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월미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9.19 19:16
연재수 :
645 회
조회수 :
124,713
추천수 :
299
글자수 :
3,982,001

작성
23.06.23 19:30
조회
258
추천
1
글자
13쪽

212. 레크라시아로

DUMMY

전쟁에 참여하는 길드의 대표들이 아디나의 참전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공간을 열어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곳에는 다시 네이렌의 여섯.. 아니 일곱 명과 최초의 신만이 남게 되었다.

“ 아니.. 그 이건 저희랑도 상의 되지 않은 내용이잖아요. “

“ 카린에 이어서 아디나까지... 이거 좀.. 제멋대로 아닌가. “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이 상황에 그래도 길드의 대표인 아리나와 그 옆에 있던 피렌이 최초의 신에게 따지기 시작했지만, 그보다도 아디나가 훨씬 더 열정적으로 따져버리는 바람에 기세에 밀려 지켜보게 되었다.

“ 너희뿐만이 아니야..! 나랑도 상의 되지 않았어..! 말이 돼?! 여기서 길드까지 들어가라고?! 전쟁에 참여하라고?!!! 장난치냐!! “

“ 아~ 이거 참 진정해봐 아리나. “

“ 아디나라고!!!! “

딱 한 글자 차이로 안타깝게도 이름을 틀려 아디나의 신경을 더 긁어버린 최초의 신은 아디나가 이렇게까지 화낼 줄 몰랐는지 당황하고 있었다.

최초의 신이 수많은 길드 대표들 사이에서 그딴 식으로 발언을 해버렸으니 없던 일로 할 수도 없고..

“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말한 거에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요?! 그래놓고 이번 전쟁의 히든 피스는 너다 라는 거에요? 장난해?? 진작 말이라도 해서 상의를 하던가!! “

“ 아니 그.. 그게.. 먼 과거에서부터 계획된 일로 너도 알고 있을.. “

정말 지금까지 쌓인 울분이 터진 듯이 몰아붙이는 아디나를 보며 아리나도 말려야 하나라고 생각될 수준이었다.

“ 지금 당장에도 이러고 있을 시간도 없이 움직여야 하는데 뭐? 길드? 장난치냐?? 내가 안 가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

“ 그.. 시간은 상대적인 거라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각자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아.. 아아 그.. “

어라.. 한참을 화를 내며 최초의 신을 몰아붙이던 아디나가 울먹거리기까지 한다.

아니 울기 시작한다.

“ ..지.. 진짜 힘들었나 본데.. “

“ 왠지 우리가 미안해지는데..? 아니 잘못한 건 없는데.. “

“ ...쟤가 저렇게까지 우는 거 처음 봤네.. 저거 얼마나 굴려 먹은 거야..? “

“ 우우 쓰레기 신.. “

말을 할수록 점점 말이 흐려지고, 이제는 대놓고 울고 있기만 하는 아디나를 향해 한마디씩 던지는 와중에 카린과 춘향은 신을 향해 야유까지 퍼붓는다.

최초의 신은 이 이상은 안 된다고 판단해 아디나를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 에..? “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아디나가 울음은 그쳤지만 왜 이 자식이 이딴 식으로 나오는지 모르겠다.

이런다고.. 위로될 줄 아는가.

“ [0. 광대(The Fool) - 마리오 네트] “

한순간 아디나의 울음이 멈춘다.

그리고 아디나가 활짝 웃는다.

“ 휴우. 이제 안 우는구먼. 역시 아리나 너는 웃을 때가 참 예쁘단 말이지. “

최초의 신은 사실 끌어안고 다독여주려는 것이 아닌 아디나 몰래 아르카나를 훔치기 위해 끌어안은 것이었다.

[0. 광대(The Fool) - 마리오 네트]

상대의 신체 감각을 뒤바꿔버리는 [0. 광대(The Fool)]의 강력한 기술이다.

보통은 자기 신체에서만 뒤바꿔버려 팔을 움직이려 하면 목이 돌아간다든가 하지만 최초의 신은 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눈물샘, 입꼬리 등을 세밀하게 조종해 자신의 손가락과 감각을 뒤바꿔버렸다.

그렇게 손가락을 움직인다고 생각하자 아디나가 예쁘게 웃는다.

그렇게 예쁜 얼굴로 아디나는 욕을 뱉기 시작했다.

