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계의 공주가 나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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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하기동
작품등록일 :
2023.01.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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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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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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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주2

DUMMY

십리 토건 사무실 ....밤


파티션으로 막아서 만든 침실

의룡대군이 침대에 앉아 있고 양변수와 신상철이 그 앞에 서 있었다.

신상철은 팔이 나은 듯 깁스없이 서 있었다.

의룡대군의 상의 안으로 어깨 주위로 붕대를 싸맨 것이 보였다.


"나으리, 붕대를 풀까요?“

양변수가 말했다.

양변수 생각엔 나으리가 가진 신통한 환약을 먹었으니 저깟 상처쯤 벌써 나았으리라고 생각되었다.

그 약을 믿고 병원에도 안가고 바로 사무실로 모셔왔다.

약국에서 붕대와 지혈제를 사와 양변수가 직접 처치한 것이다.

사무실로 왔을 때 의룡대군의 어깻죽지에 칼날이 박힌 채였다.

상철이 칼을 빼자 피가 쏟아졌다.

양변수가 지혈제를 상처에 쏟아 부었다.

소독 솜을 덧댄 뒤 붕대로 칭칭 감았다.

의룡대군이 옷 안에서 환약을 꺼내 씹어 먹었다.


'이 용심환이 상처를 없애주는 약은 아니다.‘

의룡대군이 생각했다.

그런 약이 있으면 전쟁에서 칼 맞아 죽을 병사는 없을 것이다.

용심환은 뼈마디를 임시로 붙게 하고 환자에게서 당분간 고통을 잊게 하는 정도의 효험을 가졌다.

상처를 아물게 하는 속도는 빨리 해줄지언정 상처를 없애지는 못한다.

뼈마디를 붙여는 주나 불완전하여 언제 뼈마디가 다시 부서질지 모른다.


의룡대군으로선 빨리 환궁해야 할 이유이기도 했다.

빨리 환궁해서 정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적룡대군이라면 능히 고칠 것이다.‘


적룡대군이 자기를 고쳐준다는 확신은 없다.

하지만 자기도 형제 아닌가?

비록 배다른 형제이고 몇 번 보지 못한 사이이긴 해도 혈육은 혈육 아닌가?

그러다 문득 자기가 혈육인 조카를 해치려 여기 왔다는 걸 상기하곤 씁쓸한 표정이 되었다.


적룡대군이 그걸 알아챘을까?

그날 의룡대군이 정자에 앉아 술을 마실 때 적룡대군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흑표가 공주를 해한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 일로 적룡대군이 하늘로 올라간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일이 황제에게도 알려 졌을 수 있다.

의룡대군은 초조했다.

이 세상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니었다.

"됐다. 그냥 두어라.“


"알겠습니다. 나으리“


의룡대군은 뒷소식이 궁금했다.

자기를 찌르고 흑표가 황급히 어디론가 갔다고 했다.

그 덕분에 자신의 목숨이 붙어 있는지도 몰랐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흑표 그놈이 용신검으로 자기 목이라도 쳤을 것이다.


"흑표가 어디로 간다고 하더냐?“


"흑표가 누구..“

양변수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내 어깨를 칼로 찌른 그놈 이름이다.“


"아, 그 무사요?

삼용그룹 본사로 갔을 겁니다.“


"?“


"공주와 남명이 쳐들어온다는 전갈을 받고 황급히 달려갔으니까요.“


"공주와 남명?“

의룡이 눈을 크게 떴다.

"너는 그 자들을 어떻게 아느냐?“


"지가 서회장의 부탁으로 그 남명이라는 무사를 없애려고 했었구먼요.“


'물론 실패 했을 테고..‘


의룡대군은 생각에 잠겼다.

흑표가 공주를 죽이는 걸 실패한 게 틀림없다.

적룡대군의 도움이던 다른 어떤 이유든 실패한 것이다.

그러니까 칠일 전에 죽였다던 공주와 돌아갔다던 남명이 다시 나타난 게지.


