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son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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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11is
작품등록일 :
2024.01.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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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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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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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05 : A Letter

DUMMY

노랫소리에 눈을 뜨자 밝은 조명이 보였다.

지금은 12월 24일이다.

지난 12월 23일 본방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하루가 지난 현실이었다면 크리스마스이브 날이다.

난 이날 잠을 괜찮게 잤다.

원래는 더 일찍 자려고 했는데 오래간만에 책을 읽었더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책은 Masquerade Project, Operation Disclosure Column, 존 F. 케네디, 링컨, 카발 등 다양한데 웹소설인데 책으로 발매된 Masquearde 같은 것들도 있었다.

이건 아마 웹소설 플랫폼 검색창에 입력하면 확인 가능할 것이다.

여기서 한편으로 어이가 없었던 게 내가 분명 새벽까지 책을 읽고 잠을 자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본방 안의 어떤 NPC가 내가 새벽까지 책을 읽었다고 말하며 말 그대로 말을 지어냈다.

내가 이곳에서 생활하며 종종 느끼는 건 NPC들이 말을 자꾸 지어낸다는 점이다. 혹은 저런 식으로 부풀린다.


......


오전 기상 후에는 이불을 개고 점검 후 뜨거운 물이 담긴 통을 받고 플라스틱 통에 물을 넣고 이불 사이에 넣고 면도기 받아서 저마다 면도를 하고 나서 오전 식사를 하며 일과가 시작된다.

이건 매일 반복된다.


......


"이거 받아서 외워."


2번 NPC가 내게 종이 한 장을 건네줬다.


'이게 뭐지?'


난 종이를 받았다.


'방 규칙표를 얻었습니다.'


"방 규칙표?"


난 낮게 중얼댔다. 이후 그것을 확인했다.


......


602-5R 방 규칙, 시간표, 11번이 하는 일.


06:10 AM / 기상 후 쓸고 닦기.

06:30 AM / 점검.

06:50 AM / 면도, 뜨거운 물통 받기. 면도 후에는 면도기 내부 청소. 주말에는 면도 없음.

07:00 AM / 오전 식사. 통 개수 확인, 행주 빨기, 설거지.

08:00 AM / 점검 후 분리수거. 주말에는 분리수거 안 함.

09:00 AM / 상 펴기. 주말에는 상 안 펴도 됨.

10:00 ~ 10:30 AM / 뜨거운 물통 받기.

11:00 AM / 점심 식사. 통 개수 확인, 행주 빨기, 설거지.

12:00 PM / 도레미 라디오.

13:00 AM / 쓸고 닦기 후 상 펴기. 주말에는 상 안 펴도 됨.

15:00 ~ 15:30 AM / 뜨거운 물통 받기.

16:00 AM / 일과 종료.

16:30 AM / 점검 후 쓸고 닦기.

17:30 AM / 저녁 식사. 통 개수 확인, 행주 빨기, 설거지.

20:00 AM / 쓸고 닦기.


화요일 온수 샤워 할 때 빨래 할지 묻기.

비누통 1, 샴푸 2, 린스 2, 폼 클렌징 2, 치약 2, 비누 세제 1, 섬유 유연제 1 대야에 넣어서 들고 가기.

걸레 빨기 : 밟아서 세탁, 깨끗한 물로 1장씩 헹구고 짜고 털고 널기.


주의 사항


설거지할 때 급식판, 플라스틱 수저, 젓가락 뽀드득 소리 나게 하기.

변기랑 바닥 치약 묻힌 수세미로 닦기.

소변보고 나서 변기 물로 씻기.

대변볼 때 오토 켜고 엉덩이 물로 닦기.

화장실 들어갈 때 관복 다 벗기.

매주 한 번 창문 빼서 창틀에 있는 내용물 빼고 빗자리 물 묻혀서 방충망 쓸고 물 털고 말리고 창틀 주변 걸레질 하기.

걸레는 비누 세제, 섬유 유연제 써서 빨기.

대답은 네로 통합. '알겠습니다. 잘하겠습니다.' 금지.