“ ..이 개자식이 강제로 눈물을 멈추게 만들고 있어...! 쓸모없는 잡신 새끼..!! 됐어!! 나 관둘 거야!!!! “

“ 그래 아리나. 그간 너무 고생했어. 이제 좋은 친구들과 길드 생활하면서 쉬도록 해. “

“ ...으에..? “

지금껏 숨 쉬듯이 말하던 관둔다는 말에 최초의 신은 언제나 무릎 꿇고 붙잡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최초의 신이 처음으로 아디나를 보내준다.

물론 아직 이름을 틀리기는 하지만 적어도 비슷한 이름으로 헷갈리는 것을 보면 매우 많은 노력을 해주고 있는 거겠지.

최초의 신은 그런 아디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네이렌을 바라보며 아디나만 들을 수 있게끔 작은 소리로 말한다.

“ 잘 봐. 내가 너에게 말했던 여섯 개의 별과 하나의 검은 별. 드디어 다 모였어. 이제는 너도 행복해질 때라는 거지. “

강제로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는 아디나가 이곳저곳 몸을 움직여가며 목 부분과 허리 부분의 감각을 찾아 몸을 천천히 돌린다.

그렇게 라티안, 피렌, 아리나, 앨리스, 카린, 춘향을 차례대로 바라본다.

“ ...거기에 내가 포함되어 있다고는 말 안 했잖아요.. “

여섯 개의 별과 하나의 검은 별.

이 말은 최초의 신이 처음으로 아디나와 계약할 때 찾아달라고 했던 은하의 소중한 보물이라고 했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별을 찾아달라는 부탁에 아디나가 특별히 받아준 것이었는데..

그나마 아디나가 하나의 빛나는 별이라고 생각했던 카린을 포함해 자기 자신도 가장 빛나는 별이었다고 말해주는 최초의 신이 고마우면서도 밉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한 명씩 바라보던 아디나는 춘향과 눈이 마주쳤을 때 춘향이 달려 나와 낫을 만들어 아디나의 머리에 연결된 보이지 않는 실을 있는 힘껏 끊어냈다.

“ 아우.. 아파라.. 고마워.. “

“ 뭐가 됐든 간에 이젠 어쩌면 되는데? 확실하게 비어있는 행성 하나를 주는 거지?? 목숨 걸고 하는 거니까 좋은 거로 줘야 해! 알겠어?! “

지구를 정말 사랑하는 춘향은 이미 이 전쟁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나 보다.

뭐.. 레베른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도 사실이고.

행성도 필요하니까..

“ 뭐.. 어쩔 수 없나. 그렇지 아리나? “

“ 에휴.. 그래.. 일에 휘말리는 건 우리가 제일 잘하는 일 아니겠어? 그래도 이번엔 보상이 있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

“ ...으으 난 왜.... “

원래 카린이 아디나를 피해 도망갔던 이유는 ‘ 혼자서 ‘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두려웠었다.

하지만 자신의 게임 속 세상을 훌륭히 클리어한 인간들과 아디나까지 함께라면.. 뒤에서 가만히 있기만 해도 끝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헤브나보다 훨씬 더 안전한 행성을 얻는다.

음..

나쁘지 않은데..?

“ 그래서. 우린 아직 자세한 설명을 듣지도 못했어. 이제 우린 뭘 하면 되는 거지? “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빠르게 이야기를 진행하려는 피렌이 마음에 들었는지 최초의 신이 피렌을 바라보고 웃는다.

“ 그 부분은 아리나가 설명해줄 거야. 아마.. 슬슬 시작했을 테니 빠르게 움직이는 게 좋을 거다. “

“ 엑.. 이렇게 바로? 아무 설명도 없이 시작해버리는 건 참 예의가 넘치시구만.. 근데.. 왜 너는 참여 안 하는 거야? 너가 최초의 신이라며. 너가 있으면 훨씬 쉬워지는 거 아니야? “

최초의 신은 재밌다는 듯 웃는다.

“ 난. 이보다 더 큰 재앙에 대비하고 있거든. 혹시 관심 있니? 알려줄까? 같이할래? “

춘향이 눈살을 찌푸리고 더이상 관여하기 싫은 듯이 아디나를 바라본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콧물을 한번 들이킨 아디나가 손에 아르카나를 만들어낸다.

