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천문(檀天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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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礎(고초)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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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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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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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9-4

DUMMY

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 냉정함을 잃지 않았던 육대수는 그의 말에 순간 큰 충격을 받았다.


한편, 찰나의 실수로 혁린천을 막지 못한 나원평은 무모한 녀석의 뒤를 전력을 다해 쫓았다.


하지만 이미 한발 늦은 상태.

무지막지한 힘에 던져진 그가 자신 앞에 뚝 떨어졌다.

치밀어 오른 화에 이성을 잃은 그는 다가서는 땡중을 향해 동귀어진의 각오로 천무신권을 질렀다.


“응? 이거 뭐야? 이놈이 천무신권(天武神券)을?”


육대화는 청년의 권세에 순간 놀랐다.

천무문의 절정무공, 그것도 일정 수준에 오른 위력이다.

그의 생각은 이미 코앞까지 뻗어온 주먹에 일단 멈추고 천신진양류(天神眞楊流)의 후리기로 공세를 가볍게 피함과 동시에 빈틈에 벌어진 상체를 움켜잡고 패대기쳤다.


눈 깜빡할 사이 일어난 일이었다.

순간 이성을 잃고 덤벼든 자신의 무모한 행동을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땅바닥에 메다 꽂힌 순간 이를 악물고 벌떡 일어서려 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꼼짝할 수가 없었다.


"끌끌끌! 아미나불! 어린놈이 나이에 비해 제법 하는 편이다만 함부로 아무 데나 나서면 목숨이 둘이 아닌 이상 큰일 나지."


육대화의 의문은 꽂는 순간의 기분에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역시 단순 무지한 인간.

하지만 형 육대수는 천무문의 무공을 구사하는 녀석의 정체가 무얼지 순간 고민에 잠겼다.


‘분명 천무신권이야, 천무신권을 구사하려면 최소 당주급 이상이 되어야 접할 수 있는 무공인데 저런 이름도 없는 시골 촌놈들이 배웠단 말이냐, 게다가 요놈들은 소문주 그놈과 한 패거리. 그렇다면 이놈들은 우리를 협박하는 그놈들하고는 또 다른 세력의···.’


이것저것 생각하니 혼란스러운 머리.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헛소리라도 지껄였다가 혹여 일을 잘못 그르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 그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아우, 친구를 구하겠다고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것을 보니 가상하지 않나? 그만 손속을 거두게."


충격적 사실을 목격하고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육대수, 자상한 노인처럼 부드러운 어조로 아우를 말렸다.


한편 두 청년을 가볍게 제압한 뒤 앞선 의문점을 까마득히 잊은 육대화는 용기 있는 녀석들의 의리와 담력이 가상해 공격을 멈추고 물었다.


"날 똑바로 봐! 너희 둘, 산 아래 주점에 있었던 녀석들 맞지!”

“으으음···”


대답 대신 터져 나온 신음, 나원평은 힘 한번 못 쓰고 맥없이 당한 사실이 비참하고 한심해 크게 낙담하고 있었다.


‘고작 이런 실력으로 누구를 구하겠다고··· 우습구나. 나원평!’


질문에 대꾸 없이 맨땅만 쳐다보는 어린놈에 육대화의 분노는 다시 활활 타올랐다.


딴에는 괜찮은 놈이라 여겨 무례한 행동을 용서해주려 했건만 묵묵부답?


형의 제지에도 불구, 안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여지없이 비명과 함께 나가떨어지는 나원평, 친구가 당하는 모습을 꼼짝 못 하고 지켜보던 혁린천 또한 끓어오르는 화기를 억누를 길 없어 목구멍이 터져라, 악을 썼다.


"이 개 말 종 돼지 발 싸게 같은 냄새나는 늙은 땡추야! 늙으려면 곱게 늙지 어린 애나 후려 패고 차라리 날 죽여라!"


얻어맞고 나가떨어진 나원평은 혁린천의 악 소리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자신이 아픈 건 둘째고 무모하게 도발하는 친구가 또 어떻게 될까 걱정되었기 때문.


"멈추시오, 노사 어른!"

"뭐, 노사 어른?"


막 내지르려던 발을 거둬들인 육대화는 방금 들었던 그 말이 너무도 맘에 들어 입이 귀에 걸렸다.


"아미나불! 그래 우리야 이 세상에서 제일 존경받는 절대 무림 고인 중 한 분···. 아니 두 분이지."


"어르신 어린 저희를 죽여 무엇 하시겠습니까? 젊은 혈기에 함부로 대든 점 엎드려 사죄드리오니 제발 너그러이 용서해주십시오."


