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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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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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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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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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DUMMY

 

 

48화

 

 

 

그날 저녁,

 

평소라면 다들 퇴청하고도 남았을 시간, 그중 특히 의무실과 촌관의 집무실은 의원과 관원들로 미어터질 지경이었다.

 

한편, 바리는 팽 의원에게 시신을 보았다고 있는대로 혼나고 있었다. 뚱 한얼굴로 잔소리를 듣는 바리. 그 표정에 팽 의원은 더욱 더 열불이 난다.

 

“이놈의 자식아! 넌 아직 시체를 막 함부로 보면 안된다고!”

 

“아 왜요! 나도 이제 성인이라니까요?”

 

콩-

 

“아얏!”

 

제 이마를 문지르는 바리. 이번엔 잘 한거 같은데 왜 아비에게 혼나는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팽 의원과 바리는 서로를 씩씩거리며 쏘아보았다.

 

“이 놈이 그래도!! 여기 몽둥이 어딨냐.”

 

“아악! 왜 그래요! 강림님!! 강림니임!!!!”

 

“...”

 

저승인들은 참으로 나이에 예민하다. 익히 들어 알고있었지만... 강림은 팽 의원에게서 이매의 모습을 보았다. 참 피곤하게들 사는군.

 

“강림님!! 아부지좀 말려주셔요!”

 

팽 의원이 뭉둥이를 찾는 시늉을 하자 강림 뒤로 냉큼 숨는 바리. 팽 의원 입장에서는 저도 잘 한건 없는데.. 강림은 눈을 꿈벅이며 저도 숨을 곳을 찾는다.

 

쩌억-!

 

“으윽.”

 

오랜만에 맞아보는 등짝. 강림은 저도 모르게 반가워 웃음이 났다. 그 모습을 본 바리는 강림을 감싸며 눈에 불을 킨다.

 

“아부지! 이 귀한 분을 때릴 곳이 어딨다고 때리십니까?!”

 

“어딨긴 이 덩치를 봐라!”

 

강림은 제 몸을 한번 보더니 기가 죽었다. 그러더니 조용히 자리를 피하기로 한다. 마침 촌관이 한숨을 쉬지않나.

 

“아부지 그 산적같은 등치나 보십쇼!”

 

“어이고? 이제는 따박따박!!”

 

“까약!!!”

 

 팽 의원은 잡귀를 쫓는다며 바리에게 팥을 뿌린다. 바리는 어떻게듵 맞기 싫어서 이리저리 피한다.

 

그  모습을 보던 촌관은 제 책상에 있는 책을 한 번 쓸어본다. 상급의원의 비리가 적힌 서류였다. 바리의 난리통을 한 번 한 번 보더니 저도 모르게 한숨을 크게 쉰다.

 

“...허어. 어쩐지 그리 중앙으로 가고싶어 안달을 내더니..”

 

그 한숨소리를 들은 강림. 이때다 싶어 팽 의원의 잔소리에서 벗어난다.

 

“우선 상황을 정리하고, 진술을 받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촌관은 강림을 한번 보더니 긍정의 의미로 눈을 한 번 깜박인다. 그리곤 자리에 일어나서 책상을 한 번 친다.

 

타악-!

 

“이보게들, 여기서 이럴 것이 아니라. 의원들에게 참고인 진술을 받아야하니, 우선 심문실로 모으게.”

 

그 말에 저희들끼리 목소리 낮춰 회의하던 관원이 다가온다. 무언가 잘 안풀린 모양인지 눈 밑이 꺼멓다.

 

“..그게 문제가 있습니다.”

 

“뭔가?”

 

“의원들 반발이 심합니다.”

 

“....? 반발이 있을 게 무언가? 이미 그 자는 없는 셈 치고 일하고 있던것 아닌가?”

 

“그것이 아니라. 저희들이 하던 연구가 문제라고 합니다.”

 

“응?”

 

“그 상급의원이 불로불사약 연구를 하다가 죽은게 아니냐며, 아주 난리입니다. 저희들도 곧 죽는게 아니냐구요.”

 

“....이보게, 연구때문에 죽었다기보단 그동안 비리를 저지르다 원한을 사서 그런거라는게 더 그럴듯한 사인 아닌가?”

 

다 큰 사내놈들이 겁은. 촌관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그들을 일갈한다. 하지만 강림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었다.

 

“영 틀린 말은 아닐겁니다.”

 

“역시, 강림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책만 보던 자들이라 겁만 있어가지곤...”


“아니요. 의원님들이 하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닐거라는 겁니다.”

 

“...?”

 

“시신이 심하게 훼손된 것 치고는, 연구자료는 상태가 나쁘지 않았으니까요. . 원한보다는 연구쪽에 무게를 두는 것이 맞습니다.”

 

“허어..그렇대도, 모든 의원들을 호위하긴 어려운데요.”

 

강림의 말에 촌관의 미간이 깊어진다. 게다가 호위를 둔다 한들, 사람을 그리 잔인하게 죽이는 놈이라면 호위도 못서겠다 하는 관군 놈이 천지일테다.

