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사냥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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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서울오렌지
작품등록일 :
2012.09.09 23:13
최근연재일 :
2012.09.0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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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03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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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 사냥꾼들 (6)

DUMMY

외국에 나가 있었단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김상식은 머리를 굴렸다. 행방이 묘연했단 말은 혹시 어딘가 말 못할 일을 하고 있었단 뜻이 아닐까 하고. 전 정권은 자치구가 등장했어도 국제 여론 때문에 함부로 군사 행동을 하지 못했고, 자치구는 군사력 부족으로 군사 행동을 하지 못했다. 긴장감은 확실히 조성된 상태였다.


"외국에 나가 있었다..."


전 정권이 차지하던 지역은 통제가 엄격했다. 바로 김상식 같은 혁명 세력의 준동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 상황에서는 외국에 나가는 것도 거의 불가능했다. 만약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쉬웠다면 김상식도 자치구로 탈출을 시도했을 것이다.


"어차피 자치구는 민주주의 체제였으니까 외국에 나가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출국 심사만 제대로 하고 여권만 발급 받으면 결코 불가능하지 않았겠죠."


마리아는 어느새 냉기 어린 눈으로 김상식을 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김상식은 애써 동요를 참고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당신 프로필에는 여권을 발급 받았던 적이 없었던 걸로 나와 있습니다. 물론 다시 귀국했다는 기록도 없어요. 우리 종합정보원마저 알지 못할 출국과 귀국이라... 우리 정보원의 눈을 피했다고 주장하시는 겁니까, 지금?"


"당시에는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던 때였으니 혼란스러워서 가능했죠. 솔직히, 지금도 안정된 국가라고는 말 못하잖아요?"


김상식은 선뜻 아니라고 대답하지 못했다. 사실이 그랬다. 하루가 멀다하고 데모가 발생하고 있었다. 오랜 독재가 끝났지만 그 뒤로 수립된 정부는 모든 부조리를 빠르게 해결하지는 못했다. 독재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해결할 수 있는 시간도 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거의 혹사 당하다시피 일을 하며 권리를 빼앗겼던 노동자들, 정치적 권리를 박탈당하고 국가를 위한 충성이라는 강요된 학습만 주입받던 청소년들, 학생들, 억압받는 현실에도 찍소리 못하고 말 못하던 시민들, 그리고 협박에 못 이겨 기관지로 전락해 버린 언론들, 그들은 이제 자유가 찾아와 마땅히 내야 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찾으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적인 기세로 내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아무리 유능한 정부라 하더라도 쉽게 처리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현 체제에 대한 비판은 당신의 행방을 묻는 것과 별개의 일입니다."


"부정은 못하는군요."


비아냥에 가까운 마리아의 대답에 김상식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금까지 충분히 신사적으로 대했다고 생각했다. 김상식은 이제 합법적이고 비폭력적이면서도 마리아를 압박할 수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당신은 당신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제대로 파악을 해야 할 거예요."


"당신들한테 잡힌 상태죠. 더 파악할 게 뭐가 있죠?"


"보시오. 당신은 자수를 해서 온 것이 아니라, 초능력 처리과가 체포해서 온 거란 말이에요. 즉 현행법상 당신은 범죄자다 이 말입니다!"


"범죄가 아닌 걸 범죄라 하는 이 나라가 얼마나 비민주적인지 확실히 파악하겠네요."


"어찌되었건! 더 이상 취조를 거부하면 당신은 곧 검찰이 본격적으로 구속 수사를할 겁니다. 물론 초능력은 당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제거되겠죠."


마리아는 입을 다물고 듣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눈에는 여전히 냉기가 서려 있었다.


"선택을 해야 합니다. 당신이 아는 모든 것을 밝히고 감형을 받거나, 아니면 철저한 조사 끝에 모든 죄가 들통나서 더 많은 죄목으로 더 무거운 형벌을 받거나! 이래도 입을 다무시겠소?"


