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son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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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11is
작품등록일 :
2024.01.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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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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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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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04 : Room Number 602-05

DUMMY

눈을 뜨자 약하게 들어온 조명이 보인다.

어느새 12월 말이 됐다.

이 날 새벽 몇 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잠깐 일어나서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끝나간다.'


내가 지금 말하는 건 20ㅗㅗ년 12월도 맞지만 내가 지금 처한 상황에 대한 것도 맞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으니 좋든 싫든 이 지긋지긋한 상황도 머지않아 지날 것이다.

난 다시 잠을 청했다.


......


노랫소리에 눈을 뜨자 밝은 조명이 보였다.

난 졸려서 다시 누워 있었는데 기상하라는 소리가 들려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래 이후로는 라디오 소리도 들린다.

여기에서 자체적으로 이 시간대 틀어주는 라디오인가 보다.

독방은 나 한 명뿐이라서 점검할 때 하나로 끝났다.

난 잠을 괜찮게 잤지만 더 누워 있고 싶었다.

여기는 문에 창문이 계속 열려 있어서 방이 금방 추워진다.

지난 20ㅗㅗ년 12월 16일 감옥에 들어가고 나서 어느새 20일이 됐다.

시간 자체는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

난 이곳에서 먹고 자고 한 것 말고는 체감 진척된 게 아직 없다.

내가 미션으로 건강검진을 받지 않아서 그 보상으로 독방으로 사실상 쫓겨난 것을 제외하고 말이다.

하지만 난 계속 뭔가를 해 나갈 것이다.

난 신속하게 감옥에서 풀려나 게임을 끝낼 것이다.


......


난 오전에 식사를 하며 구치소 안의 여러 NPC들에게 가족과 연락하려면 언제 가능하냐고 물어봤는데 모른다, 알 수 없다, 아직 안 된다는 대답뿐이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저들도 이곳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확실하게 알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는 사실이다.

난 이것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전개가 많이 어설프고 억지스럽다.

난 춥고 할 일도 없어서 누워 있었는데 담요를 개서 앉아 있으라고 하길래 TV 켜고 담요를 덮은 상태로 있었다. 그러면서 보온을 해야겠다 싶어서 마스크도 꼈다.

추워서 그런지 피로도가 금방 줄어든다.


......


뉴스를 보는데 다양한 소식이 들렸다. 그중에서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 난 아마 그를 체포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고 나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말이다.

이런 내용의 설이 있는데 알 수 없지만 확실히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조짐이 보인다.

그건 머지않아 알게 될 것이다.


......


난 식사하고 나서 누워 있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가족과 전화 연결이 됐다.

전화 제한 시간은 약 5분 정도이다.

이 안에 여러 가지를 설명해야 한다.

난 일단 이곳에 들어가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문제는 내 아빠가 귀가 잘 안 들리신다는 점이다.

내가 한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다.

내가 뭐라고 계속 얘기를 하는데 못 알아 들었다.

결국 그렇게 시간이 지나 버렸다.

교도관 NPC는 일절의 자비 없이 5분 후 전화기를 닫고 유유히 현장을 떠났다.


'씁쓸하네...'


기가 찼다.

이건 정말 웃긴 일이다.

게임인데 실제 설정을 있는 그대로 넣었다.

이 게임 소름 돋을 정도로 무섭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제작자가 아무래도 귀신인가 보다.

그것도 귀신의 왕...

난 저 때 얘기를 더 나누고 싶었지만 솔직히 이 날 나눈 전화는 별 의미 없었다.

내가 전화 통화를 하고 나서도 계속 감옥에서 생활을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난 그게 설령 게임 일 뿐이라도 아빠랑 짧지만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 상황 자체가 개선된 건 없었고 독방까지 들어가서 최악이나 다름없었지만 말이다.

난 감옥에 들어간 게 내게 있어서 최고로 재수가 없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다른 말로 이 이상 내려갈 게 없으며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서서히 개선될 거라고 본다.

운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시간, 때, 장소, 인물, 계기 등이 톱니바퀴 맞물리듯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이날 오전 뉴스를 보는데 누가 기소를 당했다고 한다.

난 이 시점 운이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페트병 뚜껑을 땄는데 그걸 놓치자 일자로 서고 나서 옆으로 구르다 멈췄고 휴지 다 쓰고 나서 남은 작고 동그란 종이 곽 옆에 둔 종이컵에 예쁘게 꽂히더라.

운이 좋아질 때 주로 저러던데 이날 가족과 전화도 했으니 여러 상황을 돌아보면 내게 지금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나려고 하니 저런 거 아닐까?

여기서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그러는 걸까?

바로 연상되는 건 풀려나서 게임이 끝나는 건데 일단 그런 일은 없었다.

하지만 난 이때 기쁘기도 행복하기도 했다. 마치 천진난만한 어린애처럼 말이다.

난 요즘 진심으로 행복한 적이 없었다. 그렇게 대체로 무덤덤하게 지냈는데 이런 뜬금없는 상황을 겪자 나도 사람이라서 그런 지 위축이 됐고 기도를 하고 빌게 됐다.