전의 상처도 낫지 않아 고통스러운데 또 얻어맞았으니 통증이야 어찌 필설로 표현할 수 있으랴,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나원평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한신(韓信)이 시정잡배의 가랑이 사이를 지나던 심경이 나와 같았을 것이다. 오늘만 날이 아니니 훗날을 기약하기 위해서라도 비굴하지만, 오늘은 꾹 참자.’


셋의 수작을 묵묵히 지켜보던 육대수는 상황파악을 위해 슬쩍 끼어들었다.


"아미나불! 어이 젊은 친구! 내 아우 성질이 좀 급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 너무 오해하지는 말게. 아우의 심성이 처음부터 악한 사람은 절대 아니라네."


"아니 형님! 형님은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오. 아 이 새파랗게 어린놈들이 감히 우리 형제를 보고 개 뭐에 냄새나는 늙은이 어쩌고저쩌고 씨부려서 내가 나선 것 아니오!"


"아우! 이 청년들의 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여기서 화를 당하다 보니 흥분해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나이 먹은 우리가 이해해주고 혹, 오해가 있었다면 풀어주는 게 어른 된 도리 아니겠는가?"


"그 무슨 개똥에 씨 나락 까먹는 소릴 하는 거요!"

"자네 이 형님한테도 대들 텐가?"


화난 표정을 지은 그가 자신을 매서운 눈초리로 노려보자 육대화는 즉시 깨갱, 꼬리를 내렸다.


"네 뭘 어쨌다고 그러시오···. 아, 알겠소! 형님이 다 알아서 하시오. 난 빠질 테니. 에이~!"


휑하니 신형을 돌려세운 육대화, 형님 육대수가 무슨 꿍꿍이속인지 젊은 놈들을 감싸고돌자 어떤 복안이 있어 그러려니 생각하고 물러섰다.


그러나 물러서는 그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너희 둘! 이름이 뭔가?"


성질 급한 괴승에 비해 권모술수에 능할 것 같은 형님이라는 땡중. 그를 지켜보던 나원평은 괴승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일단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자는 생각에 솔직히 말했다.


"지난번 짧게 뵈었었는데 무지렁이 촌놈들을 무림의 대 고인께서 기억해 주시고 재차 언급까지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호오, 이 녀석 봐라! 어린 나이에 천무문 절정 무공을 오성까지 터득한 것도 놀랐건만 거기에 머리까지···’


그는 속으로 크게 감탄했다.

막무가내로 달려들 때는 덩치만 크고 머리 없는 무식한 놈들이라 여겼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자 제법 잔머리도 굴리니 말이다.


“저희는 시골 파지향(破紙鄕) 출신의 동네 친구로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나선 길이었습니다. 저의 이름은 나원평이라 하옵고 저 친구는 혁린천이라 하옵니다.”


둘의 이름을 돼 뇌이던 육대수는 얼굴을 나원평의 코앞에 바싹 들이대고는 정색하며 물었다.


“좋다. 절대 거짓을 고하면 안 된다. 너희들 방금 구사했던 그 무공, 그 무공은 누구에게 사사 받은 것이냐?”


“저희도 모릅니다.”

“뭐? 그게 사실이냐?”

“예, 사실입니다. 저희 마을을 지나가던 어떤 어른께서 기특하다며 주고 가신 것입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어떻게 그런 절··· 아니 무공을 주고 갔다는 말이냐?”


다그치는 그의 호통에 나원평은 증명할 길이 없어 입을 닫았다.


“좋다. 그래도 그 어른이란 자가 무슨 증표를 주지는 않았느냐?”

“증표요? 그, 그건···”


괴승의 험상궂은 표정과 구사하는 무공을 봤을 때 자신이 익힌 무공과는 전혀 연관이 없을 것이란 판단에 즉시 입을 닫았다.


“다시 묻는다! 정말 없느냐?”


호통과 함께 눈을 부라리며 노려보는 육대수. 그의 겁박에도 그는 꿈쩍하지 않았다.


어느새 봤을까.

그의 시선이 나원평의 목에 걸린 패에 쏠렸다.

순간 움찔 몸을 움츠린 나원평.

그의 재빠른 손속에 순간 빨려 들어가 버린 패.

그때 중년인이 주고 간 그 패다.


“호(護)? 흠, 이 패는 그럼 뭐냐?”

“대장간을 하시는 친구의 아버지가 수호신이라며 주신 호패요?”

“요오오? 이놈 말이 점점 짧아지는구나. 죽고 싶은 게냐?”