“ 제 이름은 아디나라구요.. 이젠 좀 기억 좀 해주시지.. 바쁘니까 일단 가면서 설명할게.. 사실 작전이랄 것도 없긴 하지만.. [VII. 전차(The Chariot) - 세상 그 어디로든] “

아디나의 눈앞에서 별이 생기고, 서로 이어지며 별자리가 된다.

하나의 전차가 된 별자리에 올라탄 아디나가 모두를 부른다.

“ 얼른 타. 너네가 늦으.. 우리가 늦으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되어버릴 테니까. “





우주는 너무나도 넓다.

그렇기에 우주선이 아무리 빨리 움직인다고 해도 비교 대상이 없다면 자신이 빠른지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아디나가 만들어낸 전차는 그런 비교 대상을 저 멀리 떨어진 별로 잡아도 될 만큼 빠른 속도가 느껴졌다.

“ 솔직히 우리가 할 일은 크게 많진 않아. 다만 그만큼 목숨을 걸고 싸울 필요만 있을 뿐이지. 카리엘라.. 음.. 카린 너만 빼고 말이야. “

“ ㄴ... 나.. 나나..? 나? 왜? 나 뭔데? “

아무래도 전투는 전혀 생각 안 하고 조용히 묻어가려던 카린이 콕 찍어서 지목당하자 상당히 당황한 모양이다.

“ 걱정 마. 너가 계속 도망 다녀서 설명 못 한 건데.. 자. 이거 받아. “

아디나는 카린에게 [XVI. 탑(The Tower)] 아르카나를 건네준다.

카린은 조금 불안하면서도 그 아르카나를 붙잡자 온갖 지식이 머릿속에 강제로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 ....이걸 뭐 어쩌라고..? “

“ 아~ 그 아르카나는 창조에 관련된 거라 감각적으로 알고 있을 테니 너에게 크게 필요 없어 보이기는 하는데.. 가장 필요한 건 그 지식이야. 방금 은하 중심축의 구조와 원리, 재질이라든지 사념 같은 게 다 들어가 있을 거야. 이제 그걸 활용해서.. 너가 레크라시아의 중심축을 창조를 통해 뒤바꿔버리면 돼. 할 수 있지? “

“ 아니. “

사실 할 수는 있다.

레베른이 만든 은하의 중심축의 구조를 바꾸고, 변형하고, 축의 사념을 뒤튼다.

즉, 지금 만들어져 있는 레크라시아의 중심축을 무너뜨리면 된다.

[XVI. 탑(The Tower)] 아르카나를 통해 흘러들어온 지식으로는 단순히 힘으로 파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인다.

즉, 창조를 통해 변형하고 망가뜨려 사용할 수 없게끔 만들어 버리라는 뜻 같았다.

하지만 조용히 묻어가려는 카린이 사실 작전의 핵심이었다니.

“ 아냐 넌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 힘내도록 해! 자 그럼 우리의 임무는 간단하다는 걸 알겠지? 카린을 레크라시아의 중심축까지 운반하는 것, 그리고 그대로 카린이 조정을 끝낼 때까지 버티는 것, 살아 나오는 것. 이 세 가지야. “

말로만 들으면 정말 간단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레베른을 상대해야 한다는 말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 크릭 레베른은.. 상대하기 힘들어. “

아주 오랜만에 앨리스가 말하자 그 예쁜 목소리에 모두가 주목한다.

한순간 시선을 빼앗긴 아디나도 잠시 정신을 차리고 앨리스의 말에 추가로 덧붙인다.

“ 어.. 그.. 응 맞아. 앨리스의 말대로 크릭 레베른은 마나에게 사랑받고 있지. ‘ 최초의 신에게서 파생된 마나 ‘ 라면 전부 크릭의 영역 안에서 얼마든지 자신의 마나처럼 사용해버릴 수 있지. 참고로 나도 못 이겨. 나는 아예 접근도 해서는 안 돼. “

“ 그.. 그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 거야? “

라티안과 아리나는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사실 답은 간단하다.

최초의 신에게서 파생된 마나가 아니면 된다.

