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못하는 망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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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햄스터
작품등록일 :
2023.05.11 18:19
최근연재일 :
2023.05.1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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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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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못하는 망나니 [3]

DUMMY

그들의 산행은 험난하게 이어졌다. 더는 눈이 내리지 않았지만, 눈이 쌓였던 길이 꽁꽁 얼어붙어 미끄러웠다. 낮에는 거센 바람이 불어왔고, 밤이 되면 혹독한 추위와 날짐승들이 그들을 노렸다. 며칠을 내리 걸어도 산허리 정도나 겨우 오게 됐는데 마침 설희가 챙겨온 음식도 대부분 바닥나게 되었다. 그들의 팔과 다리는 나무에 쓸린 상처와 동상도 심했지만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식수였다. 이보다 나쁠 수 없었다. 이틀 내로 마을에 닿지 않으면 김호선은커녕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동행을 먼저 제안한 것이오? 정말 그가 살아서 나를 찾는다면 마을에서 기다렸어도 되었을 텐데.”


“지금의 저는 그자에게서 물건을 빼앗을 힘이 없습니다. 당장 마주친다면 죽게 되겠죠.”


그들은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쉬지 않고 걸었다.


“그러면 어찌하려 했소?”


“···사실 제 계획은 김호선을 주막으로 유인하여 어머니가 상대하시게 할 생각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을 먹어서인지 어머니는 저나 오라버니보다 훨씬 강하셨으니까요. 차마 그를 죽이진 못하더라도 물건을 빼앗을 시간 정도는 벌 수는 있었겠죠. 지금 믿을 건 망나니 씨밖에 없습니다. 망나니 씨의 상처가 전부 회복될 때까지는 그를 피해서 최대한 멀어져야 합니다.”


설희는 잠시 멈춰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았다.


“내가 그들을 죽인 건 우연이었소. 운이 따르지 않았더라면 그때 죽은 건 나였을 거요. 한낱 망나니일 뿐인 내가 무슨 힘이 있겠소.”


설희는 조금 쓸쓸한 표정으로 애써 미소를 지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행히도 날이 저물기 전에 동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설희는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곧 마을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동굴은 협소했지만 두 사람의 몸을 뉠 공간은 충분했고 동굴 안쪽으로는 냇물이 흐르고 있어 마른 목도 축일 수 있었다. 잠시 주린 배를 채우고 있는데 어디선가 매우 다급해 보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누구 있나요? 대답 좀 해주세요!”


메아리가 울려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가늠할 수 없었지만, 분명 어린아이의 목소리였다.


“도와주세요! 늑대가 있어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었지만 여차하면 동굴을 벗어나야 했기에 풀었던 짐을 다시 챙기고 있었다. 그들은 동굴 안쪽부터 살폈다. 구석에 작은 틈이 있었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사람이나 늑대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도와주어야겠소.”


“확실하지 않은 일로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습니다. 근처에 다른 동굴이 있습니다. 그쪽으로 가시죠.”


“나는 내 손에 묻은 피를 씻으러 떠나온 길이오. 아직 어리석어 그 방법을 모르겠으나 곤경에 처한 어린아이를 모른 척 지나친다면 어찌 내 죄를 씻을 수 있겠소?”


설희의 만류에도 망나니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다. 그는 더욱 힘주어 말했다.


“나를 따라오겠다 하지 않았소? 그럼 이번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소. 먼저 가서 기다리시오. 나는 아이를 데려가야겠소.”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설희는 단념한 듯 말했다.


“어쩔 수 없군요. 저도 돕겠습니다. 대신 절대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망나니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숨을 죽이고 동굴 바깥으로 나왔다. 설희도 조용히 그를 따라나섰다. 멀리서 사람의 형태가 잠시 나타났다가 이내 사라졌다. 망나니는 지친 몸을 이끌고 그곳으로 향했다.


“저기 있는 것 같소. 혹시라도 곰이 나타나면 큰소리로 알려주시오.”


“알겠습니다. 조심하시지요.”


