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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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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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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제2화 정양문(正陽門) (06)

DUMMY

제2화 정양문(正陽門) (06)






"이곳은 관리가 없습니까? 심히 보기 좋지 않군요."


정선룡은 쓴웃음을 지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기영의 기억 속에 사천성 성도의 시장은 적어도 이곳보다는 청결하고, 깨끗했다.

보통 일반적인 사람들은 자기자신의 편의(便宜)만 추구할 줄 안다.

자기만 편하면 주변은 어찌되어도 상관없다고 여기는데, 그것은 인간의 본성으로 그것을 두고, 죄악이라고 여길 수는 없었다.

그러나 세상은 홀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었고, 다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오직 자기자신의 편의만 고집하며 살아가는 것은 공공의 질서와 균형에 접촉이 되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올바르게 사람들을 계도하고, 이끄는 훌륭한 관리였다.


'대체적으로 훌륭한 관리를 둔 도시는 청결하고, 깨끗하고, 탐관오리와 같이 흉악한 관리를 둔 도시는 더럽고, 불결하지.'


그런 면에서, 시장의 청결 상태만 보아도 삼문협(三門峽)의 관리들의 청렴 상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오라버니, 안으로 들어가요."


냄새나는 어 시장을 뒤로 하고, 그들은 공예품을 파는 곳으로 들어섰다.

이곳은 상대적으로 물건의 가격대가 높아서 그런지 어(魚) 시장 만큼 더럽지는 않았다.


"꺄르르르."

"꺄르르르."

"꺄르르르."


당화린, 정선혜, 맹초롱 등의 세 소녀들이 장신구 가계 앞에서 서로 장신구를 고르며 정신없이 "꺄르르르." 거리며 웃었다.

당화린은 말할 것도 없고, 정선혜와 맹초롱은 그 나이대의 해맑음이 느껴지는 웃음소리로 지켜보는 당기영, 정선룡, 왕삼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뭐가 이렇게 비싸?!"


하지만 장신구의 가격은 전혀 그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지 않았다.


"이 조그마한 것이 이렇게 비싼 것이 말이 돼."

"그렇게 작은 것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기술이랍니다. 어르신."


점원이 자신들이 판매하는 상품의 값어치에 대해서 열성적으로 설명했다.

기영은 점원과 옥신각신을 하다가 점점 구겨지는 화린의 얼굴을 보며, 결국 점원과 타협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내 돈으로 사도 돼!"

"시끄러. 이 오빠가 예쁜 여동생한테 사주고 싶어서 사주는 거야."

"오빠가 같은 소리하고 있네. 내가 연상이라니까!"

"지금부터는 아니야."


화린은 사실을 부정하는 기영의 대답에 퍽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짓다가도 자신의 손에 들어온 장신구를 보며 헤실헤실 웃었다.


"옷감도 사. 요대와 신발도."

"너 오늘따라 왜 이래?"

"이 오빠가 여동생 기분 맞춰주는 거잖아."

"'오빠가'는 무슨."

"싫어? 싫으면 바로 집에 가자."


기영은 화린의 손을 잡고, 가게의 바깥으로 이끌었다.

화린이 다소 반항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기영이 더 힘이 강했기에 화린은 속절없이 끌려갔다.


"아앗! 알았어! 알았어! 오빠!"


기어코 화린의 입에서 "오빠." 소리를 나오게 하고서야 기영은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


"진작 그럴 것이지."


그 뒤로 화린은 자신이 갖고 싶은 물건이 생길 때마다 기영의 옆에 바짝 다가서서 코맹맹이 소리로 "오빵! 나둥 쪼고사쭹!" 할 때마다, 기영은 얼굴이 헤벌쭉 해져서는 거침없이 돈 주머니를 열었다.




***




'난 정말 어쩔 수 없는 호구 새끼야.'


탈탈 털린 돈 주머니를 보며 기영은 자신이 미녀에게 너무 약한 남자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달았다.


"꺄르르르."

"꺄르르르."

"꺄르르르."


