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위흑화(밤에 피는 검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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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래머
작품등록일 :
2023.01.11 21:08
최근연재일 :
2024.05.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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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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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하) 토벌(3)-흑석

DUMMY

3

암귀에게 팔을 잃었던 헌터는 어느새 계단 벽에 기대어 잠에 들었다.

자는 동안 헌터의 상처 부위가 조금씩 복구되어갔다.


“워메, 헌터는 잠을 통해 기력을 보충한다더니 사실이었구만.”


“어우, 실제로 몸을 재생하는 건 처음 보는데······보고 있자니 속이 안 좋아지네.”


일반인 두 남성은 계단 위쪽을 보았다.


“위쪽은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사이렌이 울리질 않나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리질 않나······.”


둘은 위쪽 상황이 궁금했지만 선뜻 올라가지 못했다.

무시무시한 암귀가 자신들을 덮칠 거라는 공포에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쩌죠? 이대로 돌아갈까요?”


“하지만 그러면 돈을 못 받잖아.”


끼이이익.

고민하는 두 사람의 뒤쪽에 있던 연구실 문이 슬며시 열렸다.



준석이 도망치고 뻘쭘하게 남아버린 암귀는 헛기침을 하며 뒤를 돌았다.


“한 명은 놓쳤지만 아쉬울 건 없지. 식량이라면 충분히 있으니 말이야.”


암귀는 시우와 알파에게로 걸어갔다.


“계단 아래에도 인간 냄새가 나는 군. 우선 이놈들로 입가심을 하고 아랫놈들로 배를 채워보실까.”


카멜레온 암귀가 군침을 흘리며 다가오는데도 시우와 알파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망치지 않다니, 이미 포기한 건가? 아주 좋은 태도야. 괜히 쫓는다고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어졌군.”


카멜레온 암귀는 길쭉한 혀로 시우의 몸을 잡았다.


“먼저 전채요리부터 먹어볼······.”


스릉!

암귀의 혀가 날렵한 무언가에 잘렸다.


“읍!! 뭐, 뭐가 어떻게······.”


터엉!

이번엔 알파가 주먹으로 암귀의 얼굴을 때려 날려버렸다.

준석의 주먹과는 차원이 달랐다.

마치 묵직한 해머를 힘껏 휘둘러 때린 것만 같았다.


“커억!”


카멜레온 암귀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얼굴에서 보라색 피가 뚝뚝 흘렀다.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피를 본 암귀는 몹시 당황해했다.


‘아프다···앞선 두 명의 헌터랑은 급이 달라!’


“그 더러운 혀로 감히 마왕님을 만지다니. 각오는 됐냐?”


“멈춰라, 알파. 그 녀석에게 볼일이 있다.”


시우의 명령에 알파는 걸음을 멈췄다.


‘이대로는 저 놈에게 죽는다, 도망쳐야해!’


시우가 암귀에게로 걸어가자 알파는 옆으로 두발자국 물러나 길을 터줬다.


‘지금이다!’


얼굴을 전부 고친 암귀는 몸을 투명화시켜 도주를 시도했다.

암귀는 한쪽 팔을 뜯어 도주로의 반대쪽으로 던졌다.


퉁.

일부러 소리를 나게 하여 시선을 끌 작정이었다.


‘이틈에 얼른 가야해.’


암귀는 복도 끝 비상구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허나 시우의 시선은 투명화한 암귀를 쫓았다.


“난 도망쳐도 된다고 허락한 적 없다.”


“어?···끄윽!?”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암귀를 짓눌렀다.

암귀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져 꼼짝도 하지 못했다.


“모, 몸이···!”


등 위로 들소 한 마리가 올라간 것 같은 압박감이었다.

자연스레 암귀의 투명화도 풀렸다.

시우는 암귀의 등 위에 올라서며 암귀를 내려다보았다.


“지금부터 묻는 말에 또박또박 말하도록.”


“으윽···.”


“암귀, 너희들의 정체는 뭐지?”


“······.”


암귀가 입을 열지 않자 시우는 암귀를 더욱 강하게 짓눌렀다.


“이건 알아둬.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이 자리에서 널 제거하겠다.”


“자, 잠깐 기다려! 지, 질문이 이상해서 대답이 안 나왔다고!”