'누가 날 구해줘. 날 도와줘...'


난 신라 조상님들과 돌아가신 엄마, 하늘에 빌었다. 그랬더니 일이 속도 있게 진전된 감이 있기도 했다.

난 앞으로 개고생을 하며 여러 안 좋은 경험을 하게 될 어느 방에서 약 2주 이상 개고생 하며 지내게 되지만 그 안에서 해답을 찾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건 가리지 않고 다 하면서 지냈다.

이건 차차 알아가게 될 것이다.

난 이런 식으로 정말 간절하게 바라고 빌고 기도하며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생존하자.

그게 설령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고요한 어둠 속일지라도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


노랫소리에 눈을 뜨자 밝은 조명이 보였다.

지금은 12월 23일이다.

지난 12월 19일 미션 완료 보상으로 (이딴 게 과연 보상인지는 알 수 없다) 독방 생활이 시작 됐다.

이어서 지난 12월 21일과 12월 22일에도 별 일 없이 독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난 지금 와서 이때 내가 뭘 한 지 기억이 안 난다.

그저 독방에서 지냈다는 점뿐이다.

여기에서 얻은 감기 증상과 함께 말이다.

이 날은 아래층으로 가는 날이었는데 난 결핵 문제로 다시 독방으로 향했다.

독방에서 다시 다른 독방으로 갔다는 것이다.

내가 독방에서 다시 다른 독방으로 간 이유는 아마 건강 검진을 받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그런데 미션에서 그렇게 하라고 했으니 한 것뿐이다.


'춥다...'


난 독방 말고 여기보다는 처음에 있었던 넓은 방에서 지내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다.


"넓은 방으로 보내 줬으면 좋겠다..."


난 낮게 중얼댔다.

그 순간 띠링하는 소리가 들렸다.


......


미션


교도관 NPC에게 말해서 건강검진을 받으세요.


보상


본방


......


난 미션을 보고 나서 방 안에 있는 똑딱이를 눌렀다. 그러자 교도관과 밖에서 일하는 근로자 NPC가 함께 방으로 찾아왔다.

난 이들에게 건강검진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날 독방에서 꺼내줬다.

난 건강검진을 받았다.


......


미션 컴플리트.


본방으로 향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감옥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


난 미션 완료 문구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격하게 즐기고 싶지 않다. 어서 집으로 가고 싶다...'


......


난 미션 완료 보상으로 602-5R(6층 2동 5번 방)으로 향했다.

방에 들어가니 한 NPC가 내게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하며 내 관대 안의 물품을 종이 제외 싹 수거하고 나서 방 안에 재배치했다. 그러고 나서 오늘 하루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


방 내부 설명


나 포함 총 11명이며 신입은 나 포함 셋이다.

연령대는 나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많거나 중년, 노인 등 다양하다.

연령대는 밤에 한 회의 시간 때 알게 됐다.

주변엔 사과가 올라가 있는 싱크대, 4칸짜리 수납장 위에 올라간 이불, 침낭, 수납장 안에는 여러 책, 물통, 관대, 바둑, 장기판, 신문지, 휴지, 구석엔 쓰레기통, 라면 상자, 벽 수납장 안에는 상자들과 안에 과자, 라면, 커피, 차, 세면도구, 벽에는 플라스틱 옷걸이, 의상, 계획표, 식단, 달력, 뭔가를 보낼 때 쓰는 통 등 신입 때 들어간 방과 비슷한데 NPC들과 분위기가 달랐다.


......


난 방에 가장 마지막에 들어가서 11번이다.

그 밖에 신입 둘은 각각 얼굴에 10, 9 숫자가 적혀 있다.

나랑 신입 둘은 가만히 앉아서 이 방 모습을 지켜봤다.

이곳은 저마다 죄명이 다르고 규칙과 서열이 있었다.

감옥 자체가 이미 규칙이 있기는 했지만 여기서 말하는 건 단체 생활에 대한 얘기다.

다들 얼굴 자체는 숫자가 보여서 모르겠지만 면도를 하고 의상을 입었는데 감옥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관복 말고 저마다 내복, 반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신입에게 종이로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종이에는 이름, 나이, 죄명, 거주지, 영치금 등이 적혀 있었다.

종이에는 이런 식으로 적으면 된다.


......


이름 : 박하루

나이 : 25

직업 : 미군 스파이

죄명 : 동성 성폭행

거주지 : 북한

영치금 : 2억 원


......


이 종이에는 참고로 직업이나 가족이 몇인지에 대한 설문은 따로 없었다.

난 저런 식으로 적지는 않았다. 왜냐면 난 동성 성폭행을 한 적이 없었고 거주지가 북한도 아니라서 그렇다. 게다가 영치금도 없다.

하지만 가끔씩 동성을 보면 설레는 때가 있기도 하다.

그게 설령 남자라도 끌린다면 상관없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사실 남자건 여자건 맛만 좋으면 그만 아닌가?

이건 농담이니 우스갯소리로 넘기도록 하자.

또한 BL 장르가 아니라서 동성끼리 레슬링 하는 장면도 안 나오니 그 점 참고하시길 바란다.