공주와 남명이 나타났다는 건 아직도 여의주를 찾는 다는 뜻이다.

남명이 어느 정도의 무공과 무기를 가졌는지는 모르지만 용신검을 든 흑표의 상대가 되기는 어려우리라.

흑표가 용신검으로 남명과 공주를 모두 해쳤다면 의룡대군에게도 좋은 일이다.

그래도 여의주는 찾아야 했다.

아니, 공주가 이 세상에 없다면 여의주는 유일한 용족인 자기를 찾아 올 것이다.

"그 서회장은 왜 남명을 없애려고 했느냐?“


"그게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고 하여튼 어린 시절에 뭔가 서회장하고 남명이란 무사하고 꼬인 게 있는 것 같아요.“


'여의주 때문이겠지. 공주가 여의주를 잃어버린 것과 관계가 있을 터이고.'

"흑표의 지금 소식은 아는 게 없느냐?“


"잠시만 기다려 보십시오.

지가 수소문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양변수와 신상철이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양변수가 사장실 쪽으로 걸어가며 상철에게 물었다.

"그 때 부러졌던 팔 어떠냐? 이제 괜찮지?“


"아, 예 사장님.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왔습니다요.“

상철이 말하면서 쉐도우 복싱을 했다.

부러졌던 팔을 허공에 붕 날려 보았다.

갑자기 팔이 탈구가 되면서 팔이 축 늘어졌다.


"어? 너 팔 빠진 거 같다?“

양변수가 상철의 늘어진 팔을 보며 말했다.


"그, 그런가 보네요?“

상철이 자기의지와 상관없이 덜렁 거리는 팔을 보며 말했다.

"그래도 아프거나 한 건 없네요?“


"그래? 나으리의 약이 효험은 있구나. 하하“


"그런가 보네요, 허허허“


양변수와 상철이 마주보며 바보처럼 웃었다.


* * *


역삼 룸살롱.....밤


룸살롱 복도의 맨 끝에 있는 가장 큰 룸

탁자에 술상이 세팅되어 있었다.

가운데 상석에서 어떤 중년 사나이가 흑표의 손목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그 모습을 유장혁과 초조한 표정의 서용주가 지켜보고 있었다.


중년의 사나이가 붕대감기를 마치고 가방에서 약병 두 개를 꺼내 탁자에 내려놓으며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이 약 한 알씩 식사 후에 먹어요.“

그리고 탁자에 세팅된 술자리를 힐긋 보더니 말을 이었다.

"당분간 음주 하지 마세요. 상처 덧나요.“

사나이가 나가기 시작했다.


"고맙네“


사나이의 등 뒤에 대고 흑표가 말했다.

가방을 들고 나가는 중년의 사나이는 조직에서 곤란한 부상자가 생기면 의뢰하는 무면허 의사였다.

본인 말로는 의사였다는데 소문으로는 제약회사 영업이었다는 말도 있었다.


"술이나 한잔 따르거라“


사나이가 나가자 흑표가 말했다.

서용주회장이 얼른 일어나 양주병을 따서 글라스에 넘치도록 따랐다.

흑표가 꿀꺽 꿀꺽 마셨다.

서용주가 초조한 표정으로 흑표의 술 마시는 모습을 지켜봤다.

흑표가 한 컵을 한 번에 다 마시고 잔을 내려놓았다.

서용주가 얼른 병을 들고 일어서서 잔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말씀인데요..“

서용주가 흑표의 기색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떼었다.

"그 여의주는 제게 돌려주시지 않겠습니까?“


흑표가 잔을 들고 막 자리에 앉는 서용주를 쳐다봤다.

"왜?“


서용주가 비굴하게 미소 지으며 조아렸다.

"왜긴요, 여의주는 원래 제 것이었고“


"공주의 것 아니었나?“

흑표가 술을 마시며 말했다.


