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견주에게 죽고 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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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준
작품등록일 :
2023.12.2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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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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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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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8. 조별 과제 (2)

DUMMY

결국 조별 과제는 나와 김남운이 다 했다.


수학과 관련된 글을 한 사람당 하나씩 써서 신문을 완성하는 방식이었기에 마지막 과정에는 송시현과 박정후도 참여를 해야 했다.


자료 정리는 대신 해 줘도, 둘의 글씨체마저 흉내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신문에 쓸 내용은 다 정리했으니까 이걸 보고 적기만 하면 돼.”

“야, 일어나.”


나는 송시현을 때려서 깨우고, 박정후의 손에 볼펜을 쥐여 주었다.


송시현은 거북이처럼 느리게 일어났고, 박정후는 내가 손에 쥐여 준 볼펜을 소중히 꽉 잡은 채로 글을 썼다.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뻔했다.


‘완전 아이라니까.’


송시현과 박정후가 엉망진창으로 글씨를 쓰는 동안, 나는 기지개를 켰다.


‘드디어 다 했네.’


김남운은 송시현과 박정후에게 신문에 적어야 할 글 내용을 보여 주고 그제야 손을 멈추었다.


그전까지는 바쁘게 움직이던 김남운이었는데, 쉬지도 않고 두세 시간 동안 과제를 해서 목이 뻐근한지 이리저리 돌렸다.


그러다 기지개를 켜던 나와 눈이 마주치고 말했다.


“수고했어. 네 덕분에 빨리 끝났다.”

“아니야. 네가 열심히 한 덕분이야.”


나는 웃으며 아니라고, 다 김남운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남운은 나에게 마음을 조금 열었는지, 아까처럼 연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웃는 얼굴이 예뻤다.


‘평소에도 그렇게 웃고 다니지.’


그리고 그 모습을 못마땅하게 보는 한 아이가 있었다.


나는 박정후가 나와 김남운의 대화를 듣고 있음을 인지하고 말을 아꼈다.


박정후는 나를 한참 동안 빤히 보다가 마저 안 쓰냐는 김남운의 물음에, 하고 있는데 왜 재촉하냐고 투덜거리면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와 김남운이 마치 어린이집 선생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송시현과 박정후라는 아이를 나와 김남운이 돌보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걸까.’


나는 글을 쓰던 중에 손이 아프다면서 볼펜을 내려놓고 엄살을 부리는 송시현을 보면서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왜 다들 이렇게 바보 같은 거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김남운이 내 앞에 컵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물 마셔. 고생했잖아.”

“아, 고마워.”


자리에서 일어나길래 화장실에 갔다 오는구나 생각했다.


김남운은 주방에 가서 물을 마시고, 센스 있게 내 물도 준비해 주었다.


마침 목이 말랐는데 잘 되었다.


“나도 물 줘.”


내가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본 송시현이 말했는데, 김남운은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네가 직접 가서 먹어.”

“에에~.”


김남운이 그 말을 할 때, 솔직히 나는 속이 시원했다.


박정후와 송시현이 대놓고 김남운을 무시해서 지켜보는 내가 괜히 기분이 상했는데, 지금 이 말과 행동으로 김남운이 마냥 당하고 있지만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걸 노리고 있었구나.’


어쩌면 김남운은 이제 막 복수를 시작하려는 게 아니라 이미 복수를 시작해서 마땅한 때를 엿보고 있었던 것 아닐까.


‘알고 보니 현재 진행형?’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혼자 웃었다.


‘정말 특이한 애야. 느리지만 확실하게 복수하잖아.’


나는 그 특이함에 끌렸다.


송시현의 화려한 특이함과는 다르게, 김남운은 조용하게 특이한 편이었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김남운.’


김남운은 송시현과 박정후가 글을 잘 쓰고 있나, 옆에서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있었다.


‘저 아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김남운이라는 아이에 대해 한번 알아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



“다 했다! 와, 너무 힘들었어.”


송시현이 손에서 볼펜을 내려놓자마자 김남운은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가방을 챙겼다.


“그럼 이제 난 갈게. 그거는 네가 잘 가지고 있다가 조별 과제 발표하는 날에 가지고 와. 할 수 있지?”


김남운이 박정후를 보며 물었다.


“너 나 무시하냐?”


