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월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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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2.16 20:35
최근연재일 :
2022.05.0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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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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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하북이괴(河北二怪), 정소추와 정소동

DUMMY

노소자가 참고 있다가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괴한들은 노소자가 검을 차고는 있으나 글깨나 읽은 부잣집 도련님이라고 생각했다.


노인도 아마 집안의 가복(家僕)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거리낌 없이 말을 했다.


“흥! 가만두지 않겠다니 가소롭구나, 가소로워. 도련님께서 볼기를 맞아야 정신을 차릴 모양이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어느새 노소자 뒤로 다가와 엉덩이를 힘껏 걷어찼다.


뒤에 있던 괴한들은 억센 발길질에 채인 노소자가 산 밑으로 데굴데굴 굴러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이 뻔했기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리다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노소자는 움직이지도 않고 그냥 제자리에 있는데 발로 찬 괴한이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푹 꼬꾸라졌다.


노소자는 그 괴한이 발길질을 하는 순간에 그자의 정강이를 향해 목검의 끝을 힘차게 들이밀었다.


결국 검 끝에 무릎 밑을 찔린 괴한은 정강이가 부러지면서 꼬꾸라진 것이다.


그러나 앞에 있던 괴한들은 어찌된 영문인줄도 모르고 노인이 뒤에서 암수를 썼다고 생각하고 일제히 달려들었다.


그 순간 노소자의 몸이 슬쩍 움직이는 것 같았는데 살기등등하던 괴한들이 모두 외마디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쓰러졌다.


노소자는 눈 깜짝할 사이에 목에 있는 염천혈(廉泉穴)을 짚어 쓰러뜨리고 제자리에 돌아와 있었다. 남해일절의 솜씨를 흉내 낸 것이었다.


노소자의 무공을 아직까지 본적이 없던 설하는 물론 할아버지도 놀라서 경이로운 시선으로 노소자를 멀거니 바라보았다.


무영문의 절기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는 신속한 몸놀림을 우선으로 하였기에 무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설하는 존경과 흠모의 눈길로 노소자를 살짝 쳐다보며 웃음을 지었다.


“공자님, 이들을 어떻게 할까요? 뭘 좀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할아버지가 이들의 두령격인 괴한 앞에 다리를 구부리며 물었다.


“할아버지가 알아서 하세요.”


할아버지가 그자의 어깨를 움켜쥐고 힘을 가하자 우두득, 하고 어깨뼈가 부러졌다. 그러나 그자는 입을 꽉 다물고 신음 소리도 내지 않았다.


“너희 패거리들은 여기서 무얼 하고 있었느냐. 대답을 않는다면 나머지 어깨뼈도 성치 않을 것이다.”


“만독비급을 찾고 있었다.”


“너는 흑룡문에서 어떤 직책을 맡고 있느냐?”


괴한은 할아버지가 그들의 내력을 알자 흠칫 놀라더니 그냥 두 눈을 감고 대꾸를 하지 않았다.


위협을 해도 쳐다보지도 않고 묵묵부답이었다. 할아버지는 이들을 살지도 죽지도 못하게 하는 지독한 방법으로 고문하면 알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설하와 노소자가 곁에 있어서 차마 고문을 할 수 없었다. 오른손을 가볍게 쥐고 엄지로 가슴의 혈도를 찍자 괴한들은 심장이 멎어 즉사했다.


“이들을 살려두면 우리의 종적이 드러나 할 수 없이 손을 썼습니다.


무영문은 지금까지 손을 안 쓰면 모를까 일단 손을 쓰면 뒤를 남기지 않는 것이 법칙이니 안쓰럽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할아버지는 특히 설하가 너무한다고 생각할까봐 문중의 규칙을 말했다. 그때 멀리 떨어진 나무 위에서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꼼짝 못하는 자들을 모두 죽이다니 살인멸구의 악랄한 솜씨로군, 우리 같은 조무래기는 발도 디밀지 못하겠어.”


노소자가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보니 두 사람이 신형을 날려 다가오고 있었다. 앞서 만났던 하북이괴였다.