마리아의 얼굴이 약간 일그러졌다. 당황하고 있다는 증거다. 김상식은 '진작 이런 수를 낼 걸 괜히 몇 시간이나 끌었네'하며 스스로 한탄했다. 그때 김상식은 마리아가 뭐라 작게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다. 분명히 들었다.


"어떻게 하지...."


김상식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마리아를 최대한 궁지로 몰아넣기 위해서였다. 이제 급한 것은 마리아가 됐다. 김상식은 두 다리를 쭉 뻗어 책상 위에 올려놓을까도 생각했지만 그러자면 마리아가 심사가 뒤틀릴 것 같았다. 심사가 뒤틀리면 배째라며 버틸지도 모를 테니 자극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냥 아래로 다리만 쭉 뻗은 채 등을 최대한 뒤로 젖혀 의자에 기댔다. 두 손을 깍지 낀 채 배에 올려놓고 의자를 한바퀴 돌렸다. 이 정도 자세라면 상대방도 자극은 조금 받아도 더욱 불안해지겠지.


"흐음...."


약간 가빠진 마리아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확실히 당황하고 있구만. 흠흠...이제 확실한 수를 둬 볼까...'


김상식은 자세를 고치고 두 팔을 지그시 책상 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팔꿈치를 책상에 괸 채 마리아를 향해 손가락을 들이댔다.


"이봐요... 마리아."


마리아도 자신의 입장을 알았는지 이름 부르지 말아달라는 말은 안했다. 애써 태연한 척하는 얼굴로 김상식을 바라볼 뿐이었다. 김상식은 문제 없다고 판단하고 말을 꺼냈다.


"제일 좋은 방법이 있소."


"제일...좋은 방법?"


"아까 말했지 않던가요? 우리 정보원의 일원으로서 일하는 초능력자들이 있다고. 당신이 말했잖아요?"


"그럼, 당신 설마.."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당신 초능력도 유지되고 감형은...감형 정도가 아니죠. 가벼운 집행유예로 그칠 겁니다. 그리고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겁니다. 다만, 이에 앞서 당신의 자백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죠."


"당신...비겁해요. 게다가 난 자백할 게 없다구요. 인정하고 싶지도 않지만 굳이 죄가 있다면 초능력자인데 능력을 발휘했을 뿐이라구요. 제가 남에게 피해나 끼친 적이 있어요?"


마리아의 음성이 떨렸다. 김상식은 이번에도 딱히 답할 게 없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나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소. 내가 무려 6시간이 넘도록 당신 하나를 붙들고 이 일을 하고 있는 이유가 뭐겠어요? 이거 한다고 보너스라도 나올 것 같습디까? 그래도, 최대한 신사적으로 나왔다고 보지 않아요? 어디 다른 취조관들이 이랬답니까?"


"하지만.... 어쨌건 비겁해요."


"사람 비겁해지지 않게 좀 도와줘요 그럼..."


마리아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김상식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상하게 고압적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더 몰아붙이면 뭐라도 나올 것 같은데 쉽지가 않았다.


"에휴...정말.. 난 정보원 실격인가 봐..."


김상식은 벌떡 일어나더니 거칠게 넥타이를 풀어 해쳤다. 갑갑해 죽을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어느새 고개를 푹 숙인 채 말이 없었다. 김상식은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복도 정수기에서 물을 퍼다 바로 들이켰다.


"아 진짜 왜 이러냐.... 좋게 좋게 말해주면 좀 좋게 좋게 나와야 할 거 아냐."


그래서 물을 한 컵 더 들이킨 뒤, 아예 종이컵에 물을 따라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다 문득 발걸음을 멈췄다.


"....쯧."


잠시 후 김상식은 다시 취조실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몰이 담긴 자기 종이컵을 내려놓고 곧이어 마리아에게도 종이컵 하나를 내놓았다. 그리고 팔짱에 껴놓고 있던 담요를 책상 위에 올려놨다.


"차 한 잔 마셔요. 긴장 좀 풀고... 그리고 이것 좀 덮어요. 에이 쯧."


