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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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마츠
작품등록일 :
2023.09.12 03:02
최근연재일 :
2024.09.1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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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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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2: 010422 체스 놀이/이공간 입장

DUMMY

저택에 들어가기 전 우리들끼리 언제 싸우러 들어갈지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가 오고갔는데, 결국엔 한 5시 반쯤에 들어가기로 했다. 우리들도 사람인데 좀 푹 자고 들어가야지! 3,4시간 자서 피곤한 상태로 들어가면 제대로 싸울 수가 없잖아? 좀 더 자고 7시에 들어가면 안되냐는 빅토르의 질문을 나는 곧바로 묵살해버렸다. 가족들 다 눈치 챌 일 있어?


그렇게 말을 맞춘 후, 우리들은 저택안으로 들어가서 10시 전까지 벨라랑 놀아주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보리스가 가장 고생을 많이 해야 했다.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어쩌다보니 보리스가 체스나 카드같은 게임을 상당히 잘한다고 말하게 된 적이 있었는데, 그러자마자 벨라가 자신도 체스를 엄청 잘한다면서 같이 해보자고 말했기 때문이다.


벨라 입장에선 학교내에서 다 이기는 실력이니 이 인상 더럽고 키도 무지하게 큰 이 오빠가 자신보다 똑똑해 보일 거라곤 생각치 않았던 모양이었다. 그래.. 생긴 것만 보면 빅토르보다도 훨씬 더 공부와 담을 쌓은 것처럼 보이는 외모지.. 하지만 보리스는 교내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두뇌파였다. 그리고..


[Bo: 하하하하! 어린애치곤 좀 한다지만 역시 내가 다 이기네! 학교 친구들중에서 가장 잘하고, 어지간한 어른들과 해도 자주 이겨서 나도 만만해 보였나 본데, 벨라야..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단다? 나한테 한번이라도 이기려면 몇년동안 수천판은 하고 도전해야 할 거다!]


[Be: 아아! 분해! 분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오빠, 진짜 싫어! 반드시 이겨줄거야!]


[Bo: 그래! 이겨봐! 하는 족족 다 이겨줄 거니까! 아마 그냥 포기하는 게 좋을 걸?]


이야.. 학교에서 전교 2,3등 하는 애들과 해도 승률이 70퍼센트 이상 넘어가던 애답게, 벨라 정도는 가볍게 이기고 있었다. 체스 둘 줄 아는 내가 봐도 보리스와 벨라와 실력차이가 분명히 보였다. 벨라가 못두는 게 전혀 아닌데.. 내가 둘만한 곳에 벨라가 계속 두는데도 지고 있었다.


[N: 얘 적당히 놀려라, 응? 으으.. 벨라, 이 오빠 되게 사악하지?]


[Bo: 에이, 노는 건데 뭐 어때? 그리고 나틸리, 이런 경쟁심을 북돋아줘야 벨라도 더 잘 할수 있는 거라고.]


[S: 하하하, 그래요, 노는건데요, 뭘. 보리스군, 그렇지만 너무 놀리진 마세요. 칭찬도 좀 해주세요.]


[Bo: 아, 예.. 당연히 그래야죠. 벨라야, 너 나이대에서는 니가 고수급 맞아. 진짜 잘하긴 한다, 인정! 그래서 많이 봐주면 안되겠고.. 조금만 봐준거야! 으하하하하!]


사악하게 웃는 것 봐. 어우! 얄미워! 짖궃은 보리스는 놀려준다고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벨라에게 말했다. 벨라가 오기가 생겼는지 다시 해보자고 말했다.


[Be: 아니야! 내가 비숍을 빨리 잃어서 진 거야! 이번에는 다를 거야! 다시 해, 오빠!]


[Bo: 그럼? 아직 9시라 두시간 정도 시간 남아있으니까 계속 도전해봐! 한번만 이겨도 내가 100패한 걸로 쳐줄게! 하하하!]


