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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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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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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살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류지호와 레오나 파커가 머물게 될 트라이베카 지역은 맨해튼 서쪽 다운타운에 위치한 동네다.

허드슨강과 인접한 대서양을 통해 들어오는 대다수 화물을 선적하는 주요 항구였으며, 미국 중·서부에서 철도와 트럭으로 운반된 물류들이 모이던 곳이었다.

19~20세기에는 맨해튼 물류교통의 중심이었다.

아직도 다양한 소비재를 저장하던 창고들이 남아 예술가들의 갤러리로 사용되고 있다.

류지호는 고향 인천의 신흥동과 신포동 일대를 떠올리곤 했다.

1960년대 뉴욕시의 도시재생사업으로 트라이베카에 있던 오래된 건물들이 철거됐다.

1970년대에는 기존 창고로 쓰이던 산업용 건물들이 로프트 형식으로 개조돼 예술가들의 레지던스로 쓰이기 시작했다.

9·11 테러 직후에는 트라이베카의 상권을 활성화하고자 ‘트라이베카 필름 페스티벌’을 개최하기 시작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트라이베카는 맨해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트렌디한 문화지구로 부상하고 있다.

2010년대에 가면 뉴욕 맨해튼 내 최고 부촌으로 부상하게 되는 지역이다.

류지호가 구입한 펜트하우스가 있는 건물은 1882년 지어져 외관이 다소 허름했다.

리뉴얼을 통해 지하 차고와 넓은 테라스 정원 등을 갖추게 됐다.

슈퍼리치가 거주할 것을 고려해 24시간 보안 시스템도 가동된다.


“어서 오십시오.”

“오랜만이에요. 다들.”


파커 대저택 집사 브래들리 아담과 벨에어의 집사 윌튼 본드가 건물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8층 건물의 최상층을 통째로 펜트하우스로 만들었다.

대략 128평 규모에 침실 4개, 욕실 5개, 개인 테라스 등을 포함한다.

전체적으로 크림톤과 짙은 우드 컬러로 마감해 아늑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인테리어 콘셉트, 가구 등 모든 것을 레오나 파커가 선택하고 꾸몄다.

번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류지호의 취향도 적극 반영됐다.

레오나 파커가 직접 커피를 내려왔다.


“두 분이 수고가 많았어요.”


두 집사가 세기의 결혼식을 총책임지고 있다.

두 사람은 윌리엄 파커의 지휘를 받고 있다.

유럽 왕실의 결혼식도 아닌데, 규모가 남달랐다.

하나부터 열까지 초호화판으로 준비되고 있다.

예산이 무려 4,300만 달러(대략 460억 원)이다.

찰스 왕세자의 1.1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액수였지만, 미국에서도 가장 호화로운 결혼식으로 남을 것 같았다.

참고로 미국의 억만장자는 결혼식에 평균 500만 달러를 쓴다.


“‘뉴욕‘ 매거진과 ‘더 뉴요커‘에서 두 분의 결혼식 독점사진을 찍고 싶다고 합니다.”


뉴욕 주에서는 매우 유명한 주간지들이다.

류지호가 거절하려고 하는데, 윌튼 집사가 치고 나왔다.


“독점사진을 싣는 조건으로 500만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브래드 집사가 말을 보탰다.


“종전 영국 왕실 결혼식 기록보다 1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입니다.”


소위 ‘세기의 결혼식’이라 불리는 결혼식의 경우 방송사와 잡지 등에서 단독 보도를 조건으로 계약을 맺기도 한다.


“거절하세요.”


브래드 집사가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


“그 돈을 받아서 어려운 사람에게 나눠주어라. 윌리엄 어르신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할아버지가요?”

“두 분이 직접 받지 말고 자선기금 계좌로 넣는 것을 추천하셨습니다.”


류지호의 결혼식 하객 초청장에는 계좌번호가 찍힐 예정이다.

