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1.
몹시 비가 많이 오던
여름 어느 날
더위에 못 이겨
몸을 던져버린 개울가
시나브로 불어난 물살
제 몸 가누지 못해 허우적
안간힘을 써보는 까치발
무어라도 낚아 채보는 헛손질
호흡만큼 들이키는 빗물
그 무게만큼 가라 앉는 생명
처음 알게 된 무력함
처음 느낀 무서움
무거워진 발버둥
어두워진 생각
물살에 유린 당한 마음
바로 그 때 손끝에 찾아온 간지러움
움겨잡은 물풀 끄댕이
끊어질 듯 가려린 희망
떠내려온 거리만큼
버티다 짚고 일어난 발
아무일 없듯 가다듬은 숨결
되돌아가는 어린 발걸음
시간 지나 잊혀진 해프닝
변해버린 아이의 눈동자
널 만나기 수 십 년 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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