마리아는 아무 대답도 없었다. 차에도, 담요에도 손대지 않았다.


"차에 뭐 안 넣었으니까 마셔요 좀."


마리아는 살짝 고개를 들어 김상식을 잠깐 살펴보더니 종이컵을 들었다. 한모금 마시더니 따뜻한 기운이 몸까지 전달되는 듯했다. 김상식은 다시 마리아 맞은편 의자에 털썩 앉았다. 마리아는 아직 다 안 마신 차를 잠시 내려놓더니, 슬몃 입을 열었다.


"당신은, 퇴근 안 해요?"


"안 그래도 곧 할 참이오. 뭐 운이 좋으면 내일 당신 만나는 것도 끝날 거고, 운 나쁘면 내일도 내일 모레도 계속 만나는 거고."


"나라고.. 좋아서 여기 왔나요. 뭐.."


그때였다. 취조실 안 인터폰이 울렸다. 김상식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수화기를 들었다.


"무슨 일입니까?"


"그레이스에요. 지금 출동해야 돼요."


"출동이라뇨? 무슨 출동 말하는 거죠?"


"엘리스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들어왔어요! 지금 권총 소지하고 계시죠? 취조 잠시 중단하시고 지금 바로 출발해야 돼요!"


"하지만 난 감찰관데..."


"엘리스 사건 관련자 자격으로 나오라는 상부 지시니까 빨리 나와요!"


"그럼, 이 여자는 누가 감시합니까?"


"취조실도 감시카메라로 감시하고 있고 곧 다른 사람들이 와서 유치장에 연행할 거니까 신경쓰지 말고 빨리 나와요!"


그레이스는 자꾸 묻는 게 마음에 안 들었던지 짜증난 말투로 일갈했다. 그리고 연결이 끊겼고, 김상식도 수화기를 내려놨다. 김상식은 별 수 없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상부 지시라니 어쩔 수 없구만."


김상식은 일단 품 속에서 자동 권총을 꺼냈다. 영문을 알리 없던 순간 마리아가 흠칫 놀랐다.


"뭐...뭐하려는 거예요?"


김상식은 바빴던지 대답 않고 얼른 탄창을 꺼내 실탄 수를 확인하고 다시 품 속에 넣었다. 그것도 제법 폼나게. 그리고 급하게 움직이려고 했는데 그만 너무 서둘렀는지 책상 다리에 걸려 앞으로 우당탕 넘어지고 말았다.


"아이고...아이고...."


김상식은 순간 몸이 아픔 보다도 이게 웬 망신이냐는 생각에 쪽팔림을 더 절절하게 느꼈다. 방금 제법 폼나게 탄환도 재어놨는데 여자 앞에서 이게 뭔 망신이란 말인가.


'감시카메라 보는 녀석들도 폭소하고 있겠구만...'


그런데 이상한 건 마리아였다. 방금 전까지 티격태격하길래 또 비웃을 줄 알았더니 그게 그렇지가 않았다. 김상식이 얼른 일어나려고 하는데,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스럽게 김상식에게 다가간 것이다.


"저, 저기 ,괜찮아요?"


"뭐..뭐요?"


"어... 책상 모서리에 세게 스쳤나봐요. 손등에서 피나요.."


"아.. 아 이건 뭐 괜찮아요. 그냥 긁힌 정도네 뭐."


김상식은 얼른 일어나서 손등만 잠시 살폈다.


"많이 아픈 것 같은데.."


"괜찮아요, 그나저나, 방금 나 걱정해 준 거요?"


"네? 아..아니 나는 뭐."


마리아는 뻘줌한 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그건 김상식도 마찬가지였다. 얼른 출동해야 하는데 뭐하고 있는 건가도 싶었다. 하도 어색했는지 김상식은 어색하게 웃으며 농담을 날렸다.


"의..외구만. 암튼, 뭐, 그 쯤 해요. 나, 난 아내 있으니까."


"뭐..라구요?"