그들은 표연히 날아 내리더니 입가에 비웃음을 띠우면서 할아버지에게 포권을 하였다.


“우리 하북이선은 귀하의 고명한 손속에 삼가 경의를 표합니다.”


공경하는 듯 단정한 몸가짐으로 인사를 하였지만, 이들이 상대를 희롱하고 있다는 것은 설하와 노소자가 보더라도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노하는 기색 없이 잔잔히 웃는 얼굴로 같이 포권을 하였다.


“오늘 하북이선을 뵈니 일진이 좋았나 봅니다. 공자님, 무림에서 명망이 드높은 두 분을 소개해드리지요.


정소추(鄭小秋)와 정소동(鄭小冬) 형제로 행적은 정말로 하북이선이란 명호처럼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사실 이들은 하북이괴로 사파의 인물이지만 할아버지가 포권을 하며 하북이선이라고 칭찬을 하자 하북이괴는 수염을 쓰다듬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 두 분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무림을 위해서 정말 많은 일을 하셨답니다. 이제부터 제가 하나하나 말씀을 드릴 테니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하북이괴와 할아버지는 평소에 서로 부딪힌 적이 없어서 사실 서로 얼굴을 붉힐 일은 없었다.


그러나 하북이괴는 만독비급을 가로챈 사람이 할아버지라고 생각하고 뒤를 밟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으나, 어린 후배들 앞에서 자신들을 칭찬하니 비급의 문제는 잠시 덮어두고 뻐기고 있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이들을 그냥 놔두면 자신들의 행적이 곧 무림에 알려질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부득이 오늘 이들 형제를 모두 없애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단단히 각오를 하고 이들의 만행을 노소자에게 알려주려고 우선 좋은 말을 골라서 한 것이다.


“하북이선은 형제간에 우애가 좋아 꼭 두사람이 함께 행동을 합니다.


몇 년 전에 호북의 의창에서 존경을 받고 있는 대성표국의 맹자겸이 그의 가족들과 함께 의문의 죽임을 당했지요. 아직까지도 그 일은 밝혀지진 않았지만.


항간에서 떠도는 소문엔 맹자겸이 값을 매길 수 없는 커다란 벽옥을 얻었다고 했는데 그것 때문에 온 가족이 몰살을 당했다고 얘기를 합니다.”


주진원이 말을 계속하자 그때가지 만족한 웃음을 짓고 있던 호북이괴의 얼굴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또 호남성의 무적일검 포회심이 그의 집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장에 맞아 오장육부가 파열되어 죽었는데 식솔들도 모두 죽고 집은 불에 타 없어졌지요.


그의 가전비법인 무적검의 비급도 같이 불타서 사라졌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아직 원흉은 밝혀진 바가 없지요.”


하북이괴는 할아버지의 말이 길어지고 이름 있는 사람들의 죽음을 거론하자 얼굴이 점차 굳어지며 눈을 찡그리고 눈동자에 사악한 빛을 띠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하북이선의 눈에 벗어날 순 없었지요, 그 피비린내 나는 현장에는 꼭 하북이선이 있었다는 소문도 함께 돌았으니까요.”


할아버지의 말이 끝나자마자 하북이괴는 괴성을 지르며 할아버지를 공격해왔다.


좌우에서 일장을 날렸는데 정소추의 일장은 몸에 닿기도 전에 숨이 막힐 것 같은 뜨거운 기운이 옷을 태울듯했고,


정소동의 일장은 살을 에는 듯, 찬 기운이 엄습해와 옆에 있던 노소자와 설하도 깜짝 놀랐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양손을 벌려 하북이괴의 무시무시한 장풍을 막았다. 우레가 이는 듯 벼락 치는 소리가 나며 흙먼지와 잔돌들이 휘날렸다.


할아버지는 뒤로 서너 걸음 물러서다 겨우 신형을 유지했으나 하북이괴는 단지 두 걸음 뒤로 물러섰을 뿐이었다.