식사 때 (기준을 알 수 없으나) 정량만 먹기.

방귀는 화장실에 가서 뀌기.

밤에 화장실 쓸 때 앉아서 볼 일 보고 물만 내리기.

탕은 빨간색 큰 통, 고랑 간은 빨간색 작은 통.

행동하기 전 3초 정도 생각하기.

매일 머리카락, 얼굴, 몸 씻고 닦기.

빨래는 속옷은 1일 1회, 수건은 2일 1회, 내복은 3일 1회. 비누 세제, 섬유 유연제 쓰기.

부르면 대답하기.

일 할 때 실수하거나 마음에 안 들거나 눈에 거슬리면 딱밤.


......


'염병...'


난 이게 뭔가 싶었다.


......


난 이 날 점심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한 일은 설거지였다. 그런데 설거지하기 전 변기 뒤에 있는 레버를 내려야 한다.

이들은 이것을 오토라고 부른다.

예로 오토를 내리면 물이 반 정도 담긴 플라스틱 통을 변기 레버에 꽂아서 내리면 오토가 걸린다.

이곳은 지난 신입방 때랑은 다르게 음식물을 빨간통 한 곳에 모아서는 그걸 오토를 걸고 나서 변기에 버린다.

난 이 장면이 정말 충격이었다.

먹는 걸 변기에 버려?

신입방에서는 먹다 남은 음식물 통을 밖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처리해 주던데 본방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 모양이다.

왜 그런 지는 알 수 없다.

변기 안에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작업이 끝나면 변기 뚜껑을 닫고 나서 그 뒤에 있는 대야 2개를 꺼내서 설거지를 시작한다.

대야 하나는 밑에 받치는 용도이며 나머지는 물과 주방 세제를 담는 용도로 쓰인다.

물은 뜨거운 물을 넣어둔 플라스틱 통을 쓰는데 평균 1~2개 정도를 설거지할 때 쓴다.


......


난 관복과 내복을 인벤토리 안에 넣고 속옷 차림으로 변기 뚜껑에 앉아서 설거지를 시작했다.


......


'설거지 P 기술을 획득했습니다.'


설거지를 시작하니 문구가 보였다.


"기술 확인."


......


설거지 P LV 01


설명


설거지를 하면 자동으로 얻는 기술이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설거지 속도가 높아진다.


......


'좋은 건가? P는 뭐지? 패시브?'


난 고개를 갸우뚱했다.


......


설거지 일은 매일 반복되는데 내가 서열 11위니깐 11번이 이 일을 도맡아서 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은 주로 닦는 일이고 10번 NPC가 하는 일은 차가운 물로 씻는 일이다.

이 날 점심엔 10번 NPC가 아니라 더 높은 번호의 NPC가 씻는 일을 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제대로 하는지 보려고 그러는 모양이다.


......


"이거 다시 해. 씻을 때 뽀드득 소리가 날 때까지 해야 돼."


5번이 내가 설거지한 플라스틱 수저를 도로 통 안에 넣었다. 이후에도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 됐다. 덕분에 쉽지 않았다.

난 설거지하는 것에 대해 크게 반감은 없었다. 왜냐면 평소 집안일이나 설거지를 하며 지내서 그렇다.

하지만 난 이런 일을 매일 하지는 않고 주로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며 이곳처럼 급식판, 플라스틱 수저, 젓가락, 국자, 주걱, 빨간통 등을 닦을 때 무슨 소리가 날 정도로 하지는 않는다.

난 평소하고 지내던 것과 이곳에서 하는 방식이 달라서 적응이 안 됐고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작업이 정말 더뎠다.

난 이 방이 잘못됐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른 방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유별 났고 무슨 깔끔을 저렇게 떠는 건지 궁금했다.

범죄자라고 해서 지저분하라는 법은 없다. 그런데 저건 너무 나아갔다.

저들의 겉이 아무리 깔끔해도 속이 시커먼 범죄자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예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라고 불리는 부류가 있는데 이들은 정말 깔끔하고 평범하게 생겼다.