911재단과 뉴욕나눔재단의 계좌다.

류지호와 레오나 파커는 결혼 선물이나 축하화환은 사양하기로 했다.

대신 기부를 유도했다.


“레오나, 어떻게 하고 싶어?”

“허락하면 안 될까? 할아버지 말씀처럼 자선기금에 넣으면 좋겠어. 대신 잡지에 실릴 사진은 우리가 결정해야 해. 3장으로 제한했으면 좋겠어.”


류지호가 두 집사에게 물었다.


“들었죠?”


고개를 끄덕인 윌튼 집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초청장은 모두 발송을 완료했습니다.”

“모두 몇 명이죠?”

“900명입니다.”


저 숫자도 줄이고 줄인 것이다.

파커가문과 레오나 외가인 그레이엄가문 사람들만 해도 3/1에 육박할 정도.


“플라자 호텔 연회실로 가능하겠어요?”

“대 연회실이 6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혹시 몰라 플라자 호텔의 세 개의 리셉션 홀을 모두 렌트했습니다.”

“잘했어요.”

“백악관에서는 축전만 보낸다고 알려왔습니다.”

“바룩 오밤 상원의원 부부도 하객 명단에 들어가 있죠?”

“예.”


이전 삶에서 바룩 오밤 의원은 미국 제44대 대통령이었다.

이번에도 대통령이 될지 알 순 없지만, 류지호와 레오나는 아직까지 일면식이 없었다.

다만 JHO Foundation과 인연이 있다.

바룩 오밤 의원이 상원에서 공공사업 및 퇴역병 문제를 담당하는 위원회 소속이기 때문이다.

JHO Foundation은 90년대부터 참전용사들을 지원하고 퇴역병들의 사회적응과 정신 치료를 후원하고 있다.


“가온웨딩의 플래너는 잘해요?”


뉴욕에 최상류층만 전담하는 웨딩플래너가 따로 있지만, 가온웨딩 뉴욕지점의 지점장을 플래너로 고용했다.


“최상류층 결혼식을 진행해본 경험이 없어 조금 곤란함을 겪고 있습니다.”

“....음.”

“걱정 마십시오. 중요한 것은 저희가 하고 있고 롱아일랜드의 마스터께서 지휘하고 계셔서 그들이 실제 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어차피 뉴욕은 파커가문의 앞마당 같은 곳이다.

수십 년 동안 거래해 온 각종 보석상과 꽃집, 명품숍, 파티업체 등이 수두룩했다.


“마스터의 턱시도와 넥타이는 버버리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맡았습니다. 안주인의 웨딩드레스와 스타일링은 차넬에서 협찬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센텀시티 가온복합단지 개장식에 직접 디자이너가 참석한 바 있다.

그때 계약서를 썼다.

암튼 초호화판 결혼식이 될 예정이다.

성 패트릭 성당과 피로연 장의 꽃 장식에 들어가는 금액만 무려 35만 달러(약 4억) 예산이 잡혀 있다.

이 꽃 장식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패션모델 출신의 세계적인 플로리스트다.

유럽 플라워협회가 선정한 최고의 플로리스트이자 TV쇼에도 자주 출연하는 유명인사다.

결혼식의 기념사진은 다수의 국제사진상을 수상한 경력의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유명 사진예술가가 맡았고, 비디오 촬영은 가온웨딩 뉴욕지점 촬영팀이 할 예정이다.

사진과 비디오 촬영에 책정 된 금액은 12만 달러(1.4억 원)이다.


“친구분들과 따로 선상 파티를 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뒤풀이는 펜트하우스에서 하기로 했어요. 왜 요?”

“뉴욕 주 소재 요트 임대업체 몇 곳에서 후원을 제안했습니다.”

“선상 파티는 나중에 캘리포니아로 돌아가면 생각해보죠.”

“나중이시라면.....?”