......


저들은 잠깐 모여서 얘기를 나누더니 내게 내복을 줬다.

난 내복을 착용했다.


'내복을 입으니 체온이 올라 따듯해집니다.'


난 문구를 바라봤다.

어디선가 들은 얘기인데 내복을 입으면 체온이 몇 도 올라간다고 한다.


......


이 날 하루 본방에서 한 일은 없었다.

그저 어깨너머로 지켜보기만 했다.

방 쓸고 닦고 식사하고 나서 급식판, 수저통, 음식 담는 빨간 통 등을 건네주고 나서 식사가 끝나면 한 통에 모아서 변기에 버리고 설거지하고 나서 변기, 화장실 바닥 닦으면 마무리인데 이걸 매일 3번 반복한다.

이제 저게 신입들이 할 일이고 몫이다.

식사는 7시, 11시, 17시쯤에 나온다.

설거지를 할 때는 대야에 뜨거운 물을 넣고 하면 된다.

내가 이런 일과를 진행해 본 결과 엔간했다.

주변 정리를 잘하고 깔끔한 건 좋은 일이지만 뭔가 병적이었다.

이 방 NPC들은 찬 물로 매일 씻고 비누랑 때타월로 몸을 닦고 샴푸로 머리카락 감고 폼으로 세안하며 지낸다.

저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냄새가 나서 그렇다고 한다.

난 저런 부분은 이해한다.

나 역시 집에 있을 때 자주 씻고 닦고 했다. 그런데 주로 미지근한 물로 그랬고 차가운 물은 여름이나 마지막 헹굴 때나 얼른 씻을 때만 쓰고는 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도 그렇지만 자주 씻어서 좋을 건 없고 집 안에서만 지내는 애가 집 밖 놀이터 모래 위에서 뛰어노는 애들보다 몸이 더 안 좋다는 사실이다.

사람은 과거부터 세균, 바이러스 등과 공존하며 그것에 닿고 감염되고 나누며 면역이 생겼는데 집 안에선 저런 게 한정적이라서 밖에 나가서 다양한 공간, 사람 등을 마주하고 지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심하게 지저분한 게 아닌 이상 매일 씻고 닦고 할 필요 없고 백신 접종 같은 걸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만약 저런 식으로 지내면 오래 못 지내고 오만가지 질병에 시달리며 매일 약을 먹고 지내야 할 것이다.


......


저녁에는 이불을 꺼내고 저마다 할 일을 하면서 지낸다.

난 여기에서 거의 일주일 만에 씻었다.

물이 차가워서 머리카락은 물로만 감고 몸은 비누랑 때 타올로 씻고 닦았다.

난 원래 감기 증상도 있고 하루만 자고 나서 다음 날 씻겠다고 했는데 NPC들이 기겁하며 안 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씻었다.

난 오래간만에 씻었는데 괜찮기는 했지만 다들 자꾸 강요하고 몰아가니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단체 생활에서 좋든 싫든 이 방의 방식에 어느 정도 맞춰갈 필요는 있다.


......


잠은 오후 9시에 자기 시작한다.

잠을 잘 때는 4칸짜리 수납장 위에 올려둔 이불을 다 내리고 책상 2개를 그 위에 깔고 여러 물품을 올리고 나서 바닥에 이불을 깐다.

신입은 대게 화장실에 가까운 쪽에서 잠을 자게 하는 모양인데 나도 끝자리에서 잠을 잤다.

여기도 바람이 통해서 춥기는 했지만 독방보다는 조건은 양호해서 괜찮게 잘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방에 11명을 쑤셔 넣어서 자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비좁고 불편하기도 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원래는 저것보다 더 많은 인원이 수용되기도 했지만 어떤 일로 인해 방 수용 인원이 줄어들게 됐다고 한다.

이곳은 매주 금요일 회의를 하는데 내용은 이름, 죄명, 나이 등을 제각기 말하고 간단히 자기소개하는 것이다.

죄명은 음주운전, 사기, 보이스피싱 등 다양했다.

난 이곳에서 이 NPC들과 잘 어울리며 지내기로 했다.


......


난 저 때 몰랐다. 그러면서 다시 새기게 됐다.

만만하면 호구로 보이며 인상 자주 찡그리고 지랄을 못해서 안달이 난 재수 없는 것들이 일삼는 거지 같은 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한다는 점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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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Step 09 : A Game Operator 24.01.29 24 0 15쪽
9 Step 08 : The First Wave 24.01.28 15 0 14쪽
8 Step 07 : A Dream 24.01.26 18 0 14쪽
7 Step 06 : Never Give UP 24.01.25 22 0 12쪽
6 Step 05 : A Letter 24.01.24 25 0 14쪽
» Step 04 : Room Number 602-05 24.01.23 69 0 13쪽
4 Step 03 : Solitary Confinement 24.01.22 32 0 12쪽
3 Step 02 : Room Number 1201-01 24.01.21 53 0 14쪽
2 Step 01 : Let's Play The Game 24.01.20 145 0 12쪽
1 TIP 24.01.20 159 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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