 

“모든 의원들을 호휘할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에?”

 

“이제 한 사람만 연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강림의 말에 집무실에 있던 관원들의 고개가 한 쪽으로 돌아간다. 그 끝에는 팽 의원 잔소리에 귀를 막는 바리가 있었다.

 

*

 

“...그럼 이제 강림님이랑 저랑 같이 다니는겁니까”

 

살짝 기가 질려보이는 강림. 그 옆에 바리가 당과를 들고 쫓아온다. 저건 또 언제 사들고 온거야.

 

“...그렇다.”

 

“오!! 전 좋아요. 이제 앞으로 출퇴청 시간이 반절 이상으로 줄지 않습니까?”

 

“그렇군. 집에 데려다 주고 나는 내일 아침에 다시 오겠다.”

 

“..왜요?”

 

“자네 친우도 검은 조금 쓴다고 들었다.”

 

“아, 신우요?”

 

“그래. 그래서 자네 아버지도 그자에게 자네를 맡긴거라 하던데.”

 

“맞아요. 신우네 아버지가 검객이셨죠.”

 

돌아가실때까진 몰랐어요. 마을사람들도. 바리는 이제는 옛 일이라는 듯 아연한 표정으로 과거를 회상했다.

 

그 모습을 보던 강림은 의문이 생겼다.

 

“...보통 시골마을이면 서로 다 아는 사이가 아닌가?”

 

“아 그렇긴 한데, 신우네 아버지는 젊을 적 신우만 낳아두고 떠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이후 소식은 몰랐죠.”

 

“자네 어머니는?”

 

“....?”

 

훅 치고 들어오는 물음. 바리는 순간적으로 발걸음을 멈춘다. 너무 대놓고 놀란 모습을 보였나 싶어, 바리는 멋적게 웃는다.

 

“...저는 이 마을에 올 때부터 어머니가 없었답니다.”

 

“...”

 

“저번에 강림님이 물어보신 거 생각해봤는데요.”

 

“..?”

 

“왜 제 뿌리를 궁금해하지 않냐고.”

 

“...”

 

“아무래도 전 알고싶지 않은가 봅니다.”

 

“...”

 

그리고 앞으로도 모른 체 살고싶습니다. 바리는 멋적은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인다. 헤 하고 내미는 혀가 얄궂다.

 

“..한심하지 않습니까? 뭔 일인지도 모르고 지레 겁먹는 꼴이.”

 

“...”

 

대답을 바라진 않았건만. 강림의 성격을 익히 앎에도 살짝 서운한 바리였다. 바리는 멋적게 입맛을 다셨다.

 

“...현명한거지”

 

“...?”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인다지 않나.”

 

지금도 좋다면, 굳이 알려고 할 필요 없지. 강림은 제 마음을 담아 바리에게 조언했다. 바리는 그 말을 곰곰히 듣더니 고맙다며 웃음짓는다.

 

“이럴때 보면 강림님은 역시 인간적이십니다.”

 

“... 욕같이 들린다”

 

“이번엔 칭찬이었는데.”

 

“...잡아라.”

 

인적이 드문 곳에 오자 강림은 보법을 사용하려 바리를 안아든다. 팽 의원을 들어 올릴때는 상당히 불쾌했는데, 바리는 그렇지도 않은 모양. 사내놈이 너무 애같이 생겼다.

 

“헤헹”

 

신난다. 바리는 폴짝 뛰어 강림의 품에 안겨들었다. 바리의 발장구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보법이 꽤나 신기한 모양이다. 그 모습을 눈짓으로 따라가던 강림. 바리 손에 들린 당과가 눈에 잡혔다.

 

“당과 마저 다 먹어라.”

 

그러다가 가는 길에 혀 씹는다. 강림은 불친절한 말로 바리를 타박했다.

 

*

 

신우네 집앞,

 

“그럼 내일 오지.”

 

“이대로 가십니까?”

 

“...뭐가 더 남았나?”

 

바리를 마을에 내려두고 난 뒤. 강림은 남은 일을 처리하려 다시 시가지로 몸을 돌린다. 하지만 바리는 무언가 마음에 켕기는지, 강림을 붙잡는다.

 

“....음 그건 아닌데, 목이라도 축이시는게.”

 

“이정도로 목이 타지 않는다.”

 

“..아 그렇지요.”

 

뭐 딱히 그런 마음에서 그런건 아닌데. 바리는 입을 우물거리며 말을 고른다. 강림은 할말 없으면 간다고 다시금 발을 옮긴다.

 

“강림님!”

 

“...뭐지.”

 

“.음...아! 그 화랑패! 감사합니다!!”

 

그래. 강림은 짧게 대답하고 다시 발길을 돌린다. 그러다 다시 한 번 들리는 목소리.

 

“강림님!”

 

“...뭐”

 

살짝 짜증이 난건지, 강림의 대답이 짧아졌다. 바리도 모르지 않았는지 괜스레 강림의 눈치를 본다.

