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흑기사의 강탈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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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1.1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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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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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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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오염구역 마석채굴-

DUMMY

4화-오염구역 마석 채굴-


차에 타지 않고 주변을 살피던 진우는 곡괭이를 들고뛰었다.

그가 지닌 단검보다 한 달 동안 손에 익은 곡괭이가 더 위협적인 무기였다.


바닥에 쓰러진 인부는 호흡을 깔딱 거리며 바닥을 기었고 안전모 아저씨는 시미터에 온몸이 베어버려 피를 흘린 채 겨우 서있었다.

홉 고블린은 다 잡은 먹이에는 신경을 두지 않고 바닥에 모아진 마석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단순한 식욕보다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어줄 마석이 홉 고블린의 시선을 강탈했다.

“아저씨 뒤로 빠져요!”


대답을 듣기도 전에 진우는 곡괭이를 휘둘렀고 홉 고블린은 시미터로 막아냈다.

곡괭이와 시미터가 부딪칠 때마다 깡하고 소리가 퍼졌고 힘의 차이로 진우는 뒤로 밀려났다.


‘두 달간 운동한 걸로 E 급 몬스터는 무리인가?’

일반인은 F 급 몬스터도 상대하기 힘드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다.


홉 고블린은 힘에서 우위를 잡은 것에 기분이 좋았는지 연신 시미터를 놀렸고 진우는 묵직하게 방어하며 빈틈을 노렸다.

흥분한 홉 고블린이 큰 동작으로 시미터를 내려찍기 위해 높게 든 찰나 진우는 곡괭이를 잡던 손의 위치를 올려 잡았다.

그리고 바로 스윙하듯 옆으로 허리를 돌려 찍기


바뀐 손의 위치로 인해 곡괭이의 이동거리가 짧아졌고 곡괭이는 그의 의도대로 홉 고블린의 갈비뼈를 박살 내주었다.

폐에 구멍이 뚫리며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홉 고블린의 모습에 차에서 지켜보던 이들의 입은 쩍 벌어졌다.


부상당한 홉 고블린은 분노하며 한 손으로 상처를 막고 시미터를 휘둘렀다.

마력에 오염된 영향인지 흥분한 녀석은 고통을 이겨내는 듯싶었지만 몸은 정직한 법.

처음보다 약해진 녀석의 힘에 진우는 시미터를 막아내고는 마석을 채굴하듯 녀석의 무릎 연골을 채굴했다.


“키 이익.”

홉 고블린이 비명소리를 냈다.

곡괭이가 무릎에 박혀 움직이지 못하는 녀석의 목을 향해 품속의 단검을 휘둘렀다.

경동맥이 베이며 피가 솟았고 홉 고블린은 바닥에 쓰러졌다.


헐떡거리는 숨을 가다듬으며 사람들을 등지고 권능을 발휘했다.

눈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며 홉 고블린의 시체에서 검은색의 연기 형태로 나오는 영혼이 보였다.

녀석의 영혼은 죽은 자들의 세계로 가기 위해 하늘로 올라가려 했지만 보내줄 생각은 없었다.

올라가는 영혼을 향해 손을 내밀었고 그의 손에서 생기는 흡입력에 이끌려 손아귀에 영혼이 잡혔다.


[마력에 오염된 홉 고블린의 영혼을 강탈하였습니다.]

[강탈한 영혼은 24시간이 지나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종족 특성 고블린(F)을 획득하였습니다.]

[고블린(F)

고블린의 민첩함을 얻음과 동시에 겁이 많아집니다.

고블린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합니다.]


‘지금은 이 정도가 끝이네.’

권능이 F 급인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이 정도였다.

물론 이후 홉 고블린의 영혼을 완전히 굴복시키는 과정을 거치면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겠지만 그것은 안전한 곳에서 시도해야 할 일이었다.


심상 속 감옥에 갇힌 공포감에 소리를 지르는 홉 고블린의 영혼을 무시한 후 권능을 갈무리하자 눈에 머금어진 짙은 녹색은 자취를 감추었다.


싸움의 승자가 정해지자 지켜보던 인부들이 차에서 내리며 다 같이 환호했다.

“신입! 처음부터 대단한 줄 알았다니까!”

“대박이야. 이건 폰으로 녹화해서 소장했어야 됐는데.”영상으로만 보던 헌터의 싸움을 실제로 본 것에 인부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일단 환자들부터 챙기죠. 병원부터 가야겠습니다.”

진우의 말에 인부들 중 덩치가 큰 사람들이 나와 부상자들을 챙겼고 그는 바닥에 떨어진 시미터를 챙겨 홉 고블린의 천 옷으로 감쌌다.