길거리 여기저기 거닐다 보면 차림이 단정하고 생김새도 평범한 부류가 있는데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성향의 인물은 주로 그런 쪽에 많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성향의 인물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런 식으로 해야 남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사람의 마음 틈 속을 쉽게 파고들 수 있어서 그렇다.

저들의 목적은 주로 금전적인 부분이다.

다른 말로 저렇게 흔하고 평범한 게 아니고 개성이 있고 눈에 띄는 사람 중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성향을 지닌 자는 사실상 거의 없다.

이들은 주로 자신을 우선시(스스로를 사랑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며 타인과 다름과 차이를 인정할 줄 알며 존중해서 그렇다.

이들은 남에게 이래라저래라 강요하거나 자신처럼 하고 지내길 바라는 전체주의적 발상을 거부한다.

이들은 개성이 있는 만큼 자신 만의 세계관과 목적이 확실하며 고집도 있어서 주변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대신 때로는 그런 성향이 이기적이게 보일지도 모르고 남의 눈살을 찌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뭐 어쩌라고?

개가 백 날 짖어도 난 내 갈 길 간다.

이들은 그런 거 신경 쓰지 않는다.


......


내가 이 방에 들어와서 느낀 건 요즘 애들이 싹수가 없다는 점은 비슷해도 범죄자는 그런 정도가 더하다는 점이다.

이 방에 나보다 어린 방장이 있는데 걔는 얼굴에 1 표시가 적혀 있다.

쟤가 내가 뭔가 모르고 행동하면 지 성깔 더럽다고 하며 때린다, 섹스해 봤냐 어쩌고 하면서 주둥이로 방귀를 뀌고 있더라.

쟤는 형량이 5년이라고 한다.

군대 제대 후 1년 6개월 만에 감옥에 들어갔다고 한다.

범죄는 중고 나라 사기라고 한다.

여기서 웃긴 건 한 번 재판을 받고 풀렸는데 나가면서 또 사기를 쳤다고 한다.

쟤는 나중에 출소를 해도 머지않아 또 구속당해서 감옥 생활할 것 같다. 그래도 인재인 것 같으니 나중에 정치꾼이나 되면 될 것 같다.

사람들은 겉과 속이 다른 이기적인 사이코, 소시오 패스에게 환장하니 말이다.

난 저런 일이 있었지만 저 방장이 뭔가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일단 기고 잘 구슬려서 정보를 캐고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어서 안경을 낀 NPC 둘 중 한 놈이 있는데 얘도 성깔이 더럽기는 마찬가지다.

내가 막내라고 갈구면서 부려 먹던데 난 영치금도 없으니 몸으로 때워야 하는 처지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무슨 막내 성애자도 아니고 수시로 막내 타령을 해서 이렇게 한 마디 해 주고 싶었다.

난 어이가 없고 서러웠다.

지금 감옥에 들어간 것만 해도 그 과정이 어이없고 독방 생활해서 억울한데 누군지도 모르고 같은 부랄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족보도 모를 천한 것들한테 갈굼 당하며 눈치 봐야 하니 말이다.

저들은 애미가 감옥에 들어가면 만만한 놈 하나 갈구라고 가리킨 걸까?

저들의 부모는 아마 잘난 양반인 모양이다.

너희 자식도 나중에 감옥에서 나 같은 취급당하길 바란다.

난 저런 일을 당하며 한편으로는 이 또한 다들 당해 봤으니 악습이 돌고 도는 게 아닌가 싶었다.

이어서 사투리 구사하는 중년에 마른 9번 NPC 아재가 있는데 그는 여기 처음 들어왔을 때 앞서 말한 과정을 선보이며 활약했다.

이 일은 다 해 봤을 것이며 안 한 NPC는 아마 없을 것이다.

9번은 어디를 가도 그렇고 흔하지만 말이 정말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잠잠해졌다.

9번은 상당히 방탕했고 대구 출신 같았다. 그런데 이 방 NPC들은 대부분 방탕하다.

TV에 나오는 여자들 보며 어디를 뜯어고쳤다거나 무슨 맛이 날 것 같다거나 하며 수준 낮은 대화를 이어 나갔다.

