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son Game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e11is
작품등록일 :
2024.01.20 17:54
최근연재일 :
2024.09.15 10:29
연재수 :
71 회
조회수 :
1,375
추천수 :
1
글자수 :
374,590

작성
24.01.22 23:38
조회
32
추천
0
글자
12쪽

Step 03 : Solitary Confinement

DUMMY

노랫소리에 눈을 뜨자 밝은 조명이 보였다.

어느새 20ㅗㅗ년 12월 18일이 됐다.

이건 짭새 NPC들에게 붙잡히고 나서 구치소에 잡혀간 지 이틀이 지났다는 소리다.

난 지금도 저 상황이 어이가 없고 이해되지 않았다.

난 분명 게임을 하려고 앱 스토어에서 게임 하나를 내려받고 나서 그것을 했을 뿐인데 구치소에 잡혀 가고 주변에는 온통 머리에 눈, 코, 입, 귀 등이 없고 숫자나 영어 단어인 NPC들 뿐이고 머리 위에는 ▼ 표시가 떠 있고 오른쪽 상단에는 영어 단어로 뭔가 보이니 적응이 안 됐다.


......


난 이날 새벽에 일어났는데 저 때 시계가 없어서 몇 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림 잡아 새벽 3~4시쯤인 것 같았다.

난 일어나서 볼 일을 봤는데 볼 일을 보는 것과 손 씻는 것까지 정말 그 느낌이 생생하게 났다. 그래서 희한했다.

난 휴지로 얼굴을 간단히 닦고 나서 바로 눕지는 않고 내부를 살짝 둘러보고 몸을 가볍게 풀고 누웠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기분이 들었다.


'무슨 일이 있을 것 같다.'


난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조만간 뭔가 변화가 있을 것 같았다.

그게 무엇이고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난 이때 일기를 적고 있었는데 주변을 잠깐 둘러봤다.

다들 자고 있다.

새벽이 잠자는 시간인 건 맞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러고 있으면 안 된다.'


내게는 지금 할 일이 많다. 그러니 이런 곳에서 더는 시간 낭비해서는 안 된다.


......


기상 후에는 점검, 식사, 뜨거운 물이 담긴 통 등 평소랑 다름없었다.

난 오전에 식사를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전날 오전에 먹은 식사가 떠오른 것도 있고 굶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었다.

이날 오전에는 이것저것 나왔는데 난 그냥 누워 있었다.

이날 채소가 많이 나왔는데 저 중에서 대부분을 버렸다.

먹으라고 만들어 놓은 건데 먹지도 못하고 버려진 것이다.

난 저런 모습을 보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북한, 아프리카, 중국, 베트남 등에서는 저런 걸 먹고 싶어도 못 먹고 지내는 사람들이 한가득 한데 저렇게 음식이 버려지고 낭비돼서 그렇다.

난 예전에 음식점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

여기서 홀 서빙, 주방 보조 등을 해 봤는데 현장 불문하고 음식물 쓰레기가 정말 많이 남았다.

음식점에 방문한 손님들이 주문한 음식을 다 먹지 않고 남기고 반찬들도 많이 뜨고 나서 남겼다.

요즘 시대 먹고 지내기 손쉽고 풍요로워진 반면 빈부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배 부른 사람도 많고 배 고픈 사람도 많아서 이질감이 든다.


'내가 만약 부유해지면 어떻게 할까?'


난 아마 지금과 크게 차이가 없을 것 같다.

난 식사도 잘 안 남기고 먹고 지낼 거다.

단지 먹고 지내는 방식에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

예시를 들자면 머무는 장소, 향하는 방향, 식사나 간식의 수준 등이 그렇다.

난 간식, 커피, 술, 담배 등이 사치 같기는 해도 식사 후 음식을 안 먹고 남기거나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무분별하게 버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뒷정리라도 잘하면 그나마 낫지 않을까 싶다.

난 저런 걸 줄일 수 있으면 줄이고 참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


누워서 눈을 잠깐 감고 일어나자 뜨거운 물이 담긴 통이 들어왔고 점심시간이 됐다.

이날 점심에는 이것저것 나왔는데 괜찮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음식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의미 없이 낭비되는 실정이다.

TV를 보니 이날 날씨가 최고 춥다고 한다.

여기는 잘 때는 춥지만 장판 온도를 올려줘서 가끔씩 따뜻한데 역시 뭔가 불편하다.

난 여기서 집에서 지낼 때보다는 잘 먹고 지내는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차라리 집에서 지내며 근근이 챙겨 먹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내 집은 적어도 눈치 보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해 나갈 수 있어서 그렇다.


'식사를 배불리 하자 졸음이 몰려옵니다.'


문구가 보였다.

난 졸리지는 않았고 피로감 같은 것도 없었지만 잠을 청하기로 했다.


......