박정후가 불쾌해했다.


나는 김남운에게 조금 어른 같은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방금 한 말은 뭔가 어른이 아이에게 말하는 듯한 말투였다.


“아니, 그럴 리가. 난 지금 너를 무척 존중하고 있어. 모르겠어?”


그리고 말도 조금 어렵게 하는 것 같다.


쉬운 말을 일부러 어렵게 한다기보다는 생각의 차이가 있어서 아무리 쉽게 말을 해도 상대방이 듣기에는 어렵게 들리는 것이다.


“넌 내가 바보인 줄 알지?”


박정후가 혼자 또 발끈했다.


“왜 그렇게 생각할까······.”


김남운은 자기를 때릴 듯이 노려보는 박정후를 보면서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또 저러네.’


나는 박정후가 나중에 결혼을 하려면 우선 저 괴팍한 성질부터 죽여야 한다고 백 번, 천 번 생각했다.


“바보 맞잖아.”


내가 한마디 하자 박정후는 상처를 받은 얼굴로 나를 보았다.


“예은아. 네가 어떻게 나한테―.”

“―나도 그만 갈게. 집에 가고 싶어.”


나는 박정후가 나를 붙잡기 전에 서둘러 신발장으로 갔다.


그 뒤를 김남운이 따라왔고, 마지막으로 송시현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조금만 더 있다가 가. 여기가 네 집인데, 어디를 가겠다는 거야?”


나는 묵묵히 신발을 신었다.


“난 아직 너와 하고 싶은 게 많이 남았는데······. 우리 아직 라면도 안 먹었는데······.”

“갈게~.”


송시현의 밝은 인사를 끝으로 문이 닫혔다.


송시현도 나에게 집착하는 박정후에게 질렸는지, 박정후 앞에서 문을 쾅! 닫아 버렸다.


‘드디어 빠져나왔다!’


나는 박정후가 따라오나, 안 따라오나 경계하면서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여러 번 눌렀다.


“괜찮아. 안 쫓아오는 것 같아.”


송시현이 옆에서 그만 눌러도 될 것 같다고 말했지만, 나는 엘리베이터가 닫히려고 할 때 현관문이 벌컥 열리는 것을 보고 온몸에 소름에 돋아서 더욱 속도를 올렸다.


탁! 탁! 탁! 탁!


“······.”


송시현과 김남운은 내가 버튼을 쉬지 않고 누르는 모습을 말없이 뒤에서 지켜보았다.


“예은―.”


박정후가 나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고 팔을 뻗었다.


나는 무표정으로 고민 없이 닫힘 버튼을 눌렀다.


덜컹!


“―아!”


박정후의 목소리가 긴 여운을 남기며 나에게서 멀어졌다.


“드디어 떨어졌네, 저 끈끈이주걱 같은 자식······!”


나는 내 양옆으로 남자아이 두 명이 있다는 것을 잊은 채, 생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잠시 후에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푹 숙였다.


“이야! 드디어 속마음이 튀어나왔구나! 박정후가 알면 오열하겠는데?”


송시현은 내가 한 말을 따라하며 놀렸고, 김남운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웃기기는 한 듯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입술이 씰룩거렸다.


“웃지 마.”


나는 송시현에게 한마디 했다.


하지만 송시현이 계속 놀려서, 내 손이 얼마나 매운지 손수 알려 주었다.


찰싹!


“와, 너 손 진짜 맵다!”


나에게 맞은 송시현이 손으로 등을 문지르며 말했다.


“또 맞고 싶으면 말해.”

“······.”


그 말에 송시현은 조용해졌다.


나는 김남운 쪽을 보았다.


김남운을 나를 보더니, 평상시의 무표정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했다.


자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 넌 봐줄게.’


1층에 도착했다.


나와 송시현, 김남운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



집으로 가는 방향이 같아서 세 명이서 나란히 길을 걷는데, 송시현이 김남운에게 말했다.


“가방이 너무 무거워. 내 것 좀 들어줘.”

“네가 직접 들지 그래?”


김남운은 거절했는데, 송시현은 자기 가방을 멋대로 김남운 어깨에 걸쳐 놓았다.


“고마워!”

“야!”


내가 이런 장난 치지 말라고 소리치자 송시현이 도망갔다.


