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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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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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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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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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불편의 세계.

본 콘텐츠에 등장하는 국가, 지역, 명칭, 지칭, 브랜드, 성명, 계급, 언어, 등 북과 관련된 모든 상황과 내용은 허구이며, 창작된 것으로 실제와 완전한 차이가 있으며, 남쪽의 정치, 경제, 명칭, 성명, 기관, 기업, 종교, 지역, 명칭, 등과 상황설정 등 모두 허구이며, 창작된 것임을 밝힙니다.




DUMMY

<불편의 세계.>




평양 고려호텔 라운지 카페.


고려호텔 로비에 멋진 남자가 들어선다.

평양의 일반 시민들과는 세련되어 보이는 다른 분위기에 슈트핏이 멋진 남자가 진아와 세계가 있는 라운지 카페 자리로 다가왔다.


남자를 본 진아는 손을 번쩍 들어 보였고, 남자도 진아의 모습을 확인했는지, 미소 띤 얼굴로 자리로 왔다.


남자는 진아를 보자마자, 반가운지, 손부터 내밀었다.


“잘 있었어?”


진아도 반가운지 함박웃음을 지으며, 남자의 손을 잡고 인사한다.


“그럼, 잘 지냈지. 와! 반갑다. 넌, 어때? 중국에서 하는 일은 잘 되고?”


남자는 세계를 흘낏 보고는 진아의 옆자리에 앉았다.

둘은 친구인지, 무척이나 친근감 있게, 대화를 이어갔다.

세계는 마치 두 사람 사이에 낀 불청객같이 어색했다.


세계의 어색함이 진아에게 전해지자, 진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세계를 본다.


“아, 미안. 미안. 강동무. 너무 오랜만이라, 미안.”


까칠한 평소와 다르게 나긋한 진아의 말투는 세계에게 어색한 지금의 상황에 괴리감까지 더해 같이 있는 자리에 함께 있는 게 쉽지 않았다.


“아닙니다. 총괄부장 동지.”

“아, 그래.”


진아는 세계에게 남자를 소개했다.

남자의 이름은 금진호 중국 이름으로는 진진후라고 했다.

베이징사람으로 진아와 함께 대학을 다녔고, 서울에서 4년간 유학했다고 소개한다.


그래서인지, 진아와 금진호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평양고려호텔 라운지 카페가 아닌 서울 어느 호텔 라운지 카페로 착각이 들 정도로 둘의 대화는 자연스러웠다.


진호에 관해 자세히 소개한 진아는 세계는 짤막하게 소개했다.


“진호야, 여기는 강세계 동무. 나하고 같이 일하고 있어.”


진아가 진호에게 세계를 소개하자, 진호는 어색한 고갯짓을 했고, 세계도 고개만 간단히 끄덕였다.


“자, 강세계 동무? 아아 세잔 부탁해.”

“아아? 요?”

“응.”

“...”


세계가 머뭇거리자, 진아는 세계를 보고는 아차 싶었는지, 손을 들어 흔든다.

진아의 모습을 보고 라운지 카페 직원이 한걸음에 달려와 주문을 받고는 시야에서 사라진다.


종업원이 물러가자, 진아와 진호의 사담이 계속되었다.

그리곤, 커피가 탁자에 놓이고 나서야 둘은 본격적으로 비즈니스 대화에 돌입한다.


진호는 자신이 베이징미디어그룹 통칭 BMG의 임원이라 말하며, 새로 OTT플랫폼을 출범하는데, 한국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아는 그 말이 의아했다.


“그런 거라면, 남쪽하고 제작하면 되잖아.”

“나도 그러고 싶지, 하지만, 지금 상황이 한국하고 거래할 수가 없어.”

“그렇긴 하지. 그래도 그렇지, 우리가 무슨 마법사들도 아니고, 한국 콘텐츠를 어떻게 공급하겠어.”

“그래서 말인데, 너희가 제작하면 안 될까?”

“뭐?”


진호의 제안은 충격적이었다.

