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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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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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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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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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나의 비밀을 일부 공개하다 >

DUMMY

“어? 어? 어디 갔어?”


경호원이 놀라 이상한 소리를 하자 사주경계를 하며 함께 뛰던 동료 경호원들이 그 경호원을 향해 몸을 돌렸다. 대통령을 업고 뛰던 경호원만이 당황한 눈길을 여기저기 돌리고 있을 뿐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팀장 경호원이 긴급하게 본부에 무전을 친다.


“VIP는 관저에 계신다. 복귀하라, 반복한다, 바로 복귀하라”


이것이 귀신에 씐 게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경호원들은 영문을 모른 채 검은색 경호차에 올라 일제히 현장을 떠났다.


두 명의 대통령을 한날한시에 두 곳에서 목도한 경호처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되새겨 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하긴 지구에 사는 평범한 인간들이 ‘또다른 차원(Another Dimension)’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지금 여기의 존재와 과거나 미래의 존재가 동시에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멀티버스(Multiverse) 즉 다중우주 현상의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구인들은 앞으로도 수백 년은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나는 종종 ‘어나더 디멘션’에서 지금으로 불러오는 대신 지금 이곳의 사람을 복사해 불러내는 ‘소환술’을 쓰기도 한다. 물론 미운 놈들은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몸 자체를 지금 이곳으로 순간 이동시키기도 하는데 불독이나 최서장, 판사 놈 등이 그런 식으로 사람들 앞에 섰었다.


나의 이능(異能)을 이용해 현재의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대통령에게 참교육을 시킨 국민들의 마음엔 이제 윤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다음 수순은 명백했다. 과거 모 대통령을 탄핵할 때와 마찬가지로 국회에서 탄핵하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결정이 타당한지를 검증받아 대통령이 조용히 물러나면 되는 것이다.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폭력이나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법과 제도에 따라 마음에 안 드는 대통령을 바꿀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의 국민이지 않은가?


그러나 법과 제도에 따른 탄핵보다도 윤재명이 스스로 하야를 발표하고 물러나면 그것이 더욱 현명한 해결책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마음 약한 국민들은 그의 죄를 어느 정도 탕감해 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과연 윤재명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할 뿐이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든 스스로 하야하든 대한민국에 대통령이 없는 비상 상황이 임박했다. 나는 우리 아차산 그룹 동지들을 다시 한번 소집했다.


대통령이 물러나면 새 대통령은 당연히 자기네 당에서 나올 것이라며 김칫국을 마시고 있는 야당과 아직 당파적 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언론들을 어떻게 다룰지를 의논하고 우리 아차산 그룹에 합류할 새 인물들을 어떻게 충원할지를 의논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회의에서 앞서 입원 중인 김영철 보디가드를 면회 갔다. 다행히 한 달 후면 퇴원할 수 있다고 담당 의사가 설명해 다들 안도했다. 김연 기자가 각별한 고마움을 전하자 김 보디가드는 무척 쑥스러워했다. 겉만 거칠지 속은 부드러운 남자였다.


마침 날씨가 아주 화창했다. 우리는 김 보디가드를 데리고 꽃들이 만발한 병원 정원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경감님, 나 공격한 놈들 아직 안 잡아들였어요?”


“아, 그거. 어차피 신원은 확인해 놨으니 B장 사건 수사 좀 마무리 되면 그때 그놈들 잡아들입시다.”


김영철 보디가드는 또 갑자기 생각난 듯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길동님, 뭐 좀 물어봐도 돼요?”


“뭘?”


“병원에 있으면서 하는 일이라곤 하루종일 TV 보는 건데요... 지난번 광화문 집회 때 길동님이 대통령 참교육 시킨 거 있잖아요... 입원 환자들은 저게 다 쑈라고 하던데... 진짜는 뭐예요?”


“뭐가 뭐야?”


“아니, 광화문 지붕에서 광장으로 날아오고 갑자기 대통령이 나타나고 대통령한테 회초리 때리고 경호원들 권총 다 빼앗기고... 그런 거 말이에요. 그게 다 진짜예요? 아니면 무슨 마술 같은 것이었어요?”