나는 김남운과 둘이 남겨졌고, 어쩔 수 없이 김남운은 송시현의 가방을 제대로 들었다.


“당하고만 있지 말고, 뭐라도 좀 하는 게 어때?”

“말했어. 말했는데 듣지 않는 거야.”


김남운은 송시현이 간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건······.”


할 말이 없었다.


나는 내가 한 말이 김남운의 기분을 나쁘게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비아냥거릴 의도는 없었어.”

“알아. 넌 그럴 아이가 아니잖아.”


그리고 덧붙였다.


“그냥 내가 나빴어. 네 호의를 호의로 받아들이지 못했네. 나야말로 미안해.”

“아니야······.”


김남운은 너무 착했다.


착하기 때문에 오해받은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아이가 살인자일 리가 없잖아. 송시현, 그 거짓말쟁이!’


같이 길을 걷는데, 김남운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아.”

“왜?”

“가방 돌려주는 걸 깜빡해서.”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송시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음. 바로 집으로 갔나 본데. 내일 학교에서 줘.”

“아니. 이 짐을 집까지 가져가고 싶지는 않아. 내가 따로 송시현을 만나서 줄게. 너 먼저 가.”

“어? 어, 알겠어······.”


굳이 그래야 하나 싶었지만, 김남운의 선택을 존중해 주고 싶었다.


‘김남운 입장에서는 송시현이나 박정후가 다 자기를 괴롭히는 아이니까 별로 좋아하지 않겠지.’


조심히 들어가.


나는 김남운에게 손을 흔들고 집으로 향했다.



***



‘그런데 송시현은 가방을 맡기고 어디에 간 거야?’


나는 송시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핸드폰을 보고 있었는지, 송시현은 금방 전화를 받았다.


“너 지금 어디야?”

“나 밖에.”

“밖에 어디?”

“공원? 쪽인 것 같은데······.”


송시현은 자기가 어디쯤에 있는지 잘 설명하지 못했다.


길을 잃은 걸까.


나는 가방 이야기를 꺼냈다.


“너 가방 어떻게 할 거야? 그거 김남운한테 맡겼잖아.”

“아, 맞다! 까먹었다!”

“뭐?”


송시현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자기 가방을 남에게 맡겨놓고, 그걸 까먹는 사람이 어디 있어?”


어이가 없어 묻자 송시현이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여기 있지!”


그리고 몇 초 후에 뻘줌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김남운 연락처 알아? 알면 가르쳐 줘.”

“대단해. 진짜 가지가지한다, 송시현!”


내가 진심을 담아 말하자 송시현은 자기도 창피한지 멋쩍게 웃었다.


“하하······.”

“기다려. 내가 번호 보내줄 테니까―.”

“―아니야, 됐어.”


번호를 보내 달라고 해서 보내 주려고 하는데, 송시현이 말을 바꾸었다.


“안 보내줘도 될 것 같아.”

“뭐야, 확실히 해. 보내줘, 말아?”

“괜찮아. 보내 주지 마.”


송시현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춰 말하더니, 전화를 뚝 끊었다.


‘뭐야?’


나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이해가 안 가서 잠시 멍하게 있었다.


그러다 송시현이 말한 공원이 혹시 내가 방금 지나온 곳이 아닐까 싶어 그곳으로 갔다.


‘어? 김남운이다.’


도착한 곳에는 김남운이 서 있었다.


김남운은 제자리에 멈춰 서서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뭘 보는 거지?’


나는 호기심에 발소리를 죽여 김남운에게 다가갔다.


송시현을 만나러 간다는 아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뭘 보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저 골목 안에 고양이라도 있나?’


내가 가까이 다가갔을 때 들린 것은, 고양이가 야옹 하고 우는 소리가 아니라 퍼억! 퍽! 사람 때리는 소리였다.


‘응?’


나는 김남운의 뒤로 돌아가 골목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확인했다.


남자 무리가 있었는데, 그들은 누군가를 발로 차고 있었다.


‘잠깐만. 저거 송시현 아니야?’


나는 송시현이 나에게 덮어 주었던 잠바의 색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바닥에서 구르는 연한 하늘색이 무척이나 익숙하고 정겹게 느껴졌다.


‘왜 송시현이 맞고 있는 거지? 빨리 경찰을 불러야―.’