눈을 뜨자 TV 소리가 들렸다.

TV에서 연말이라고 무슨 대상 하면서 떠들썩하다.

난 TV 보거나 식사를 하며 알 수 없는 그리움과 편안함이 들어서 싫었다.

난 이날 점심 이후 그냥 다음 날 점심까지 굶기로 했다.

식사를 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다.

난 내가 이때 이 게임에서 아마 빠르게 풀려나지 않을까 싶었다. 왜냐면 뭔가 억지스럽게 감옥에 끌려간 감이 있고 그게 뭐든지 억지는 오래가지 못해서 그렇다.


......


난 그러기를 바랐고 그렇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었다.


......


'위생 문제로 건강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


노랫소리에 눈을 뜨자 밝은 조명이 보였다.

이 날은 구치소에 잡혀간 지 사흘째 되는 날이다.

난 일기를 더는 적고 싶지 않았고 의욕도 없어서 손을 놓고 지냈는데 마침 건강검진을 해서 적게 됐다.

이날 내게 새로운 미션이 하나 주어졌다.


......


미션


건강검진을 받지 마세요.


보상


독방.


......


'건강검진을 받지 말라고?'


보상 자체는 괜찮아 보였다. 왜냐면 난 혼자 지내고 싶어서 그렇다.

정확하게는 주변에 누가 없는 상태로 혼자 있고 싶었다.

하지만 미션 내용이 의아했다. 왜냐면 건강검진 공짜로 시켜준다는데 개이득 아닌가?

병원에 가서 진료받을 때 금전이 드는데 여기에서는 그냥 시켜준다는데 어째서 건강검진을 받지 말라는 걸까?

난 처음에 의아했지만 이내 미션을 따르기로 했다.

저것도 다 뭔가 의미가 있으니 그런 거겠지.


......


오전 점검 후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 시간이 조금 지나 밖으로 나오라고 해서 나갔다.

이때 단체로 움직였다.

나랑 내방 NPC 말고도 다양한 NPC들이 보였는데 이들도 덩치나 머리카락만 저마다 다를 뿐 얼굴엔 여지없이 눈, 코, 입, 귀 등이 없었고 1, 2, 3, 4, 5, 6 숫자랑 머리 위에는 ▼ 표시가 보였다.

의상은 다 똑같다.

난 미션에 따라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

이곳에는 거부권이라는 게 있는데 거기에 하기 싫다고 적고 나서 인감 찍고 끝냈다.

난 원래 저것도 하기 싫었는데 CRPT라는 NPC 둘이 와서 강압적으로 뭐라고 하길래 어쩔 수 없이 따랐다.

CRPT도 기존에 봤던 다른 NPC들처럼 얼굴에 A, B라고 적혀 있었고 머리 위에는 ▼ 표시가 보였다.

얘기를 들어보니 나중에 혹시 검사를 하지 않았다가 병이나 이상이 생기면 여기에서 어느 날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할지도 모르니 사전 방지로 저렇게 한 모양이다.

난 수긍했다.


......


미션 컴플리트.


앞으로 며칠 동안 홀로 개고생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고통의 순간이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줄 겁니다.


......


'이딴 게 무슨 보상이야?!'


지금도 충분히 고통스러운데 염장 지르는 것도 아니고 약 올리는 건가?


......


한 번의 폭풍이 현장을 휩쓸었고 난 방에 도착하고 나서 잠깐 시간을 확인하고 싶어서 TV를 틀었는데 10시 뉴스가 나왔다.

뉴스에선 축구 결과가 나왔다.

이때 한창 월드컵 시점이라 뉴스에서 떠들썩했는데 나는 경기는 못 봤지만 간단하게 아르헨이 프랑스 상대로 1:1 이후 승부차기에서 이기거나 2:1 또는 2:0으로 아르헨 우승을 점쳤다.

내용을 보니깐 3:3 이후 승부차기까지 갔다고 한다. 그런데 3:3이면 사실상 1:1이니깐 얼추 드러 맞은 것 같다.

내 감은 역시 정말 날카롭다.

난 일기는 그만 적고 쉬기로 했다.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었다.

그저 어서 이 게임에서 풀려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난 입 맛도 없으니 점심도 굶어야지 싶었다. 그런데 잊고 있었지만 난 미션 보상으로 독방으로 향하게 됐다.


......


독방은 사람 하나, 둘 겨우 누울 비좁은 공간에 마찬가지로 좁은 화장실, TV, 휴지통은 없고 문에는 네모난 창이 있는데 닫지도 못하고 배식은 기존과 다르게 창틀 아래 쇠로 된 직사각형 문에 급식판을 올리면 밖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배식해 주고 간다.

독방은 환기가 정말 잘 된다. 그래서 바람이 잘 통한다.

다른 말로 춥다는 소리다.

지금은 시점상 겨울이라서 바람이 차다.