벨라는 계속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10판이 지나갔다. 보리스가 깔끔하게 10판을 다 이겼다. 역시.. 교내에서도 엄청 똑똑한 전교 3등 친구랑 해도 10판에 8판을 이기는 실력인데 아무리 벨라가 잘한다고 해도 이길 수가 있겠어? 나도 10판에 1,2판 보리스가 실수하면 겨우 이기는데.


[Be: 후웅.. 이럴리가 없어! 다시해, 빨리!]


[Bo: 아.. 정말. 10판이나 졌으면 인정할 줄도 알아라, 벨라야! 내가 워낙 똑똑하고 고수인 걸 어떡하냐? 너의 잘못이 아니야! 내가 너무 뛰어나고 완벽한 실력인 거지.]


[N: 벨라야, 얘는 어릴적부터 학교에서 맨날 이런거만 해서 잘하는 거야. 니가 보리스 얘보다 똑똑하고 뛰어나지 않아서 진 게 전혀 아니란다?]


[V: 맞아, 이 오빠, 체스뿐만 아니라 체커에 심지어 어지간한 카드게임도 다 잘해. 학교에서 쉬는시간에 친구들이랑 카드게임 했다가 들켜서 선생님들한테 얻어맞은 적도 있어! 이 오빠 되게 나쁜 오빠지?]


[Bo: 쳇, 너도 가끔씩 같이 했잖아! 임마!]


[V: 응? 난 별로 재미없어서 몇번 안했는데?]


[B: 맨날 지기만 하니까 재미없어서 안한거면서 뭘! 야, 벨라야. 이 오빠랑 해봐. 내가 장담하는데 10판하면 니가 10판 다 이길걸? 이 오빠 진짜 못해!]


[N: 맞아! 진짜 못해! 아마 초등학생이랑 체스둬도 5판하면 5판 다 질걸?]


[V: 아, 진짜! 나 그정돈 아니야, 임마!]


[Be: 진짜? 오빠, 한번 해보자! 빨리!]


굳이 결과를 말할 필요가 있을까? 체급이 오히려 벨라가 고등학생이었고 빅토르가 중학교도 못되는 초등학생 수준이었다. 와.. 못 둔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한심할 정도로 못 둘줄은 몰랐어! 빅토르 기물은 싹 다 정리되었는데 벨라의 기물들은 거의 다 살아있는 것봐!


[Be: 오빠, 왜이렇게 못해?]


[P: 자네, 왜이렇게 못하나? 장난하는 거지?]


[V: 아.. 오늘 컨디션이 좀 안좋네? 나 진짜 평소엔 이 정돈 아닌데! 벨라야.. 너 진짜 천재구나?]


[Be: 헤헤헤, 고마워, 오빠.]


[V: 나틸리, 니가 한번 해봐. 얘 진짜 잘해!]


[N: 벨라야, 내가 보리스한테 10판해서 후반에 집중력 떨어지면 2판정도 이기는 실력이거든? 절대 만만하게 보면 안될걸?]


2판을 허무하게 지고 하기 싫어진 빅토르가 슬그머니 의자에서 일어났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벨라를 보고 있자니, 어른으로서 쉽게 지면 너무 모양이 빠질 것 같았다. 빅토르야 원래 머리를 안쓰는 스타일이니 져도 그만이지만, 난 아니잖아.. 난 보리스보다 공부 잘했다구! 물론 이런 게임은 별로 안해봤지만..


그래서 난 진지하게 2,3수 앞을 생각하며 뒀다. 무슨 대회도 아니고 어린애를 상대로 시간을 끄는 걸 보고 보리스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B: 야, 나틸리. 무슨 대회나갔냐? 빨리 둬! 규칙대로 1분안으로 좀 둬라. 벨라도 일부러 1분 안쪽으로 두고 있잖아.]


[Be: 괜찮아, 언니. 언니는 한 2분정도 써도 돼. 나 진짜 잘하지? 언니! 하하하!]


웃는 표정 좀 봐! 어우 얄미워! 저 귀여운 뺨을 살짝 꼬집어 주고 싶네? 진짜? 갑자기 이기고 싶은 마음이 확 들어버렸다. 그래서 난 머리를 열심히 굴리며 나이트를 앞으로 놓았다가, 다음 다음 차례에 나이트가 퀸에게 허무하게 잡아먹히는 걸 보고 망했다는 걸 직감했다. 아! 왜 저게 안보였지? 눈뜬 장님이야? 나?