"아, 아니죠. 제가 40년간 가지고 있던 거고 민법으로 따져도..“


흑표가 잔을 놓고 옆에 놓여있던 일본도를 칼집에서 꺼내어 서용주의 목에 대었다.

서용주가 놀라서 바들바들 떨었다.


"내가 비록 한손을 잃었지만 나머지 한 손으로도 네 목을 자르는 건 일도 아니다.“


"그, 그렇겠죠...“


"그 여의주는 이 손모가지 값이다. 알겠느냐?“

흑표가 잘린 손목을 들어 보였다.


"예, 예 알겠습니다.“


흑표가 일본도를 들고 일어섰다.

한손으로 칼끝을 칼집에 같다 대더니 휙 올려 칼집에 칼을 넣었다.

칼을 칼집채로 어깨에 걸쳤다.


"나는 그만 숙소로 가려 한다.“


유장혁이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예, 두령님“


서용주는 그 와중에서도 실소가 나왔다.

'두령은 또 뭐냐? 임꺽정 시대냐?‘


"숙소로 여자와 술을 올려 보내어라“


"알겠습니다.“

유장혁이 일본도를 어깨에 걸치고 휘적휘적 걸어 나가는 흑표의 등에 대고 허리 숙여 인사했다.

한참을 허리를 숙인 채 있던 유장혁은 흑표의 발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자 자리에 앉아 갈고리 손으로 양주병을 들었다.

서용주가 얼른 양주병을 대신 들어 유장혁에게 따랐다.

"저기 유장혁씨“


유장혁이 술잔을 갈고리 손으로 들며 서용주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해서든 저 무사양반 품안에 있는 구슬만 내게 찾아 주시오.“


"여의주라고 하는 거 말입니까?“


"그래요, 그거. 그것만 내게 돌려주면 현찰로 20억을 낼게.“


"20억이요?“


"그래요, 그리고 다른 거 뭐 장혁씨가 원하는 거 뭐든 내가 할 수 있는 건 해줄 테니까..“


유장혁이 술을 마셨다.

'20억이라...‘


갑자기 서용주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꼭 부탁합니다.“


장혁이 순간 당황했다.

그 구슬이 이정도로 대단한 물건인가?

어쨌든 구슬 정도 빼내오는 거야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동안 빼오던 약을 먹이고 빼오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중요한 건 구슬이 아니라 저 무사 놈을 담구는 것이었다.

장혁이 술을 목구멍으로 넘겼다.

무사 놈을 없앨 궁리를 해보겠다고 며칠째 안 보이는 문동호에게 빨리 연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 *


동대문 종합병원.....다음날 낮


중환자실 일 인실

병실 안에 공주가 침대 옆 의자에 앉아있다.

성주는 남명이 누워 자고 있는 침대 머리맡에 서있다.

병실 문이 열리며 성빈이 봉투를 들고 들어왔다.


"오빠, 어떻게 왔어? 근무 중 아냐?“


"외근 중이라서 잠깐 짬을 냈어.“


성빈이 봉투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남명 부장은 어쩠데?“


"칼이 깨끗하게 관통해서 다행히 다른 장기는 크게 이상이 없데.

위가 뚫린 걸 봉합했고 나머지도 일단 봉합해서 염증만 주의하면 된다나 봐.“

성주가 대답했다.

공주가 의자에 일어나 성빈을 향해 치하했다.

"고마워 성빈. 성빈이 날 살렸어.“


성빈이 허리춤에 찬 채찍 똬리를 끌러내려 했다.

"아, 그거.. 참 여기 있는데 그동안 말할 틈이 없었어.....요“


공주가 말렸다.

"아니야, 그건 성빈이 가지고 있어.“


성빈이 동작을 멈추고 당황한 얼굴로 공주를 쳐다보았다.

"어, 예?“



"성빈이 그걸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날 살렸던 거야. 그 물건은 성빈의 것이야.“


성빈이 우물쭈물 채찍에서 손을 떼었다.