“제 말을 더 믿지 못하겠다는 분과 더 무슨 말을 하겠소. 거짓이라 생각한다면 죽이시오. 더 욕되게 하지 말고.”


아예 팔짱을 낀 채 눈과 입을 닫았다.

어이가 없는지 혀를 차던 육대수는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다음 질문을 던졌다.


“한 가지 더 묻자. 너희들 팽후진, 아니 장백신마라는 이름 들어본 적 있느냐?”


다시 부드러워진 그의 말투, 뜬금없는 그의 질문에 나원평은 태도를 풀고 고개를 저었다.


“전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태어나 처음 고향을 떠나왔기에 아는 사람이 전무 합니다. 특히 그런 엄청난 무호를 지니신 분의 이름은 더더욱 알지 못합니다.”


진지한 답변 그 어디에도 거짓은 엿보이지 않았다.


진위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육대수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하나 더 묻자! 너희와 동행했던 어린 친구는 어디 있느냐?”


그의 말이 떨어졌지만 나원평의 입은 쉬이 열리지 않았다.


괴롭고 슬픈 기억이 물밀 듯 밀려왔기 때문이었다.


“···저, 저희와 동행하던 친구는 팽욱이라 하옵는데 저 몹쓸 산적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지금 없습니다."


“뭐? 소문···. 아니 그 아이가 정말 죽었단 말이냐? 왜?”


형님의 수작을 묵묵히 지켜보던 육대화는 나원평의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사실이라면 꼼짝없이 죽게 생겼지 않은가, 말짱 도로 아미타불.


그러나 육대수, 그가 누구인가.

표정이 변하기는커녕 오히려 희색이 감돌았다.


"그래? 허, 그거참··· 똘똘하게 생긴 청년이 죽었다는 말이지?"


"예, 그, 그렇습니다."


나원평은 둘의 혼란스러운 말투에 이상함을 느꼈지만, 순간 북받쳐 오른 슬픔에 스스로 감정을 억제치 못해 말까지 더듬거렸다.


크게 흔들리는 청년의 마음을 읽은 육대수, 그는 녀석들의 사이가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걸 직감으로 알아채고 묘수를 짜냈다.



“아까 장백신마라는 마두를 말한 것은 그자가 이곳 산적 산채와 연통하고 있었고 신상정보를 말하며 네 친구라는 녀석을 발견하면 즉시 잡아끌고 오거나 여의치 않으면 쳐 죽이라고 했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궁금하던 터에 우연히 너희를 주막에서 만났고 왜 그런지 연유를 알기 위해 물어봤던 것이다. 눈에 독을 품고 있는 자이니 이후라도 놈을 만나면 무조건 도망가야 한다. 알겠느냐!”


“그, 그렇습니까··· 예, 잘 알겠습니다.”



‘이 모든 걸 종합하면 소문주는 이 산적 놈들에게 죽임을 당했고 흥분한 놈들이 복수 하겠다고 기다리다 막상 우리 형제를 보더니 모든 일이 우리 때문에 벌어졌다 생각하고 죽기 살기 달려든 것이 분명해.

그렇다면 잘된 것 아닌가.

우리 손으로 소문주를 잡아가는 악역을 맡지 않아 늙은이와의 약조를 반은 지킨 셈이 되고 그 패에 관련됐을 확률이 높은 녀석이 우리가 아닌 다른 자에 의해 죽었으니 이 또한 사부의 명을 거역한 것도 아니니 일거양득, 게다가 우리를 협박하는 장백신마 일파가 천무문 누구와 연관된 세력인지 알 수 없으나 놈들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을 보면 천무문 무공을 사용하는 이놈들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


만일 놈들과 한패였다면 소문주의 존재를 모를 리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목숨을 내걸고 달려드는 이놈들의 태도로 미루어 죽었을 소문주 그 아이하고 보통 가까운 죽마고우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놈들하고 목격한 산적 놈 몇을 데리고 가 소문주 그 아이가 죽었다는 사실을 증명토록 한 뒤 해약을 내놓게 하는 거야. 하지만 찜찜한 건 누가 이 녀석들에게 무공을 전수해 주었냐 하는 건데 놈이 모른다고 잡아떼니···.


녀석이 지닌 호(護)라는 패, 무슨 패인지 모르겠지만 패를 지니고 있고 그걸 줬다는 말은 최소 당주급 이상의 높은 직급의 자가 분명하다.


장백신마 역시 정통 천무문 인물은 아니니 줬다는, 그자 역시 저들의 반대세력에 틀림이 없다.