마리아는 어처구니 없단 표정으로 김상식을 바라보더니, 이내 피식 웃고 말았다. 김상식으로서는 두 번째로 보는 마리아의 웃음이었다. 김상식도 스스로가 뭔 소리를 했는지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러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지금 출동해야 하는 거였지!


"뭐, 노, 농담이오. 내일 봅시다."


"아..."


김상식은 마리아를 뒤로 하고 급히 문을 열고 총알처럼 튀어나갔다. 그래봤자 정말 총알만큼 빠르겠냐마는. 어쨌거나 1층으로 올라와 건물 현관 밖으로 나와 보니 난리도 아니었다. 중무장까지 갖춘 병력이 100여 명이나 집합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 각 조별로 인원 체크를 하는 중이었다. 김상식은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런데 자신을 부른 그레이스는 안 보이고 에리카가 다른 요원들 두 명하고 김상식 앞으로 달려왔다.


"부른 지가 언젠데 이제 기어올라와?"


에리카는 대뜸 보자마자 짜증을 벌컥냈다. 김상식은 황당했다.


"넌 여기 왜 있어? 방첩과가."


"가면서 얘기해. 초능력 처리과 인원들은 이미 출동했어.


에리카와 방첩과 요원들은 거의 이끌다시피 김상식을 끌고 승용차에 태웠다. 에리카가 조수석에 탔고, 김상식은 에리카 바로 뒷좌석에 몸을 내던지듯이 올라탔다.


"아니, 아니 무슨 일이야? 인원 부족해서 방첩과가 지원하는 거야?"


"지원이 아니라 합동 작전이야."


"왜?"


에리카는 품 속에서 권총을 꺼낸 뒤 미리 장전을 했다. 그리고 잠시 안전 장치를 채웠다. 상당히 신경이 날카로워진 듯했다. 다른 요원들도 장전을 한 뒤 안정장치를 채웠고, 김상식도 그 기세에 휘말려서, 자신도 모르게 권총을 꺼내고 장전을 하고 안정장치를 채웠다. 에리카는 흥분을 약간 가라앉히며 김상식의 말에 대답했다.


"왜긴 왜야. 엘리스가 전 정권 끄나풀들하고 연계했으니까 그렇지."


"아니, 뭐라구?"


"아무래도 다시 본격적으로 활동할 것 같은데... 거기에 전 정권에서 엘리스를 도와주고 있는 것 같아."


"전 정권 새끼들은 다 도망가거나 추방되거나.. 처형된 거 아니었어?"


"지금 타국에서 여러 루트로 밀입하는 모양이야. 골치 아프게 됐어. 지금 주변 국가들도 우리 정부에 협조하고 있긴 한데... 어떻게든 우리 국내 문제로 끝내야지."


"타국에서 밀입이라...흠...음, 잠깐만.."


"왜? 뭐 걸리는 거 있어?"


곧 중무장한 요원들이 2.5톤 트럭 여러 대에 나누어 올라타 출동을 했다. 김상식이 탄 차도 그 트럭들에 맞춰 출발했다. 김상식은 마리아를 취조했을 때를 떠올렸다.


"타국에서 밀입이라... "


"왜 그러는데?"


"어? 아, 아냐. 보안 유지를 해야 되는 거라서, 이 일하고 연관된 거면 나중에 말해줄게."


차는 도로를 따라 가쁘게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저녁 9시 정도. 아직 시민들이 분주히 차를 타고 달릴 시간이었다. 그래서인지 경찰 병력이 출동해서 교통을 통제해도 최대 속도로 가는 것은 무리인 듯했다.

김상식이 차창 밖을 분주히 둘러보면서 에리카에게 물었다.


"목격한 곳이 어디길래?"


"예르히 남쪽 외곽 공사지야."


"상황이 어떤데?"


"구조물 한 개가 갑자기 붕괴됐는데 현재 인부 네 명이 근처 컨테이너박스에서 자다가 깔려서 3명이 사망했어. 1명이 살아남았는데 엘리스의 외모와 비슷한 여성을 목격했대."


