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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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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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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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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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9. 수퍼히어로들의 서울 나들이 >

DUMMY

빈속에 소폭이 몇 순배 돌자 수퍼히어로들도 별수 없었다. 다들 혀들이 조금씩 꼬부라지기 시작했다. 박도현과 이장수는 ‘깜짝여인’에게 관심이 있는 듯했다.


안 되는 영어로 어떻게든지 말을 붙여보려고 갖은 애를 썼다. 아리따운 깜짝여인이 하얀 이를 내보이며 방긋방긋 웃어주자 박도현과 이장수는 업이 되었다.


내가 철인, 초인 등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신경을 못 쓰는 사이 박도현이 사고를 치고 말았다. 깜짝여인이 말이 안 통해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자꾸 웃어주자 박도현은 벽안의 여인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믿고 덥석 안아버린 것이다.


놀란 깜짝여인이 본능적으로 박도현을 밀쳐낸다는 것이 3층에 있는 횟집 유리창을 와장창 부수고 멀리 찻길까지 날려버린 것이었다.


놀란 것은 옆에서 함께 장난을 치고 있던 이장수였다. 미국 여인이 보통 사람이 아닌 걸 알게 되자 바들바들 떨면서 나를 쳐다봤다.


“길동님, 이 여자 누구예요?”


“알아맞혀 봐라. 내가 창피해서 못 살겠다. 이게 무슨 짓이냐?”


김윤대 대표가 깜짝여인에게 다가가 대신 사과했다. 깜짝 여인은 박도현이 자기에게 그렇게 심한 짓을 한 건 아니지만 자기로서는 좀 놀랐다며 오히려 아스팔트 도로에 떨어진 박도현이 심하게 다치지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야, 이장수 너. 지금 당장 내려가서 박도현 데리고 와. 데리고 와서 니네 둘, 여기 이분한테 정식으로 사과드려. 나 살짝 기분이 나빠지려고 한다.”


이장수는 부리나케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잠시 후 여기저기 찰과상을 입고 양복이 너덜너덜해진 박도현이 절뚝거리면서 돌아왔다. 이장수에게 내가 기분이 나빠지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지 바짝 군기가 들었다. 깜짝여인에게 90도 폴더인사를 했다.


“아이엠쏘리여~”


나는 입에 머금고 있던 소폭을 품었다. 나는 정신감응의사소통기를 이용해 대신 사과하며 기분을 풀기를 권했다.


“이놈들이 너무 예쁜 깜짝여인을 보고 잠시 이성의 끈을 놓은 것 같은데 바탕이 나쁜 놈들은 아니니 사과를 받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뭐, 그럴 수 있죠. 미국에서는 남자들이 여자들한테 감히 이런 짓을 할 엄두를 못 내는데 이 남자들은 겁이 좀 없는 사람들인가요? 아니면 한국에서는 문화가 이런가요?”


나는 깜짝 놀라 손사래를 쳤다.


“문화가 이렇다니요. 한국에서도 이런 짓 했다가는 엄한 처벌을 받습니다. 이 친구들이 그만 오랜만에 술을 좀 하다 보니 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 제가 대신 사과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없던 일로 하죠. 그런데 이 남자들은 누굽니까? 뭐 하는 사람들이 죠?”


나는 이들의 출신부터 지금의 하는 일까지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나와 인연을 맺고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자세히 설명했다. 깜짝여인은 알 것 같다는 미소를 지었다.


나는 미국 친구들이 어느 정도 배를 채운 걸 보고 그러면 서울의 젊은이들 거리를 구경해 보자고 앞장을 섰다. 나는 비차를 이태원 방향으로 몰았다. 비차에서 내리기 전 과거 미군기지였던 대통령 집무실 상공을 두어 번 선회했다.


김윤대 대표가 미군기지의 역사와 평택으로의 이전 그리고 미군철수 결정과 번복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했다. 미국 친구들은 뜻밖에 이런 내용을 잘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한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의 점령으로 분단이 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하기야 영화에서도 수퍼히어로들이 국제정치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들어본 적은 없었으니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미국 친구들은 미국 내의 선량한 시민들을 괴롭히는 악당들을 찾아 응징하느라 바쁜 나머지 다른 곳에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았다.


나는 제일 맏형이자 아는 것이 비교적 많아 보이는 미국대장에게 물어봤다.


“어이 미국대장, 유난히 애국심이 강한 것 같던데 한번 물어봅시다. 나의 비차 기술이 본격적으로 실제에 적용되려는 이때 미국이 굳이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키려 하는 게 옳은 일 같소?”


미국대장은 잠시 생각하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는 미국 대통령의 말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해요. 한반도가 통일이 되는 건 좋은 일이죠. 그러나 북한정권과 남한정권이 반반씩 힘을 갖게 되는 연합정부라면 아무래도 미국에 적대적인 북한의 영향이 없을 수는 없겠죠.


그렇게 되면 당신의 비차 기술이 미국에 적대적으로 쓰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죠. 게다가 북한은 핵무기를 탑재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도 가지고 있다면서요?”


나는 미국의 우려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미국을 적대시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확인받아야 했다.


나는 일단 미국 친구들을 이태원에 내려줬다. 김윤대 대표에게 이태원 안내를 맡기고 나는 잠시 자리를 비우기로 했다.


평양의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러 갔다. 김 위원장의 경호팀은 이번에는 놀라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바로 안내했다. 김여정 부장도 급히 불려 와 배석한 가운데 나는 상황을 설명했다.