할아버지 입가에서 한줄기 선혈이 흘러나왔다.


설하가 할아버지의 안위가 걱정이 되어 할아버지 곁으로 달려와 팔을 부축했다.


할아버지는 소매로 입가의 피를 쓱 문지르더니 빙긋 웃으면서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두 분의 열화장과 한빙장은 명불허전이로군, 어디 다시 한 번 받아봅시다.”


하북이괴는 서로 장력을 겨루고 난 후 기혈이 들끓었으나 몸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는 타격이 심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도전을 해오자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고 십성의 공력을 끌어 모았다.


설하는 할아버지가 걱정되어 애타는 눈길로 노소자를 바라보았다. 노소자가 설화의 마음을 눈치 채고 설화를 향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할아버지, 명망이 있으신 선배님들도 둘이 함께 하시는데 보잘 것 없는 힘이나마 조금 보태겠습니다.”


하북이괴는 눈에 차지도 않는 아이가 나서자 어이가 없었지만, 한 번 대적한 후로 혼자서는 노인을 당할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러나 문약한 서생이 하나, 아니 소녀까지 합세해도 별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 유능한 장군 밑에 나약한 부하가 없다고 소협이 나선다면 우리가 숫자로 이겼다는 소릴 못하겠지.


아니 오히려 아가씨까지 같이 합세해서 우릴 공격한다고 해도 우린 원망을 하지 않을 테니 아가씨도 같이 합세하게.”


하북이괴는 세 사람을 보고 의기양양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할아버지는 하북이괴와 제대로 싸우고 싶었는데 노소자가 나서자 말릴 수가 없었다.


“설하야, 너는 뒤로 물러나 있어라.”


설하는 앞서 노소자의 실력을 봤는지라 안심하고 멀찌감치 뒤로 물러섰다.


무영장법은 내공을 바탕으로 하고 신법이 빠름을 기본으로 하여 언제 손이 나갔는지 상대가 눈치재지 못하게 하는 쾌속함을 위주로 하였다.


하북이괴는 노소자는 사실 안중에 두지 않고 노인의 일거수일투족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노소자의 신형이 움직였다.


노소자가 신형을 날리면서 좌장을 들어 정소추의 천령개를 내려치려하자, 정소추는 몸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굽히며 왼발로 노소자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정소추가 노소자의 손을 막으며 발을 들어 걷어차는 시간과 각도가 매우 정확하여 노소자가 옆구리를 차인다면 갈비뼈가 모두 부러져 피를 토하며 죽는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설하가 이런 위급한 순간을 보고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노소자는 좌장을 내려쳐 정소추의 왼쪽 발등을 치면서 오른 손의 식지와 중지를 뻗어 정소추의 왼쪽 목덜미를 찔렀다.


일반적으로는 이런 상태에선 옆구리를 걷어차이지 않으려면 공중에서 몸을 한 바퀴 굴려 정소추의 뒤로 떨어져 내려야 발길질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면 정소추는 몸을 돌리며 우장을 휘둘러 적의 가슴을 적중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였다.


그런데, 자신의 발등을 치면서 그 반동으로 목을 찔러 왔으니 깜짝 놀라 철판교의 자세로 뒤로 몸을 재치며 지면과 가까이 몸을 눕혔다.


그러나 노소자는 공중에서 떨어져 내리는 힘으로 오른쪽 다리를 뻗어 정소추의 배를 밟았다.


정소추는 놀라서 얼른 오른쪽으로 몸을 비틀어 빙그르르 땅바닥을 뒹굴어 위기를 피했다.


정소추는 곧바로 땅바닥에서 튀어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숨이 막혀 그대로 땅바닥에 떨어졌다.


어느 틈에 다가온 노소자가 가슴의 전중혈을 찌른 것이다.


그사이 주진원은 정소동과 장풍을 주고받았는데, 정소동은 기혈이 들끓어 간신히 버티다가 정소하가 쓰러지자 정신이 분산되어 그만 일장을 더 얻어맞고 말았다.