"엘리스 그 년이 이제 막 나가는구나? 아무 상관도 없는 곳을 건드려? 빌어먹을..."


"아니, 그렇지가 않아. 그 공사... 우리 군 헌병대 시설로 쓰일 건물 공사였어."


"뭐?"


"정부에서도 수도 외곽 경비에 더 신경을 쓸 생각이었나봐. 근데, 엘리스가 어디서 그 정보를 수집했는지..."


"아직도 구멍이 많구만. 그나저나 그 한 명은 어떻게 살았대?"


"어떻게 산 게 아니라... 엘리스가 정신지배를 걸어서 그 인부를 조종해 구조물을 무너뜨린 모양이야."


"정말 빌어먹을 능력이구만!"


이러쿵 저러쿵 주고 받다가 이내 현장에 도착했다. 이미 출동한 인원들로 상당히 분주했다. 이리저리 조명이 비춰지고, 정보원 병럭에 경찰 병력, 심지어 말 그대로 군 병력도 보였다.


"30분 전에 발생했으니까... 이미 멀리 도망갔을지도 모르겠는걸."


김상식과 에리카는 차에서 내린 뒤 주위를 살폈다.


"근데 실탄은 오히려 위험하지 않을까?"


"맞아, 엘리스가 정신지배라도 걸면 이 많은 인원들끼리 총격전이 벌어질 거야. 그러면.. 대참사가 벌어지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눈 뜨고 당할 수도 없으니.."


"일단 초능력 처리과의 사이코 능력자들이 앞서서 상대할 거야. 하지만 엘리스를 당해낼 수 있을지..."


"아, 나도 엘리스의 프로필을 봤는데 무시무시하더군. 정신 지배에 기억 조작에, 일시적 정신 붕괴 공격, 더군다나 앞에 3개에 비해 제대로 발휘할 수는 없어도 상대방 정신 공격 되돌리기까지...정말 역사상 최강의 사이코 능력자라니까."


"정신 붕괴 공격은 한 번 당하면 3일은 눈을 못 뜬다면서?"


"게다가 그걸 여러번 맞으면 정말로 정신이 붕괴되어 버린다는군. 그래도 뇌를 터뜨리지 않는 게 어디야."


김상식은 주변을 살폈다. 초능력 처리과의 초능력자들이 하나 둘 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들이 초능력 갖고 있다는 건 알기 쉬웠다. 발목은 보이지 않아도, 손목에 두르고 있는 하얀색 팔찌들이 그들이 초능력자라는 걸 나타내고 있었다.


"우리도 빨리 움직이자."


그때, 갑자기, 그야말로 갑자기 회색 양복의 사내가 일행들 앞에 나타났다. 김상식은 흠칫 뒷걸음질 쳤다.


"누구요? 언제 나타났지?"


"예에, 제가 여러분과 함께 움직일 초능력자 플램 코너입니다. 그냥 플램이라고 불러주세요! 짧은 순간이겠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사실 별로 얼굴 볼 새도 없을 거예요. 임무 상 여러분과 한 조가 된 거지만 제 특성상 얼굴 보기가 쉽지 않을 거거든요. 양해해주길 바래요."


길쭉한 얼굴에 뻐드렁니가 툭 튀어나온 남자가 숨 쉴 틈도 없이 속사포처럼 말을 쏘아댔다. 에리카가 중얼거렸다.


"당신, 초스피드 능력자로군."


"초스피드?"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속도가 빠른 게 아닙니다. 평범한 물체가 빨리 움직이면 그 속도 때문에 작든 크든 충격파가 생기지만, 제가 빨리 움직일 떈 그런게 안 일어나요. 하지만 순간이동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게, 느린 화면으로 제 움직임을 재생하면 제 움직임이 분명히 보이니까요!"


"아니 그게 과학적으로 가능한가?"


"전 초능력자라니까요?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죠. 정확히 말해서 빨리 움직이는 게 저의 능력이 아니라 빨리 움직이면서도 충격파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제 능력의 정확한 정의라고 할 수 있죠. 실제로 그냥 인간으로선 낼 수 없는 속도를 내는 초능력자가 저 말고도 꽤 있습니다만, 저처럼 충격파까지 없는 초능력자는 별로 없죠. 여러분, 그나저나 지금 총기 소지하고 계신가요?"