암귀는 죽음을 피하기 위해 혼신의 발버둥을 쳤다.


“정체가 뭐냐니?! 그럼 넌 인간의 정체가 뭐냐고 물으면 대답할 수 있겠어?”


“음, 일리 있어. 오케이, 그럼 이 질문은 넘어가지.”


시우는 짓누르는 힘을 조금 풀어줬다.


“다음 질문이다.”


시우는 자신의 검은색 원력을 몸 밖으로 발산하였다.


“그, 그건 ‘흑석’?! 꼬맹이인 네가 어떻게 그걸?”


“역시 알고 있군. 이 원력에 대해 아는 것이 있다면 전부 불어라.”


시우는 마치 제한시간을 주는 듯이 아주 천천히 암귀를 압박하였다.

이에 암귀가 식겁하여 재빨리 입을 열었다.


“이, 인간이 고등학생의 나이가 되면 자연스레 원력이 발현된다고 들었다. 물론 모든 인간이 그런 것은 아니고 선택 받은 소수의 인간만 해당된다더군.

발현된 원력은 색에 따라 하얀색의 「백석」, 검은색의 「흑석」. 이렇게 두 개로 나뉜다.”


암귀의 가슴이 점점 조여 왔다.

숨쉬기 힘들어졌지만 암귀는 살기 위해 숨을 고르고 설명을 이었다.


“ㄴ, 너가 발현된 흑석은 조금 특별해.”


“어떤 점에서?”


“인간 본연의 힘이 각성된 백석과는 달리 흑석은 인간 혼자서는 아무런 힘도 낼 수 없어.”


“혼자선 무리라······암귀가 필요하단 거지?”


“맞아. 흑석의 인간은 암귀를 자신의 몸에 받아들여 융합시킬 수 있어.

단, 서로의 합의가 이루어졌을 때만 가능하고 한번 융합된 암귀와 인간은 분리될 수 없어.”


이를 들은 시우는 곰곰이 생각했다.


“몸의 주도권은 누가 갖는 거지?”


“인간이다.”


“흠, 조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군. 아까 합의하에 이루어진다고 했지? 그렇담 너희 암귀는 무슨 이득이 있기에, 인간의 몸속에 귀속되는 거냐?”


“그건 간단해. 굶주림을 채우기 위해서다.”


“굶주림?”


“우리 암귀는 벌레나 식물 등을 먹어서도 살아갈 수는 있다. 하지만 허기 즉, 배고픔은 인간을 통해서만 해소할 수 있지.

허나 현 시대에 암귀가 인간을 잡아먹는 것은 그리 쉽지가 않아.”


암귀의 숨이 점점 가빠졌다.


“암귀는 인간에게 힘을 빌려주고 인간은 암귀에게 안전한 보금자리와 굶주림을 해소시켜주지. 말하자면 공생관계가 된다는 의미야.”


“호오, 그렇군.”


“헉헉,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다 했다. 그러니 이제 날 풀어줘.”


“괜찮은 정보를 얻었군. 수고했다.”


시우는 암귀의 등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암귀의 구속은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짓누르는 힘이 더욱 세졌다.


“자, 잠깐! 뭐하는 짓······으윽!”


“뭘 새삼스레 역정을 내지? 아까도 말했을텐데,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처분하겠다고.”


“그, 그런···!!”


암귀의 몸이 점점 납작하게 찌그러졌다.

눈알이 튀어나오고 몸 곳곳의 살이 조금씩 찢어지며 피가 나왔다.

죽음의 문턱에서 암귀는 주마등을 보았다.


『카멜레온 암귀는 어느 한 중년의 남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뭐? 내가 거길 어떻게 들어가? 난 ‘결계’가 쳐져있는 건물엔 들어갈 수 없다고.]


[그건 안심해라. 우리에게 다 방법이 있으니.]


남성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기회지 않나? 어때? 우리의 실험에 동참하면 너에게도 큰 ‘선물’을 주도록 하지.]


[선물이라면 혹시 그걸 말하는 거냐?]


남성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크크큭, 그렇다면 특별히 협력해주도록 하지.]』


‘씨X, 그때 그 놈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었어······.’


콰직.

암귀는 얇은 종이쪼가리가 되며 최후를 맞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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