망나니의 예상대로 어린아이가 있었다. 작고 왜소했지만, 입는 옷이나 말투를 보아하니 양반집 자제 같았다. 아이는 망나니를 위아래로 흩으며 말했다.


“도와줘서 고맙네.”


“저쪽에 다른 동굴이 있다 들었소. 먼저 그곳으로 모시겠소.”


망나니는 그를 업고 설희에게 돌아갔다.


“눈 맞아 도망 나온 백정과 기생인가? 아무튼, 마을에 무사히 도착하기만 하면 보상해주지.”


“무엇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닙니다.”


그들이 찾은 동굴은 오리 정도 떨어져 있었다. 망나니가 먼저 동굴로 들어서서 도령을 내려주는데, 맹수의 울음소리가 산 전체를 울렸다. 갑자기 숨이 턱 막히며 몸이 떨리는 느낌, 망나니는 주모를, 우두머리 쥐와 마주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두려운 느낌이었다. 낮게 깔리는 소리, 그건 늑대가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그때 설희가 소리쳤다.


“범, 범입니다. 범의 울음소리입니다!”


그들은 몸을 낮게 숙이고 동굴 안으로 달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막다른 길이 나왔고 동굴 구석에는 마른풀과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뼈로 가득했다. 아무래도 이 동굴은 호랑이굴이 분명해 보였다.


“빨리 여길 벗어나야겠소.”


설희가 동굴 입구로 가서 주변을 살폈다. 아직 호랑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쉿. 아직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설희가 먼저 나가고 망나니와 도령이 뒤를 따랐다.


“이쪽입니다. 조용히 따라오세요.”


“알았소.”


망나니가 도령을 업으려는데 그가 갑자기 주저앉아서 큰 소리로 엉엉 울었다. 망나니가 다급하게 도령의 입을 막았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망나니가 어르고 달래도 봤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몸이 움찔거렸다. 호랑이 울음소리가 어느새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망나니가 겁에 질린 얼굴로 소리쳤다.


“제발 그만하시고 업히십시오!”


망나니가 억지로 업어도 봤지만, 도령이 심하게 발버둥 쳐서 다시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도망가던 설희가 그들을 보더니 소리쳤다.


“저희끼리라도 가야 합니다.”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주시오.”


“절대 무리하지 않겠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호랑이 울음소리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도령을 두고 망설이던 망나니가 하는 수 없다는 얼굴로 발을 떼는데 도령이 망나니의 다리를 붙잡았다.


“대체 왜 그러시오?”


“이 천한 것들이 어찌 나를 두고 가려는 거냐?”


놀란 망나니가 도령을 떨쳐냈지만, 도령은 몇 번이고 다시 달려들어 그의 다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설희가 다시 소리쳤다.


“이제는 정말 그만하고 가야 합니다!”


망나니는 도령을 강하게 밀치고 설희를 향해 달렸다.


“저기 바위 뒤쪽으로.”


망나니가 뒤를 돌아봤다. 도령이 그들의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었다.


“저건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애써 그럴 것 없소. 저 아이가 사람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이오?”


“저도 실제로 본 건 처음입니다만 저 아이는 창귀가 분명합니다.”


“창귀는 또 무엇이오?”


“창귀는 호환을 당한 사람이, 변한 악귀를 부르는 말입니다.”


“왜 자꾸 이런 일들이 생기는 거요?”


망나니는 자꾸 반복되는 상황에 질려 보였다. 설희가 말한 커다란 바위 뒤편은 비탈이 심하게 펼쳐져 있었다. 잠시 아래를 살피는데 동굴 근처에서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땅이 울리는 듯했다. 서로 내색은 안 했지만, 그녀도 더는 걸을 힘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잠시 멀어졌던 창귀의 모습이 다시 보이기 시작해서 쉴 틈 없이 달려야만 했다.


“···이 아래로 내려가서 능선을 따라가기만 하면 곧 마을이 보일 겁니다.”


그들은 지체하지 않고 밑으로 내려갔다.


“어떻게 해야 저 창귀를 떼어낼 수 있소? 이대로 달고 갈 수는 없지 않소.”