'추위로 인해 피로도가 빠르게 감소합니다.'


"상태 확인."


난 상태창을 열었다.

원래 처음엔 영어 단어로 확인했지만 인벤토리 창을 열 때 인벤토리 확인이라고 말하면 열렸던 것처럼 영어 단어 말고도 해당 단어를 말하고 확인이라고 말하면 열리는 모양이다.


......


상태


이름 : 박하루

칭호 : 없음

서열 : 1번

HP : 100/100

피로도 : 72/100


......


피로도는 어떤 활동을 하거나 일어나 있으면 서서히 감소하는 모양이다.

이건 주변 영향도 받는 것 같다.

내가 지난번 피로도를 처음 확인 했을 때 36 정도였는데 이곳에서 잠을 자니 조금씩 차올랐다.

피로도는 아무래도 잠을 자야 차오르는 것 같다. 그런데 이 게임에선 피로도가 하루가 지난다고 해서 꽉 차거나 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피로도가 게임에서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실제로 이 게임은 가이드북 같은 것도 따로 없어서 내가 직접 몸소 체험하고 알아가는 수밖에 없다.

내 예상으로는 그동안의 경험상 피로도가 감소하고 낮아지면 어느 순간 내 움직임이나 판단 등에 영향을 줄 것 같다.

피로도는 말하자면 건강, 정신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리하면 지쳐서 병에 걸리거나 판단이 흐려지는 것처럼 말이다.


......


난 원래 굶으려고 했는데 독방이 추워서 뭐라고 먹어야겠다 싶었다.

원래 뭔가를 먹어야 기운이 나기도 하는 법이니깐 말이다.


......


난 식사하고 나서 할 일도 없겠다 가만히 누워 있었는데 밖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내가 보냈던 구속 적부심 종이를 다시 가져오더니 이건 법정 구속이 된 사람이 보내는 게 아니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안 됐다는 말이다. 그러면 어쩌지?

난 이제 여기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이대로 구치소 독방에 갇혀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건가?


......


난 잠깐 있다가 가족에게 연락을 해 보기로 했다.

다행히 가족에게 연락을 할 수 있나 보다.

난 이것에 대해 밖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물어봤다.

가족에게 연락이 닿는 건 이틀 뒤이며 국선 변호사도 마주할 수 있다고 한다.

난 할 수 있는 건 다 해서 얼른 이곳에서 이 게임으로부터 풀려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과가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다 잘 될 것이다.

난 나 자신과 나의 감을 믿는다.

난 운이 정말 좋다.

하늘은 내 편이니 모든 게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다.


......


독방 후기


01. 춥다.

02. 적적하다.

03. 벽에 낙서가 많이 적혀 있다.

04. 한 밤 중에 고성방가를 지르는 NPC들이 간간이 있는 것 같은데 뭐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05. TV는 한 대뿐이다.

06. 이곳은 기존에 지내던 방과는 다르게 뜨거운 물을 1리터 조금 넘는 통에 담아준다.

07. 이전에 지냈던 방처럼 온수가 안 나온다. 세면대에는 동일하게 파란색 호스가 달려 있다.

08. 벽에 시청 편성, 하루 돌아가는 일정 계획표 등이 적혀 있다. EX) 6시 기상, 6시 30분 점검, 6시 50분 뜨거운 물, 7시 아침 식사, 10시 30분 뜨거운 물, 11시 점심 식사, 12시 라디오, 15시 30분 뜨거운 물, 16시 30분 점검, 17시 저녁 식사, 21시 취침 외 방송 편성.

09. 벽에 여러 낙서 문구가 적혀 있다.


......


벽에는 누군가 시 같은 거 적어둔 게 있는데 오는 2025년 9월 말 남북통일이 된다고 적혀 있다.

나도 만약 남북통일이 되면 그쯤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런 순간은 아마 불현듯 다가올 것이다. 마치 내가 지금 이곳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봤을 때 감옥에 들어간 이들은 아마 공통적으로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ㅈ 같다. 어서 집에 가고 싶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Prison Game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Step 10 : A Memory 24.01.30 15 0 14쪽
10 Step 09 : A Game Operator 24.01.29 25 0 15쪽
9 Step 08 : The First Wave 24.01.28 16 0 14쪽
8 Step 07 : A Dream 24.01.26 19 0 14쪽
7 Step 06 : Never Give UP 24.01.25 22 0 12쪽
6 Step 05 : A Letter 24.01.24 25 0 14쪽
5 Step 04 : Room Number 602-05 24.01.23 69 0 13쪽
» Step 03 : Solitary Confinement 24.01.22 33 0 12쪽
3 Step 02 : Room Number 1201-01 24.01.21 53 0 14쪽
2 Step 01 : Let's Play The Game 24.01.20 146 0 12쪽
1 TIP 24.01.20 159 1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