“영화촬영 끝마치고, 레오나가 변호사 라이선스 취득한 후에요.”

“알겠습니다.“

“디자이너들과는 다음 주에 미팅하는 걸로 해줘요.”


결혼식 준비에 관한 대화는 그것으로 끝.

이후 윌튼 집사는 벨에어 주택 리모델링 상황을 보고한 후에 펜트하우스를 떠났다.


“집 구경 하자!”


레오나 파커가 류지호의 손을 잡아끌며 집안 곳곳으로 이끌었다.

1년 정도 한시적으로 머물 집이다.

레오나 파커의 졸업에 맞춰 벨에어의 새 저택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그럼에도 정성스럽게 꾸며 놓았다.


“진짜 괜찮겠어?”


류지호는 갑자기 걱정이 들었다.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가사도우미를 고용하지 않고, 단 둘만이 생활하기로 했다.

청소, 세탁 등 집안 관리 부분은 브래드 집사가 관리해 주겠지만, 하루하루 생활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가사도우미 없이 괜찮겠어? 요리 할 줄 알아?”


류지호 본인이 매일 음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딱히 귀찮은 것은 아니지만.


“걱정 마. 나 요리 잘 해.”

“...음.”

“한식은 좀 자신 없지만.... 웬만한 건 다 해줄 수 있어. 먹고 싶은 거 말만 해.”


손에 물 한 방울 묻혀본 적 없는 레오나 파커다.

믿음이 가질 않았다.


“신부수업 받았거든!”

“그런 것도 받아?”

“엄마와 전문 강사들에게 요리며 육아까지 다 마스터 했어.”


결혼 전에 별걸 다 수업 받는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대견한 생각도 들고.


‘신부수업은 있는데, 신랑수업 같은 건 없나....?’


신부수업 강좌라는 것이 따로 있다.

사실상 요리교실 정도다.

요리나 집 꾸미기가 결혼 생활에서 본질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제각각 살아왔던 남녀가 가정을 꾸리는 데는 먹는 것만 충족된다고 끝이 아니다.

남에게 맡길 수 없는 살림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설거지를 분담하고, 쓰레기 분리수거(미국은 없다), 육아를 돕는 것으로 끝일까.

남편이 되어서 형광등 하나 갈 줄 모르고, 막힌 변기나 배수구를 뚫지도 못하고, 세탁기도 제대로 돌리지 못한다면.


‘나야 자취로 단련된 준비된 신랑이지만.’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레오나 파커의 목소리가 들여왔다.


“한국인들은 대단한 것 같아.”

“뭐가?”

“엄마가 차려주는 식단을 볼 때마다 놀란다니까.”


엄마는 심영숙 여사를 일컫는다.


“뭐가 놀라운데?”

“음식의 종류가 매우 많은데도 한꺼번에 차려진 음식들이 모두 각각의 온도에 맞게 나온다는 거야. 정말 놀라운 식문화라고 할 수 있어. 한국은.”

“그랬나?”


생각해 보니 그럴 만도 한 것 같았다.

밥, 국, 찌개, 불고기, 전, 계란찜, 생선구이가 모두 뜨겁거나 따뜻한 상태로 동시에 차려지는 한국의 음식들.

김치 종류만 해도 기본 세 가지가 상에 올라온다.

가정에서 식구들이 먹는 음식에 정성이 들어가지 않을 리가 없겠지만.

레오나 파커의 말을 듣고 보니, 한국음식 상을 차리는 것이 얼마나 큰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 일인지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못 먹이고 키운 것에 한이라도 맺혔는지, 심영숙이 유별나게 밥상에 정성을 들이는 면이 없진 않았지만.


“저녁 먹고 동네 한 바퀴 가볍게 산책하고 올까?”

“사람들이 알아보면 어떻게?”

“파파라치만 아니면 상관없지 싶은데....”

“좋아.”


집안에서 가볍게 저녁식사를 해결하려던 계획을 바꿔 외식을 했다.