김남운에게 뭘 보고만 있냐고, 경찰을 부르자고 말할 생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내가 본 것은 같은 반 아이가 맞고 있어 놀란 얼굴이 아닌, 송시현이 맞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이나 고소해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남자아이였다.


‘어······?’


내가 어떠한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남자 무리가 송시현을 폭행하는 것을 멈추고 김남운에게로 왔다.


나는 자연스레 뒤로 물러나 흘러가는 상황을 지켜보았다.


김남운이 무리 중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흰색 봉투를 건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봉투? 돈?’


김남운은 남자 무리에게 돈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봉투를 건넸고, 이내 남자 무리는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아.’


나는 송시현 폭행 사건의 진상을 파악했다.


‘송시현을 폭행하라고 시킨 사람이 김남운인 거야.’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지?


경악했다.


“송시현.”


김남운은 오른손에 송시현의 가방을 든 채로 입을 열었다.


내가 있는 곳에서는 송시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아마 송시현은 저 말을 듣고 김남운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가방, 여기에 둘게.”


김남운은 말 그대로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송시현은 골목 안쪽에 있었고, 가방은 골목 입구에 놓아져서 송시현이 가방을 잡으려면 가깝지 않은 거리를 걸어가야 했다.


김남운은 그걸 알고서 일부러 장난치는 것 같았다.


김남운의 저 행동은, 네 가방 여기에 있으니까 네가 직접 와서 가지고 가, 라고 말하는 듯했기에.


일종의 도발.


아니, 송시현을 무시하는 것도 같았다.


‘많이 다친 걸까?’


나는 송시현이 걱정되어 멀리서 발만 동동 굴렀다.


“······그래.”


다행히 송시현은 말을 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는 아닌 것이다.


“아주 고오~맙다!”


대꾸하는 걸 들어보니, 다치기는 했어도 심하게 다치지는 않은 듯했다.


‘다행이네.’


나는 송시현이 죽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김남운은 살기 어린 눈으로 송시현을 보며 싱긋 웃었다.


그 아이는 웃는 얼굴로 한동안 말없이 송시현을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마치 다음번에는 죽일 거야, 경고하는 듯.


잠시 시간이 멈춘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였다.


어느 순간, 김남운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어어!?’


나는 반사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김남운의 시선은 정확히 나에게 꽃혀 있었다.


‘······들킨 거야?’


언제부터 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눈치챈 걸까.


김남운은 걸음을 떼서 내 쪽으로 다가왔다.


“가자. 데려다줄게.”


김남운은 나를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내 어깨에 김남운의 팔이 닿았을 때, 나는 어깨가 동상에 걸린 것만 같은, 살이 아린 듯한 감각에 바로 움직이지 못했다.


김남운과 스쳐 부딪친 곳이 너무 욱신거리며 아팠다.


‘김남운. 너 진짜 뭐야?’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김남운을 바라보았다.


특별할 것 없었다.


그냥 전교 1등, 우리 반 모범생의 뒷모습이었다.


그때 나는 김남운이 조금 무서워졌다.


김남운을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눈앞에서 생생하게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이런 식으로 이강현도 당한 거라면······.’


빨리 와.


안 올 거야?


김남운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나를 대했다.


나는 김남운의 그 뻔뻔함에 소름이 돋았다.


‘······너야. 네가 그런 거야.’


김남운이 연쇄 살인자라는 송시현과 이강현의 주장이 처음에는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김남운을 잘 몰랐을 때는 그랬다.


이제는 아니었다.


나는 김남운이라는 남자아이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 아이의 가면 벗은 모습을 확인했다.


‘이게 네 진짜 모습인 거야. 역시 너는······.’


살인자.



그 단어가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



김남운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다리가 후들거렸다.


몇 번인가, 다리에 힘이 빠져 휘청였다.


그 모습을 보며 김남운은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띠었다.


너무 잔잔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운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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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시즌2 16. 안재호의 묘 (1) 24.08.25 2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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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시즌2 14. 송시현의 병문안을 가다 (2) 24.08.23 28 1 16쪽
43 시즌2 13. 송시현의 병문안을 가다 (1) 24.08.22 32 1 11쪽
42 시즌2 12. 삼자대면 (2) 24.08.21 30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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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2 8. 조별 과제 (2) 24.08.17 35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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