나는 순진한 질문에 조금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영철씨는 뭐라고 생각해요?”


“저는요 마... 길동님의 실력을 좀 믿는 데 진심인 편이긴 한데... 그래도 그날 일들은 다 너무 황당하기도 해서 뭔가 트릭 같은 걸 쓰지 않았을까...마, 그런 생각입니다만...”


사실 김영철 보디가드만이 아니라 김연 기자나 심지어 박강림 경감 같은 이도 나의 참교육 회초리나 B장의 입수 경위, 유튜브 등에서 보인 바위를 드는 모습 등에 대해 많이 궁금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점잖은 체면에 진실을 가르쳐달라고 보채기도 민망해서 그동안 모른 척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침묵의 카르텔을 솔직한 김 보디가드가 뜻밖에 병원 마당에서 깨버린 것이다.


당황한 건 나였다. 전부 말해 줄 수도 그렇다고 동료들에게까지 계속 비밀로 할 수도 없어 난감했다.


나는 앞으로 큰일을 도모할 동료이자 식구들에게만은 어느 정도 나의 본질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주변에 사람들이 없음을 확인하고 서서히 입을 열었다.


“여기 계신 사범님은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우선 전제해야 할 것은 나는 여러분과 같은 인간의 운명을 타고 나지는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동지들의 눈이 커졌다.


‘사람이 아니라고?’


“무슨 말이냐 하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갈 수 있는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시간 여행자라고 할까요? 그렇다고 나를 이상하게 보지 말아주세요.”


‘이상하진 않긴 뭐가 이상 안 해? 이상하구만.’


“저는 남들과 다 똑같이 아버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남들과 똑같은 속도로 성장한 똑같은 인간입니다.”


‘똑같지 않다고 그랬다가 똑같다고 그랬다가...’


“단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에게는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이 좀 있는 것뿐입니다.”


뜻밖에 점잖은 박경감이 궁금증을 못 참고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말이야, 수사하다 보니까 우리 길동씨가 참교육할 때 말이유... 어떤 놈은 자신도 모르게 현장에 끌려가 회초리를 맞았다는 놈도 있고 또 어떤 놈은 그냥 아무 곳에도 가지 않고 사무실이나 집에 있었는데 종아리가 죽을 듯이 아프고 회초리 자국이 생겼더라고 하는 놈도 있었어요. 비밀을 조금 알려줄 수 있을까요?”


무척이나 궁금했나 보다. 나는 씩 웃으며 박경감의 표정을 살폈다.


“내 참 이걸 모두 말해 버리면... 이거 정말 내 영업비밀인데 말예요... 하하하하”


내가 선뜻 비밀을 안 털어놓을 것 같자 박경감이 많이 답답한 모양이었다.


“아, 그러지 말고 속 시원히 말 좀 해봐요. 우리가 뭐 남이요?”


“아무리 그래도 나의 특급 비밀인데... 하하하하”


김연 기자도 가세했다.


“사실 나도 굉장히 궁금했어요. 어떻게 참교육 회초리를 그렇게 허공에서 마음대로 움직이게 하는지 그리고 사람들을 아무런 물리적인 힘을 동원하지 않고 무대 같은 데로 끌고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한 게 사실 하나둘이 아니었어요.


그동안은 기사 취재하고 방송하느라 그런 데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는데 조금 여유가 생기다 보니 가만? 어, 이건 어떻게 가능했지? 하는 대목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더라고요.


오늘 말 나온 김에 속 시원하게 말씀을 좀 해주시죠.”


나는 김 기자가 말을 쏟아내고 있는 사이 그녀의 앞에서 투명 모드로 전환해 내 모습을 감추었다. 다들 내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두리번거렸다. 나는 우리가 앉아있는 벤치 앞에 있는 자그만 연못 위, 그러니까 물 위에서 조용히 산책하는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동지들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나는 다시 동지들이 나를 주시하는 가운데 조용히 지상에서 1, 2미터쯤 공중에 뜬 채 일행들이 앉아있는 벤치 앞으로 스윽 이동해 왔다.