트라이베카는 소호 및 차이나타운과 인접하고 있어서 패션 브랜드숍과 다양한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레스토랑들이 많았다.

소호 지역은 류지호와 레오나 파커도 자주 오던 곳이다.

특히 배우 안토니 드니로가 자주 찾는 레스토랑은 류지호도 간혹 찾는 곳이다.

두 사람은 평범한 연인처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트라이베카 주변을 돌아봤다.

류지호의 신혼집이 위치한 트라이베카 지역은 첼시 지역을 대체할 예술특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았다.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와 전시 공간으로 사용할 넓은 건물들이 산재해서 중·소형 갤러리를 운영하는 아트 딜러들이 트라이베카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빈약한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실도 많았다.


‘성수동이 이 동네를 벤치마킹 한 걸까...?’


두 사람은 작은 규모의 갤러리 두 곳에 들러 작품을 감상하고, 빈티지 느낌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귀가했다.


✻ ✻ ✻


미국 NFL 수퍼볼이 끝나고 대형 뉴스가 터졌다.


[동부의 유력 가문 파커家가 역대 NFL 최고액으로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49ers를 인수했다. 구단은 수퍼볼이 끝나고 일주일 후 G&P 투자은행 회장 제임스 T 파커와 GARAM Invest 회장 매튜 H 그레이엄, JHO Company 오너 류지호가 이끄는 JHO-Parker 오너십에 구단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구단 안팎에서는 7억 달러에서 거래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49ers의 구단가치는 대략 6~7억 달러로 NFL팀 33개 가운데 6위다. 전 세계 스포츠 구단을 통틀어 가치가 21위이며 작년 매출은 2억 달러를 올렸다. 당초 JHO Sports가 램스와 49ers 인수에 공을 들여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NFL 구단주 규정으로 인해 파커가문을 내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영 앤 리치의 대표주자인 지호 류는 다저스, 맨유에 이어 49ers까지 공동으로 소유하게 됨으로써 영화산업에 이어 프로스포츠계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한편 NFL 구단주 회의에서는 파커를 내세운 꼼수 구단 소유에 대해 격렬한 찬반논쟁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만장일치로 이번 인수를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 San Francisco Chronicle.


매튜 그레이엄이 기어코 미국프로풋볼(NFL) 인기팀을 수중에 넣고 말았다.

'NFL 팀이 있는 지역에 타 종목의 프랜차이즈를 갖고 있는 사람은 다른 지역의 NFL 구단주가 될 수 없다'는 규정을 피해가기 위해 류지호의 장인이 될 제임스 파커를 끌어들였다.

매튜 그레이엄이 스포츠팀을 자꾸 사들이는 이유는 ‘구단주 놀이’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 금리와도 연관이 있었다.

2001년 경기침체를 경험한 미국은 1%대의 초저금리 정책을 2004년까지 유지했는데, 류지호의 자산관리 비서들은 저금리를 이용해 부동산에 투자를 많이 했다.

2004년부터 기준금리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미 미국의 부동산가격은 오를 만큼 오른 상태였다.

지금의 흐름으로 봐서는 올해 정점을 찍고 하락할 가능성이 높았다.

따라서 류지호의 장기투자 포트폴리오 중에서 부동산 부문이 멈추고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할 필요가 있었다.

작년에 미국의 장단기 채권 금리도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남으로써 불황의 신호가 강하게 감지되고 있어 주식과 채권 투자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슈퍼리치의 중요한 재테크 중 하나인 스포츠단 투자였다.

빅마켓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4대 프로스포츠팀들은 팀 성적이 어지간히 엉망인 경우가 아니면 손해 보는 법이 없다.