성주가 팔짱을 끼고 싱긋 웃었다.

"오빠가 그렇게 용감한 줄 몰랐었네.“



"솔직히 말하면 난 잘 기억이 안나.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고.“


"무의식에서 무사의 혼이 나왔나 보지?“


성빈이 물었다.

"무사의 혼?“



"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술만 드시면 그랬잖아.

우리 집안이 그래도 뼈대 있는 양반 가문이고 대대로 무반이었다고.“

성주의 대답에 성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도 이십여 년을 더 살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성빈과 성주가 시골에 찾아 뵐 때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해서 양반 조상 타령을 했었다.

성빈이 나이 들어 그저 그런 삶을 살아오면서 할아버지의 그 말씀은 그저 술 취해서 나온 시골 노인네들 특유의 허세로 치부했다.


"남명부장은 아직 안 깨어 난거야?“


"아침에 깨어나서 공주언니한테 죽을죄를 졌다고 한참을 통곡 하더니 아까부터 잠들었어.“


성빈은 어떤 광경이 펼쳐졌을지 상상이 되었다.

"내가 병실을 지킬 테니 둘 다 어디 가서 식사라도 하고 와."


"그럴까? 공주언니, 나랑 같이 나가자.“


공주가 성주를 따라 병실을 나섰다.

성빈이 공주가 앉았던 의자에 앉아 잠든 남명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병실을 둘러보았다.

일인 실이라 해도 크지 않은 병실이었다.

침대 두 개정도가 겨우 들어갈 만한 크기였다.


'그래도 비싸겠지?‘


보험은 6인실만 적용되지 1인 실은 보험적용이 안 된다.

남명의 침대에는 '환자명 장성빈, 나이50, 남자'라고 적힌 푯말이 걸려 있었다.


'명의 도용이라고 나중에 들통 나면 어쩌지?‘


오른 손이 허리띠에 메인 채찍에 닿았다.

채찍에 매달려 자기 앞으로 떨어지던 손목과 칼이 생각이 났다.

끔찍하단 생각보다 뭔가 뿌듯한 마음이었다.


'그래, 내가 공주를 구한 거야’


병원비 걱정이 사라지고 뿌듯한 마음이 가슴을 채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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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에필로그 23.02.10 82 1 12쪽
29 終場 23.02.10 62 2 11쪽
» 여의주2 23.02.09 59 2 12쪽
27 여의주1 23.02.08 68 2 12쪽
26 의룡대군 23.02.07 66 2 12쪽
25 성빈 23.02.06 66 1 12쪽
24 유장혁 23.02.03 63 2 12쪽
23 조직의 재건 23.02.02 64 2 12쪽
22 응급실 23.02.01 66 2 13쪽
21 적룡부위 23.01.31 66 2 12쪽
20 결투 23.01.30 64 2 12쪽
19 새 계약 23.01.27 76 2 12쪽
18 역삼파 23.01.26 72 2 12쪽
17 십리파 23.01.25 76 2 12쪽
16 신천파 23.01.24 78 2 12쪽
15 삼용그룹 소동2 23.01.23 79 2 12쪽
14 삼용그룹 소동1 23.01.21 81 2 12쪽
13 차원 교집합3 23.01.20 86 2 12쪽
12 차원 교집합2 23.01.19 86 2 12쪽
11 차원 교집합1 23.01.18 92 2 12쪽
10 서용주 23.01.17 98 2 11쪽
9 흑표2 23.01.16 91 2 12쪽
8 흑표 1 23.01.13 113 2 12쪽
7 압구정 23.01.12 119 4 15쪽
6 금호 맨션 23.01.11 129 4 12쪽
5 다시 서울로 23.01.10 146 5 12쪽
4 환궁 23.01.09 142 5 12쪽
3 1985년 왕십리 23.01.08 192 5 13쪽
2 통천각 23.01.07 270 5 12쪽
1 재회 23.01.06 470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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