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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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무지개
작품등록일 :
2021.04.23 22:21
최근연재일 :
2021.11.29 21:42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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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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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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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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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제3장 무생시(無生尸)

DUMMY

성도(成都)



미시(未時;오후1시~오후3시)지만 검은 구름에 뒤덮인 성내(城內)는 밤처럼 어두웠다.


성도(成都)의 성내(城內)를 드나드는 유일한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 검은 구름에 뒤덮인 하늘에서 강한 뇌성벽력이 일어났다.


“쿠르르르······.콰콰쾅!”


뇌성벽력에 의해 성내(城內)가 잠시 밝아졌다가 이내 어두워졌다.


강력한 뇌성벽력은 거의 일각(一刻)에 한번 씩 일어나고 있었다.


백만 명이 살고 있던 화려한 거대 도시 성도는 삽시간에 참혹한 지옥(地獄)으로 변해 있었다.


깨끗하던 석판 길 위에는 누군가에게 뜯어 먹힌 듯 얼마 되지 않은 살점들과 뼈만 남은 수많은 시체가 넘쳐났고 북적대던 상점들과 크고 작은 전각들의 문과 창문은 마치 폭탄이라도 터진 듯 부서져 있었다.


그리고 그 전각들의 벽과 문에는 피와 살점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비는 여전히 성도에만 내리고 있었다.


“끄으으······.으으······.”


저자거리 한쪽 길에서 기괴한 신음소리가 들려 왔다.


사내 한명이 비틀거리며 뭔가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사내는 시커먼 눈동자에 창백하고 굉한 얼굴을 하고 있었으며 축 늘어진 팔 다리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몸의 살점은 누군가에게 잡아 뜯긴 듯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사내의 모습은 정말이지 살아있는 시체 그 자체였다.


뇌성벽력이 한번 칠 때마다 드러나는 사내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공포를 자아냈다.


퍽!


그때 갑자기 허우적대며 걷던 그 사내의 머리통에 어디선가 날아온 월아자(月牙刺)가 꽂혔다.


사내는 이내 힘없이 바닥에 처박혔다.


때마침 뇌성벽력이 치면서 처박힌 채 파르르 떠는 사내를 향해 걸어오는 한 흑의인(黑衣人)의 모습이 드러났다.


8척의 키에 마른 체구를 한 그는 널린 수많은 시체들 사이를 지나 월아자가 머리에 꽂힌 채 쓰러져 있는 사내 앞에 우뚝 멈춰 섰다.


흑의인은 주저 없이 사내의 머리통에 박혀있던 월아자를 뽑아냈다.


순간 사내의 머리통에서 골수와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 올랐다.


그것이 신호였을까.


죽은 듯 널브러져 있던 수천의 살아있는 시체들이 흑의인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수천의 살아있는 시체들은 흑의인이 발산하는 싱싱한 살 냄새에 취한 듯 미친 듯이 팔을 허우적대며 다가왔다.


“끄으으······.으으······.”


“키에에에에······.”


“크으으으으······.”


미동 없이 선 흑의인의 입가에 비웃음이 번지는 순간 돌연 사방에서 못처럼 생긴 수백 개의 암기들이 빗물을 가르며 날아왔다.


퍼퍼퍼퍽! 퍼퍼퍼퍼퍽!


흑의인의 몸이 빠르게 공중으로 솟구치는 순간 날아든 수백 개의 암기는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살아있는 시체들의 머리 정중앙에 정확히 박혀 들었다.


콰콰콰쾅! 콰콰쾅!


이어 연속적인 폭발 소리와 함께 암기들이 머리에 박혔던 수백 명의 시체들 머리통이 박살나면서 골수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폭우가 내리고 있었지만 거리에서 퍼지는 썩은 골수와 피 비린내를 진정시킬 수는 없었다.


보통 사람들이 이 냄새를 맡았다면 그 순간 몸이 썩어 들어갔을 것이다.


흑의인은 머리통이 터진 채 쓰러진 시체들 사이에 소리 없이 내려섰다.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또 다시 살아있는 시체들이 나타나 흑의인을 향해 팔을 허우적 거렸다.


“으으······.끄으으······.”


“끄으으으······.”


이때 성도(成都)의 성문(城門)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열린 성문 안으로 한 대의 마차가 천천히 들어 왔다.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그 한 대의 마차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백여 대의 마차가 들어와 흑의인 주위에 원을 그리며 멈춰 섰다.


