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82,437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02.01 08:52
조회
1,289
추천
33
글자
18쪽

172화. 소금동맹과의 전쟁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쥬맥은 밧줄의 용도를 알아볼 필요성을 느끼고 몰래 그 주변으로 내려앉았다.

이제야 거점을 만들고 있어서 이틀 뒤에나 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니, 오늘 밤에 저 밧줄의 용도(用途)를 알아낼 생각이었다.

한 시진쯤 지나자 해가 서산에 지고, 붉은 노을이 온통 하늘을 붉게 물들이더니 곧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 어서 잠들어라.’

일에 지친 거인들은 저녁을 먹은 뒤 곧 잠에 곯아떨어졌다. 몇 명의 보초를 세웠지만 오행의 기운으로 스며드는 쥬맥의 행적이 드러날 리 만무하다.

자면서 옆에 떼어 놓은 밧줄 뭉치 몇 개를 몰래 챙겨와서, 대장들을 불러 그 용도를 알아보게 하였다.

“이것은 관처럼 밧줄 속이 비어 있습니다. 이쪽을 입에 물고 끈으로 묶게 되어 있고, 반대쪽은 속이 빈 조롱박처럼 물 위에 뜨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 강물을 건널 때 입에 물고 숨을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든 도구 같습니다.”

“전에는 거인들이 긴 대나무 대롱을 입에 물고 건넜으나 손으로 잡아야 되니, 수중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불리합니다. 그래서 입에 문 다음 끈으로 묶고 두 손을 싸움에 사용하기 위해서 만든 기구(器具) 같습니다.”

여러 의견들을 들으니 마침내 긴 밧줄의 정체가 밝혀졌다.

지난번 전투 때 강을 건너지 못해서 애를 먹었으니, 이번에는 미리 도구를 만들어서 개인별로 지급하여, 동시에 전원이 강을 건너도록 할 모양이다.


“그러면 일시에 거인들이 이것을 이용하여 강을 건널 텐데,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는가? 일일이 가위로 잘라야 하나?”

“강물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지르시지요,”

“전선이 백 척이나 있으니 전선에서 긴 갈고리를 이용하여 걷어 내거나 중간을 자르면 되지 않을까요?”

“수군들이 자맥질에 능하니 물로 뛰어들어서 도검으로 자르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긴 대나무 끝에 잘 드는 낫을 달아서 배 위에서 휘둘러 자르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결국은 환시에 전서응을 보내 용도를 자세히 설명하고, 배 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손잡이가 긴 가위와 낫을 수천 개 급히 만들어 오도록 하였다.

선발대는 어쩔 수 없이 도검이나 창을 사용하여 쥬맥과 수군이 자르는 수밖에 없을 것이고 말이다.

#

이튿날 이십여 명의 선인들이 본대보다 먼저 도착해서, 진지 예정지에 진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쥬맥을 포함한 선발대 오만이천 명은 진지 구축에 대한 지원과 함께 곧 도착할 거인족 선발대와 치를 전투 계획을 수립했다.

#

다음 날.

진지 구축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거인족의 선발대가 강 건너편에 도착했다.

다른 곳으로 돌아오면 거리가 멀고 물살이 거세기 때문에, 이번에도 어쩔 수 없는지 전번과 같은 곳으로.

우르강의 상류로 건너오려면 우르산맥의 급경사를 타고 와야 한다. 그러면 장비 이동이 불가능하고, 맨몸으로 이동하는 것도 무척 힘들기 때문이다.

#

이번에 거인족의 선발대 오천 명을 이끌고 온 거인은 설인족의 로욜라였다.

비교적 침착한 로욜라는 이미 강 건너편에 천인족이 도착(到着)하여 도강을 막고 있으니 서두르지 않았다.

낮에 도강을 시도(試圖)하면 힘들게 궁리해서 만들어 온 기구들이 적에게 노출되어, 본대가 왔을 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염려한 것일 터.