[N: 어?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돼? 내가 조금 더 유리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되버린 거야!]


[Bo: 두수 앞 이상은 봐야지, 임마! 한 수 앞만 보면 어떡하냐! 답답하다, 진짜!]


[Be: 헤헤, 체크메이트!]


[N: ···벨라야, 너 진짜 잘한다! 이렇게 이쁜데 똑똑하기까지 하니 학교에서 인기 짱이겠다!]


[V: 이쁘고 똑똑하고 착해서 인기 많겠다, 벨라야!]


[Be: 헤헤헤, 성 발레티노 축일때 초콜릿 4개나 받았어! 나! 부럽지? 아.. 너무 이뻐도 사는 게 너무 피곤해.. 반 친구들뿐만 아니라 옆반 남자애들도 나한테 괜히 말걸어, 귀찮게..]

진짜진짜진짜 너무 얄미워! 난 맨날 술퍼먹으러 오는 아저씨들이나 칙칙한 친구들이랑 오빠만 말을 거는데!


그리고 너만 받는 줄 아니? 나도 그 축일날 몇개 받거든? 단지 날 좋아하는 남자는 없고 죄다 칙칙한 남자 친구랑 오빠들이 준 싸구려 초콜릿들이라 그렇지?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옹졸하게 어린애한테 이렇게 소리칠 순 없으니 참아야 했다.


[Be: 이제 나 충분히 저 오빠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오빠, 딱 한번만 더하자, 응? 빨리 앉아봐! 빨리!]


[Bo: 야, 너랑 10판이나 하느라 머리가 어지러워 핑핑 돈다! 그만 하자.. 야, 넌 지치지도 않냐?]


[S: 하하하! 벨라가 이렇게 활동적이고 신난 적이 별로 없었는데..]


[P: 우리 손녀가 이렇게 좋아하는데 한번 더 해주는 게 그리고 어렵나?]


[N: 야, 애 소원인데 한판만 더 해줘!]


[B: 아.. 진짜! 알겠어! 이 판 지면 다시는 해달라고 빌지 마, 알겠어?]


그렇게 말한 후 보리스는 다시 벨라와 체스를 뒀다. 시작하자마자 나와 프랑코씨까지 좀 져주라고 계속 눈치를 보냈는데, 보리스 이놈은 게임에 집중을 했는지 나와 프랑코씨 눈치를 전혀 보지 않았다. 어휴! 어린애한테 그렇게 꼭 다 이기고 싶니? 한번만 좀 져줘! 애한테 성취감과 희망을 좀 주란 말이야! 11번째 판까지 꾸역꾸역 다 이기려는 보리스가 너무 한심해서 귓속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N: 야, 좀 져줘라! 어린애한테 성취감도 주고, 비호감만 가득 쌓인 너에게 호감도도 쌓아야지! 그리고 옆에 너 한번씩 바라보는 프랑코씨 눈빛을 좀 봐! 꼭 그렇게 이렇게 귀여운 어린애한테 다 이겨먹고 싶니? 어른답게 좀 봐줄 줄도 알아라!>


<Bo: 에이씨, 정말! 져주면 될 거 아니야! 져 주면!>


옆에서 맹금류의 눈빛으로 자신을 슥 바라보는 프랑코씨와 눈이 마주친 보리스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심드렁한 눈빛으로 체스를 대충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대충 둬서 똑똑한 벨라가 바로 눈치를 채버렸다. 아.. 너무 똑똑해도 피곤하네, 진짜?


[Be: 왜 봐주는거야? 오빠? 어린애라고 봐주는 것도 모를 줄 알아? 봐주지 말고 해!]


[Bo: 아아.. 진짜, 그냥 지쳐서 그래.. 너랑 지금 저녁 먹고 몇판을 하는 거냐? 나 정신적으로 고문당하는 느낌이야.. 이판 이겼으니까 그만하자. 아 진짜! 나 (새벽에) 해야 될 일도 있는데 벌써 피곤해 죽겠네!]