단검이나 곡괭이보다 값어치가 있는 무기로 놓고 갈 수 없었다.


나머지 인부들도 이곳을 떠나기 위해 마석들과 홉 고블린의 시체를 차에 옮겨 실었다.

E 급에 불과한 홉 고블린의 시체라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 이게 다 돈이었다.


환자와 물건을 다 챙긴 인부들은 출발하자며 봉고차의 옆면을 탁탁 쳤고 인력 소장은 눈치를 살피며 천천히 페달을 밟았다.

방금 싸움에서 겁쟁이처럼 나서지 않은 것에 인력 소장은 신경이 쓰였다.


뒤에 탄 인부들이 방금 본 전투를 떠올리며 흥분해 있을 때 인력 소장은 조용히 입을 땠다.

“진우야, 내가 너 제대로 키워줄 테니 아까 했던 말 취소해 줄 수 있냐? 일반 인부가 아니라 소장급으로 만들어줄게.”

진우는 대꾸 없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인력 소장이 그를 밑에 두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만 어디 호랑이 새끼가 개 밑으로 들어갈 수 있겠는가?


인력 소장은 아쉽다며 현금이 든 봉투를 건넸다.

“저 홉 고블린 시체 값, 선불이다. 정가보다 더 높을 거다. 소장인 우리를 대신해서 해치워줬으니 고마움의 의미로 더 넣었어.”


이 봉투가 고마움의 의미?

그것보다는 이번 일을 어디 가서 소문 내지 말아달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었다.

몬스터가 나왔다고 도망친 인력 소장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아무도 자기들 밑에서 일을 하지 않을 거니까.

그러니 그를 고용해서 몬스터를 처리했다고 일단락 지으려는 거겠지.


인력 소장들의 평판 따위는 그와 상관없었고 굳이 들어오는 돈을 거절할 필요 없었다.

조용히 봉투를 챙기고 창밖을 바라봤다.

먹구름으로 드리워진 오염구역의 하늘은 마석 채굴자들의 삶과 닮아 있었다.


환자를 싣고 비포장도로를 털털거리며 달리던 봉고차는 병원에 도착했다.

크게 다치지 않은 안전모 아저씨는 사제에게 치료를 받고 휴식을 취하는 처방이 내려졌고 처음에 습격당한 인부는 상처 부위를 수술받고 목숨을 건졌다고 했다.

그래도 같이 일한 동료라는 생각에 자리를 지키던 진우에게 정신이 든 안전모 아저씨가 말을 걸었다.

“진우야, 네가 몬스터를 잡았냐?”

“네, 마지막으로 마석 채굴하는 날 이렇게 일이 터졌네요.”


안전모 아저씨는 그럴 줄 알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역시 넌 이런 오염구역에서 마석이나 캘 사람이 아니네. 저기 내 지갑에 보면 명함 있거든? 나중에 게이트에 채굴이나 몬스터 사체 정리 같은 일 있으면 불러. 특별히 지인 가격으로 모시마.”


아픈 와중에 자신을 홍보하는 아저씨가 웃겼는지 진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픈 와중에 영업하는 아저씨가 대단하네요.”

“원래 자기 홍보는 늘 하는 거야. 몬스터 사체 처리도 예전에 배워 가능하니 편하게 불러라.”


어쩐지 다른 사람들이 홉 고블린이 무서워 도망칠 때 혼자 상대한 것이 사체를 처리하며 몬스터를 많이 대해본 사람의 대담함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건강한 거 봤으니 이만 가봅니다.”

안전모 아저씨가 괜찮은지 확인한 진우는 이만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 인사를 했고 병원을 나가며 안전모 아저씨의 명함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사체 처리, 마석 채굴 / 신속 안전하게 모십니다. 박 안전.

‘앞으로 그냥 안전 아저씨라 불러도 되겠네.’


집으로 돌아온 진우는 동생이 오기 전 홉 고블린 영혼의 마무리를 시작했다.

심상 속으로 들어가자 오염된 마력이 빠지며 풍선처럼 몸이 쪼그라든 홉 고블린의 영혼이 보였다.

갇혀있던 녀석은 진우를 보자 감옥을 부서져라 흔들었다.


“소용없어. 네 힘으로 여기를 벗어날 수 없어. 내 허락만이 유일한 탈출구지."

말을 들은 채도 않고 녀석은 더욱 난동을 부렸다.


괜찮았다.

그가 강탈하여 감옥에 잡아넣은 영혼들은 처음에 이런 반응을 보이니까.

방금 전 자신을 죽인 이가 눈앞에 있으니 당연한 행동이었고 그럴 때 특효약이 있었다.

매가 약이었다.