마차는 다름 아닌 죄수를 호송하는 마차였는데 마차 한 대 한 대 마다 검은 색 천이 덥혀져 있어 안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


일순 어디선가 나타난 오십여 명의 흑의(黑衣)인들이 일제히 마차 앞에 내려섰다.


그 순간 검은 안개가 폭우를 뚫고 성내를 스쳐 지나갔다.


검은 안개가 살아졌다싶은 순간 7척(尺)정도의 키에 깡마른 흑의인(黑衣人)이 마차 앞에 서 있는 오십여 명의 흑의인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7척의 흑의인은 널린 처참한 시체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흑의를 벗었다.


그 순간 뇌성벽력이 치면서 흑의를 벗은 사내의 얼굴이 드러났다.


가는 턱선의 갸름한 얼굴에 두 눈은 먹물색 보다 진한 완전한 흑색을 하고 있었다.


죽음을 연상케 하는 외모······. 아니, 죽음을 빼앗으러 온 사신(死神)에 가까운 얼굴······. 그리고 그의 입가에는 소름끼치도록 섬뜩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그렇다!


그는 검은 물과 함께 강물에 녹았던 바로 그 흑의인 이었다.


그리고 그의 또 다른 이름은 마교(魔敎)의 교주(敎主) 마옥성(魔獄醒)이었다.


마옥성은 검은 하늘을 보며 외쳤다.


“어둠이 내리고 마(魔)가 일어나리라!”


그러자 검은 하늘이 마치 응답이라도 하듯 커다란 뇌성벽력을 내리쳤다.


마옥성은 흑의인들을 향해 나지막하고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생시(無生尸)로 새롭게 태어나라!”


무생시(無生尸)!


그것은 바로 마옥성이 살아있는 시체들을 부르는 말이었다.


마옥성의 말이 끝나자마자 흑의사내들은 일제히 마차 위로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마차를 뒤덮고 있던 검은 천을 일제히 걷어 냈다.


검은 천이 걷어진 마차들 안엔 수십여 명이 모여 앉아 두려움에 덜덜 떨고 있었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싱싱한 살 냄새는 폭우를 뚫고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그 냄새는 살아있는 시체들인 무생시들의 뇌를 강렬하게 자극시켰다.


무생시들은 굶주린 동물들처럼 미친 듯이 마차들을 향해 몰려들었다.


마차 안의 사람들을 향해 끔찍한 몰골로 달려드는 무생시들을 보고 경악과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러댔다.


“으아아악! 사, 살려줘!”


“아아악!”


무생시들은 마차 주위에 몰려들어 기겁한 채 비명 내지르는 사람들을 잡으러 팔을 뻗어 냈다.


공포감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 일부는 혼절을 하고 일부는 마치 도망이라도 가려는 듯 좁은 마차 안에서 날뛰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피비린내와 역겨운 썩은 냄새를 이기지 못한 채 연신 구토를 해댔다.


마차의 높이가 무생시들이 뻗은 팔 보다 높아 그나마 잡히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마차 안은 계속해서 아비규환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때 흑의인들이 마차 문을 잠근 쇠고리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철커덩’ 하는 소리와 함께 무생시들에게 둘러싸인 백여 대의 마차 문이 동시에 활짝 열렸다.


작가의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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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 5 장 밀서 - 2 21.07.17 87 1 8쪽
18 제 5 장 밀서 - 1 21.07.16 81 1 9쪽
17 제 5 장 밀서 21.07.14 79 1 7쪽
16 제4장 진공공의 여자 - 2 21.06.07 84 0 8쪽
15 제4장 진공공의 여자 - 1 21.06.03 71 0 7쪽
14 제4장 진공공의 여자 21.05.31 76 0 8쪽
13 제3장 무생시(無生尸) - 1 21.05.27 80 0 9쪽
» 제3장 무생시(無生尸) 21.05.24 95 0 7쪽
11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6 21.05.22 86 0 9쪽
10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5 21.05.17 95 0 7쪽
9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4 21.05.13 107 0 7쪽
8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3 21.05.11 115 0 7쪽
7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2 21.05.10 144 0 7쪽
6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1 21.05.09 183 0 9쪽
5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21.05.08 224 2 9쪽
4 제1장 검은 물 - 3 21.05.07 261 2 8쪽
3 제1장 검은 물 - 2 21.05.06 317 3 7쪽
2 제1장 검은 물 - 1 21.05.05 407 4 9쪽
1 제1장 검은 물 21.05.04 864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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