언어가 비슷할 뿐 남에서 쓰는 단어도 다르고, 그 수준은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차이가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우린 못해. 그리고, 남쪽 드라마를 제작한다고 해도 허가가 나지 않을 거야.”


진아가 거세게 부정하자, 진호는 선택지가 없다는 듯, 진아에게 엄청난 제안을 하고 말았다.


“제작비, 모두 달러로 줄게.”

“!!!!”

“!!!”


제작비를 달러로 준다는 말에, 진아와 세계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듯, 진호를 빤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어안이 벙벙해 보이는 진아를 보고는 또 놀랄 말을 던진다.


“프로젝트당 800만 달러. 어때?”


이번엔 진아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잠시 시간이 멈춘 듯 진아와 세계의 귓가엔 아무런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정신을 차린 진아가 진호에게 확인하듯 다시 물었다.


“팔, 팔, 팔백만달러?”


진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진아는 마른침을 삼키곤, 목이 타는지 앞에 있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물처럼 마셨다.


“그 정도 금액이면, 중국 내에서 제작해도 되는 것 아닌가? 왜, 꼭 남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이어야 하는 건데?”


진아의 물음에 세계는 속으로 생각했다.


‘돈이 되니까.’


진아의 물음에 진호가 대답했다.


“그야, 돈이 되니까. 이상하게도 한국보다 더 돈을 들여도, 한국같이 만들 수가 없어. 그게 가장 큰 이유인데, 더 문제는 왜 그런지 알 수 없다는 거야.”


진호의 진정성이 진지한 표정으로부터 세계와 진아에게 전해졌다.

세계는 돌아가는 얘기가 어떤 말인지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대체 이해되지 않았다.


‘프로그램은 지금처럼 표절해서 만들면 되지 않나? 표절했다고, 중국 내 사람들이 안 보는 것도 아니고, 표절 프로그램을 중국 내에서 방송해도, 한국은 그것에 관한 제재도 못 하는데, 무엇이 아쉬워서 제작을 부탁하는 거지? 그것도 제작 수준이 떨어지는 북한에...’


세계는 속으로 생각을 했지만, 시큰둥한 표정으로 혼잣말을 우물거리는 듯한 세계의 얼굴은 진호의 눈에 거슬렸다.

진호는 그런 세계가 신경 쓰였고, 더 궁금했던 것은 진아와 그저 그런 동료가 맞는지 아니면, 다른 뭔가가 있는 사이인지, 그것이 매우 궁금했다.


진아는 세계나 진호의 지금 생각보다는, 팔백만달러 비즈니스가 우선이었다.


“그래서, 팔백만달러를 우리가 제작한다고 주는 건 아닐 것 같고, 조건이 어떻게 되는데?”


진아의 눈에선 달러를 벌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진지한 결의가 엿보였다.

하지만, 그런 진아도 진호의 말을 듣고선 그 의지가 꺾이고 말았다.


“말 그대로 한국과 같은 드라마를 만들어 달라는 거지, 배우, 스토리, 퀄리티, 모두 한국 드라마와 똑같은.”

“뭐?”


진아는 그저, 진호만 바라보았고, 세계는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입을 열진 않았다.


‘미쳤네, 퀄리티는 둘째치고, 언어와 정치적인 사상이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만들어? 이 사람 제정신이 아니네.’


“아니, 생각해봐. 퀄리티는 둘째치고, 스토리와 배우를 우리가 어떻게 맞추냐. 불가능해. 스토리는 정치, 사상, 이건 무조건 문제 돼서, 제작 허가가 나오지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우린 남쪽 같은 유명한 배우가 없어.”


한숨을 쉬는 진아에게 진호는 엉뚱한 제안을 한다.


“진아야.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제안하는 것은 말 그대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라는 것이 아니야. 기존에 흥행한 한국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잘 섞으라는 것이고, 배우는 한국의 유명 배우와 닮은 사람으로 캐스팅해서 제작해 달라는 의미였어. 이제 이해가 되니?”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진아는 진호에게 되물었지만, 세계는 진호가 제안한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었다.