“이대로 멀어지다 보면 곧 다른 사람을 꾀어내러 돌아갈 겁니다. 창귀 근처에는 범이 있어서 위험하지만 창귀 자체가 큰 위험이 되지는 못하니까요.”


강을 따라 걷다 보니 저 멀리 마을이 보였다. 더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창귀도 포기하고 돌아가 그들을 쫓지 않는 듯해서 잠시 숨을 돌리며 강에서 목을 축이고 있었다.


“여긴 어쩐 일이냐?”


누군가 멀리서 그들을 활로 겨냥하며 쩌렁쩌렁하게 소리쳤다.


“산을 넘어가던 길이오!”


망나니가 대답했다.


그가 있던 곳은 나무로 지어진 허름한 망루였는데 마을 입구를 지키려는 듯 보였다.


“돌아가라!”


활잡이가 다시 소리쳤다.


“하룻밤만 쉬었다가 조용히 떠나겠습니다!”


그는 다시 돌아가라는 말만 반복하고는 위협하려는 듯 활시위를 크게 당겼다. 망나니와 설희는 어쩔 수 없이 마을을 돌아서 가려는데 불쑥 그들 앞에 호랑이가 나타났다. 짙은 적황색의 털에 검은 줄무늬, 하얀 눈썹에 용맹한 눈빛과 슬쩍 드러낸 이빨도 크고 날카로웠다. 호랑이가 분명했다. 크기도 어림잡아도 구 척은 되어 보였다. 집채만 한 덩치에도 설희도 알아채지 못했을 만큼 은밀하고 날렵한 움직임은 과연 누가 봐도 산군이라 할 만했다.


“범이다! 범이 나타났다!”


그들을 노리던 활잡이가 당겼던 활시위를 놓으며 외치자 여기저기서 화살이 날아들었다. 그들은 강으로 뛰어들었는데 미처 피하지 못한 화살이 설희의 오른쪽 어깨를 뚫어버렸다. 설희가 비명을 질렀다.


“설희! 이쪽으로! 피, 피가, 괜찮으시오?”


“···견딜 만합니다.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 사람들이 몰려나왔지만, 호랑이에게 압도되어 쉽사리 덤벼들지 못했다. 호랑이가 주위를 빙글빙글 돌더니 사람들 사이로 먼저 뛰어들어, 가장 앞에 있던 사람을 물어뜯었다. 망루에서는 활을 쏘아댔고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은 돌을 던지기도 했다. 개중에는 소노를 든 사람도 있었지만 제대로 훈련받지 못했는지 옆에 있던 사람을 맞추기도 하는 둥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제대로 쏴!”


호랑이는 크게 포효하며 몸을 일으켰다. 호랑이가 휘두른 앞발에 맞은 사람들은 몇 리는 날아갔는데 그 모습은 공포를 넘어 경이롭기까지 했다. 또 노한 뇌신이 호통치는 듯한 울음소리에 전의를 잃고는 무기를 던지고 도망치는 사람도 있었다.


“밀지 마!”


“비켜! 저걸 어떻게 잡으라는 거야!”


망나니와 설희는 강 건너편 바위 뒤에서 몸을 웅크리고 자리를 벗어날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설희의 숨이 거칠어지더니 점차 몸이 불덩이같이 달아올랐다. 그녀는 어지러운 듯 휘청이더니 결국 쓰러져버렸다. 이대로는 더 움직이거나, 그렇다고 당장 화살을 뽑아낼 수도 없었다.


“아무래도 저들에게 도움을 구해야겠소.”


고통스러운 신음을 쥐어짜던 설희가 무언갈 말하려는데 곧 닿지 못하고 흩어졌다. 망나니는 고개를 저으며 설희를 눕혀주고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망루에 있던 사람들은 이제는 화살이 얼마 남지 않은 듯 보였고 아래쪽에 서 있는 사람도 스무 명 중 겨우 서너 명이나 남아있었다. 종전의 난리에도 호랑이는 작은 생채기나 생겼지만, 오히려 화만 돋운 건 아니었는지 조금은 지친 기색으로 마을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이대로 보내면 안 된다!”