이 은하에 존재하는 평범한 사람들은 전부 최초의 신에게서 파생된 마나이지만 춘향은 마나를 몸에서 그 최초의 신이 퍼트린 마나를 거부하고, 그 거부한 마나를 억지로 정착시켜 적응하지 못하고, 변형되고, 정착하며 완전히 바뀌어버린 것이다.

“ 내 차례라는 거지 뭐. 아이고.. 오랜만에 몸 좀 쓰겠구만.. “

춘향은 치마를 입고 있든 말든 다리를 쩍 벌리고 팔을 양옆으로 벌리며 편하게 의자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본다.

바로 옆에서 춘향의 쫙 벌린 다리에 자리가 좁아진 카린이 얼굴을 찌푸리며 물어본다.

“ 넌 이런 옷 입고 다니면 안 불편하냐? “

“ 아? 이쁘지 않아? 내가 움직일 때마다 살랑~살랑~ 넌 이 옷 잘 봐두기나 하라구? 찢어질 때마다 너가 만들어줘야 하니까! “

어느새 일곱이나 되는 사람이 모여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있다 보니 안 그래도 빠른 전차는 어느새 목적지의 근처까지 도달했다.

“ 자. 저기가 레베른이 새롭게 만들어놓은 은하의 축. 레크라시아야. “

“ 와.. 뭐야.. 엄청 빛나네..? 근데 뭐 저렇게 성게마냥 뾰족뾰족해? “

눈앞의 거대한 붉은 땅에 화려한 빛들이 한 겹 둘러싸여 있는 느낌의 행성.

그리고 그 한 겹에서부터 수많은 빛줄기가 뻗어 나와 우주를 찔러버릴 듯이, 위험하게 뻗어 있었다.

“ 아~.. 성게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거는 다른 길드가 보호막을 공격하고 있는 거야. 우리가 늦게 도착한 거지. 여기서 주위를 돌면서 약해진 보호막에 내가 구멍을 뚫고 들어가면 우리의 작전이 시작돼. 그러니 다들 준비하도록 해. “


작가의말

우우 쓰레기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적월미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8 231. 그래서 대체 뭐라고 부를건데 23.07.12 258 1 14쪽
237 230. 미지를 꿈꾸던 노인 23.07.11 255 1 18쪽
236 229. 난감한 문제들 23.07.10 261 1 14쪽
235 228.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 23.07.09 259 1 13쪽
234 227. 보고 온 미래 23.07.08 259 1 16쪽
233 226. 누가 옳은 것인지 23.07.07 261 1 16쪽
232 225. 가장 밑바닥에서 일어선 자들 23.07.06 261 0 16쪽
231 224. 서로의 등을 맡기고 버텨라 23.07.05 257 1 15쪽
230 223. 붉은 달의 전설 23.07.04 257 1 13쪽
229 222. 완벽한 카운터 23.07.03 256 1 13쪽
228 221. 어라 23.07.02 257 1 15쪽
227 220. 딱 한 수만 더 23.07.01 257 1 13쪽
226 219. 천사의 각오 23.06.30 257 1 16쪽
225 218. 술래를 잡아라 23.06.29 259 1 14쪽
224 217. 1대3의 전투 23.06.28 259 1 14쪽
223 216. 원치 않은 술래잡기의 시작 23.06.27 258 1 14쪽
222 215. 다시 만난 죽이고 싶은 상대 23.06.26 254 1 12쪽
221 214. 가족을 지키는 방법 23.06.25 257 1 12쪽
220 213. 가장 살벌한 술래잡기 23.06.24 257 1 15쪽
» 212. 레크라시아로 23.06.23 259 1 13쪽
218 211. 딱 하나의 다른 점 23.06.22 252 1 13쪽
217 210. 회담 속 증명 23.06.21 253 1 13쪽
216 209. 네이렌의 첫 계약서 23.06.20 251 1 15쪽
215 208. 네이렌 23.06.19 255 1 13쪽
214 207. 허술한 촌극속의 진심 23.06.18 252 1 14쪽
213 206. 나는 관련 없지만 아무튼 진짜 미안해 23.06.17 255 1 14쪽
212 205. 성격 나쁜 상대 23.06.16 255 1 15쪽
211 204. 잠자는 성안의 공주 23.06.15 254 1 14쪽
210 203. 술래잡기 인형 놀이 모래성 만들기 23.06.14 256 1 13쪽
209 202. 장난감의 장난 23.06.13 253 1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