주진원은 하북이괴와 장풍을 겨뤘을 때 뜨겁고 찬 서로 다른 성질의 공격을 받아 내상을 입었는데, 곧바로 정소동과 대결하였다.


결판을 내려고 무리하게 공격하는 바람에 상처가 심해져서 울컥 선혈을 뿜고 땅바닥에 주저 않았다. 설하가 비명을 지르며 할아버지를 부축했다.


노소자도 할아버지의 상태가 심각한 것을 알고 얼른 품속에서 무영문의 보물인 무영소환단을 꺼내 할아버지의 입속에 넣어드리고 할아버지의 몸에 진기를 주입했다.


할아버지는 무영소환단의 영혐한 약기운이 몸에 퍼지자 심신이 편해졌고 무형의 진기가 주입되자 가까스로 운기행공을 할 수 있었다.


가슴의 급소를 찔려 땅바닥에 죽은 듯이 누워있던 정소추가 몸을 움직였으나 설하도 노소자도 다른 일에는 일체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노소자는 그동안 사람을 상대로 점혈법을 수련하지 못했고 오직 가만히 서 있는 동인을 상대로만 연습하였다.


점혈을 할 때에는 각각의 혈도에 따라 알맞은 힘을 가해야 완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노소자는 그동안 딱딱한 동인을 상대로 사부의 지도도 없이 혼자 수련하였기에 힘의 강약을 조절할 줄을 몰랐다.


뛰어난 고수가 아니라면 별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하북이괴처럼 뛰어난 고수에게는 조그만 차이가 큰 결과를 가져왔다.


정소추는 몸만 움직일 수 없을 뿐이지 들을 수는 있었다. 가만히 들어보니 두 아이들이 종남일학에게만 정신을 쏟고 있었다.


정소추는 온힘을 다해 가슴에 막힌 혈도를 풀려고 노력했다.


마침내 혈도를 풀고 살짝 살펴보니 종남일학은 운기를 하고 있고 아이들은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라 쩔쩔매고 있었다.


이들을 처치하기에 절호의 기회였다. 살그머니 몸을 일으키자마자 칼을 뽑아들고 흉맹한 기세로 달려왔다.


오른손의 검은 설하를 찔러왔고 왼손은 열화장으로 노소자의 등심을 후려쳐왔다.


노소자는 등 뒤의 세찬 바람소리와 열기를 느끼고 오른손으론 전광석화처럼 설하의 어깨를 밀었다.


동시에 몸을 돌리며, 왼손으로 무영장법의 일초인 무영호약(無影虎躍)의 수법으로 밑에서 위로 비스듬히 손을 쭉 뻗었다.


이 일초는 용맹한 호랑이가 몸을 숨겨 납작 엎드렸다가 갑자기 뛰어오르며 숨통을 물어뜯는 형상으로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정소추는 두 아이를 죽이고 꼼짝 못하고 있는 주진원을 가지고 놀려고 생각하였는데 노소자의 반응이 이처럼 빠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노소자의 왼손이 아무런 소리도 없이 자신의 목으로 다가오자 순간,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


내력을 주입해 오른손 장검을 비도(飛刀)처럼 앞으로 날렸다. 혼자만 죽는다는 것이 억울해 동귀어진 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무영장법의 무서운 점은 아무런 위험을 느끼지 못하다가 몸에 이르면서 그 위력을 발휘하였기에 사람들이 알아차렸을 땐 이미 늦은 것이었다.


정소추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비스듬히 날아가 나무에 부딪쳐 오장육부가 파열돼 숨이 끊겼다.


그러나 정소추가 던진 검은 설하의 팔등을 스치면서 지나가 할아버지의 어깨에 깊숙이 꽂혔다.


놀랄 사이도 없이 노소자는 할아버지의 어깨의 혈도를 짚고 얼른 검을 빼내고 혈도를 짚었으나 피가 멈추지는 않았다.


설하는 자신의 팔뚝이 베어져 피가 철철 흘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할아버지의 등을 잡고 부축했다.


“용 형!”


