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점의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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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환
작품등록일 :
2015.07.2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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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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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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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one (5)

DUMMY

“쳇.”


최후의 순간, 청슈하이가 먼저 몸을 뺐다. 유리한 청슈하이 입장에선 굳이 죽자고 달려드는 청연과 장단 맞춰줄 필요가 없었다. 청슈하이는 공격하던 도끼를 회수해서 넓은 면으로 증폭검을 막았다. 그리고 막아낸 자세에서 바로 청연을 밀어내듯 힘껏 쳐냈다.


퍼억!


청연은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크게 밀려나 동굴 벽에 몸을 박았다.


“우웩!”


허파가 터지는 것 같은 충격과 함께 청연은 상체를 굽히고 왈칵 피를 토했다. 마지막 순간 증폭검의 힘이 완전히 다 빠졌다. 그래서 그냥 힘에 밀려 벽에 부딪힌 건데도 이 정도의 타격이었다.


먼저 몸을 뺀 청슈하이도 무리해서 도끼를 회수하느라 타격을 입긴 했다. 하지만 청연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청슈하이는 곧바로 청연을 끝장내려고 했다. 그런데 마침 ‘폭투’ 의 효과가 끝났다.


“으음…”


폭투가 끝나자 몸이 다시 원래 크기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그 후유증으로 온몸에 뻐근함이 몰려왔다. 청슈하이는 얼굴을 찡그리며 제자리에 멈춰 숨을 내골랐다. 그러면서 자신의 굳은 근육 여기저기를 문질렀다. 덕분에 청연도 몸을 추스르며 일어날 시간을 벌었다.


‘더 이상 싸우는 건 무리다.’


몸을 일으킨 청연은 숨을 헐떡이며 증폭검을 내려다봤다. 마정석의 힘이 모두 빠져서 더 이상 싸울 수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마정석의 힘이 남아있더라도 승산은 거의 없었다. 전직을 하고 조금만 더 레벨을 올리면 충분히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분하게도 지금 당장은 저 헌터 사냥꾼 놈이 훨씬 위였다.


‘이렇게 된 이상 킹 슬라임으로 낚는 수밖에.’


가능하면 킹 슬라임을 끌어들이지 않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청연은 청슈하이의 눈치를 힐끔 봤다. 청슈하이는 자신의 몸을 푸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청연은 동굴 안쪽으로 주춤주춤 물러나다가 몸을 휙 돌려 잽싸게 달아났다.


“…”


청슈하이는 달아나는 청연을 뚫어져라 주시했지만 저지하진 않았다. 텔레포트를 쓸 수 없는 이상에야 도망갈 곳이 없다는 것은 이미 확인했다. 아까 같은 함정만 조심하면서 천천히 조여 나가면 됐다. 우위가 확실해졌으니 급하게 마음먹을 필요도 없었다.


“어디 덜덜 떨면서 끝까지 도망쳐 봐라, 이 쥐새끼야.”


흥분이 가라앉자 청슈하이는 다시 청연을 괴롭히다 죽이기로 마음을 바꿨다. 방금 동귀어진 해오는 청연을 굳이 걷어낸 것도 그런 이유였다. 순순히 죽여주기엔 자신이 입은 피해가 너무 컸다.


무엇보다 청연은 너무 괘씸하고 건방졌다. 청슈하이는 청연의 성격을 개조시켜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음 번에 자신을 만나면 저절로 오줌을 지리게 될 정도의 공포도 뇌리에다 직접 새겨줄 작정이었다.


***


청연은 킹 슬라임이 있는 곳으로 도주하며 렉스로 남은 체력을 확인했다.


158/335


“염병.”


정타로 맞은 건 한 대도 없는데 체력이 벌써 반이 넘게 까여 있었다. 그나마 증폭검의 힘이 있었을 때 이 정도였다. 지금은 휘두르는 도끼를 몇 번 막기만 해도 체력이 다 소진될 것이다.


“대기하는 있는 얘들 다 빼.”


청연은 공터에 도착하자마자 투명 상태의 킹 슬라임에게 소리쳤다.


“왜?”

“지금 오고 있는 헌터 놈한텐 안 통해. 개죽음하기 싫으면 그냥 숨어 있으라고 해.”


킹 슬라임은 개죽음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청연이 너무 다급해보여 그냥 참기로 했다. 킹 슬라임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했다.”


킹 슬라임의 명령이 전달됐는지 공터에 있던 슬라임들도 모두 모습을 감췄다. 그 사이 청연은 증폭검을 바닥에 내던지고 안쪽에서 쓸 만한 아이템들을 몽땅 챙겨왔다. 킹 슬라임이 바닥에 버린 증폭검을 보고 물었다.


“그건 왜 버려?”


청연은 OTD삼단봉과 OTD창을 양손에 쥔 채 대답했다.


“마정석 다 떨어져서 쓸모없어.”

“마정석 더 없어?”

“없어.”


청연은 소리를 한층 낮춰서 말했다.


“조용해. 놈이 곧 올 거야.”


물론 킹 슬라임의 말은 청슈하이에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데 떠들어대면 의심할 수 있었다. 킹 슬라임을 조용히 시킨 청연은 투명해져 있는 킹 슬라임의 뒤에 섰다.