이미 쥬맥이 몇 개를 훔쳐다가 무엇인지 알아내어, 대책(對策)을 세우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밧줄을 잃어버린 녀석들이 행여 벌을 받을까 봐 그 사실을 감추었기 때문이다. 다른 녀석들의 끈을 절반으로 잘라 등에 메고 있으니, 알아차리지 못할 수밖에!

그래서 오늘밤에 천인족이 잠들 때 일시에 도강(渡江)하여, 지난번에 당한 것을 그대로 되돌려주겠다고 크게 벼르고 있었다.

그러려면 전사들을 일찍 편히 쉬게 하여 피로(疲勞)를 풀어야 한다.

“지금부터 이곳에서 쉰다. 보초를 세우고 저녁때까지 편히 쉬어라!”

“와아~ 휴식이다. 얼마 만에 가져 보는 꿀 같은 휴식(休息)이냐?”


전사들은 모두 좋아서 보초를 대충 세우고, 나무 그늘을 찾아가 몸을 누이더니 금방 코를 골며 잠에 떨어졌다.

수많은 전투를 치른 쥬맥이 그것을 그냥 멍청하게 지켜볼 리가 있겠는가?

대낮에 편히 쉰다는 것은 밤에 움직이겠다는 뻔한 수작이 아니겠는가?

쥬맥도 천인족 무사들을 보초만 남기고 편히 쉬게 했다. 동시에 근처에 도착한 수군들에게, 야간 작전(夜間作戰)이 있으니 자맥질에 능한 무사로 천 명을 선발하도록 해서 대기시켰다.

그리고 자신은 즉시 어풍비행으로 날아올랐고.

‘네놈들이 편히 쉴 수 있나 보자.’

거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곳의 상공에 이른 쥬맥은, 전신에 세 자 두께의 호신강기(護身罡氣)를 둘렀다.

이어서 백호제마검으로 검탄을 쏘면서 홀로 거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파바바바밧! 퍼버버버벅!

편히 쉬다가 날벼락을 맞은 거인들!


“으아악! 맑은 하늘에 무슨 번개냐?”

“저놈이다! 옛날의 그놈이 나타났다.”

그러자 전에도 한 번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는 선발대장 로욜라가 외쳤다.

“저놈은 천인족이다. 어서 대력궁을 쏘아라!”

쿠앙~ 쿠앙~ 쿠앙~

피융~ 쉭! 쉬쉬쉭!

거대한 징소리와 함께 큰 화살이 무수히 날아올랐다. 그러나 거리가 멀어서 닿지 못한 것이 태반이다.

그나마 근처에 이른 몇 개는 호신강기에 부딪쳐서 ‘퉁~ 퉁~’ 하고 소리를 내면서 튕겨 나가고 만다.

“계속 공격해라! 저놈을 죽이면 천인대장(千人大將)을 시켜 주겠다!”

“와아~ 천인대장 시켜 준단다. 쏴라!”

쉬쉬쉭! 쉭! 쉬쉭!

결국 수천 발의 화살만 헛되이 날려 버리고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쥬맥은 힘들게 공격하지 않고 쉬엄쉬엄 쉬면서, 편히 쉬고 있는 녀석들이나 겨우 조금 쉬려고 앉은 무리들을 공격했다. 그러니 어찌 편히 쉴 수가 있겠는가?

결국 거인족 선발대는 밤이 되도록 한숨도 쉬지 못한 채, 야간 공격에 나서야 했다. 그러니 모두 입이 삐죽 튀어나와서, 불만(不滿)이 한 바가지다.

그들의 가장 큰 원망(怨望)의 대상은 다름 아닌 바로 쥬맥!

“아니, 새도 아닌 것이 걸어나 다닐 것이지 뭔 지랄이여?”

“생긴 것은 주먹만 한 것이 고추보다 더 맵구먼. 에이, 징그러.”

“저놈 때문에 이번에도 지는 거 아니여? 내 손에 잡히기만 혀 봐! 초장에 쿡 찍어서 한입에 먹어 버릴 겨. 아니면 저놈으로 밑을 닦아 버릴까?”

