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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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pd
작품등록일 :
2023.05.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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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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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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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열정의 세계.

본 콘텐츠에 등장하는 국가, 지역, 명칭, 지칭, 브랜드, 성명, 계급, 언어, 등 북과 관련된 모든 상황과 내용은 허구이며, 창작된 것으로 실제와 완전한 차이가 있으며, 남쪽의 정치, 경제, 명칭, 성명, 기관, 기업, 종교, 지역, 명칭, 등과 상황설정 등 모두 허구이며, 창작된 것임을 밝힙니다.




DUMMY

<열정의 세계.>




정치선전국.

장면 제작부 사무실.


세계는 진아에게 걸려온 전화 통화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선다.

사무실을 나서는 세계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철진.


세계는 그대로 진아의 업무실로 향했다.

진아의 업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세계.


업무실에 들어서니, 진아는 고민 가득한 얼굴로, 세계가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세계를 본 진아는 앉으라는 손짓을 하고 세계는 소파에 앉았다.

진아는 소파에 앉아있는 세계를 잠시 유심히 보더니, 결심한 듯 세계의 맞은편에 앉았다.


.

.

.

.


몇 시간 전.


진아는 세계를 돌려보내고, 업무실에 앉아 한참을 고민했다.

팔백만 달러의 유혹과 한국콘텐츠를 베낀 콘텐츠 제작이라는 북에서는 양립할 수 없는 제안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유학할 때 세계에게 했던 거짓말이 떠올랐다.

진아는 양심의 가책으로 인해, 세계에게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죄스러운 듯 미안한 감정이 올라왔다.


‘그래, 강세계가 지금처럼 된 것엔 내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어. 그 일은 너무나 후회가 된다.’


진아의 양심은 세계에게 무엇인가 보상을 해줘야, 자신이 편할 것 같았다.

그 보상이 지금 진호가 가져온 제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머리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가슴은 결단을 못 내리고 계속 고민에 빠져있었다.


복잡한 머릿속에 스치고 지나는 세계의 말.


“우린,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명장면을 카피하는 것이죠.”


‘그래. 그거야!’


진아는 세계에게 전화한다.


.

.

.

.


현재.


진아의 업무실.

진아는 세계의 맞은편에 앉아 세계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세계는 그런 진아를 담담한 표정으로 응시하고 있을 뿐 대화는 없었다.


세계의 얼굴을 보고 있던 진아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 안 무서운가? 아니, 안 무서웠을까? 매일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는 여기서 사는 것이, 그런데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거지? 겁이 없는 건가? 내게 화는 안 나나?’


진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애잔함이 담긴 눈빛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저, 진아의 눈빛을 마주하고 있는 세계만이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눈빛으로 대화하듯, 서로만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세계는 어색해졌다.

때문에, 세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총괄부장 동지, 나를 부른 이유가...”

“어, 그래. 그랬지.”


평상시 눈빛을 찾은 진아는 상체를 뒤로 뉘었다.


“어떻게 생각해? 지금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네? 뭣을...”

“뭐긴, 뭐야. 팔백만 달러지.”

“아, 그거.”

“그래, 어때? 가능할 것 같아?”

“그런 일을 결정하는데, 나의 의견이 필요합니까?”

“아니.”

“그런데, 왜.”

“그냥. 참고는 될 것 같아서. 강동무가 한 말도 있고.”


세계는 진아의 진지함이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올뻔했다.

이유를 모르니, 더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입이 씰룩씰룩하자, 뒤로 기대고 있던, 상체가 앞으로 일어났다.


“뭐, 뭐야. 왜 웃어? 내가 강동무에게 의견을 묻는 게 웃겨? 내가 웃겨?”


진아는 세계가 자신을 비웃는 듯한 느낌을 받아 너무나 기분이 나빴다.

세계를 바라보는 진아의 눈빛에 살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그 모습도 세계는 밉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의 동작 하나하나가 예뻐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누가 봐도 예쁘고 뛰어난 미모의 진아였지만, 세계는 그녀의 외모를 지금껏 눈여겨보거나, 눈에 담아 두지 않았기에, 미인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세계의 눈에 진아의 외모가 눈에 들어왔다.


세계는 웃음 참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진아의 외모가 눈에 들어왔고, 미인이라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진 것이었다.


진아가 맑은 눈으로 세계를 째려보는 시간이 길어지자, 세계의 미소가 사라졌다.


‘뒤 끝이 있는 타입인가 보군.’


“흠. 참고할 만한 의견은 아니겠지만, 그때도 말했듯, 기획하면서 상황에 맞게 수정하거나, 보완해서, 진행한다면, 못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말에, 진아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로 가서 전화로 철진을 불러올린다.


철진이 진아의 업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세계와 진아가 마주 앉아있다.

진아는 업무실에 들어선 철진을 보고 세계 옆자리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손짓하니, 세계의 옆자리에 자리하는 철진이었다.


철진이 자리에 앉자, 진아는 철진을 부른 이유를 설명한다.


“리동무, 우리가 제안을 하나 받았는데 말이지.”