[Be: 봐주지 말고 한판만 더하면 더이상 요구 안할게! 오빠! 이판 없던 걸로 하고 다시 해!]


귀찮아서 진짜 죽을려고 하는 표정으로 보리스가 체스기물들을 다시 원 위치로 옮겨놓았다.


<N: 야, 제대로 두는 척 하면서 아슬아슬하게 하다가 이겨줘. 눈치껏 좀 해!>


<Bo: 잘 알아, 인마..아이씨.. 저 여자애 성격 한번 집요하네, 진짜!>


결국 보리스가 거의 이긴 경기를 나이트를 실수로 내준 척을 하고 져주었다. 진작에 이랬으면 이렇게 귀찮은 일이 없었을 거 아니야. 보리스 너도 진짜..


[Be: 와아! 이겼다! 이제 어떻게 하면 오빠한테 이길 수 있는지 잘 알겠어! 오빠는 룩을 잘 못쓰는 구나?]


[Bo: 그래, 너 천재다! 아주 대단한 체스 천재야! 어른 되면 모스토크에서 열리는 군축제 체스대회에 꼭 나가서 상품 타가라, 응?]


보리스가 세상 귀찮은 표정으로 일어나서 옆에 놔둔 주스를 벌컥벌컥 마셨다.


다른 보드게임도 있는데 체스 하나 두느라 시간이 어느새 잘 시간이 되었다. 보리스한테 마지막 한판 이긴게 그렇게 좋은지 벨라는 싱글벙글해하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Be: 오빠, 1승 10패니까 내일 10판 더해! 내가 내일 10판 다 이겨서 완전히 이길 거니까!]


시오넬과 프랑코 씨가 웃으며 벨라를 2층 방에 재우기 위해 함께 계단 위로 올라갔다. 보리스는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닌지 마른세수를 연신 했다.


[Bo: 에이씨.. 초반에 한두판 져주고 말걸. 괜히 이겨가지고 사도랑 싸우기도 전에 정신소모를 많이 해서 어지러워 죽겠네!]


[E: 저 이쁘게 생긴 여자애가 저렇게 승부욕이 쎌 줄은 몰랐네요.. 포기를 모르는 부사장이라던 모슈크씨와 성격이 정말 비슷한가봐요.]


[N: 하하! 그러게요. 생긴 건 어머니랑 비슷한데 성격은 아버지랑 비슷한가봐요.]


벨라를 2층으로 데려간 후 내려온 두 가족분과 우리들은 간단한 대화를 나눈 후 11시 반에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와.. 무슨 손님방이 이렇게 좋을 수가 있지? 우리 여관의 최상급인 에르제 방보다도 훨씬 아늑하고 고급스런 침대가 비치되어 있었다. 바로 잔 다음 새벽 5시 반에 깨어나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들은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베개든 이불이든 천사의 날갯속같은 아늑함이 느껴져서 눕자마자 기절하듯이 푹 잠에 빠져들었다. 잠자는데 침대와 베개가 이렇게 중요하구나.. 구름 속에서 자는 것 같았다, 정말로.


그래서 5시간 후에 에르제가 흔들어 깨우며 일어나야 한다고 했을 때, 난 천상의 구름같은 이 침대 속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 우는 목소리를 내며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아으.. 깨기 싫어!


***


<N: 야, 너희들 왜 10분 늦게 내려오는 거야..>


<B: 아.. 빅토르 이자식이 똥싸느라 늦었어. 어제 그렇게 많이 먹더니..>


가족들을 깨우면 안되다보니, 우리들은 다 화장실에서 씻지도 못하고 아래로 내려왔다. 프랑코씨야 들켜도 상관없겠지만, 두 사람과 하인들에겐 절대 들켜선 안됐다. 하지만..