‘말 그대로 짝퉁 콘텐츠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구만, 닮은 꼴 사람을 캐스팅하는 것이 관건이겠네. 만약 그렇게 만든다면, 진짜 배우들이 난처하게 되겠네. 그런데, 의외로 재미있지 않을까? 북한이기에 가능한 것일 수도...’


이후 대화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진아는 진호가 제안하는 핵심을 이해하기는 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고, 진호는 그런 진아를 설득했다.


진아는 진호에게 시간을 줄 것을 부탁하고, 세계와 함께 정치선전국으로 돌아왔다.

차를 주차하고, 둘은 진아의 업무실로 들어갔다.


진아의 업무실에 처음 들어온 세계는 업무실을 눈에 담았다.


“뭐 하고 있어! 자리에 앉아.”


진아는 세계가 서성이며, 멀뚱거리는 모습이 신경 쓰였는지, 신경이 날카로웠다.

하지만, 정확히 진아의 신경이 날카로운 것은 거저 들어온 팔백만달러가, 구경도 못 해보고 사라질 것이라는 지금의 상황이 짜증을 넘어서 화가 났다.


업무실 안 책상에 앉아, 세계를 노려보듯 쳐다보자, 업무실 한쪽 의자에 앉아있는 세계는 저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었다.


‘뭐, 뭐야. 이번엔 또 뭐라고 하려고, 째려보는 건데, 눈에서 레이저라도 나올 것 같네.’


세계를 향하던 진아의 날카로운 눈빛이, 사라지며, 진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세계에게 다가와 맞은 편에 앉았다.


“강세계 동무, 남에 있을 때, 직업이 뭐였지?”


진아는 아무래도 세계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의 입으로 먼저 얘기하진 않을 생각인 것 같았다.


‘뭐라는 거니? 림진아. 강세계가 남에서 뭘 했는진 너도 알고 있잖아.’


진아의 얼굴이 살짝 상기되었지만, 세계도 진아의 의도에 맞춰 주기로 생각했다.


‘뭐,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방송국에서 근무하다, 드라마 제작을 조금...”

“아, 그래? 그거 잘됐네.”


진아의 연기는 너무나도 어설펐다.

흔히 얘기하는 발연기, 로봇연기라 불리는 그런 보기에도 불편한 연기를 진아는 세계 앞에서 펼치고 있었다.


진아는 세계에게 남쪽의 제작환경을 물었고, 세계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전부를 얘기해 주었다.

하지만, 진아는 세계의 말들이 머릿속에 저장되지 않았다.

아마도, 진아는 세계에게 진호가 제안한 건을 수락해도 되는지를 묻고 싶었던 것 같았다.


진아는 남에도 진호가 제안한 것 같은 그런 제안이나 선례가 있는지 물었고, 진아는 그런 비슷한 질문들을 계속해 세계에게 했다.

빙빙 도는 질문에, 세계가 진아의 머릿속을 읽은 듯, 한마디를 던진다.


“해보세요.”

“뭐?”


세계가 던진, 갑작스러운 한마디에, 진아는 세계를 빤히 바라보았다.

둘은 눈싸움이라도 하듯, 잠시 말도 없이 서로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

.

.

.


대한민국.

국가정보원. 대북정보부.

정보 2과.


세영이 PC 앞에 앉아 대북 정보 보고서를 출력하고 있다.

출력한 보고서를 정보 2과 과장인 임한성에게 가져다주며, 보고한다.

간단한 보고를 마치고, 과장실을 나오자,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엄마?”


세영의 집에서 온 전화였다.


- 새로 간 회사는 어때? 괜찮아? 사람들은 잘해 주고?


“아이고, 엄마, 걱정도 많으시네, 무슨 질문이 그렇게 많아요.”


- 걱정되지, 네 오빠 그렇게 되고, 엄마는 하루도 잠을 편하게 못 잤는데,


“그 인간 얘기는 꺼내지 말고, 엄마. 건강은 어때요?”