모두 입을 열어서 한마디씩 욕을 해댄다. 그러면서도 달이 뜨지 않는 시간에 어둠을 틈타서 우르강을 도강하려고 은밀히 이동을 하더니, 하나둘 물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나 은밀히 숨어서 이들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무인(武人)들은 일정 경지에 이르면, 어둠 속을 훤히 꿰뚫어 본다는 것을 이들이 어찌 알까?

‘하~ 이놈들, 이제야 움직이는군.’

거인 전사들 사천여 명이 물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긴 밧줄의 한쪽을 입에 물었다. 그리고 끈으로 머리에 묶은 다음, 표주박 같은 쪽을 손에 들고 물로 들어간다.


물이 점점 깊어져서 마침내 키를 넘어가자, 둥근 부분을 물 위에 띄우고 숨을 쉬면서 물속을 걷기 시작했다.

‘이놈들 기다려라. 복수의 칼날을!’

복수를 다짐하며 조심조심 물속을 걷는데······.

그들이 강을 절반쯤 건너서 이제 줄의 여유가 거의 없을 무렵, 전음으로 수군에게 명령을 내리는 쥬맥.

[모두 공격하라! 밧줄을 끊어 버려!]

그러자 자맥질을 잘하는 수군 천여 명이 소리도 없이 나타나더니, 입에 단검을 물고 물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표주박이 물 위로 떠다니는 곳에 이르자, 거인들이 숨쉬는 밧줄을 하나씩 싹둑 잘라 버린다.

마치 농부가 곡식을 수확하듯 말이다.

거인들은 물속에서 편하게 숨을 쉬다가, 갑자기 공기(空氣) 대신에 물이 빨려 들어오자 캑캑거렸다.

“꿀꺽~ 꿀꺽~ 크으윽! 캐액 캑!”

거인들은 말도 하지 못하고 물속에서 물을 들이켜며 버둥거리다가, 하나둘 거센 물살에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나마 그중에 온천욕을 즐기며 제법 수영(水泳)을 배운 녀석들은, 잽싸게 물 위로 떠올랐다. 그들이 헤엄을 치며 밧줄을 자르는 수군을 찾아서 공격을 하기도 하는데······.

그러나 물속에는 부력이 있다. 그러니 전문적으로 수중 전투를 익히지 않으면, 덩치가 작은 천인족의 무사를 맨손으로 잡기란 진흙탕에서 미꾸라지 잡기였다.

잡았다 싶으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 그것은 특수한 어류의 가죽으로 만든, 수군 전용의 자맥질 옷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튼튼할 뿐만 아니라 물의 저항이 거의 없고 또한 미끈거린다.

그들은 상체 부분에서 싸우지 않고 조금 더 밑으로 내려갔다.

거기에서 거인들의 무릎 관절이나 힘줄을 공격하여 끊어 버렸다. 그러니 그런 몸으로 헤엄을 치면서, 손으로 공격하기란 쉽지 않은 법. 그리고 쥬맥이 보고만 있겠는가?

어둠 속에서도 검을 날려 이기어검으로 물 위에 떠오른 거인들의 목을 쳤다. 그 바람에 강물이 피에 물들어, 거인들의 시야를 뻘겋게 가려 버렸다.


밤이라 어두운데, 밤눈마저 어두운 거인들에게 물까지 피로 물들어 지옥의 어둠을 맛보게 하니,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어쩌다 물이라도 한 모금 들이켜면, 피가 섞여서 그 비릿한 맛이란······. 역겨워 토하고 싶은 심정일 뿐이다.

눈을 뜨고 있어도 코를 베어 갈 상황!

강둑에 서서 기다리며, 이제나저제나 하고 강물에서 거인들이 뛰쳐나와 천인족을 모두 짓이기는 상상을 하던 로욜라. 그의 표정(表情)이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

아니, 이놈들이 혹시 물속에서 잠이나 자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러나 전쟁을 하면서 그럴 리가 없다. 그렇다고 전원이 죽었을 리도 없고 말이다.

