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916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6.14 12:00
조회
86
추천
3
글자
9쪽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DUMMY

“그러면?”


“화들짝 놀랄 겁니다. 한국이 그렇게 나오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죠. 미국과 척을 져도 자신 있을 만큼 엄청난 기술이라고 생각하겠죠.”


“그렇긴 하겠지만 미국의 힘이라는 게 단지 그런 교통수단의 혁명 같은 것으로만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은 넘지 않을까요?


세계를 제패하고 있는 미국이 한국 같은 조그만 나라가 특정 부문의 기술혁명을 이뤘다고 그들이 눈이나 깜짝할까 싶은데...”


“하하하하하. 원장님, 조선시대에 증기기관차가 발명되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니죠. 조선시대에 비행기가 발명되었다고 해야겠네요.


그럼 조선이 어떻게 되었을까요? 명나라나 청나라가 조선을 계속 조공을 바치는 변방의 나라로 여겼을까요? 나는 조선이 중국 대륙을 정복했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국정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국정원장은 대통령에게 보고하러 가야겠다고 일어섰다. 나는 국정원장을 비차로 대통령 관저에까지 태워줬다. 나는 다시 한번 우리가 갑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자, 미국 무서워할 것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동맹국으로 여전히 생각하고 싶지만 미국이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 안 하는 속 좁은 처사를 계속하겠다면 우리는 말릴 생각 없다,


우리는 미국 빼고 간다, 라고 분명히 미국에 경고하라고 말씀해 주세요.”


한국 시간으로 밤 12시가 넘은 시각, 워싱턴은 서울보다 14시간 늦은 오전 10시, 한국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은 10시간 후에 열린다. 그런데 미국의 부통령은 아직 출발을 하지 않고 있었다.


정철민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과 핫라인으로 통화를 했다. 통역을 통해서이긴 했지만 당당하게 ‘취임축하사절이 안 온다면 대단히 유감이다, 그렇게 될 경우 비차의 대 량생산과 관련된 파트너쉽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당황한 건 미국 측이었다. 서울로부터 전혀 예상 밖의 반응이 전해지자 백악관은 한국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서울 주재 대사관과 주한미군, CIA 정보를 종합하면 ‘한국의 비차가 단순한 기술적 진보 차원을 뛰어넘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취임식 불참은 미국의 국익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도 있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부통령이 워싱턴을 출발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 출발한다고 해도 서울 시각으로 오전 10시 이전에 도착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취임식을 조금 연기해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백악관은 다급해졌다.


미국은 타협책을 제시해왔다. 이번에는 주한미국대사의 참석으로 가름하고 대신 다음 주에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신임 대통령의 위신을 세워주겠다고 제안해 왔다.


국정원장은 단잠에 빠진 나를 새벽에 다시 깨웠다.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에 방한하겠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럴 거 뭐 있느냐고 반문했다.


나는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에 올 계획이면 내일 취임식에 오면 되지 않겠냐고 물었다. 국정원장은 지금 워싱턴에서 출발하면 한국에는 취임식이 끝난 오후 늦게나 도착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나는 푸흡! 하고 웃고 말았다.


“아니, 왜 그래요?”


“죄송합니다. 원장님 말씀에 웃은 게 아니고요... 무슨 말이냐면 말이죠... 잘됐네요. 한국 신임 대통령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미국 사람들이 좀 깨닫게 해주죠 뭐, 이 기회에요”


“아 자꾸 어렵게 말하지 말고 쉽게 이야기 좀 합시다. 무슨 말입니까?”


“아니, 그 비행기라는 걸 타니까 시간이 그렇게 걸리는 거 아닙니까? 비차를 타면 그냥 바로 올 수 있는데 말이에요. 나 참...


미국 사람들 좀 놀래켜 주죠 뭐. 대통령님께 보고 드리시고 오케이 떨어지면 저한테 연락 주세요. 제가 미국 대통령 태워 오겠습니다.”


한국의 신임 대통령의 전화를 다시 받은 미국 대통령은 충격에 빠졌다. 굳이 다음 주에 올 필요 없이 비차를 보낼 테니 지금 오라는 정철민 대통령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부터 혼란이 왔다.


그리고 미국의 대통령이 국빈방문을 하는데 상대국이 제공하는 비차인지 뭔지를 이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또한 의문이었다.


미국 측에서는 우선 비차를 가까이서 자세히 보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타건 안 타건 비차를 보내 달라고 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의 대통령이 정철민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뜻을 전했고 정철민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국정원장이 나에게 전달했다.


나는 그로부터 5분 후 이홍복 국정원장을 태우고 아차산 ‘비밀의 공간’을 출발했다. 거의 동시에 나와 국정원장은 워싱턴의 백악관 상공에 도착했다.


백악관 경호실은 그러나 우리의 도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국정원장은 주미 대사에게 우리가 지금 백악관 상공 위에 있다고 백악관에 알리라고 요청했다.


주미 한국대사의 전화를 받은 백악관은 자기네 집 마당 위에 비차가 떠 있다고 하는데 보이지는 않고 확인해 볼 방법도 없어 당황하고 있었다.


나는 주미대사가 백악관에 도착 사실을 분명히 알렸다는 걸 확인하고 투명 모드를 해제했다.


백악관 마당에 비차가 모습을 드러내며 사뿐히 내려앉았다. 한동안 비차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권총을 빼들고 우왕좌왕하던 경호실 요원들은 마당에 내려앉은 비차를 보고 일제히 비차 곁으로 뛰어들었다.