이젠 정말 마지막이었다. 이 최후의 함정까지 안 먹히면 청연과 킹 슬라임 및 슬라임들은 다 죽은 목숨이었다. 청연은 초조하게 서서 청슈하이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응?”


기다리는 청슈하이는 안 나타나고 다른 게 나타났다. 청연은 자신의 발치로 꼬물거리며 다가오는 주황색 슬라임을 발견했다. 맨 처음 자신과 그룹을 맺었던 그 슬라임이었다.


“얜 또 왜 안 도망갔어?”

“몰라.”


청연은 발로 강아지 쫓듯이 다가오는 슬라임을 밀어냈다. 하지만 슬라임은 떨어지지 않았다. 청연은 한숨을 쉬고 킹 슬라임에게 말했다.


“얘 보고 좀 숨어있으라고 다시 말해줘.”


그리고 청연은 슬라임을 쓰다듬어 투명하게 만들어줬다. 그래도 제일 처음 만난 인연이니, 혹여 함정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달아날 수 있게 해주자는 생각이었다. 킹 슬라임의 말이 전해졌는지 투명해진 슬라임이 다시 청연의 곁에서 멀어지는 게 느껴졌다.


“휴.”


청연은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시선을 공터로 들어오는 입구 쪽으로 돌렸다.


시간이 꽤 지나 마침내 청슈하이가 공터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함정을 경계하면서 천천히 온 모양이었다. 그도 제법 지친 듯 표정이 그리 밝지는 않았다.


청슈하이는 공터 안을 크게 둘러봤다. 그리고 공터의 천장, 가짜 킹 슬라임, 바닥의 아이템들까지 전부 확인하고 나서 청연에게 말을 건넸다.


“저 킹 슬라임은 가짜로군? 저걸로 다른 헌터들을 유인한 거였나?”


청연은 대답하지 않고 결사 항전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 속으로 간절히 되뇌었다.


‘그래, 가짜니까 안심하고 덤벼. 그리고 제발 킹 슬라임한테 푹 하고 꼬라박아줘.’


하지만 청슈하이는 공터로 들어오지 않았다. 대신 입구에 서서 계속 공터를 살폈다.


‘눈치 깠나?’


청연은 초조한 기색을 숨기며 청슈하이를 노려봤다. 공터를 전부 훑어본 청슈하이가 다시 청연을 보며 야비하게 웃었다.


“뭔가 기대하는 표정이군. 함정이 남아있나 보지?”


청연은 가슴이 철렁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


“그렇게 함정이 걱정되면 지금이라도 뒤로 돌아서 꺼지지 그래?”


청슈하이는 도끼를 땅에 내려놓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말했다.


“너 같은 쥐새끼들은 내가 많이 잡아봐서 잘 알지. 뭔가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 그렇게 건방진 태도를 고수하는 거라는 걸.”


청슈하이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런데 이거 아나? 난 서포터야.”


청슈하이의 사정을 알지 못하는 청연은 서포터라는 말에 약간 놀랐다. 딜러의 기술을 써서 막연히 딜러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조명 스킬을 쓰긴 했지만 그건 모든 직업이 다 배우는 기초적인 스킬이었다.


‘하긴, 딜러치고 스킬 위력들이 좀 약하긴 했어…’


청슈하이는 계속 말했다.


“아깐 멍청하게 당했지만 원래 내 직업이 하는 일 중에 하나가 숨겨진 함정을 찾는 거란 말이지.”


청슈하이가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반짝이는 가루였다. 청연은 아찔해졌다. 청연도 저게 뭔지 잘 알고 있었다. 탐지 가루라고 불리는 물건이었다.


‘망했다.’


가루를 손바닥에 털어낸 청슈하이는 그것을 공터에 대고 훅 불었다. 가루는 확 퍼지면서 청연이 있는 곳까지 넓게 휘날렸다.


“예쁘다.”


킹 슬라임이 흩날리는 가루들을 보며 속 편하게 중얼거렸다. 공중에 넓게 퍼진 가루는 곧 공터 여기저기에 떨어졌다. 당연히 청연의 앞에 있던 투명해진 킹 슬라임에게도 가루가 닿았다. 떨어지던 가루들은 킹 슬라임과 닿자 허공에서 부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그것을 본 청슈하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보란 듯이 청연에게 득의양양한 눈길을 보냈다.


“봐? 그렇지? 이럴 줄 알았다. 이 쥐새끼야.”


작가의말

주인공 대 핀치!


......


아, 그리고 내일은 예비군을 가서 연재가 쉽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과 선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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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last one (3) +36 15.08.16 18,008 393 11쪽
19 last one (2) +43 15.08.15 18,213 394 9쪽
18 last one (1) +43 15.08.14 18,369 40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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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헌터를 낚는 어부가 되거라 (3) +41 15.08.12 18,448 451 11쪽
15 헌터를 낚는 어부가 되거라 (2) +43 15.08.11 18,195 416 9쪽
14 헌터를 낚는 어부가 되거라 (1) +45 15.08.09 19,012 38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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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헌터 헌터 (4) +30 15.08.07 19,542 384 12쪽
11 헌터 헌터 (3) +25 15.08.06 20,497 396 9쪽
10 헌터 헌터 (2) +35 15.08.05 20,895 429 10쪽
9 헌터 헌터 (1) +23 15.08.04 21,040 423 7쪽
8 마왕에게 살아남는 방법! (2) +36 15.08.03 21,004 38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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