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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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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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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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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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차

DUMMY

“결국은 화력발전소를 지을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조선에서 캘 수 있는 석탄은 대개 무연탄이라, 질량의 대부분이 탄소로 이루어져있었다. 덕분에 불 붙이기가 매우 어렵지만 화력은 센 편이었고, 온도 유지도 일정한 편이었다.


황의 함량도 적은 편이었으나, 1퍼센트 이상은 들어 있었기에 보통 한번 구워 황을 가스 형태로 뽑아 황산을 추출하고, 남은 부분을 연료로 쓰거나 수증기를 주입해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뽑아 제철과 암모니아 생산에 유용하게 쓰고 있었다.


“터빈도 있고, 발전기도 만들어 봤고, 제철소도 있으니 화력발전소 제작은 가능할 것 같은데...”


슬슬 이제 해보지 않은 짓을 하나씩 해 나가야했다. 그래도 터빈식 기관차를 만들어 봤던 경험이 있는 장인들도 있었고, 소형 발전기를 제작해 보는 시도도 해 보는 중이었기에 이것들 중 가능한 기술들을 끌어다 쓰면 제작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영의 머리이자 본체에 가까운 거대 함선의 강력한 컴퓨터는 지금 사용 가능한 기술들로 원하는 결과를 뽑아낼 수 있는 레시피와 설계도, 시뮬레이션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사실 이것이 있었기에 디젤 엔진도 만들고 지금 기술로도 고로를 올리고 철도를 건설하고 터빈을 제작하고 하는 것이 가능한 셈이었으니, 사영이 기억을 회복하고자 하면서 이 배의 기능을 살리고자 하는 데에는 좀 더 높은 기술을 끌어다 쓰기 위한 것도 있는 셈이었다.


사영은 설계도와 작업 지시서, 설명서 등등을 출력한 후, 기존에 터빈을 만드는데 참여한 장인들과 기관차를 만드는 데 참여한 선비들과 장인들, 그리고 영국측 선박 기술자들 등등을 불러모았다.


“이것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새로 고로를 올리려는겁니까? 철이 더 필요하긴 하지요.”


길쭉한 탑 모양에 금속 파이프가 여기저기 둘러지는 형태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보니, 그것을 본 사람들의 의견은 비슷했다.


“기존에 만들어 본 것이 있어 그 구조를 최대한 따라 하게 하려다 보니 그렇게 생겼습니다만, 일단 발전소를 추가로 지어 보려고 합니다.”

“발전소요?”

“새로 보여줄 게 있으신가보군요. 오우. 아주 무지막지한 놈이군요.”

“아이고 또 물 끓여서 터빈 돌리는 그런건가요? 이야~ 야근이다!”

“시키면 해야죠.”


장인들은 설계도를 쓱 훑어본 후 각자 감상을 이야기했다. 탄식을 내뱉는 사람도 있었고, 또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생각에 몹시 흥분하는 자도 있었다.


“이거 또 그 무슨 압력계인가 뭔가 만든다고 황동관이나 강철관을 무지하게 두들겨 만들어야되겠군요. 딱 봐도 수백개는 넘게 들어가겠는데요?”

“부르동관인가 하는 그거 들어가는거요? 아이고 맙소사 우린 이제 다 죽었어!”

“이거 재밌겠군요.”

“나때는 말이야, 저런 것 하나 하나 다 손으로 두들겨 만들었어야 했다고. 지금은 프레스도 있고 전기 망치나 밀링기도 있고, 나사도 깎아주고 하는데 뭘 죽는 소리를 하고 앉았어? 처자식 밥 안먹일거야?”

“해야죠. 합니다요 예예.”

“그런데 이거 210도 이상 올라가는 것 아니유? 그럼 황동관으로는 못 버틸텐데...”

“강철관으로 써야겠지. 여기 보면 강철관 12.7mm이상으로 쓰라고 되어 있잖아.”

“계측부터 다시 해서 영점 잡고 특성 잡아야겠네요. 이거 하루아침에 안 끝나겠는데...”


바로 전까지 하버-보쉬 반응로를 만드는 데 투입되어 같이 일을 하다 보니, 이제 이들도 꽤 경험이 쌓여 이런 저런 의견을 제시하고 서로 토의를 하고, 개중에는 갈굼도 좀 하고 그런 모습이 보였다.


‘많이 컸다.’


그 모습을 보며 잠시 뿌듯함을 느끼던 사영은, 지금 그가 짓고자 하는 것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이고 무엇이 필요한지 등등을 설명했다. 그 전까지는 전체적인 설명 없이, 각 부분별로 필요한 사항만 이야기해주고 전체적인 그림은 사영만 알고 있었다면, 이제는 장인들과 선비들에게 교육을 해 가면서 이것을 지어 올릴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고로와 비슷하게, 아래쪽에서 공기를 불어넣으며 최대한 완전 연소에 가깝게 석탄을 태울겁니다. 태운 열은 탑을 타고 올라가면서 탑 주변을 감싸게 될 물 파이프를 데우고, 어느 정도 데워진 물은 저 석탄이 타는 연소실 바로 위를 지나며 증기로 끓어오르게 될 것입니다. 증기로 변한 후에도 저 내부를 수회 증기 파이프가 돌면서 온도와 압력을 올릴 예정인데, 지금 기술로는 아마 30kg/cm2, 온도 350도 전후가 안전하게 올릴 수 있는 한계일 것입니다.”


