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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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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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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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이 있으면 갖는 거다!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차기작 준비 중에 류지호는 MSM Studios로부터 연락을 한통 받았다.

한동안 자리를 비웠던 JHO 사정도 확인할 겸 LA로 날아왔다.

Playa Vista가 아닌 엉뚱한 센추리시티로 향했다.

센추리시티는 1960년대 이전에는 20세기 PARKs의 백랏이 있던 영화목장이었다.

1963년 도시 안의 도시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건물들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쇼핑몰인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와 20세기 PARKs 본사가 소재하고 있고, 많은 연예 기획사들의 본사가 모여 있다.

센추리시티 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고층 빌딩 Constellation Place.

35층 맨 꼭대기에 ‘MSM' 로고가 떡하니 박혀 있다.

2003년에 준공된 이 빌딩에 MSM Entertainment 본사가 입주했다.

빌딩 로비로 들어선 류지호가 COO 브라이언 허프에게 물었다.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겁니까?”

“23개 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달 100만 달러 상당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이전 삶에서는 MSM이 파산보호신청을 하면서 이 건물을 비울 수밖에 없었다.

JHO Company Group에 인수된 후로 재정문제를 해결하게 되어 번듯한 건물에 둥지를 틀게 됐다.


“유니로필드에서는 뭐래요? 이 빌딩을 팔지 않겠대요?”

“아쉽지만, 요지부동입니다.”


처음 이 빌딩의 시공사는 LA의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첫 삽을 뜨자마자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부동산 회사 유니로필드에 인수합병되고 말았다.

류지호는 파리로 협상팀을 파견해 Constellation Place 매입의사를 타진했다.


“얼마 달래요?”

“가격협상조차 거절했습니다.”

“그깟 임대료 수익이 얼마나 된다고....”

“쇼핑센터로 변경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보입니다만. 시당국에서 쉽게 허가를 내줄 것 같지 않습니다.”

“얼마를 부르면 팔 것 같아요?”

“7억 달러까지는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거품이 상당이 낀 가격이네.”

“재무팀에서는 10년 내 그 두 배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닐 걸요?”

“네?”

“다시 파리로 협상팀을 보내서 최대 7억 달러까지 상정하고 협상을 벌여보라고 하세요. 결렬 되면 2년 후 다시 협상해 보는 것으로 하고.”

“알겠습니다.”


LA 다운타운의 70층 초고층 빌딩도 아니고, 겨우 35층 빌딩에 7억 달러를 제시해도 꿈쩍하지 않는다면 안 팔겠다는 의사표시다.

그때 가서 접으면 그만이다.


‘MSM의 전 회장과 최대주주들이 돈지랄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지.’


메이저 스튜디오의 본사 건물을 상정하고 설계를 했기에 100석, 200석 규모의 극장 두 개를 만들고, 할리우드 스타들이 비밀리에 출입할 수 있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는가 하면, 실내에 들어간 마감재들이 죄다 최고급이었다.


“임대 계약은 2018년까지였지요?”

“예.”


건물 매입이 안 되면 계약기간이 끝나고 Playa Vista에 빌딩을 올려 입주하는 방법도 있다.


우뚝.


어지간한 수영장 크기만큼 넓은 로비 중간에서 류지호의 걸음이 멈췄다.

중앙에 인포메이션 부스가 호텔 프론트처럼 길쭉하게 자리하고 있다.

굵은 기둥들이 건물을 떠받치고 있고, 왼쪽과 오른쪽에 대형 현수막이 천장에서부터 로비 바닥까지 늘어뜨려져 있다.

대형 현수막에는 JHO Company Group 산하 영화 스튜디오 로고들이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다.

더 늘어날 것을 염두에 두었는지, 현수막 사이에 공간까지 여유를 두었다.


“다른 입주자도 있을 텐데, JHO가 로비를 다 점거해도 됩니까?”

“그들을 위한 로비는 왼쪽 뒤편에 따로 존재합니다.”


빌딩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MSM Entertainment가 건물 가치를 올려주는 앵커테넌트였다.

때문에 소유주와의 협의에 의해 자사 빌딩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동안 류지호가 빌딩 곳곳을 구경했다.

Playa Vista의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 본사보다 건물 규모는 작았지만, 더 호화롭고 더 세련되고 더 쾌적했다.

MSM 전임자들이 얼마나 허영과 허세가 심했는지 말해주는 풍경이라고 할까.


“쯧. 이러니 부채가 25억 달러나 되었지.”


인수 후, 신임 CEO 조수아 윌슨이 100개가 넘는 자회사와 계열사들을 통합하거나 정리했다.