1층 화장실에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우리들은 ○됐구나 싶어서 발 뒤꿈치를 들며 빨리 계단을 내려가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런데.. 1층에 내려오자마자 빅토르가 기침을 하는 바람에 화장실 문이 열렸다! 아.. 제발 프랑코씨이길 바랬지만.. 재수없게도 화장실에서 나온 사람은 벨라였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N: 벨라야! 너 새벽 5신데 뭐하고 있어?]


[Be: 쉬 마려워서..]


아아.. 쉬? 어째 저녁에 과일을 많이 먹더라니.. 과일을 먹은 수분은 조금 늦게 방광으로 모이기 때문에 이러기가 쉽다.


[Be: 언니, 오빠들, 어디 가?]


[V: 으음.. 그게.. 우린 새벽에 밖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헤헤헤!]


빅토르의 멍청하기 짝이 없는 변명에 똑똑한 벨라가 의심을 할까 심히 염려스러웠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Be: 나도 놀래, 오빠..]


노는 거 아니란다! 아가야! 보리스가 나처럼 초조하면서도 달래주긴 달래줘야 겠다 싶어서 조용한 목소리로 벨라에게 말했다.


[Bo: 새파랗게 어린 애가 새벽에 뭘 논다는 거니? 자야지.. 새벽에 자야 성장의 정수가 흘러나와 키가 큰다고. 너 아직 키 160밖에 안된다며? 이 언니처럼 키 크고 싶다며!]


[Be: 우웅.. 하루정도는 늦게 자도 괜찮아.. 그리고 오빠랑은 안놀거야! 다른 언니오빠들이랑 놀거야!]


[N: 하하하.. 미안, 벨라야. 내일 하루종일 놀아줄게! 오늘 새벽은 자야지.. 밤엔 어른들만 놀수 있어.. 어린애들은 놀면 안되는 시간이야.. 잘 알지?]


[Be: 우웅.. 하지만.. 언니, 오빠들은 노는데 왜 나만 자야돼.. 놀자.. 응?]


[V: 벨라야, 새벽에 너 데리고 놀면 엄마랑 할아버지께서 우리들 낮에 엄청 혼내실거야! 우리들이 할아버지한테 꾸중듣고 흑흑흑 우는 거 보고 싶지 않지?]


[Be: 응.. 그건 싫어..]


[V: 그래, 낮에 실컷 놀자, 그러니까, 알았지? 약속!]


[Be: 으응.. 약속..]


빅토르가 벨라에게 새끼손가락을 거는 것으로 대충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덩치에 걸맞지 않게 애들 조련하는 실력이 아주 좋아? 이 녀석?


벨라는 아쉽지만 터덜터덜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참.. 새벽에 무서운지 한손에 곰돌이를 들고 다니는게 참 귀여웠다. 저 아이에게 내일 아버지라는 선물을 전달해줘야지! 12월은 아니긴 하지만 우리가 4월의 성 산티아노가 되어야 하지 않겠어?


4월이지만 우리나라가 추운 나라고, 주변엔 숲이 우거지고 외풍을 막아줄 데가 없다보니 무지하게 추웠다. 바깥에서 덜덜 떨 바에얀 빨리 들어가서 싸우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빠른 발걸음으로 그 하수구 뚜껑처럼 생긴 곳으로 걸어갔다.


[B: 으으.. 춥다, 추워! 우리가 무슨 도둑놈들도 아니고 새벽에 이게 뭔 짓이람?]


[E: 그러게요.. 빨리 문을 열고 들어가죠.]


[N: 야, 빅토르, 반대편 뚜껑 들어! 아으.. 낮엔 뜨겁던데 어쩜 새벽엔 겨울 날씨야?]


[V: 너희들, 그렇게 추워? 이상하다.. 난 시원한데..]


[B: 쳇, 넌 맨날 많이 먹으니까 몸에 열량이 많아서 그런 거겠지! 어제 아이스크림 두통에 고기덩어리 5덩어리에 스튜도 한 그릇 다 먹고, 그렇게 먹어댔으니 추울 리가 있나!]


[N: 야, 어제 그만큼 먹었으니 오늘 새벽에 밥값해야 된다, 너?]


[V: 헤헤, 물론이지. 와.. 진짜 아직도 배가 통통해! 똥 좀 더 싸고 나올 걸 그랬나봐..]