“지금 서울에는 미국의 수퍼히어로들이 집결해 있습니다. 이들은 여차하면 북한을 공격할 태세입니다. 단, 위원장님이 미국에 적대할 생각이 없다는 걸 믿게만 해주신다면 그들은 공격 의사를 철회할 것입니다. 무슨 방법이 없겠습니까?”


미국 국방부 장관이 수퍼히어로들로 하여금 노리게 했던 목표는 홍길동이었지만 나는 일부러 북한을 노리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세상이 알게 해서 어쩔 수 없이 북한 핑계로 주한 미군을 다시 주둔시키고 홍길동을 제거하려던 미국의 명분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빙그레 웃었다.


“고것 참 복잡한 문제입네다. 상호 신뢰가 중요한 문제인데 말로 하는 약속은 입만 아프지 서로 믿지 못하갔지요. 그렇다면 내가 핵무기를 다 폐기하면 되지 않갔느냐고 할 수도 있갔지마는 그럼 미국은 우리를 공격 안 한다는 보장이 없지 않습네까?


이것이 고조 지금까지 북미가 갈등해 온 이유인데 지금은 비차 때문에 많은 변화가 생기지 않았습네까? 미군이 철수하면 우리도 당연히 핵무기를 폐기할 생각이었는데 다시 미군이 한반도에 들어온다고 하니 어이가 없시오.


그러니 미국이 다시 철군을 하면 나는 바로 핵무기를 폐기하겠다고 세계에 공언을 하갔시오. 단, 하나 요구가 있어요. 통일이 된 후에도 북한의 통치 체제는 일정 시간 유지를 해주었으면 좋갔다는 거요.”


나는 위원장의 뜻을 잘 알겠다고 말했다. 조만간 하이든 대통령에게도 위원장의 뜻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하이든과 직접 담판을 지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곧바로 서울 이태원으로 돌아왔다.


미국 친구들과 두 전직 조폭보스 그리고 김윤대 대표는 이태원의 클럽에서 젊음을 발산하고 있었다. 오나가나 남자들의 눈은 똑같은지 여기서도 깜짝여인의 인기가 단연 돋보였다. 한국 남자, 외국 남자 할 것 없이 깜짝여인의 관심을 받아보려고 다들 안달이었다.


나는 미국 친구들을 룸으로 모두 모이게 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미국에 돌아가거든 하이든 대통령에게 김위원장의 말을 토씨 하나도 빼지 말고 정확히 전달해주도록 부탁했다.


나는 하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수퍼히어로들을 소집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중단한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것은 미국이 수퍼파워로서 세계를 계속 지배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걸림돌인 홍길동과 비차를 제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차의 등장을 막고 현재 상황을 계속 유지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국제정치에 별 관심 없는 수퍼히어로들을 미국의 관점으로 설득해 홍길동 제거에 동원하려다 일단은 좌절한 것이었다.


나는 미국 친구들에게 위와 같은 배경 설명도 충분히 해줬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자유의지에 따라 상황을 판단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을 아차산 자락에 있는 워커힐 호텔의 빌라에 숙소를 마련해 주고 집으로 내려왔다.


나는 세상의 오해를 푸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양쪽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한쪽의 이야기만을 듣고 내리는 결정은 십중팔구 잘못될 가능성이 높았다.


미국의 수퍼히어로들도 하이든 대통령과 나, 양쪽의 이야기를 들었으니 나름대로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고 기대하면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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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 97. 샹보르와 쉬농소를 오마쥬하다 > 22.08.07 62 2 9쪽
97 < 96. Moon Hotel 건설계획 > 22.08.06 62 2 9쪽
96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22.07.31 62 2 9쪽
95 < 94. 지중해 요트 신혼여행 > 22.07.30 61 2 10쪽
94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22.07.24 69 2 10쪽
93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22.07.23 67 2 10쪽
92 < 91. 전광선의 재등장 > 22.07.17 70 2 10쪽
91 < 90. 두 여자 스파이 > 22.07.16 73 2 10쪽
90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22.07.10 81 2 10쪽
89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22.07.09 77 2 10쪽
88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22.07.03 95 2 9쪽
87 < 86. 결혼 작전 - 난관 돌파하기 > 22.07.02 89 2 10쪽
86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22.06.26 98 2 9쪽
85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22.06.25 97 2 10쪽
84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22.06.19 101 3 9쪽
83 < 82. 대통령실장을 응징하다 > 22.06.19 94 2 9쪽
82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22.06.18 95 3 9쪽
81 < 80. 수퍼히어로들, 홍길동 편이 되다 > 22.06.18 85 3 9쪽
» < 79. 수퍼히어로들의 서울 나들이 > 22.06.17 87 3 9쪽
79 < 78. 수퍼히어로들을 만나다 > 22.06.17 84 3 9쪽
78 < 77. 주한미군 철수를 둔 혼란 > 22.06.16 86 3 9쪽
77 < 76. 비차를 바라보는 정상들의 속마음 > 22.06.16 84 3 9쪽
76 < 75. 미국 대통령과 내기하다 > 22.06.15 82 3 9쪽
75 < 74. 비차, 세계만방에 선보이다 > 22.06.15 87 3 9쪽
74 < 73. 남북정상, 통일을 선언하다 > 22.06.14 94 3 9쪽
73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22.06.14 87 3 9쪽
72 < 71. 그러면 미국 빼고 간다 > 22.06.13 102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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