폐업과 일부 매각으로 기업의 덩치를 대폭 축소시켜 버렸다.

매각을 통해 들어온 자금으로 부채를 탕감했다.


“여전히 11억 달러 상당의 부채가 남았죠, 아마?”

“예.”


올해가 지나면 2.5억 달러의 부채가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매출 전망이 그리 밝지 않기 때문이다.


“왜 새로운 주인이 쇼핑몰로 바꾸려고 하는지 알겠네요.”


23개 층의 인테리어가 다 제각각이었다.

복층으로 설계된 층도 있고, 식당과 카페테리어는 호텔 급을 자랑했다.


“몇 명까지 근무할 수 있는 겁니까?”

“지금의 자리배치를 유지한다는 가정에서 560명까지 자신의 데스크를 가질 수 있습니다.”

“현재 직원 수는?”

“여기저기 소재한 오피스에 흩어져 있던 직원들이 합류함으로써 290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채용 계획은 있고요?”

“30여 명의 신입사원과 다섯 명의 경력자를 스카우트 할 계획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요 오피스를 둘러보고 마침내 빌딩 최상층에 도착했다.


띵.


최상층은 단 한 사람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바로 류지호다.

오너의 오피스라고 해서 으리으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류지호다.

JHO가 세계적인 복합미디어그룹이 되고, 자회사와 계열사 숫자가 늘어남으로써 관리할 인력도 대거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JHO Pictures와 Venture Capital의 규모도 커짐에 따라서 더 넓고 쾌적한 사무공간이 요구되었다.

때문에 웨스트우드를 떠나 센추리시티 MSM 본사 건물로 확장이전하게 됐다.

JHO 회사들이 모여 있는 Playa Vista로 가지 않고 센추리시티로 온 이유는 별 것 없다.

이곳이 벨에어에서 출퇴근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


일개 사무실 수준이 아니다.

특급호텔 펜트하우스 수준이다.

대유그룹 회장이 사용하던 밀레니엄 힐턴 전용집무실은 이 곳에 비하면 매우 소박한 수준이다.

업무 공간 외에도 펜트하우스급 시설을 자랑했다.

파티룸까지 구비되어 있다.

호화롭게 꾸며진 오피스에 대해 한 소리 했을 법한 류지호다.

사정이 달라졌다.

출입하는 VVIP 손님에 맞게 오너의 집무실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는 걸 알기에 내버려두었다.


‘전망은 좋네.’


센추리시티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층수를 자랑하는 빌딩이다.

의장 집무실 창밖으로 보는 시야에 걸리는 건물이 없다.

한국의 가온그룹 의장 집무실도 상암으로 옮긴 바 있다.

오너의 집무실 이전은 작은 변화가 아니다.

류지호가 소유한 기업에 큰 변곡점이 생겼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음.”


삼십 분 정도 경과했다.

MSM Entertainment의 조수아 윌슨 CEO가 찾아왔다.


“아이튠즈 서비스에서 MSM 영화를 다운로드 할 수 있게 됐다고요?”

“내년 4월부터 <오즈의 마법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사랑은 비를 타고>, <대열차 강도> 등 100여 편의 고전영화와 <록키>, <매드맥스> 같은 70~80년대 영화가 서비스 됩니다.”

“MSM HD 서비스는 언제부터 나갑니까?”

“7월부터 JHO/DirecTV를 통해 디지털 리마스터링 된 영화들이 방영될 예정입니다.”

“몇 편이 준비되었죠?”

“139편이 준비되어 있고, 향후 1,200편 가량이 리마스터링 될 계획입니다.”

“홈비디오 배포는 IVE와?”

“예.”

“TV시리즈까지 포함해 정확히 라이브러리가 총 몇 편이에요?”

“4,508편입니다.”

“휘유~ 굉장하네요.”

“작년 MSM은 영화와 TV시리즈 라이브러리로 약 6억 달러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2,300여 편의 영화 및 TV 라이브러리를 보유한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65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지난해 거뒀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X-파일> 등 다수의 재방송 인기 콘텐츠도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 되면 관련 매출이 더 늘어날 터.

이전 삶에서 TV시리즈 <프렌즈> 6개 시즌으로 2010년대부터 평균 10억 달러의 수익을 해마다 거둬들였었다.

그 같은 것들을 기억하고 있는 류지호는 고전·현대 불문하고 영화나 TV시리즈 판권을 닥치는 대로 확보하고 있다.

플랫폼은 현재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충분했다.

무조건 콘텐츠다.


“E-pix를 책임질 사람은 영입했어요?”

“블록버스터와 쇼타임 부사장을 역임한 마커스 그린버그를 영입했습니다.”