“그럼 배기되는 가스도 그 온도 전후가 되는 건가유?”

“350도를 공기중으로 보내기에는 좀 아까우니, 그 위쪽으로는 상대적으로 저압인 파이프로 열교환기를 돌려 난방용수나 온수를 공급하는 용도로도 쓸 예정입니다. 온수 저장조도 따로 만들어 볼 예정이구요.”

“알겠구먼유.”

“그럼 터빈도 바로 근처에 만들어야 할테고, 석탄에 접근이 쉬우면서도 마을에서 너무 멀어도, 가까워도 안되겠군요.”

“전기를 주로 끌어다 쓸 시설이 저기 제철소와 질소고정공장이 될 것이니 그 근처에 세우는 것이 좋겠죠.”

“그 아래 지반이 아주 돌덩이라 일단 지어놓으면 튼튼하긴 할 텐데, 돌덩이 위에 탑을 어찌 지으시려는가유?”

“폭약을 좀 써야겠지요.”

“폭약이 필요해서 저걸 지으시는 것 아닌가....?”

“...뭐 그것도 맞긴 합니다만..”


그렇게 발전소의 연소탑이 먼저 건설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대량의 구리를 얻어 구리 코일을 만들기 위해 영국과의 협상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래서 구리가 필요합니다.”

“저희도 황동이 대량으로 필요하게 되어 구리 수급이 힘들 것 같은데...구리가 있어야 그 다이니트로톨루엔이라는 것을 만드는데 필요한 시설을 지을 수 있다 그 말씀이시죠?”

“그렇습니다.”

“허어...일단 본토에 상신해보겠습니다. 이번에 새로 개장한 배를 두어 척 보내 이곳의 소식도 전하고, 교대 인원들도 보낼 예정이니 아마 본국에서도 그 결과를 보면 흔쾌히 답을 주실 것 같긴 합니다만...”


영국측에서도 이번에 제작된 기관총과 속사포를 보고 금속 탄피에 탄두와 장약, 뇌관을 일체화시킨 탄약의 제조를 서두르고 있는 중이라 구리를 싹싹 긁어모으고 있다고 했다. 구리가 금이나 은보다 싸기는 해도, 금속 중에서는 결코 싼 금속이 아니었고 결정적으로 이 근처에는 구리가 나는 곳이 많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그럼 본국의 답변이 오는 데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그래도 저 배들은 터빈엔진이 장착되었으니..한 석달이면 갈 것이고, 오는데 다시 석달에 의사 결정에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니 일곱달에서 아홉달 정도면 되지 않겠습니까?”

“반년에서 일년 사이로군요...알겠습니다.”


사영은 잠시 고민하다 일단 납득했다. 그 모습을 본 엘리엇은 잠깐 생각하다 말을 이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긴 하겠지요?”

“그야 그렇지요.”

“일본에서 구리가 꽤 난다고 합니다. 혹시 그 쪽에 인맥이나 선이 없으십니까?”

“일본에요...?”


그러자 떠오르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구키 류헤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기서 용병처럼 싸우다가 산탄총과 탄약, 의약품과 배 한척을 받아 부하들과 함께 귀국했었죠.”

“그쪽에 선을 한번 대 보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한번 알아봐야겠군요.”

“급하시면 한번 알아보시지요. 저희 쪽에서도 최대한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해서, 발전기는 구리 부족으로 일단 제작하지 못한 채로 먼저 연소탑과 나머지 시설에 대한 공사가 시작되었다.


“발파!”

“발파!”


공충도 마량진 일대의 땅은 얼핏 옆이 뻘밭이고 바닷가라 연할 것 같았으나, 의외로 조금만 들어가면 바위가 나오는 곳이 많았다.


태안반도를 보면 알겠지만, 바다가 상당히 깊숙이 들어오다 육지에 막혀 있는 모양새였다. 현 부남호에서 팔봉면, 혹은 구도항 아래 강까지 짧게는 4km, 길게는 7km만 이어준다면 그대로 강화도까지 뱃길로 이을 수 있는 것이었다.


실제로 고려시대부터 조선 세종조까지 안흥량에서 난파된 조운선이 수십여 척에 달했다. 고려 인종이 이 구간 17리에 운하를 파보려 애를 썼으나 그놈의 화강암 지형이 발목을 잡아 완성하지 못했고, 조선 세조가 마침내 운하를 완성하긴 했으나 위로는 도저히 파지 못해 옆으로 파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할 정도로 이 지역에는 화강암 지반이 많았다.


그래서 조선 최초로 발파를 통한 수직 갱도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바위에 구멍을 뚫고, 구멍에 흑색화약을 마치 화승총에 채우듯 단단히 채워넣고, 전선과 연결된 뇌관을 각 구멍에 심은 후, 사람들이 모두 떠나면 발파하고, 이후 다시 내려가 깨진 바위를 걷어 나르는 식으로 깊이 20m에 달하는 구덩이를 팠다. 이제 이곳에 펌프와 연소실을 이어주는 기초 설비들, 그리고 하중과 열을 받아내는 구조물과 단열 시설등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창 발전소 연소탑이 세워지는 도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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