천인족의 반격도 어둠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그저 답답할 수밖에······.

‘도대체 뭐하고 자빠졌나?’

그런데 그때!

싸우다가 물 위로 올라온 거인 한 녀석이 강변을 향해서 목청껏 소리쳤다.

“적들이 기습했다! 어푸! 모두 물속에서 죽어 가고 있으니 살려 주시오.”


그제야 희미하게 들려오는 고함소리에 로욜라가 깜짝 놀라서 외쳤다.

“강둑에 횃불을 밝혀라! 적을 찾아!”

쿠아아앙~ 쿠아아앙~

거인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면서, 겨우 수십 개의 횃불과 모닥불을 피우고 강(江)을 살피는데······.

멀리 희미하게 허둥거리며 당하는 동료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때 마침 반달이 동녘에서 얼굴을 내밀고 점점 떠올라 강 위를 비추었다. 그런데 거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자맥질하는 천인족 무사들만 눈에 보일 뿐이다!

“이럴 수가! 위대한 우리 거인들이 역(逆)으로 당했단 말인가?”

그러는 중에 몇몇 살아남은 거인들이 강둑으로 되돌아오고, 몇 명은 겨우 강을 건너서 적들이 있는 반대편(反對便)에 도달했다.

그런데 그곳에는 이미 천궁(天弓) 부대가 기다리고 있다가, 몇 발씩 화살을 쏘아서 다시 강물 속으로 밀어 넣었다.

아예 불귀의 객으로 만들어서······.

결국(結局) 사천여 명이 강물로 들어갔는데, 살아서 돌아간 거인은 이십 명도 채 되지 못했다.

모두 물속에서 당하여 물귀신이 되었고, 시신마저 강물에 떠내려가 버린 것!


물론 그중에 일부는 한참을 떠내려가다가, 강둑에 닿아서 늦게야 정신을 차린 녀석들도 제법 있었다.

그렇지만 돌아가 봐야 전장에서 죽을 일밖에 더 있겠는가? 이제 합당한 이유도 만들어졌는데 왜 돌아가나?

그들은 부대로 돌아가지 않고 전장을 크게 우회하여, 우르산맥이나 파밀산맥의 산자락으로 숨어 버렸다.

나중에 전쟁이 끝난 뒤에 돌아가, 물에 떠내려가서 하류까지 갔다가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돌아왔다고 하면 되겠지. 그러면 별문제가 없거나 벌을 조금 받고 말 테니까. 그런데···,

무슨 충성심으로 돌아가 전장에서 목숨을 바친단 말인가?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바로 이런 점이 종족의 존망을 걸고 싸우는 천인족과 다른 점이다. 그러니 전쟁의 승패는 병사들의 숫자나 덩치만 가지고는 알 수가 없는 법이다.

때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무엇을 위해서 싸우는지가, 더 중요할 때가 있는 것! 거인 전사들은 비록 강하나 그들은 정신 무장(精神武裝)이 부족했다.

#

로욜라는 허탈하기 그지없었다.

오천 명의 전사들을 이끌고 올 때만 해도, 대군을 거느린 것처럼 든든하여 의기양양(意氣揚揚)했지만······.

이제는 1차 거점(據點)에 남겨 둔 오백 명 외에, 이곳에는 오백몇십 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 인원으로는 도저히 도강을 할 수 없는 상황. 그러니 이곳에 2차 거점이라도 제대로 만들어야, 머리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2차 거점을 만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하하! 이놈들 보게.”

그것을 또 가만히 두고 볼 쥬맥이 아니다. 진지의 구축과 전투 작전을 모두 지시하고, 현장을 두루 둘러본 쥬맥.

이번에도 홀로 어풍비행으로 날아올랐다.