“그룹이 보유한 플랫폼에 너무 연연하진 말아요.”

“MSM 독점 콘텐츠도 말입니까?”

“몇 개 채널이 되는 겁니까?”

“세 개입니다.”


MSM을 스튜디오에서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개편하면서 케이블채널 사업부문도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 케이블 기본채널 외에 M-pix라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채널 세 개를 묶은 패키지 유료채널이 될 예정이다.


“자체 콘텐츠를 방영하는 채널 하나를 따로 만들어 봐요.”

“트라이스텔라TV처럼 프리미엄 채널에 집중하길 원하십니까?”

“아니요. 영화는 영화. M-pix는 M-pix!”


트라이-스텔라TV의 5개 채널 패키지는 위성방송 한 곳, 메이저 케이블 한 곳, 대형 IPTV 한 곳, 스트리밍 한 곳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다.

M-pix는 그런 한계 없이 가능한 모든 플랫폼에 다 풀어버릴 생각이다.


“N-cast, V&Acom과 협상을 해도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물론이에요. 모두 열어놓고 접촉해 봐요. 리버티나 Tox와 접촉하고 싶으면 내게 말해요. 연결 시켜 줄게요.”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도 메이저 케이블 회사들과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아참. 그랬죠.”


조수아 윌슨도 30년에 가까운 업력이 있는 인물이다.

물고기에게 수영을 가르치려 한 꼴이다.

참고로 M-pix는 이전 삶에서 세 개 회사가 합작했었다.

두곳은 패러마운틴과 Tigers Gate였다.

이제 그들은 필요 없다.

류지호가 발 벗고 나서는 한 MSM의 부활은 정해진 수순이다.

쇼타임 출신 CEO까지 영입했다니 달리는 말에 채찍질 하는 격이고.


“한국의 국제공항공사라는 곳에서 재밌는 제안서를 보내왔습니다.”

“국제공항공사?”


류지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스의 고향 근처에 위치한 국제공항이 있지 않습니까?”

“인천국제공항이요?”

“예. 바로 그 공항공사가 테마파크를 함께 조성해보자고 제안해 왔습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안 돼요, 그거.”

“....예?”

“MSM은 내실을 다져야 하잖아요. 외형적인 규모에 연연하지도 말고, 보여주기식 비즈니스는 하지 말아요. 주가 띄울 일도 없고 채권자들에게 눈 가리고 아웅 할 일도 없으니까.”

“예. 보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Bad money drives out good).

1558년 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그레샴이 즉위한 엘리자베스 1세에게 보낸 편지에서 언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레샴의 법칙이라고 한다.

현대에 와서는 경제 말고도 정치·사회 문제나 심지어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불필요한 행정업무가 필연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조직의 존재 목적을 위해 일할 시간은 거의 할애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생긴다.

막대한 부채를 해결한답시고 또 다른 부채를 끌어와 결국 부채를 더욱 키우는 경우도 발생한다.

JHO Company Group이 인수하기 전 MSM Studios가 그 꼴이었다.

할리우드 초창기 영광의 시대를 지나서 MSM은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결국 최후 투자자라는 작자들은 콘텐츠에는 관심도 없던 돈놀이꾼이었다.

내실 없이 규모만 키웠다.

파산을 막기 위해 중요 자산을 팔아 치웠다.

한숨 돌리자마자 또 다시 쓸데없이 문어발 확장을 거듭했다.

회사 수익과 재무구조 상 계열사가 무려 120여 개라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


“아참. 커크 케르코니언이 대주주로 있는 Mirage 상표권 만료는 언제죠?”

“2013년까지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Mirage가 라스베이거스와 해외 카지노 호텔 체인에 MSM 상표를 사용할 수 없으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혹시 케르코니언씨가 보스께 무슨 잘못이라도....?”

“그냥 배가 아파서요?”

“....예?”

“MSM을 인수하면서 받은 금액과 신용대출을 통해 만달레이를 70억 달러에 인수했다잖아요.”

“혹시.... 심술이십니까?”

“심술이 아니라. MSM Mirage에게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호텔 하나를 사오고 싶어지네요. 조쉬는 MSM 마크를 단 오리지널 MSM 호텔 자회사가 갖고 싶지 않아요?”


조쉬아 윌슨 입장에서는 다소 뚱딴지같은 아이디어였다.


“카지노, 쇼, E-스포츠.... 그리고 UFC 시합을 개최하는 MSM 엔터테인먼트 전용 카지노 호텔.”

“UFC를 MSM에 주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트라이-스텔라TV와 차별되는 새로운 경기를 만들어야겠죠.”