손에 생성된 열쇠로 감옥의 문을 열어주었다.

열린 문에 기회라 생각한 녀석은 뛰쳐나왔고 의지로 시미터를 빚어 그와 홉 고블린에게 한 자루씩 건넸다.

“무기 들어. 억울하면 한 번 더 해보자.”

홉 고블린은 고함과 함께 시미터를 들고 공격을 가했지만 오염된 마력이 빠지며 약해진 근력으로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몸이 정상일 때도 이기지 못했는데 약해진 상태에서 진우를 이길 리 만무했다.


몇 번의 부딪침 끝에 홉 고블린은 무기를 떨어뜨리며 넘어졌고 홉 고블린의 무기를 발로 차 치워버린 후 녀석을 마구 짓밟았다.

홉 고블린은 놓친 무기 대신 손톱을 내세워 방어했지만 그뿐이었다.

바닥에 쌓인 먼지가 펄펄 날 정도로 온 힘을 다해 밟아버리자 녀석은 방어는 포기하고 진우를 피해 스스로 감옥 안으로 들어갔다.


“승자독식. 승자는 패자의 모든 것을 가지는 거지.”

아까와 달리 진우의 말에 대항하지 못하고 홉 고블린은 고개를 숙이며 두려움에 떨었고 시스템은 이 상황을 인정했다.


[홉 고블린의 굴복을 얻었습니다.]

[특성 마력 오염 저항(F)을 획득하였습니다.]

[마력 오염 저항

마력 오염에 저항할 힘을 얻습니다. 마력을 과다하게 받아들여 사용 가능합니다.]


진우는 기분이 상해 감옥 창살을 발로 찼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마력 포션을 과다 복용할 때나 의미가 있지 마력 포션을 살 돈도 없는 그에게 무 쓸모였다.


‘그래, 이렇게 굴복시켰는데 아무것도 못 얻은 것보다는 낫지.’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생각하며 온몸에 멍이 든 홉 고블린을 째려본 후 현실로 복귀했다.


그날 저녁 소현과 밥을 먹던 진우는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두 달간 체력과 마력을 준비하며 밑바탕을 만들어놨으니 이제 자신만의 그림을 그릴 때였다.

직업을 획득하여 특성과 스킬을 얻는 것.

“나 내일 튜토리얼 탑에 가보려고 해.”

“벌써? 두 달 만에 준비가 끝난 거야?”


소현은 반찬을 집던 젓가락을 멈춘 채 놀라 했다.

F 급 헌터가 되려고 다들 1년을 준비하는데 두 달 만에 준비를 끝냈다는 말에 당황한 것이다.

“게이트에서 살다 온 영향인지 몸에 마력이 잘 쌓여서 생각보다 일찍 끝났어.”


소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알겠어.. 대신 튜토리얼 탑에서 무리하지 말고 힘들면 포기해도 돼.”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동생의 모습에 속으로 다짐했다.

‘앞으로 위험한 일 생기면 소현이한테 절대 말하면 안 되겠네.’


걱정을 끼쳤다가는 무한 루프의 잔소리에 시달릴 듯했다.

30분이 넘게 염려 어린 조언을 들어 정신이 혼미해지다 겨우 빠져놓은 진우는 잠에 들기 전 튜토리얼 탑의 정보를 확인했다.


튜토리얼 탑

세계에 게이트가 발생하며 생긴 특수 장소 중 하나로 한국 서울에 세워진 탑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초심자들을 위한 장소로 등반 조건이 까다롭지만 각성자로서 헌터를 꿈꾼다면 누구나 지나가야 되는 관문 중 하나다.


알려진 탑의 등반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 직업이 없어야 될 것.

- 각성자 등급이 E 급 헌터 이하의 수준일 것.

- 게이트에 출입한 횟수가 5회 이하일 것.


다행히 10년간 바뀐 것은 없었다.

저 3가지 조건 모두 충족해야 튜토리얼 탑에 등반할 수 있었고 진우는 저 조건에 부합했다.

이계를 다녀온 경험을 게이트 출입 횟수로 쳐도 1회가 전부니까.

두 번 세 번 조건을 확인한 그는 안심하며 내일을 위해 잠을 청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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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튜토리얼 탑- +2 24.01.17 1,359 25 12쪽
5 5화-튜토리얼 탑- +2 24.01.16 1,463 23 11쪽
» 4화-오염구역 마석채굴- 24.01.15 1,477 20 11쪽
3 3화-오염구역 마석채굴- +2 24.01.14 1,484 23 11쪽
2 2화-오염구역 마석채굴- +1 24.01.13 1,640 23 11쪽
1 1화-10년의 기다림- +3 24.01.12 1,935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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