나는 투명 보호막을 펼쳐 그들이 일정 거리 이내로 다가서는 걸 막았다. 경호 요원들은 촉감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데 분명히 사람의 이동을 가로막는, 벽 아닌 벽 앞에서 비차에서 내리는 나와 국정원장을 바라봤다.


투명 보호막을 뚫고 나서자 경호 요원들은 우리를 향해 경례를 붙였다. 우리도 답례를 해주었다. 백악관 현관에 나와 있던 비서실장이 우리를 맞이해 웨스트윙의 오벌오피스로 안내했다.


인자한 표정의 하이든 대통령이 우리에게 다가오며 반가운 체를 한다. 나와 국정원장은 가볍게 목례를 하며 하이든 대통령의 손을 맞잡았다. TV나 영화에서 자주 봐서인지 오벌오피스가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하이든 대통령은 국가안보보좌관과 비서실장만을 배석시키고 우리 둘과 대화를 시작했다. 대화의 형식은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한국에서 날아온 손님의 예방을 받고 가볍게 환담하는 것이었지만 하이든 대통령의 마음은 몹시 긴장되고 무거웠다.


맞은편에 앉아있는 동양인 두 사람이 도대체 무슨 기술을 가졌기에 출발과 동시에 백악관 상공에 도착했다는 말인가? 비차라는 물건에 미국 대통령이 탑승을 해도 되는 것인가?


만약 한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을 안 할 경우 진짜로 미국의 국익이 심각하게 타격을 받을까? 등등 떠오르는 의문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이든 대통령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멀리서 오느라고 수고 많았습니다. 정철민 대통령과 통화를 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비차의 안정성을 검증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비차에 탑승하는 문제를 두고 논의를 했습니다.


타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만 나는 대통령으로서 결단을 내렸습니다. 비차를 타고 한국에 가기로 했습니다. 내가 한국에 가 있는 동안 부통령이 내 임무를 대행할 것입니다.”


통역을 통해 미국 대통령은 또박또박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나는 하이든 대통령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비차라는 정체 모를 비행체에 탑승해서라도 미국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읽혔다.


오만과 편견으로 만약 비차에 타지 않고 대한민국을 홀대하는 결례를 범했을 경우 장차 미국은 어떻게 될까? 덩치만 큰 2류, 3류 국가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절체절명의 순간 미국의 대통령은 자존심을 버리고 위험을 무릅쓰는 용기를 보여준 것이었다.


국가안보보좌관이 그래도 비차의 기본적인 성능과 안전성에 대해서 알고 싶어했다. 나는 간단히 설명해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곳 백악관에서 서울 취임식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1초 이하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순간’이라는 말입니다.


한국의 대통령 취임식은 이곳 시간으로 저녁 8시에 시작됩니다. 외교 사절들은 7시 30분까지는 입장이 완료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대통령님은 여기에서 7시 30분에 출발하시면 되겠습니다.”


우리의 일방적인 스케쥴 통보에 미국은 바빠졌다. 약 4시간 후 미합중국 대통령은 정체 모를 비차라는 물건에 탑승해야 한다.


미 대통령은 다시 한번 비차에 탔을 경우 예상되는 득과 실을 계산할 것을 지시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가안보 태세를 다시 한번 점검하도록 했다.


그리고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국가적인 중대사를 국민 몰래 처리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백악관 기자회견장에는 출입 기자들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심각한 표정으로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 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1 < 100. 프랑스 문화장관의 제안 > 22.08.20 57 2 9쪽
100 < 99. 핵추진 비행기의 몰락 > 22.08.13 68 2 9쪽
99 < 98. '달나라 여행' 테마파크 22.08.13 56 2 9쪽
98 < 97. 샹보르와 쉬농소를 오마쥬하다 > 22.08.07 62 2 9쪽
97 < 96. Moon Hotel 건설계획 > 22.08.06 62 2 9쪽
96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22.07.31 62 2 9쪽
95 < 94. 지중해 요트 신혼여행 > 22.07.30 61 2 10쪽
94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22.07.24 69 2 10쪽
93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22.07.23 67 2 10쪽
92 < 91. 전광선의 재등장 > 22.07.17 70 2 10쪽
91 < 90. 두 여자 스파이 > 22.07.16 73 2 10쪽
90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22.07.10 81 2 10쪽
89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22.07.09 77 2 10쪽
88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22.07.03 93 2 9쪽
87 < 86. 결혼 작전 - 난관 돌파하기 > 22.07.02 89 2 10쪽
86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22.06.26 98 2 9쪽
85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22.06.25 96 2 10쪽
84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22.06.19 101 3 9쪽
83 < 82. 대통령실장을 응징하다 > 22.06.19 93 2 9쪽
82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22.06.18 95 3 9쪽
81 < 80. 수퍼히어로들, 홍길동 편이 되다 > 22.06.18 85 3 9쪽
80 < 79. 수퍼히어로들의 서울 나들이 > 22.06.17 86 3 9쪽
79 < 78. 수퍼히어로들을 만나다 > 22.06.17 84 3 9쪽
78 < 77. 주한미군 철수를 둔 혼란 > 22.06.16 86 3 9쪽
77 < 76. 비차를 바라보는 정상들의 속마음 > 22.06.16 84 3 9쪽
76 < 75. 미국 대통령과 내기하다 > 22.06.15 82 3 9쪽
75 < 74. 비차, 세계만방에 선보이다 > 22.06.15 87 3 9쪽
74 < 73. 남북정상, 통일을 선언하다 > 22.06.14 93 3 9쪽
»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22.06.14 87 3 9쪽
72 < 71. 그러면 미국 빼고 간다 > 22.06.13 101 3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