“얀 호퍼 회장과 협의를 해봐도 되겠습니까, 보스?”

“그러세요.”

“감사합니다. 보스.”

“고마울 것까지야... MSM Mirage가 호텔을 내놓는다는 보장 없잖아요.”

“카드는 섞어야 하고, 카드 게임에서 블러핑도 기술입니다.”

“하하. MSM 상표권을 가지고 협박이라도 하게요?”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쓸모없는 목장까지 떠안았는데,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법도 있는 법이죠.”

“호퍼 회장을 만나기 전에 도널드 제이콥부터 만나보세요.”

“알겠습니다.”


무거운 걸음으로 회장실을 찾았던 조쉬아 윌슨은 가벼워진 걸음으로 집무실을 떠나갔다.

커크 케르코니언이 MSM Studios 대주주이던 시절 우격다짐으로 사용했던 자신의 카지노 호텔의 MSM 상표권.

무려 40년 간 체결되었던 MSM 상표권이 2013년 종료된다.

MSM Mirage 측에서는 기간 연장 계약이 당연히 체결될 것으로 철썩 같이 믿고 있을 터.

어쩌면 계약 연장은커녕 새로운 계약도 없을지도 몰랐다.

오너인 류지호의 의지에 의해서.


‘매출 부진을 겪는 카지노 호텔 하나 팔래 아니면 더 이상 MSM 상표 못 쓰게 될래.’


라스베이거스에서 MSM 그랜드 호텔은 MSM Mirage 체인의 플래그십 호텔이자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그런 호텔에서 MSM 마크가 사라지게 되면.... 큰 메리트 하나를 잃게 되는 것이다.

여담으로 조쉬아 윌슨은 MSM 상표권을 협상카드로 쓸 필요가 없게 된다.

이 시기 커크 케르코니언의 MSM Mirage 지분은 54.3%였다.

레만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 2년 간 지주회사의 부채를 탕감하기 위해서 처분하다 보면 지분율이 계속해서 떨어지게 된다.

JHO Company Group에는 기업인수 합병 선수들이 널렸다.

은밀하게 MSM Mirage 지분을 사모이기 시작한다.

결국 2010년 카지노 호텔과 리조트 체인 MSM Mirage의 최대 주주 지위를 MSM Entertainmet가 차지하게 된다.

진정한 MSM Resorts International Group이 탄생하게 된다.

그로인해 류지호는 원초적 유흥에까지 손을 뻗치게 된다.

바로 도박산업이다.


❉ ❉ ❉


류지호가 새롭게 이전한 이사회의장 집무실을 확인하고 사업을 점검하는 사이.

뉴욕 언론이 꽤나 떠들썩했다.


[파커가(家)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롱아일랜드 대저택의 주인은 미스터 할리우드.]

- Daily News.


[파커 가문의 다음 세대 후계자는 사위 지호 파커 류!]

- Newsday.


[파커家 내부에서 진정한 후계자 지위를 두고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 최후의 승자는?]

- New York Post.


[동양에서 온 미라클 보이. 미국의 명문가 후계자가 될 것인가?]

- The Wall Street Journal.


[파커家의 다음 세대 후계자 후보들 누가 있을까.]

- The New York Times.


[지호 류. 윌리엄 W 파커가 이미 십대부터 키운 다음 세대 후계자.]

- People.


난데없이 파커가문의 후계자 후보에 류지호의 이름이 올라갔다.

뉴욕의 타블로이드를 중심으로 각종 추측성 보도가 난무하는 가운데 윌리엄 파커가 평소 친분이 있는 언론사 사주에게 묘한 뉘앙스의 말을 남겼다.


“나는 이제 세상으로부터 잊히길 원한다네. 난 이제 뉴욕에 집이 없어. 그렇다고 우편물을 다른 곳으로 보내서는 안 되겠지. 죽을 때까지 손자손녀의 집에서 신세를 질 생각이거든.”


농담조의 말을 전한 것이다.

듣는 언론사 사주 입장에서는 해석의 여지가 많았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공식적인 후계자로 확정된 장남 그렉 파커를 찾아갔다.


“귀찮게 하지 마! 이 날파리 같은 자식들아!”


기자들은 그렉 파커의 협박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걸거나.

사유지로 무작정 찾아가거나.

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찾아온 일꾼으로 위장하거나.

온갖 수단을 동원해 취재에 열을 올렸다.


- 파커家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뉴욕 대저택을 파커의 주인께서 미스터 류에게 상속했습니다. 이를 두고....

“파커의 전 재산을 녀석에게 준 것도 아니잖아. 왜 호들갑이야!”