- 난 괜찮아. 친구들이 다 여깄는데, 뭐.


“그래요. 아. 비는, 제주도에 비 많이 내리는 것 같던데.”


- 여긴 항상 많이 오지, 비도 많이 오고, 눈도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불고, 나 말고 너나 잘해.


“엄마는, 난 항상 잘했지. 오빠가 문제였지.”


그때, 같은 과 요원이 세영을 부른다.


“엄마. 나 일해야 해. 나중에 전화할게.”


통화를 끝내고 사무실 안으로 뛰어 들어가자, 선배 요원이 메일을 확인하라고 말한다.

세영은 메일을 확인하고, 표정이 점점 심각해진다.

그리곤, 주먹을 꼭 쥔다.


메일을 연, 세영의 모니터에는 세계의 사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미친.”


.

.

.

.


북한.

정치선전국. 장면 제작 사무실.


세계는 자리에 앉아 진아의 업무실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한다.


.

.

.

.


몇 시간 전.

제작총괄부장 업무실.


세계와 진아가 마주 보고 대화 중이다.


“해보라니, 그게 무슨 말이지?”

“말 그대로예요.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진아는 한숨을 내쉬며, 상체를 의자 등받이에 기댄다.


“강세계 동무. 동무는 우리 조선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잘 모르겠지만, 여기선 그리 쉽게 일을 못 해.”

“그렇죠, 쉽게 일 못 하죠. 어딜 가나 다 그렇죠. 총괄부장 동지가 염려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아요. 하지만, 일이라는 것이 하다 보면, 풀리는 경우가 많아요.”

“아니, 강세계 동무. 말을 너무 쉽게 하는 것 아냐?”


진아는 세계를 나무라는 듯한 말을 했지만, 속으론 해법을 찾아 주길 기대하고 있었다.


“남쪽엔 이런 예능이 있었습니다. 배우를 트레이닝하는... 아니,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죠. 배우의 연기력은 타고나야 하기는 하지만, 학습으로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습니다.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교육하면 불가능도 아닙니다.”


세계의 말에 의문을 가지며, 되묻는 진아.


“그게 무슨 말이야?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다니?”

“우린,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명장면을 카피하는 것이죠.”

“그게 무슨?”

“말 그대로 배우와 비슷하게 생긴 배우를 캐스팅하여, 세뇌하듯 같은 장면을 무한 교육해, 같은 배우로 만든다는 것이죠. 외모와 연기 모두를,”


세계의 말에, 진아는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 그게 가능해?”

“아마도요? 여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나라잖아요. 총괄부장 동지.”


.

.

.

.


현재.

장면 제작부 사무실.


세계는 잠시 진아와 얘기했던 상황을 생각했다.

그때, 전화벨이 울리고, 전화를 받는 세계.


“여보쇼. 장면 제작부입니다.”


- 강세계 동무 올라와.


진아였다.

세계는 수화길 내려놓고, 장면 제작부 사무실을 나선다.




문화가 세상을 바꿉니다. 텍스트는 그 시작입니다. 많은 애독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8화. 불편의 세계.

800만달러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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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화. 침묵의 세계. 23.06.23 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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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화. 업무의 세계. 23.06.15 18 0 13쪽
10 9화. 열정의 세계. 23.06.13 15 0 13쪽
» 8화. 불편의 세계. 23.06.02 20 0 13쪽
8 7화. 미스터리의 세계. 23.05.30 29 0 12쪽
7 6화. 제작의 세계. 23.05.29 22 0 14쪽
6 5화. 대동강의 세계. 23.05.26 26 0 15쪽
5 4화. 뒤통수의 세계. 23.05.24 34 0 13쪽
4 3화. 평양의 세계. 23.05.23 38 0 15쪽
3 2화. 선전의 세계. 23.05.22 39 0 13쪽
2 1화. 북쪽의 세계. +3 23.05.12 64 1 14쪽
1 프롤로그. 한강의 세계. +2 23.05.12 11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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