하늘에서 거인들의 동태를 파악하며, 우선 본대가 얼마나 어디쯤 오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일만여 명의 전군이 1차 거점에 이미 당도했다.

이만여 명의 중군은 한대(寒帶) 밀림을 지나고 있었으며, 일만오천여 후군은 이제 파밀산맥을 지나고 있었고.

선발대의 규모로 예측한 대로 오만에 이르는 거인족 대군이 오고 있는 것이다.


다른 종족 오만이면 대수롭지 않게 무시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거인족 오만이면, 지금 함께 침략하는 반인족들 백만보다 더 큰 위력(威力)을 가지고 있다.

적의 동태(動態)를 모두 살핀 쥬맥. 다시 거인족 선발대가 2차 거점을 구축하는 강변으로 돌아와서, 재차 공격을 감행(敢行)했다.

보름달 같은 검환을 백호제마검에 발현하여, 지휘부로 날려 보낸다. 그러자 터지는 폭음 소리.

콰아아아아앙!!

강변을 뒤흔드는 소리와 함께 주변 오십여 장의 땅에 구덩이가 파이고, 사물은 산산이 부서져 사방으로 날렸다.

검환 한 방에 로욜라를 비롯한 대장들이 저승의 문턱을 넘었다. 그리고 살아남은 선발대 중에서도, 수십 명이 그 폭발에 휩쓸려 또 목숨을 잃었다.

그러자 나머지 전사들은 부모 잃은 고아 신세가 되어 버렸다. 산산이 흩어져서 1차 거점으로 도망치기 시작한다.

* * * * *


한편, 여기는 반인족의 전사들 백만 명이 쳐들어오고 있는 적강 근처.

적은 전보다 더 서쪽으로 올라와서, 위글성 쪽의 강을 넘으려 하고 있었다.

비거에 의해 움직임이 이미 포착되어 구자룬 총대장이 지휘하는 천인족 무사대도 반대쪽 강변에 진지를 세웠다.

지금, 반인족이 강을 넘지 못하도록 저지하면서, 수상 전투가 한창이다.

반인족(半人族)은 거인족보다 거리가 훨씬 가까우니, 이미 전군(前軍)이 도착하여 선발대와 함께 사십만의 병력으로 천인족과 충돌(衝突)했다.

“도강하라!”

뿌우우우~ 뿌우우우~

“와아아아아아아~~~”

반인족이 수천 개의 뗏목을 띄워서 도강을 시도하는데, 유천거북의 등껍질로 만든 거대한 전선 백 척이 강물 위에 나타나더니 쏜살같이 다가간다.

“수군은 적의 뗏목을 공격하라!”

둥둥둥~ 둥둥둥~ 둥둥둥~

“공격하라! 뗏목을 부숴라!”

전고 소리와 공격을 지시하는 고함이 함께 울려 퍼지며, 전선(戰船)에서 수많은 천궁이 하늘을 가리며 날아올라 뗏목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천궁의 화살이 크기 때문에 한 발에 몇 명씩을 꿰뚫거나, 뗏목이 부서지면서 반인족 전사들이 우르르 물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서로 살려 달라고 아우성치면서······.

그것을 전선이 지나가며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 반인족 전사들이 배에 기어오르려고 하지만 턱이 높고 표면이 미끄러우니 오를 수가 있겠는가?

그러자 이번에는 구멍을 뚫기 위해서 창이나 칼로 내리치는데, 얼마나 튼튼한지 표면에 작은 자국도 남지 않았다.

그들이 어찌 알겠는가?

그것이 수천 년을 살았던 마수 유천거북의 등껍질이라는 것을! 그러니 기울이는 노력이 그저 헛수고일 뿐이다.

순식간에 수만 명이 물에 수장되며 핏물이 물을 타고 벌겋게 번졌다. 그러자 일대가 완전히 혈해(血海)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뗏목의 수가 워낙 많으니, 수백 척이 강가에 도착했다. 전사들이 우르르 뛰어내려 천인족 무사들에게 덤벼든다.