“제안 말입네까?”

“응, 중국...”


진아는 철진에게 진호의 제안내용을 얘기한다.

그러자, 제안 금액에 놀라는 철진.


“파, 팔백만 달러요? 그것도 작품 당이란 겁네까?”


진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철진은 마른침을 삼켰다.


“그, 그렇다무는 우리가 10편을 하문 파, 팔천만 달러?”


진아는 또 고개를 끄덕였다.

철진의 마른침은 계속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다.


“그, 그럼, 우리가 어케 하면 되는 겁네까? 총괄부장 동지.”

“제안 금액이 매우 매력적이지?”


철진은 진아의 말에 동의하지만, 제작할 시 문제가 많다고 의견을 얘기한다.

그 부분을 타개하고 싶은 진아는 어필 지점을 찾아냈다.


국내에선 방송되지 않는 점과 제작비가 모두 수익이 된다는 점에서 외화벌이 과업으로 안성맞춤이란 것을 강조하면, 위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철진에게 얘기하자, 철진도 동의했다.

결국, 한국의 드라마를 짜깁기하여 시놉시스를 완성하고, 닮은 배우를 캐스팅해 교육하여 제작하기로 했다.


“금진호에게는 내가 얘기할 테니까, 리철진동무는 총국장 동지께 보고 할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고, 강동무는 나하고 같이 가고.”


리철진은 진아의 업무지시로 자료를 만들기 위해, 업무실에서 나갔다.

진아는 진호에게 연락을 하고, 세계와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


진호와는 고려호텔에서 만났고, 진호는 진아의 결단에 너무나 기뻐하며, 미팅을 마무리 지었다.

진호는 곧바로 중국으로 이 내용을 연락하고, 세부 사항들은 차차 시간을 갖고 정리하기로 합의한다.


이후, 총국장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도, 큰 금액의 외화벌이다 보니, 막힘없이 승인을 얻었다.

그 뒤로도 당에 보고가 되었고, 진아의 우려와 달리, 당에서도 승인이 떨어지고, 정치선전 총국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보안총국, 보위총국이 사상 및 정치적인 모든 것을 따지지 않고, 제작할 수 있도록 별도 권한을 부여했다.

물론, 그 정치적이라는 단어 안에는 공산당의 사상 및 주체를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깔려 있었다.


.

.

.

.


1주일 뒤.


정치선전국 장면 제작부 사무실.


정치적인 족쇄를 푼 정치선전국의 한류 짝퉁 프로그램 제작 프로젝트는 필요한 모든 허가와 인가를 마쳤다.


진아는 장면 제작부 사무실에서 직원들을 모아 놓고, 앞으로 제작부가 할 일을 공포하듯 전달했다.


“이제부터 우리는 비밀리에 장면을 제작한다. 물론 모든 허가를 받기는 했지만, 우리 이외의 인민에게는 절대 발설 금지.”


진아의 말에, 사무실의 분위기는 직원들의 웅성거림에 소란스러워진다.

그러자, 철진이 사무실 직원들에게 외친다.


“조용하라!!”


철진의 외침에, 사무실이 조용해졌다.

철진은 진아에게 계속 얘기하라는 듯 눈빛을 보내자, 진아는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지금까지 조선중앙테리비 뒤치다꺼리하면서 과업을 달성해 왔지만, 이제 온전히 우리만을 위한 과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진아가 제작부 직원들을 다시 한번 훑어본다.

미소를 머금은 진아는 자신감 있는 환한 표정을 짓고 다시 제작부 직원을 훑듯 본다.


“자, 우리의 소원이었던 과업을 잘 만들어 보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의 과업은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 이 기밀을 발설한 자는 당에서 용서치 않을 것이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니, 모두 명심하고, 과업 성공을 위해 모두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어.”


진아의 말이 끝나자, 제작부 사무실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

.

.


지아의 업무실.


밝은 얼굴로 전화 통화하고 있는 진아.


“응, 진호야. 우린 준비 끝냈어. 너희 회사도 준비는 다 된 거지?”


- 그럼, 우리도 모든 준비 끝냈지. 보내 준 시놉시스도 읽어 봤는데, 좋더라고, 진짜 한국 드라마 같던데?


“진짜 한국 드라마니까.”


- 진짜?


진짜 한국 드라마라는 진아의 말에, 진호는 놀란 듯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는 진아였다.


“언제 들어올 거야?”


- 다음 주, 계약금 들고 들어갈게.


“알았어, 기다릴게, 진짜 우리가 같이 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 그러게.


“솔직히 이제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 같아서 좋아.”


- 그게 무슨 말이야? 설마. 너,


“응? 뭐!”


- 아, 아니야. 다음 주에 보자.


“응.”


진아는 진호와의 통화를 끊었다.

그리고, 창가를 바라보았다.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 창을 보는 진아의 눈이 잠시 촉촉해진다.


.

.

.

.


제작부 사무실.


창에 빗방울이 떨어지자, 철진이 창에 떨어지는 비를 보았다.


“아, 젠장, 비가 웬말이네, 우산도 없는데.”