따라서 천수영호, 그 친구에게 이들을 넘겨 소문주와 문주, 태상문주의 죽음 뒤에 장백신마 그놈들이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면 이이제이(以夷制夷), 손쉽게 협박했던 놈들에게 복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 아니겠는가··· 후후후!’


모든 찜찜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됐으니 그렇게 생각할 법도 하지만 글쎄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하고 해약을 순순히 내줄까?


단순하기는.

그러나 두 친구를 이용해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생각은 그럴듯하긴 하다.


어쨌든 혼자 생각하고 혼자 음흉한 미소를 짓던 육대수는 모든 계략이 정리되자 곧 안 됐다는 표정과 함께 위로의 말을 건넸다.


"허허! 그래 어떤 놈들이 그랬단 말이냐!"

"그, 그건."


입으론 웃고 있으나 입 밖으로 나온 괴승의 말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느낌이 좋지 않다.

자신의 말 한마디에 괜히 애꿎은 여러 사람이 혹여 죽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

지금 저들의 험한 상황을 보니 저들 역시 벌을 받을 만큼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 원한 관계도 없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을 저리 만들었던 사람들이라면 청탁 시엔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불을 보듯 뻔하지 않은가.


"누가 죽였다기보단 제 친구인 팽욱이 발을 헛디뎌 천길 함정에 빠져 죽었다고 하더이다."


"그럼 너희들은 보지 못했다는 말이지?"

"예!"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놈들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육대수는 냉혹하고 잔인한 사람들이란 인식을 청년들에게 심어주어 감히 다른 생각을 품지 못하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확실한 연결고리, 나원평이란 청년이 입을 열기 전 그는 서둘러 신형을 날렸다.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사라진 그의 신형, 산적들이 묶여 있는 곳에 당도해 있었다.


“네놈들이 겁을 상실한 게지, 그 대가를 단단히 치러 주마!”


소리에 실린 엄청난 내력에 중인들의 입에선 일제히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일제히 고막이 찢어지며 피가 줄줄 흘렀다.

그들의 비명을 차갑게 지켜보던 육대수는 다짜고짜 달려들어 나무 쪼개듯 다리를 뚝뚝, 부러뜨리기 시작했다.


"으악! 사람 살려!"


뚝! 딱!

생김새는 비슷한데 부러지는 소리는 천차만별, 뒤죽박죽인 타악기 연주처럼 들렸다.


30명이나 되는 졸개와 두목의 다리 한쪽을 부러뜨리는데 걸린 시간은 겨우 차 한 잔 마실 시간 정도. 마지막 산적의 다리를 태연히 부러뜨린 육대수는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머금고 다시 나원평과 혁린천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얼굴 가득 괴소를 그린 육대수는 대뜸 혁린천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젊은 친구, 자네가 우리를 오해한 모양인데 우리는 절대 자네의 친구를 해코지하거나 금제를 가하거나 하지는 않았다네, 만일 악의를 가졌다면 우리가 대신 복수를 했겠는가. 그 점 오해 안 했으면 좋겠고,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우리를 따라 천무문에 가지 않겠나 보아하니 두 사람 다 천무문 무공을 익힌 것 같은데."


한 번 속지 두 번 속나.

혁린천은 여전히 의심의 눈을 풀지 않고 노려봤다.

반면 나원평은 괴승의 제안을 곰곰이 따져봤다.


‘지금 좋게 이야기하는 듯 보이지만 무자비한 짓거리로 미루어 만일 순순히 따르지 않으면 네놈들도 같은 꼴을 만들 거라는 무언의 시위야. 협박을 공공연히 드러낸 건데, 후~ 어쩐다.’


망설여졌지만 따르지 않을 수도 없다.

욱이도 없는 지금, 그에게 남은 숙제는 아버지를 찾아 돌아가는 것. 이젠 지상과제가 됐다.


어차피 찾으려면 개봉에 가야 한다.

하지만 저들에게 얽매여 끌려간다면 무슨 좋지 않은 일을 당할지 모를 일. 현실은 가타부타 선택할 여지를 주지 않는데.


‘좋다! 어차피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 했어. 천무문에는 우리를 오라고 하신 고인이 계시잖아. 그때 그분의 신위를 봤을 때 결코 이자들보다 하수로 보이지는 않았어, 그렇다면 이자들이 무슨 속셈으로 함께 가자고 하는진 몰라도 가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행동하다가 그분을 만나면 무도한 이자들을 처리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생각해 보니 손해 보는 일만은 아닌 것 같아 일단 괴승의 제안을 수락하기로 마음먹었다.


"좋습니다. 어르신! 미천하나마 저희를 거두어 주시고 키워 주신다고 하니 이 은혜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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