김상식과 에리카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가 이내 플램의 말에 대답했다.


"그렇소만..."


"그렇다면 총기를 모두 여기 남는 인원에게 맡겨주십시오."


에리카가 눈을 치켜떴다.


"총을 놓고 가라고?"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목적은 엘리스의 사살이 아니라 생포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나 여러분이 엘리스의 정신 지배에 걸리면 대책이 없습니다. 서로 쏘고 쏴 죽이고. 실제로 엘리스 및 특수인류수호단 패거리 수사 초기에는 아군 간 살상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습니다."


말이 워낙 빨라서 경박하게 보였으나 플램도 어느 정도 긴장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그럼 우린 어쩌란 말입니까?"


"물론, 빈 손으로 보낼 수야 없죠. 엘리스가 누군데요? 역사상 최강의 사이코 능력자 아닙니까. 그런 까닭에 출발하기 전에 의료 지원팀에서 여러분에게 마취총을 나눠줄 겁니다. 한 발만 맞아도 8시간은 꼼작도 못하죠."


김상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플램과 방첩과 요원들하고 같이 발을 맞추려는데, 꼭 할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 플램 씨."


"왜 그러시죠?"


"말 좀 천천히 할 수 없어요?"


"아 죄송합니다. 제가 성격도 급해서요."


"알만하군."


곧 인원들이 조를 나눠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상식 일행은 D조로 배정받았다. 경찰 병력과 군 병력도 총을 소지하지 않은 대신 마취총을 지급받았다. 김상식과 일행들도 다시 차에 올라타 이동하게 됐다. 원래 같이왔던 요원 중 한 명이 남기로 하고 그 자리에 플램이 대신 탔다. 일단 소지한 총을 잔류 인원에게 맡긴 뒤 플램이 미리 가져온 상자에서 꺼낸 마취총들을 지급받았는데, 크기는 자동권총과 별 차이도 없었다. 그리고 마취총 탄환 5개를 따로 지급받아 주머니에 넣도록 했다(이라고 하기엔 모양이 확연히 달랐지만).


"아마 방첩과 요원분들은 마취총이 처음일지도 모르니까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탄환은 따로 받을 수 밖에 없어요. 어쩔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는 소형 주사기를 넣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탄창의 개념이 없습니다. 이렇게 한 번 쏴주고 바로 갈아끼워줘야 합니다. 많이 피곤한 총이죠? 게다가 사거리도 다른 권총에 비하면 안구에 습기만 차지요. 물론 저격용 마취총도 있습니다만 그건 말 그대로 어디까지나 스나이퍼용이니까 여러분들에게는 지급하지 않습니다..그리고.."


플램이 이러쿵 저러쿵 설명을 했다. 말이 빨라서 듣기 힘들었지만, 아무튼 미리미리 주사기를 끼워넣었다 뺐다를 반복했다. 손에 잘 익지가 않았다. 플램은 그러면서도 쉴새 없이 떠들어댔다.


"..따라서 여러분이나 저나 실질적으로 이걸 원거리 기습용으로 쓰는 건 불가능해요."


"그런데 플램 씨. 당신 그렇게나 빠른데 엘리스가 당신을 어떻게 막죠?"


에리카가 궁금해서 물어봤다. 그러자 플램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진저리를 쳤다.


"그 여자는 어떤 특정 대상만을 노리고 초능력을 쓰는 타입이 아닙니다. 그녀는 그녀 주변으로부터 일정 범위 내에 있는 사람에게들에게도 정신 공격을 가할 수 있죠. 즉, 그녀의 범위 내에 들어간 사람들은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모두 정신을 붕괴시켜 맛이 가버리게 할 수도 있다 이겁니다! 아니면 그녀의 꼭두각시로 조종할 수도 있는 거구요."