미국의 스포츠리그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몇 년 잘 가지고 있다가 팔아먹어도 몇 배의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

프로스포츠 팀의 수입은 매치데이 수입(matchday revenue, 경기장 입장료, 시즌티켓, 멤버십 등), 중계권 수입(broadcasting revenue, 국내 및 해외), 상업적 수입(commercial revenue, 스폰서십, 머천다이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중계권료, 머천다이징, 라이센스 등은 동등 분배고, 입장권 수익은 조금 차이 나긴 하는데, 대체로 60%는 홈팀이 먹고 나머지 40%를 사무국에서 가져가서 균등 분배한다.

다만 NFL은 공유경제로 운영되고 구단들은 상업적 수익 외에 모든 수익을 공통적으로 32등분해서 나눠 갖기 때문에 스몰마켓 구단도 나름 버틸 수가 있다.

또한 빅마켓은 주 정부가 세금을 부과해 많이 뜯어가기 때문에 수익 분배에서 인센티브를 보장해 주기도 하고.

결론은 미국의 빅마켓 구단 가지고 있으면 돈이 된다는 사실이다.


“명목상 구단주는 제임스가 되는 거야?”

“너와 나는 과반이 안 되는 지분을 가진 일개 주주일 뿐이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제임스 파커가 소유주로 등록이 되었기에 NFL 규정은 어긴 것이 아니다.

그러다 어영부영 JHO Sports LLC로 소유권이 넘어가게 될 공산이 크다.

제임스 파커가 지분을 외동딸에게 상속하면 샌프란시스코 49ers는 자연스럽게 류지호 가족 소유가 된다.


“새 구장도 짓는다며?”

“시정부와 논의를 시작할 거야.”

“샌프란시스코에 부지가 있어?”

“없어도 있게 만들어야지.”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적어도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류지호의 이름으로 안 될 일은 없다.

워낙에 투자를 많이 하고 정치권과 관료사회에도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를 만들어놔서 어지간한 일은 다 할 수 있다.

게다가 프로스포츠 구장은 지역의 명물이며,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새 구장을 짓는 것은 지역사회와 팬들로부터 크게 환영 받을 일이다.

참고로 이전 삶에서는 연고지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실리콘밸리 지역에 샌프란시스코 49ers 새 구장이 지어졌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6만 명 이상 수용하는 경기장을 새로 지으려면 10억 달러 이상 들어가겠네?”

“올해 기준금리 정점을 찍을 것 같아. 우리 예측대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그것이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이어지게 되면 초저금리 시대가 다시 오게 될 거야. 그때 7~9억 달러 대출 받지, 뭐 까짓 거.”

“형하고 Dad가 알아서 잘하겠지.”


류지호는 도저히 스포츠팀까지 관여할 자신이 없었다.


“이제 NBA와 NHL....”


류지호가 단박에 말을 끊었다.


“이제 그만! 스포츠팀 수집은 그만 둬.”

“이왕 스포츠재벌이 되는 거 4대 리그는.....”

“다저스 하나도 간수 못하면서 4대 리그팀을 모두 관리한다고?”

“너와 내가 하냐? 단장과 프론트가 하지.”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의 맨유 팬들 사이에서 우려가 컸다.

팀만 수집하다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되는 것 아니냐고.


“팀 성적 안 좋으면 욕도 몇 배로 먹는 거야.”

“신도 욕먹는 판에 그깟 욕먹는다고 대수일까.”

“암튼! 스포츠팀은 이 정도에서 멈추고, 금융위기가 오는 것에 대비나 철저히 해 둬.”

“그렇지.”


매튜 그레이엄이 음흉한 미소와 함께 손바닥을 비볐다.

야비한 기업사냥꾼이 지을 법한 표정이다.

기업이 단번에 도약하는 경우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을 때다.

특히 일반적일 때는 엄두도 못 내던 기업이나 시장을 집어삼킬 수 있다.

삼킨 기업을 잘 소화시키고 나면 기업이 몇 단계 도약하기도 한다.