철진은 혼잣말하며 사무실을 훑듯 바라본다.

그러다 철진의 눈에 세계가 들어온다.


열심히 무엇인가를 적고 있는 세계였다.


“아이고, 이쪽으로 와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PC가 얼마나 대단한 과학적 혁명인지 이제야 뼈저리게 알겠네.”


세계의 입에서 한탄 같은 혼잣말이 흘렀다.

그리곤, 팔을 흔든다.


“아이고, 팔 아파.”


.

.

.


진아 업무실.


한 뼘 정도 되는 원고 뭉치를 책상 위에 놓고, 읽고 있다.


“대단하다. 이걸 손으로 다 쓴 거야? 많이 힘들었겠네.”


이번엔 또 다른 서류뭉치를 넘겨본다.


“강세계. 이걸 다 손으로... 아휴, 노트북 하나만 있었어도 좀 편했을 텐데...”


서류뭉치를 보고 있자니, 짠해지는 진아였다.


“노트북이라도 하나 줘야 하나?”


탁자에 있는 PC를 보며, 한숨을 쉰다.


.

.

.


시간이 흐르고 해가 어둑해질 무렵, 세계의 책상 위 전화기에 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네, 총괄부장 동지.”


세계의 목소리에, 옆에 있던 소랑이 세계가 전화를 끊자, 세계를 보며 입을 연다.


“또 총괄부장 동지십니까? 매일매일 총괄부장 동지 차를 대신 운전해 주는 것입네까?”

“네. 네?”


세계는 소랑의 갑작스러운 말에, 머뭇하듯 답했다.

그리곤, 자리 위 파일들을 정리하고, 철진에게 가, 보고한다.

철진이 손짓하자, 세계는 빗방울을 헤치고 주차장으로 가 진아의 차를 건물 현관 앞으로 주차한다.


진아는 차가 주차되자, 차로 내려와 자연스럽게 세계 옆 조수석에 앉는다.


“총괄부장 동지, 매번 말씀드리지만, 부장 동지 정도면, 뒷좌석에 타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응? 나 여기가 더 편해. 뒷자리 은근히 멀미 난단 말이야.”


어느새 와이퍼의 속도가 빨라졌다.

그리고, 진아의 집 앞에 도착한 두 사람.

세계가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리자, 진아가 세계를 잡는다.


“차, 가져가 비도 오는데,”

“아닙니다. 가져가도 주차할 곳이 없습니다.”

“아, 매번, 가까운 곳이라고 해도, 비 오는데...”

“괜찮습니다. 총괄부장 동지.”


세계가 가려고 하자 진아가 세계를 다시 잡는다.


“그러지 말고, 그러면 내가 데려다줄게. 정확히 집이 어디야?”


팔을 꽉 잡은 진아의 손을 뿌리칠 수 없던 세계는 집의 위치를 말한다.

그러자, 진아는 근래 며칠간의 밤이 떠오른다.


.

.

.

.


며칠 전, 밤.


진아는 침대에 누워 시계를 확인하니, 자정이 넘었다.

잠을 청하기 위해 베개를 정리했다.

그런데 창 건너로 환하게 불이 밝혀진 집이 보인다.


“신경 쓰이네, 뭘 하길래 저 집은 매일 불이 꺼지지 않네.”


.

.

.

.


다음날.


침대에 누워 뒤척거리다 눈을 뜬 진아.


“뭐야. 저 집 사는 사람은 잠도 없나? 전기도 나갔을 텐데, 촛불인가?”


.

.

.

.


다음날.


맥주병을 치우는 진아.


“오늘도 야? 전기가 나가면 보통은 잘 텐데, 저 집은 오늘도 불이 켜져있네.”


.

.

.

.


다음날.


촛불을 환하게 밝힌 건너 집을 보는 진아.


“와, 이쯤 되면 정말 궁금해지는데? 대체 누가 살길래 밤에도 잠을 안 자냐.”


.

.

.

.


‘그저 누가 사는지 궁금하기만 했는데, 그 집이 강세계 동무 집이라니...’


진아는 조금 전까지 업무실에서 보던 서류들이 생각났다.

엄청난 두께의 제작 관련 파일과 드라마 시놉시스.


.

.


세계를 바라보던 진아의 눈빛엔 미안함과 함께 어렴풋한 애정이 스며 있었다.


‘항상 그렇게 살아왔던 거였어? 열심히? 밤에 잠도 안 자면서?’


세계의 팔을 잡은 진아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문화가 세상을 바꿉니다. 텍스트는 그 시작입니다. 많은 애독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9화. 열정의 세계.

제작 준비는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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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화. 대동강의 세계. 23.05.26 26 0 15쪽
5 4화. 뒤통수의 세계. 23.05.24 35 0 13쪽
4 3화. 평양의 세계. 23.05.23 39 0 15쪽
3 2화. 선전의 세계. 23.05.22 40 0 13쪽
2 1화. 북쪽의 세계. +3 23.05.12 64 1 14쪽
1 프롤로그. 한강의 세계. +2 23.05.12 113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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