김상식도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망했다. 유언장 미리 써놓고 올 걸..."


플램이 너무 겁을 줬다 싶었는지 손사래를 쳤다.


"아아.. 걱정 마십시오. 이래봬도 제가 바로 전에 엘리스를 생포하는데 성공했던 팀원 중 하나였으니까요! 그녀가 탈출할 때는 불행히 제가 그 자리에 없었지만 말입니다.."


"그래, 상식 씨. 우리가 뭐 죽으러 가? 잡으면 되는 거야."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


그 즈음이었다.


"D조, D조 들리나! 여기는 C조! 응답하라!"


무전기가 울린 것이다. 플램이 얼른 무전기의 송신 버튼을 눌렀다.


"여기는 D조. 무슨 일인가?"


"엘리스의 위치를 포착했다. 지금 바로 우리가 있는 쪽으로 지원바란다. GPS에 현재 발견 위치를 표시해놨다. GPS에 나타난 경로 중 최단 경로로 올 수 있도록!"


"수신 양호!"


플램은 흥분한 듯 응답한 뒤 무전기를 껐다. 그리고 돌연 창문을 열었다. 김상식이 고개를 돌렸다.


"뭐하는 거요?"


"전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걱정마세요! 위치는 익혔으니까. 아마 다들 위치 추적 장치는 갖고 있겠죠? 그거 보고 제 위치 확인하시면 됩니다. 현장에서 봅시다!"


대답을 하기도 전에 플램은 제 할 말만 다 말하곤 곧바로 창문을 통해 순식간에 나가버렸다. 워낙 빨라서 흡사 잔상도 보일까 말까 했다. GPS에 나타난 그의 위치를 보니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에리카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빠른데 어떻게 제대로 따라간담? 이봐! 최대 속도로 밟아!"


"예, 선배님!"


방첩과 요원도 나름대로 최대 속도로 차를 몰았다. C조가 알려준 위치에 도착하기까지 한 5분 정도 걸렸는데, 도착하기 직전까지 그 위치에 표시되었던 플램의 신호가 돌연 다른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도착한 곳은 인근 도시에서 좀 떨어진 도시 농업 지역이었다.


"우리도 따라가자!"


에리카의 지휘 아래 세 명이 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물론 따라 잡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죽어라고 달렸다. 김상식도 턱에 숨이 찰 정도로 달렸지만 플램의 속도를 따라잡을리가 없었다. 더구나 한밤중이라서 주변 살피기도 막막했다.


"탁 트인 농지여서 숨기도 힘들겠구만... 찾기가 힘드네.."


그때였다.


"저기있다!"


그 셋이 있는 곳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 들려왔다. 그들은 다시 외침이 들린 곳까지 죽어라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이었다. 뭔가가 갑자기 에리카 앞으로 불쑥 튀어나왔다. 에리카는 바로 마취총을 겨눴다.


"이런!"


"앗!"


순간, 쉐엑- 하는 소리가 연속적으로 나더니 곧 에리카와 함께 누군가가 털썩 쓰러졌다. 방첩과 요원 한 명이 에리카를 부축하러 달려갔고, 김상식은 쓰러진 누군가를 향해 달려갔다.


"어? 플램 씨?"


"으...으...정신 지배에 당했어요. 제길...미안해요..."


"이런 빌어먹을... 당신이 천천히 말하길 바랐지만 이런 식으론 아니었는데..."


에리카와 플램은 서로를 마취총으로 쏘고 만 것이다. 그 찰나의 순간에도 플램을 맞췄다니, 에리카로서는 경이로울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이걸로 끝이었다. 에리카는 점점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간신히 플램을 향해 소리질렀다.


"빌어먹을.... 플램... 당신, 예전에 엘리스 잡았다며!"


"면목...없습니다..."


둘은 결국 마취제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고 말았다. 이제 남은 건 방첩 요원과 김상식 뿐이었다. 김상식은 주위를 살폈다.


"플램은 방금 전까지도 정신지배를 당하고 있었어... 이 근처에 엘리스가 있는 게 틀림없다구."