그러자 긴급히 궁수 부대(弓手部隊)에 공격명령이 떨어졌다.

“활을 쏘아라! 활로 공격하라!”

두두둥~ 둥~ 두두둥~ 둥~

“활을 쏴라! 공격하라!”

쉬잉~ 핑! 피비비비비빙!

전고(戰鼓) 소리에 따라 수많은 화살이 소낙비가 되어, 반인족 전사들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수많은 피의 잔치에도 무심한 하늘을 가리면서······.

이에 힘들게 강을 건넌 반인족의 전사들 수천 명이 다시 죽어 나가고, 겨우 살아남은 나머지 수만 명이 천인족 무사들에게 달려들었다.

“전원 공격! 천인족을 죽여라!”

뿌우우~ 뿌우우~ 뿌우우~

“돌격하라! 와아아아아~~~”

“원수들을 죽여라!”

“은하추돌진(銀河追突陣)을 펼쳐라!”

두둥~ 두둥~ 두둥~

“진을 구축하라! 은하추돌진이다!”

온갖 함성이 난무하는 가운데, 천인족 무사들이 일사불란하게 거대한 은하가 추돌하는 듯한 형상의 진을 구축했다.

십여만 명이 적과의 접전(接戰) 선상에 최고수 무사들을 내세워서, 강을 건넌 반인족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3 173화. 전쟁! 인간이 만든 악마 22.02.02 1,263 32 18쪽
» 172화. 소금동맹과의 전쟁 22.02.01 1,290 33 18쪽
171 171화. 어수족의 출현 22.01.31 1,271 32 19쪽
170 170화. 인구 증가와 식량 부족 22.01.30 1,280 33 19쪽
169 169화. 공간신통을 얻다 22.01.30 1,268 32 19쪽
168 168화. 전차(戰車)와 수군 22.01.30 1,279 33 19쪽
167 167화. 비룡(飛龍)의 습격 22.01.30 1,259 32 19쪽
166 166화. 다섯 마왕과의 결투 22.01.30 1,270 32 19쪽
165 165화. 마계(魔界) 수행 22.01.30 1,269 32 19쪽
164 164화. 전진기지를 건설하라 22.01.30 1,269 33 18쪽
163 163화. 삼족황과 공간신통 22.01.30 1,275 31 19쪽
162 162화. 또 다른 생사의 기로 22.01.30 1,279 30 19쪽
161 161화. 마수 토벌로 이어진 인연 21.09.27 1,275 11 19쪽
160 160화. 홀로 중계(中계) 수행 21.09.26 1,285 10 18쪽
159 159화. 인어족과 곤의 전쟁 21.09.25 1,271 10 20쪽
158 158화. 미라챠와의 재회 21.09.24 1,272 11 18쪽
157 157화. 비승야차와의 대결 21.09.23 1,256 11 19쪽
156 156화. 시신은 산을 이루고 21.09.22 1,262 12 20쪽
155 155화. 40만과 4만의 전투 21.09.21 1,262 11 18쪽
154 154화. 야습(夜襲) 21.09.20 1,269 11 20쪽
153 153화. 야차족과의 전쟁 21.09.19 1,277 11 19쪽
152 152화. 대신전(大神殿)의 완공 21.09.18 1,288 11 18쪽
151 151화. 쥬씨세가를 꿈꾸다 21.09.17 1,285 12 18쪽
150 150화. 인맥과 인운(人運)의 차이 21.09.16 1,281 12 18쪽
149 149화. 대족장 쥬맥 21.09.15 1,290 11 19쪽
148 148화. 용암불새와의 인연 21.09.14 1,267 12 19쪽
147 147화. 거인들과의 대전투 21.09.13 1,256 12 19쪽
146 146화. 선발대 간 치열한 전투 21.09.12 1,266 12 18쪽
145 145화. 남풍에 실린 전운(戰雲) 21.09.11 1,259 12 18쪽
144 144화. 소인족의 백년대계 21.09.10 1,290 12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