정으로 유위강을 노려보며 말했다.


“모든 것을 다 통과해 밀서를 손에 넣었다 치자······.허면 무사히 나올 방법은 있는 거냐?”


말없이 묘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유위강의 얼굴을 매섭게 쏘아보며 맥자웅이 말했다.


“표정을 보아하니 방법이 영 없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유위강은 다시 담담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진공공의 비밀 방에서 나가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야. 들어온 그대로 나가는 것!”


“난 또 무슨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는 줄 알았네”


유위강의 말에 맥자웅이 실망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여기까지 알아 내는데 만 정확히 백오십일 걸렸다. 어때, 그렇게 어렵진 않지?”


유위강은 두 사람을 보며 담담한 웃음을 띤 채 말했다.


임충관은 한 대 쥐어박을 듯 한 열 받은 표정으로 유위강을 노려보았다.


““이런 삼시 세끼 같은 자식을 봤나... 저걸 그냥 죽일까?”


임충관과는 달리 맥자웅은 힘없는 표정으로 한숨을 쉬며 말했다.


“보나마나 실패할 게 뻔한데······. 그런 위험한 곳에 들어가 종이 쪼가릴 꼭 가져와야 되는 거냐? 다른 방법을 찾으면 안 될까?”


“안 돼”


유위강의 대답은 단호했다.


맥자웅은 인상 쓴 얼굴로 유위강을 노려보며 말했다.


“유위강! 넌 그 저택에서 우리가 살아나올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해? 아니, 살아나올 수는 있는 거냐?”


유위강은 확신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말했잖아 방법이 있다고”


맥자웅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이윽고 그는 유위강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내밀어 욕을 하며 임충관에게 말했다.


“종이 쪼가릴 빼내오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충관이 말대로 진공공을 잡아 그 자리에서 모가지를 비틀어버리는 거야”


임충관은 몹시 만족스런 표정으로 맥자웅을 보며 말했다.


“그지? 내 생각이 백 번 낫지?”


맥자웅은 임충관을 향해 크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천 번 낫지! 위강이놈 계획은 무시하고 객잔에 가서 술이나 마시자”


“좋지!”


임충관은 손뼉을 치며 대답했다.


맥자웅과 임충관이 고삐를 세차게 내려쳐 말을 달리려는 순간 유위강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황후의 명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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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 5 장 밀서 - 2 21.07.17 88 1 8쪽
18 제 5 장 밀서 - 1 21.07.16 81 1 9쪽
17 제 5 장 밀서 21.07.14 79 1 7쪽
16 제4장 진공공의 여자 - 2 21.06.07 84 0 8쪽
15 제4장 진공공의 여자 - 1 21.06.03 71 0 7쪽
14 제4장 진공공의 여자 21.05.31 76 0 8쪽
13 제3장 무생시(無生尸) - 1 21.05.27 80 0 9쪽
12 제3장 무생시(無生尸) 21.05.24 95 0 7쪽
11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6 21.05.22 86 0 9쪽
10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5 21.05.17 95 0 7쪽
9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4 21.05.13 107 0 7쪽
8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3 21.05.11 115 0 7쪽
7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2 21.05.10 144 0 7쪽
6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1 21.05.09 183 0 9쪽
»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21.05.08 225 2 9쪽
4 제1장 검은 물 - 3 21.05.07 261 2 8쪽
3 제1장 검은 물 - 2 21.05.06 317 3 7쪽
2 제1장 검은 물 - 1 21.05.05 407 4 9쪽
1 제1장 검은 물 21.05.04 864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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