저들은 기본적으로 수준이 낮고 나랑 주파수가 맞지 않으며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대화가 애초에 설립되지 않는다.

이건 사실 어디든지 비슷하다. 그런데 범죄자들은 그런 게 더하며 말보다는 몸이 먼저 나가는 미친개 습성이 강해서 조심해야 한다.

감옥 들어가서 몸에 멍이나 상처가 생기지 않게 말이다.


......


설거지를 마치고 나서 시간이 조금 지나자 12시가 됐다.


......


점심시간에는 도레미 라디오에서 일본 애니 노래가 나왔다.

내가 이곳에서 둘째 날까지 할 수 있는 건 많이 없었다. 그래서 지루하고 따분했다.


"가족에게 연락할 수 없나?"


난 궁금해서 낮게 중얼댔다. 그러자 띠링하는 소리가 들렸다.


......


미션


집에 편지를 보내 근황을 전하세요.


보상


어떤 내용을 보내냐에 따라 보상이 달라집니다.


......


난 미션을 보고 집에 편지를 보내야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했더니 편지 한 장, 종이를 주길래 작성했다.

편지 내용은 내가 감옥에 어떤 식으로 들어갔고 무슨 생활을 했고 앞으로 뭘 해야 하는지 등 꼼꼼히 적어서 보냈다.


......


미션 컴플리트.


편지는 앞으로 보내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보내시면 됩니다.


......


난 과거 블로그에 글을 적고 지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이런 순간이 결코 헛된 순간이 아니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됐다.

실제로 저런 활동 덕분에 글 솜씨는 늘었으니 말이다.


Q. 감옥에서 출소하고 나서 하고 싶은 일?


- 글 쓰기.


난 어딘가에 글을 적고 싶다.

만약 가능하면 지금 당장 하고 싶다.

그것도 정말 간절하게 말이다.

이게 원래대로라면 저런 활동을 하기 싫다는 기분이 들었을지도 모르는데 이곳에서 지내다 보니 바뀌었다.

이건 단기직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난 앞으로 신장 위구르, 대만 인신매매 같은 수준의 부조리한 상황이 아니면 엔간해서는 불평불만 않고 내가 해 나가는 부분을 꾸준히 운영하며 저런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히 생각하고 매일 성실히 지내야겠다.

수익이나 수당이 적으면 어때?

이런 곳에서 갈굼 당하고 금전도 못 벌고 시간, 기운 낭비하는 것보다는 적당히 챙겨 먹고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고 잘하는 생산적인 일에 종사하는 게 훨씬 낫다.

글 적는 건 고독한 활동이라 하던 대로 하며 지낼 수밖에 없지만 일상적인 부분은 다르니 천천히 해 나가야겠다.

감옥에서 한 통화가 마냥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어디 있는지 가족에게 알려줄 수 있었고 편지도 보냈으니 막혔던 여러 가지 일이 시원하게 풀리지 않을까 싶다.

그런 징조가 보인다.

내게 좋은 신호랑 변화가 함께 다가올 것이다.

난 그럴 거라고 확신한다.

내가 감이 정말 좋다. 그런데 편지를 보낸 것까지는 좋은데 이게 집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린다. 그래도 일찍 도착하는 편이다.

내 가족이 집에서 편지를 확인하고 나서 여러 조치를 취해줄 것이다.


......


이 마음이 내 가족에게 무사히 닿기를...

어서 이 게임에서 풀려나길...

사랑하고 소중한 가족이 있는 그립고 정겨운 집...

내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무사히 귀가할 수 있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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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Step 09 : A Game Operator 24.01.29 25 0 15쪽
9 Step 08 : The First Wave 24.01.28 17 0 14쪽
8 Step 07 : A Dream 24.01.26 19 0 14쪽
7 Step 06 : Never Give UP 24.01.25 2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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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Step 04 : Room Number 602-05 24.01.23 69 0 13쪽
4 Step 03 : Solitary Confinement 24.01.22 33 0 12쪽
3 Step 02 : Room Number 1201-01 24.01.21 54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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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IP 24.01.20 160 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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