류지호가 소유하고 있는 JHO와 가온 모두 위기 속에서 몇 단계씩 도약한 사례다.


“근데 비서들이 죄다 뉴욕으로 몰려온 거야?”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이 곧 이사회의장실이래.”

“네 비서들도 참...”


극성이다.

가만 보면 미국 기업의 비서들 같지가 않다.

가온그룹 의장비서실과 오랜 시간 협업을 하다 보니 한국화 된 모양이다.

암튼 LA의 의장비서실이 통째로 뉴욕으로 옮겨왔다.

맨해튼에는 JHO Company Group 산하 사업체들이 많이 소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월스트리트에 있는 JHO 금융사업 부문이다.

사모펀드와 자산운용 부문에서 글로벌 톱10에 들어가는 대형 종합금융사로 자리매김했다.

파크가와 5번가 사이에 위치한 Timely Entertainment 본사와 류지호의 신혼집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위치한 ParaMax Entertainment도 빼놓을 수 없다.

Pinkerton Corp. 본사를 비롯해 가온그룹 미주 지사들도 여럿 위치하고 있다.

류지호 개인이나 그룹 차원에서 소유한 부동산도 꽤나 많다.

대표적인 것이 타임스 스퀘어빌딩이다.

암튼 류지호가 있는 곳이 곧 헤드쿼터나 마찬가지라서 거의 모든 비서와 참모들이 뉴욕으로 옮겨왔다.


“월가로 오지 않고 소호에 오피스를 얻었어?”

“응.”


누군가는 쓸데없는 비용 지출이라고 생각할 터.

대기업을 소유만 하고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류지호의 업무량이 결코 적지 않다.

두 그룹은 각각 40조와 20조 매출을 기록하는 대기업이다.

확인할 것이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서들이 있기에 류지호가 영화를 프로듀싱하고 연출할 수 있다.


“빅보스가 한곳에 정착을 하지 않아서 네 비서들도 고생이 많다.”

“다음 작품 프리프로덕션 들어가면 대부분 LA로 복귀할 거야.”

“장기 출장 왔다고 생각하면 되겠네.”


류지호의 비서들은 미국에서도 최고 수준의 연봉을 보장 받고 있다.

수석참모와 비서실장은 4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있다.

사무 잡무 및 의전 보조를 하는 비서조차 7만 달러를 받고 있다.

전화 응대, 각종 예약, 음료 및 간식 준비, 복사와 비품 정리 같은 단순한 업무를 보는 비서가 한국의 30년 경력 22호봉 1급 공무원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는 것이다.

임금수준이 높기로 유명한 월가 금융업체들에서도 연봉 10만 달러 이상 받는 비서는 드물다.

이 시기 미국대통령 비서실장, 비서실 차장, 국가안보보좌관, 부통령 비서실장, 부통령 대변인 등 19명이 16만 달러를 받고 있다.

심지어 백악관 비서진 중에서 119명이 3만 달러 수준의 박봉(?)을 받고 일하고 있다.

비교해 보면 JHO Company Group 오너 및 이사회의장 비서실 연봉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류지호는 절대 과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의장비서실 소속 비서들은 모두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서 한국과 미국 양쪽 기업 안팎의 쏟아지는 정보를 선별해 류지호에게 전달하고 판단을 돕고 있다.

만약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비서들이 없다면 대기업 두 곳에서 들어오는 각종 보고서에 치어 류지호는 영화를 연출할 여력이 없을 것이다.


“제니퍼가 알아서 잘하겠지만, 형의 비서들도 도울 거 있으면 도우라고 해.”

“한 팀 정도가 일할 수 있는 오피스 내주라고 할게.”

“고마워.“


보안을 요하는 문서나 회의가 있을 경우 소호의 오피스가 취약할 수도 있다.

GARAM Invest 본사 건물이라면 조금은 안심할 수 있다.

말이 나온 김에 류지호는 의장비서실이 업무를 보게 될 소호 거리의 오피스로 향했다.