[N: 들어가서 싸! 빨리 뚜껑이나 열어!]


생명을 구하는 숭고한 임무를 가지고 들어가는 거지만,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전혀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나도 저번 그레고리때보다는 쉬운 사도래서 크게 걱정이 안되기도 했다. 우리들이 졸개들을 막아주면 빅토르가 알아서 다 처리해주겠지, 뭐!


뚜껑을 가뿐히 열고 들어가, 에르제의 마법봉의 불빛에 의지해 지하실로 들어가니, 그 백골화된 시체 넷이 낮에 볼때보다 훨씬 공포감을 자아냈다. 보리스는 발에 뼈다귀가 걸려서 쌍욕을 하며 우는 소리를 냈다.


[B: 으으.. ○발! 징그러워 죽겠네! 이 새끼들, 도대체 뭔 짓을 했길래 이렇게 뒤져버린 거지?]


[N: 저번처럼 모슈크 씨 때려눕히고 기억을 읽어보면 바로 알 수 있겠지.. 자, 들어가! 빨리!]


포탈을 열고 닫는 건 내 임무라서 일행들을 다 들어가게 한 후 마지막으로 들어갔다. 들어가기 전, 뒤를 살짝 바라봤다가 해골 하나가 날 바라보는 듯 정면으로 보이자 난 괜히 봤다 싶어서 에이씨.. 소리를 내며 포탈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무슨 컨셉의 전쟁터가 우릴 반길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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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1-057: 010427 두번째 자전거 교육 24.05.08 11 0 24쪽
57 1-056: 010422 재회 24.05.08 9 0 21쪽
56 1-055: 010422 사도의 기억 24.05.08 9 0 30쪽
55 1-054: 010422 나틸리 vs 모슈크 24.05.08 10 0 22쪽
54 1-053: 010422 야외/1층 전투 24.05.08 6 0 30쪽
» 1-052: 010422 체스 놀이/이공간 입장 24.05.08 9 0 18쪽
52 1-051: 010421 프랑코/자전거 교육 24.05.08 6 0 23쪽
51 1-050: 010421 포탈의 위치 24.05.02 10 0 22쪽
50 1-049: 010421 에브게닌 가 방문 24.05.02 6 0 20쪽
49 1-048: 010420 자전거 타는 소녀 24.05.02 9 0 29쪽
48 1-047: 010420 자전거 교육 24.05.02 8 0 25쪽
47 1-046. 010416 그레고리 사건 종결 24.04.27 9 0 18쪽
46 1-045. 010416 다시 집으로 24.04.27 4 0 18쪽
45 1-044. 010415 이공간 탈출 24.04.27 4 0 20쪽
44 1-043. 010415 사도의 기억 24.04.27 3 0 22쪽
43 1-042 010415 휴식 24.04.27 4 0 18쪽
42 1-041. 010415 빅토르 VS 그레고리 2차전 24.04.27 5 0 13쪽
41 1-040. 010415 이공간 진입 24.04.14 10 0 18쪽
40 1-039. 010415 이반 라고프 24.04.14 5 0 19쪽
39 1-038. 010414 당황하는 보리스 24.04.14 6 0 23쪽
38 1-037. 010413 빅토르 vs 그레고리 1차전 B 24.04.14 5 0 19쪽
37 1-036. 010413 빅토르 vs 그레고리 1차전 A 24.04.14 3 0 20쪽
36 1-035. 010413 빅토르의 합류 24.04.12 6 0 15쪽
35 1-034. 010412 사도와의 전투 24.04.12 5 0 12쪽
34 1-033. 010412 이공간 24.04.12 4 0 14쪽
33 1-032. 010412 재방문 24.04.12 4 0 17쪽
32 1-031. 010411 파동의 근원지 24.04.12 5 0 18쪽
31 1-030: 010411 두 친구의 내재된 힘 24.04.07 6 0 19쪽
30 1-029: 010411 친구들과의 대화 24.04.07 4 0 23쪽
29 1-028: 010411 나틸리의 임무 24.04.07 5 0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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