망루에 있던 활잡이가 아래로 뛰어 내려오면서 소리쳤다.


“오늘은 기필코 녀석을 잡아야 한다!”


망나니는 쓰러진 사람의 손에서 도끼를 빼 들고는 냉큼 호랑이를 향해 돌을 던졌다. 호랑이가 그에게 달려들자 슬쩍 옆으로 피하고는 있는 힘껏 도끼를 휘둘렀다. 호랑이의 가죽은 그의 예상보다 훨씬 두꺼웠지만, 가까스로 상처를 낼 수 있었다. 호랑이가 울부짖었다. 손끝이 저리는 느낌이 아무리 들어도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그는 짐짓 태연한 척하고 있었다.


“외지인!”


망루에서 활을 겨누던 사내였다. 화살이 다 떨어졌는지 그는 환도를 들고 있었다.


“무슨 꿍꿍인지 모르겠으나 저놈부터 잡고 얘기해보도록 하지!”


“알겠소. 내가 먼저 가겠소.”


“아니! 저놈은 꼭 내 손으로 잡아야겠어. 부탁하겠네.”


망나니는 심호흡하며 그가 움직이기를 기다렸다. 바람이 뺨을 스쳤다.


“지금이다!”


그가 호랑이의 배에 검을 찔러 넣자 망나니가 발버둥 치는 호랑이의 등으로 올라타서는 도끼를 들어 머리를 여러 차례 내려찍었다. 곧 바닥에 떨어진 망나니의 옆구리에서 피가 새어 나왔다. 망나니가 환부를 붙잡고 뒹구는데 사내가 다시 한번 힘주어 검을 뽑아냈다.


“거의 다 됐어! 조금만 더!”


그들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다시 합세하여 호랑이를 마구 찌르고 베어버렸다.


“그만! 그만!”


사내가 외치자 사람들이 물러섰는데 끝까지 저항하던 호랑이도 어느새 몸을 축 늘어뜨리고 있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이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은 호랑이 사체를 들고 마을로 돌아갔다.


“외지인! 고맙네. 마을에서 하루 묵고 싶다고 했던가? 우선 안으로 가지! 하하!”


그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도움이 필요하오. 저 여인이 화살을 맞았는데 열이 심하오.”


망나니가 강 건너편에 누워있는 설희를 가리켰다. 설희는 정신을 잃은 듯 보였지만 다행히 출혈이 심하진 않았다.


“알았네, 이보게! 어서 저 여인을 마을로 옮겨라!”


산으로 둘러싸인 이 작은 마을은 각지에서 떠돌던 이들이 모여서 만들었다고 했다. 농사를 짓다가 관의 착취를 버티지 못하고 들어온 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개중에는 포졸이나 의원인 자도 있었다. 이전에 활을 겨누던 사내의 이름은 막금이었는데 그도 노비 출신이라고 했다. 이 마을에 들어온 게 벌써 열몇 해 전인데 이제는 이 마을에서 힘깨나 쓰는 인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들은 설희의 어깨에 박힌 화살을 조심스럽게 밀어 넣어서 뽑아낸 뒤 어혈을 제거하고 환부를 소독해주고는 설희가 깨어날 때까지 정성껏 돌봐주었다.


“다행히 감염되진 않은 것 같소.”


“고맙소. 이런 자가 어찌 산속에 있는 거요?”


“이 늙은이를 추하지나 않게 봐주니 다행이오. 껄껄.”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애써 웃어 보였다.


“이 마을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딨어?”


막금이 끼어들었다.


“아직도 화전민들이 남아있는 줄은 몰랐구려.”


“화전민은 무슨! 그냥 산적 떼지! 하하하!”


막금은 또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있나? 그러는 자네도 백정이 아닌가?”


그들은 망나니의 상처도 마저 봐주고 잠자리를 내어주었다. 얼른 잠이 들지 않던 망나니는 고단했던 일들을 돌아봤지만, 이 길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무엇을 쫓고 무엇에게 쫓기는지,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모든 것이 의문이었다.


작가의말

조금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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