"그렇다면...."


"당신은 여길 지키고 있어요. 내가 엘리스를 찾아봐야겠어."


"하지만, 상식 씨는 감찰과지 않습니까? 이런 경험은 차라리 제가.."


그리고 그 순간 방첩과 요원이 욱 소리를 내며 자기 어깨를 감쌌다. 작은 주사기가 날아와 박혀 있었다. 방첩과 요원은 욕지기를 뱉었다.


"빌어먹을...하필 이 때에..."


김상식은 바로 방첩과 요원 뒤로 마취총을 쏘았다. 그리고 동시에 저편에서도 주사기가 날아왔는데, 아슬아슬하게 김상식의 뺨을 스쳤다. 그리고 김상식이 쏜 마취제는 정확히 상대편에게 명중했다. 결국 동료 저격이었지만 말이다.


"이건 기뻐해야 하는 거야 슬퍼해야 하는 거야..."


김상식은 이제 혼자 남았다. 엘리스는 충분히 정신 붕괴 능력으로 적들을 쓰러뜨릴 수 있을 텐데도 이런 식으로 서로가 서로를 쏘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래도 엄선된 요원들이라는 그들을 완전히 가지고 놀고 있는 것이었다.


"어디 있는 거냐! 어디 있냐고!"


김상식은 또 어디서 뭔가가 튀어나올지 몰라 불안함이 극에 달했다. 뭔가가 서서히 자신을 죄여오고 있는 느낌이었다.





[계속]


작가의말

여기서 나오는 마취 권총은 역시 밀리터리 상식과 무관한 가상 설정입니다. 애초에 이 글이 밀리터리 소설은 아니고 가상 배경을 무대로 한 글이니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취 권총이란 게 실제로 있긴 합니다만 사실은 대부분이 가스를 분사하는 형태라죠?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욱 열심히 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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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11 임대협
    작성일
    12.07.04 08:46
    No. 1

    영화보는 것 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매우 기대가 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서울오렌지
    작성일
    12.07.05 23:50
    No. 2

    감사합니다 임대협 님!
    댓글이 달리다니.... 지켜봐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대에 보답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3 일필탈혼
    작성일
    12.09.04 21:53
    No. 3

    재미 없어서... 눈팅 하고 갑니다.. 미드 보는 것 같은대.. .. 액스맨.. 히어로즈.. 짬봉.. 이네요 ㅋㅋㅋ 아직..초능력 대결은.. 없고.. 스토리..풀어가는 프롤로그 같은대.... 준공이 결혼도하고.. 쩝..초능력도 없고.. 민숭민숭.. 하네요.. .. 적대 세력.. 공산주의 민주주의. 를 남북..현체제 소스를 버무리는 것 같은대.. 쩝..별루...ㅋㅋㅋ 끄적끄적 거리다..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서울오렌지
    작성일
    12.09.05 13:01
    No. 4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확실히 제 글이 여러모로 밋밋하고 지지부진한 면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가상 현실을 배경으로 한 것이지만 확실히 현실적인 배경도 섞었음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엑스맨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것도 맞습니다. 1화에서도 언급했긴 했습니다만.. 히어로즈는 잘 모르겠습니다. 초능력을 소재로 한 매체가 한 두개가 아니어서 겹치는 부분이 없게 만드는 것이 힘들긴 합니다. 어쨌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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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초능력 사냥꾼들 (17) 12.06.23 594 7 20쪽
16 초능력 사냥꾼들 (16) 12.06.16 837 7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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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초능력 사냥꾼들 (13) 12.05.20 649 6 16쪽
12 초능력 사냥꾼들 (12) 12.05.18 679 6 11쪽
11 초능력 사냥꾼들 (11) +1 12.05.15 645 9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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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초능력 사냥꾼들 (7) 12.05.04 760 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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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초능력 사냥꾼들 (3) +2 12.05.01 1,157 12 16쪽
2 초능력 사냥꾼들 (2) 12.04.30 1,412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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