소호 거리에서는 7층도 고층에 속한다.

뉴욕의 역사를, 더 나아가 미국의 역사를 반영해 주는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붙어 있는 것이 거리의 특색이다.


“지낼 만 해요?”


류지호의 물음에 비서실장 제니퍼 허드슨이 씩씩하게 대답했다.

보스의 장기(1년) 출장으로 본의 아니게 뉴욕 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활기차고 씩씩했다.


“예. 보스!”


급하게 꾸민 사무실 치고는 구색은 다 갖춰놓았다.


“타임 스퀘어빌딩도 있고 ParaMax 오피스도 있는데... 정말 괜찮겠어요?”

“보스만 불편하지 않으면 저희는 괜찮아요.”

“그래요. 서너 달 근무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될 겁니다.”


연봉을 많이 받는데 장기 출장이 대수냐고 할 수 있다.

사실 일정 금액 이상부터는 돈을 더 많이 버는 것 보다 일상을 보장 받는 것에서 오는 행복이 더 크다.

고학력에 고소득일수록 워라벨 욕구가 강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급여의 유혹을 떨치기 쉽지 않다.

고로 류지호의 비서들은 많은 업무량과 잦은 출장에도 충분히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


작가의말

11월도 벌써 중반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건강관리 잘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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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95 Frank Castle. (6) +3 23.12.07 1,760 101 24쪽
694 Frank Castle. (5) +8 23.12.06 1,930 103 23쪽
693 Frank Castle. (4) +6 23.12.06 1,871 91 24쪽
692 Frank Castle. (3) +10 23.12.05 2,023 98 24쪽
691 Frank Castle. (2) +5 23.12.05 2,002 88 24쪽
690 Frank Castle. (1) +11 23.12.04 2,160 108 23쪽
689 일본 침공. (3) +3 23.12.04 2,032 97 24쪽
688 일본 침공. (2) +15 23.12.02 2,128 111 22쪽
687 일본 침공. (1) +9 23.12.01 2,158 111 23쪽
686 지구촌 한국인, 젊은 그대! +6 23.11.30 2,208 99 23쪽
685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3) +8 23.11.29 2,174 108 22쪽
684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2) +4 23.11.28 2,160 111 24쪽
683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1) +5 23.11.27 2,208 106 24쪽
682 자격이 있으면 갖는 거다! (2) +5 23.11.25 2,202 111 21쪽
681 자격이 있으면 갖는 거다! (1) +3 23.11.24 2,217 112 24쪽
680 감독님은 판타지 스타입니다. +2 23.11.23 2,233 101 25쪽
679 세기의 결혼식. (4) +3 23.11.22 2,277 110 27쪽
678 세기의 결혼식. (3) +6 23.11.21 2,258 112 24쪽
677 세기의 결혼식. (2) +7 23.11.20 2,305 115 25쪽
676 세기의 결혼식. (1) +7 23.11.18 2,345 111 28쪽
675 TCU의 닻을 올리다! (2) +6 23.11.17 2,123 106 23쪽
674 TCU의 닻을 올리다! (1) +5 23.11.16 2,174 110 24쪽
» 뉴욕살이. +9 23.11.15 2,160 108 23쪽
672 포츠담 광장에서... (5) +6 23.11.14 2,115 106 26쪽
671 포츠담 광장에서... (4) +11 23.11.13 2,191 112 31쪽
670 포츠담 광장에서... (3) +4 23.11.11 2,098 112 28쪽
669 포츠담 광장에서... (2) +3 23.11.10 2,070 105 24쪽
668 포츠담 광장에서... (1) +3 23.11.10 2,069 87 23쪽
667 외도는 웬만하면 안 하려고 했는데.... +4 23.11.09 2,222 106 26쪽
666 호잇 호잇... 초능력 재주꾼. (2) +7 23.11.08 2,168 105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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