아직 나는 동지들에게 비차만큼은 보여주지 않았다. 나의 순간이동과 투명모드가 사실은 비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 부분은 일단 비밀로 해 두고 싶었다.


나의 이능(異能)에 비교적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동지들이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나는 나의 몸 어딘가에 항상 숨어있는 참교육 회초리를 조용히 불러냈다.


처음에는 일행들의 눈에도 안 뜨일 정도로 작았던 회초리가 내 주변을 한 바퀴, 두 바퀴 돌면서 점점 커졌다.


회초리가 마침내는 병원 정원의 단풍나무만큼이나 커졌다가 갑자기 자취를 감추는 듯했는데 또다시 하늘에서 윙윙, 휙휙 소리를 내며 무질서하고도 뭔가 규칙이 있는 것 같은, 현란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오늘은 이 정도만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아시겠지만 남들에겐 절대 말하지 말아 주길 부탁드립니다. 뭐, 설사 남들에게 말을 한다고 하더라도 말하는 사람만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 거 아실 테니 제가 따로 말씀드릴 필요도 없겠습니다만...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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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 나의 비밀을 일부 공개하다 > 22.05.29 193 2 10쪽
40 < 39. 대통령은 이렇게 참교육을 받았다 > 22.05.28 200 2 10쪽
39 < 38. 시위대 앞에 나서다 > 22.05.28 193 1 10쪽
38 < 37. 시위의 시대 > 22.05.27 198 1 9쪽
37 < 36. 불독, 또 자객을 보내다 > 22.05.27 204 2 10쪽
36 < 35. 본캐는 대통령, 부캐는 납품업자 > 22.05.26 223 3 10쪽
35 < 34. 대통령 처남을 소환하다 > 22.05.26 213 2 10쪽
34 < 33. 이신성, 무릎 꿇다 > 22.05.25 234 2 9쪽
33 < 32. 대통령의 두 얼굴 > 22.05.25 208 2 9쪽
32 < 31. 홍길동은 주사파다 > 22.05.24 212 2 10쪽
31 < 30. 현직 대통령을 정조준하다 > 22.05.24 212 2 9쪽
30 < 29. 지푸라기라도 잡거나 애걸을 하거나 > 22.05.23 217 1 10쪽
29 < 28. 지뢰가 터지고 있다 > 22.05.23 215 2 10쪽
28 < 27. 1조원 줄 테니 장부 내놔 > 22.05.22 221 2 10쪽
27 < 26. 비겁한 간부들 > 22.05.22 223 2 10쪽
26 < 25. 회사 속이기 작전 > 22.05.21 238 3 10쪽
25 < 24. 발등에 불이 떨어지다 > +1 22.05.21 249 3 10쪽
24 < 23. 신성에 포문을 열다 > +2 22.05.20 253 4 10쪽
23 < 22. 아차산그룹 결성 > +1 22.05.20 259 4 10쪽
22 < 21. 김연 기자의 작전계획 > +1 22.05.19 276 3 9쪽
21 < 20. 1조원을 요구하다 > +1 22.05.19 282 3 9쪽
20 < 19. 당황한 이회장 > +1 22.05.18 289 3 9쪽
19 < 18. 참교육의 후폭풍 > +1 22.05.18 288 4 10쪽
18 < 17. 이것이 참교육이다 > +1 22.05.17 296 4 10쪽
17 < 16. 불독, 자객을 보내다 > +1 22.05.17 287 3 10쪽
16 < 15. 구치소의 고문이 되다 > +1 22.05.16 299 3 10쪽
15 < 14. 판사를 참교육하다 > +1 22.05.16 305 3 10쪽
14 < 13. 이회장의 비밀 > +1 22.05.15 306 4 10쪽
13 < 12. 구속되다 > 22.05.15 314 3 10쪽
12 < 11. 박계장, 옳은 선택을 하다 > +1 22.05.14 335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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