- 공식적으로 그렉 파커씨가 후계자로 확정되었지만, 진정한 후계자는 미스터 류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 나이에 무슨 후계자야. 난 나다. 그깟 후계자가 뭐가 중요해. 지호가 자격이 있으면 갖는 거지.”

- 앞으로 파커가문 내부에서 다음 대 후계자 갈등이 불거....

“까불지 마라. 너희들이 우리 집안일에 왈가왈부 할 자격은 없다. 경고한다. 우리 집안일에 쓸데없이 펜대 놀리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


노아 파커는 한 술 더 떠서 농장으로 찾아온 기자들을 향해 경고 사격까지 했다.


“내 사유지에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떨어뜨린다면 즉각 사살할 거야! 꺼져! 버러지들아!”


난폭한 노아 파커를 두고 미국 매체는 대서특필했다.

파커家의 ‘무법자‘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서.


“노 코멘트.”


류지호의 장인 제임스 파커와 삼남 브랫 파커는 입을 꾹 다물었다.

동부에서의 난리가 서부로까지 번졌다.

센추리시티로 이전한 의장 집무실로 전화가 폭주했다.

벨에어 부촌 단지 입구를 수십 명의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가 류지호의 차량을 막아섰다.

류지호는 차에서 잠시 내려 기자들에게 짤막한 말을 전했다.


“알다시피 난 파커의 가족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분이 쌓아올린 업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권한을 이을 자격은 더더욱 없다. 말장난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분을 모욕하지 말아 달라. 롱아일랜드의 저택은 영원히 윌리엄 파커의 집이다. 누구도 그의 집을 소유할 수 없을 것이다.”


백업 경호팀들까지 동원되고 나서야, 달라붙는 취재진을 떼어낼 수 있었다.


[미스터 할리우드는 윌리엄 파커 사후 롱아일랜드 파커 대저택을 기념물로 남겨둘 가능성이 높다.]

- LA Times.


정론을 표방하는 신문이든.

증권가 사설정보지보다 못한 타블로이드지든.

파커가문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들로 다양한 소설들이 만들어졌다.

나무는 조용히 있고 싶어도 바람이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풍수지탄(風樹之歎)이라는 고사와 관련 없는 비유다.

진실(Fact) 보다는 자기가 믿고 싶은 것을 믿는 경향에 대해 꼬집는 비유다.

바람은 나무를 흔들기 위해 부는 것이 아니다.

그냥 자기의 갈 길을 가는 것인데 나무가 거기 서있는 것이다.

나무와 바람은 만나기 전에는 서로 그냥 살아가지만 만나면 힘겨루기를 한다.

그런데 산이 바람을 막아준다면 나무는 바람을 견디는 힘을 기를 수가 있다.

오히려 더 강한 뿌리를 내릴 수도 있다.

류지호는 지금도 거목이다.

다만 천년 거목이 되려면 더 튼튼하고 굵은 뿌리는 땅 깊이 내려야 한다.


- 할아버지. 더 이상 제게 아무 것도 주지 마세요. 지금까지 아낌없이 주셨고, 충분히 보살펴 주셨어요. 제가 효도를 하면 했지 유산이니 후계자니 다 필요 없어요!


뉴욕으로 전화를 건 류지호가 처음으로 윌리엄 파커에게 짜증을 부렸다.

언론에 등쌀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기에.


껄껄껄.


수화기 너머에서는 윌리엄 파커의 재밌어 죽겠다는 웃음이 한 동안 이어졌다.


작가의말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평안한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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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7 세기의 결혼식. (2) +7 23.11.20 2,306 115 25쪽
676 세기의 결혼식. (1) +7 23.11.18 2,345 111 28쪽
675 TCU의 닻을 올리다! (2) +6 23.11.17 2,124 106 23쪽
674 TCU의 닻을 올리다! (1) +5 23.11.16 2,174 110 24쪽
673 뉴욕살이. +9 23.11.15 2,160 108 23쪽
672 포츠담 광장에서... (5) +6 23.11.14 2,116 106 26쪽
671 포츠담 광장에서... (4) +11 23.11.13 2,192 112 31쪽
670 포츠담 광장에서... (3) +4 23.11.11 2,099 112 28쪽
669 포츠담 광장에서... (2) +3 23.11.10 2,071 105 24쪽
668 포츠담 광장에서... (1) +3 23.11.10 2,069 87 23쪽
667 외도는 웬만하면 안 하려고 했는데.... +4 23.11.09 2,222 106 26쪽
666 호잇 호잇... 초능력 재주꾼. (2) +7 23.11.08 2,168 105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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