 

“...말하라.”

 

그에 강림은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바리를 바라본다. 아까부터 왜 저렇게 사람을 불러대는건가.

 

“..그게..”

 

끼이익-

 

“바리야.”

 

“...?!”

 

바리는 목소리가 크다. 그 목소리가 집에 있는 사람에게 안 들릴리가 없지. 신우는 지친 몸을 이끌고 대문을 열고 나온다.

 

“강림님 힘들게 하지 말고 이제 들어와.”

 

“..어, 어....”

 

“...”

 

강림은 고개를 한번 까딱이더니 답도 없이 다시 떠난다. 보법이란게 대단하긴 한가보다. 어느새 털끝하나 보이지 않는다.

 

“.. 신우야 안녕?”

 

강림의 뒷모습을 쫓던 바리. 더 할 일이 없자 신우를 향해 억지로 웃어보인다. 요근래 신우의 기분이 영 좋지 않다. 쉬이 말을 걸 수 도 없었다.

 

“..들어와.”

 

신우는 바리의 인사를 무시한다. 멋적어진 바리는 신우가 비켜선 사이로 들어간다. 스치는 몸에서 열기가 느껴졌다. 바리는 화들짝 놀라 신우를 바라본다.

 

“...신우야? 너 아파?”

 

“...”

 

“어디 덧난거 아니야? 잠깐만 이리..”

 

타악-!

 

신우를 향해 뻗었던 손이 황망히 떨어진다. 바리는 내쳐진 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본다. 신우는 바리의 얼굴을 피한다.

 

“...? 야! 너 요즘 왜그러는데?”

 

참다 못한 바리는 성질을 내기 시작한다. 저도 이 정도면 많이 참았다. 방으로 들어가는 신우 앞으로 뛰어가 길을 막는다.

 

“...”

 

하지만 막상 화를 내자니 신우가 너무 지쳐보였다. 바리는 말을 하려다 말고 입맛만 다신다. 호기롭게 나선 것에 비해 참으로 보잘 것 없는 행동이었다.

 

“미안. 내가 몸이 안좋다.”

 

“....”

 

고개를 떨구는 신우. 그 모습에 바리는 괜히 더 속상해졌다. 제 기분이 좋지 않다고 아픈 친구를 닥달한게 아닌가. 참으로 못난 저였다.

 

“..아니야, 미안. 너 아프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는 걸텐데. 내가 못나게 굴었다. 미안해.”

 

바리는 미안하다며 신우를 부축하려 했다. 신우가 제 손을 피하지만 않았더라면 말이다.

 

“....”

 

제 빈 손을 멍하니 바라보는 바리. 물음을 담아 신우를 바라본다. 하지만 신우는 그 눈을 피한다.

 

“미안, 내가 지금 상태가 정말로 안 좋아서. 몸도 따갑고.. 다음에 이야기하자, 나 먼저 들어갈게.”

 

“..어 그래 몸조리 잘하고, 나 필요하면 불러!”

 

“...”

 

마지막 말에 신우는 알 수 없는 눈으로 바리를 바라본다. 바리는 뭐 말실수 했는가 싶어 제가 했던 말을 곱씹어 본다.

 

“..근데 바리야.”

 

“응?”

 

“진짜 올거야?”

 

“뭐를? 아, 너가 부르면? 당연하지!”

 

“...”

 

힘 없이 웃는 신우. 오랜만에 제 표정이 나온것 같아 반가웠다. 바리는 환히 웃으며  다시 한 번 말한다.

 

“응. 부르면 갈테니까. 필요하면 불러.”

 

고마워. 신우는 바리의 머리를 한 번 헝클이고는 방으로 들어간다. 그러다가 무언가 생각났다는듯 뒤돌아본다. 한참을 쭈뼛거리는 모양새.

 

“왜?”

 

“..근데, 저 사람이 내일 왜 또와?”

 

저 사람? 강림님을 말하는거겠지? 이상하게 강림님에게는 날이 서있는 신우였다. 바리는 마을 바깥쪽을 한 번 보더니 신우를 바라본다.

 

“일 때문에. 요즘 마을 안팎으로 시끄럽잖아.”

 

아픈 애한테 불로불사니 뭐니, 사정을 다 말할 필요는 없지. 바리는 뭉뜽그려 이야기 하기로 했다. 신우는 가만히 바리를 바라본다.

 

“...? 왜?”

 

“아니, 그냥. 저사람 언제 가나 싶어서.”

 

“..아. 그건”

 

저도 모른다. 아부지가 불로불사약 연구를 허락해주셔서, 저도 이제 같이 일하나 싶었는데. 여전히 저는 빼놓고 둘이 이야기 한다.

 

“아니다. 어서 자.”

 

신우는 눈치 좋게 바리를 들여보냈다. 묘하게 기분이 가라앉은터라 바리는 신우 입에 걸린 웃음을 보지 못했다. 방에 들어가자 허겁지겁 새나오는 어느 연기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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