노소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석룡자가 날아내려 할아버지의 상처에 약한 불을 내뿜었다.


석룡자가 불을 계속 뿜고 있자 상처의 피는 점차 멎기 시작했고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나자 상처가 조금씩 아물기 시작했다.


석룡자는 다시 설하의 팔뚝에도 불을 뿜어내었다.


설하는 보따리에서 금창약을 꺼내 할아버지의 상처에 바르고 자신의 팔뚝에도 발랐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연이은 충격에 심신이 안정되지 못하여 극심한 고통을 참느라 몸을 가볍게 떨었다.


노소자는 자신이 주위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여 이런 참담한 결과가 왔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자책하고 있었다.


그동안 동굴 속에서 세상과 접촉 없이 홀로 살아왔기에 세상인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직 깨닫지 못한 탓이었다.


눈을 들어 할아버지의 일장을 맞고 쓰러져 있는 정소동을 보니 아직 숨을 쉬고 있었다.


꼼짝 못하고 있는 할아버지와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설하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니 독한 마음이 생겼다.


(그래, 마음이 독하지 않으면 사나이가 아니라고, 내 오늘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


마음을 독하게 먹고는 몸을 날려 겨우 숨을 쉬고 있는 정소동의 사혈을 힘을 주어 찔렀다.


강호를 주름잡으며 악행만을 일삼던 사파의 마두 두 명이 이름 없는 산에서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친 것이다.


무엇이 그리 아쉬운지 눈을 부릅뜨고 흉한 몰골로 죽은 자들은 결코 말이 없었다. 훗날 이들의 시체는 산짐승에 뜯기고 세찬 비바람에 깎여 앙상한 해골만 남았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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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22화. 귀향(歸鄕) +1 22.03.08 1,280 19 15쪽
21 제21화. 장단이괴(長短二怪), 장일이와 단이삼 +1 22.03.07 1,308 20 15쪽
20 제20화. 설화와 귀공자의 재회(再會) +1 22.03.06 1,365 2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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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제18화. 탈혼이요(奪魂二妖), 양백옥과 양중옥 +2 22.03.05 1,489 23 15쪽
17 제 17화. 장비금강(長譬金剛) 진남수 +2 22.03.04 1,508 25 15쪽
16 제16화. 하남일마(河南一魔) 범무백 +2 22.03.03 1,568 26 13쪽
15 제15회. 금광(金鑛)으로 가는 길. +2 22.03.02 1,678 26 14쪽
14 제14화. 묘수신투(妙手神偸) 정일전 +2 22.03.01 1,716 24 15쪽
» 제13화. 하북이괴(河北二怪), 정소추와 정소동 +2 22.02.28 1,675 29 16쪽
12 쩨12화. 독불독(毒不毒) 곡형상 +2 22.02.27 1,809 28 18쪽
11 제11화. 무영문의 좌호법, 종남일학(終南一鶴). +2 22.02.26 1,813 29 14쪽
10 제10화. 만독비급(萬毒秘笈)의 출현. +2 22.02.25 1,911 28 14쪽
9 제9화. 남해일절(南海一絶) +2 22.02.24 1,920 32 15쪽
8 제8화. 손아래 누나 +2 22.02.23 2,036 29 16쪽
7 제7화. 무림출도(武林出道) +2 22.02.22 2,119 31 16쪽
6 제6화. 한식구가 되다. +4 22.02.21 2,152 35 14쪽
5 제5화. 무영문의 보물, 날개달린 도마뱀. +2 22.02.20 2,249 35 16쪽
4 제4화. 신비의 집단 무영문(無影門)의 문주를 만나다. +4 22.02.19 2,290 38 14쪽
3 제3화. 입문(入門) 무공을 배우는 길에 처음 들어섬. +4 22.02.18 2,655 37 22쪽
2 제2화. 하남삼걸(河南三傑)과의 조우(遭遇) +4 22.02.17 2,952 36 14쪽
1 제1화. 귀신인가 신선인가. +4 22.02.16 4,561 3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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