그러면서도 앞서서 걸어가는 웃고 있는 세 소녀들을 보고 있자면, 썩 나쁘지 않은 지출이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적당히 쇼핑이 끝나고, 때마침 정오를 살짝 넘기는 시간이라서 그들은 식당을 찾아서 길거리를 오고 갔다.


"어? 막내 오라버니다."


그렇게 길거리를 오가던 중 정선혜가 거리의 한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정선혜의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이 돌아갔다.

정선혜가 가리킨 방향에는 기영도 안면이 있는 한 사내가 <사합원(四閤員)>이라 적힌 건물을 향해서 거침없이 직진했다.


'<사합원(四閤員)>?'


사내의 정체는 다름 아닌 정선룡의 동생이자, 어젯밤 기영을 자리로 안내하며 마주쳤던 정양문의 망나니 정선기였다.


"왕삼, 저곳은 거기가 맞지?"


기영은 자신이 잘못 알고 있나 싶어서 왕삼에게 <사합원(四閤員)>의 정체에 대해서 다시 되물었다.

이에 왕삼이 얼굴 빛을 굳히면서 대답했다.


"······예."


기영이 자신의 바로 옆에 선 정선룡을 바라봤는데, 그의 얼굴도 왕삼과 마찬가지로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보아하니 그 역시도 <사합원>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반면에.


"큰 오라버니, 막내 오라버니와 함께 식사하죠.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정선혜는 선룡에게, 정선기를 초대해서 같이 식사할 것을 권유했다.

정선룡은 그녀의 제안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 보아하니 선기는 개인적으로 볼 일이 있어 보이니. 식사는 우리들끼리 해결하자."


정선룡은 의연하게 표정을 바꾸며, 자신의 여동생을 이끌었다.

그들 일행은 <사합원>의 편액이 붙은 건물에서 꽤 떨어진 곳에 위치한 2층 객잔에 자리를 잡았다.

막 몇 가지의 요리들을 시키고 있던 차에 정선룡이 기영을 따로 불렀다.


"당 공자님. 부탁 좀 해도 되겠습니까? 제 여동생을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가 주십시오. 저는 갑자기 가볼 곳이 생겨서요."

"가볼 곳이라. <사합원>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


정선룡이 더 말을 잇지는 않았지만, 그의 분위기를 통해서 상대의 행선지를 유추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에 기영이 선수를 쳤다.


"같이 가시죠."

"예?"

"<사합원>으로 가실 생각이시면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왜."

"제가 듣기로 <사합원>이 저렇게 버젓이 대로변에서 장사를 하려면 관리의 입김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관리가 끼어든다면 아무래도 정양문 하나로는 소란을 피할 수 없겠죠."

"······."


정선룡은 자꾸만 말이 없어졌다.


"제가 당 공자님께 너무 피해를 끼치는 일이 되는 것이 아닌지."


기영은 고개를 내저었다.


"피해라뇨. 오히려 저는 이것을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기회요? 무슨 기회를 말하십니까?"


영문을 모르겠다는 정선룡에게 기영 한 발짝 상대에게 바짝 다가섰다.

한껏 가까워진 거리에 정선룡의 눈동자에 당혹스러움이 드러났다.


"그것은 바로 우리 둘이 친구가 될 기회 말입니다."


선룡의 동공이 한껏 확장 되었다.


"저와 당 공자님이 말입니까?"

"예. 왜 싫으십니까?"


두 남자가 서로의 눈을 주시했다.

숨결도 서로의 콧김이 느껴질 정도로 닿아 있는 상태에서 선룡이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러면 정말 죄송하지만 오늘 당 공자님께 폐를 조금 끼치겠습니다."

"물론입니다."


이럴 때는 명문세가인 것이 무척이나 도움이 되었다.

역사와 전통이 깊은 명문세가들은 미래를 내다보고, 나라의 수도에 자신들의 방계 혈족을 보내어서 국가의 관리들과 과거시험을 보러 온 인재들에게 후원을 자처한다.

그 결과 사천당가를 비롯해서 여러 가문들의 혈족들이 권력의 중추와 선이 연결이 되어 있었다.

이러한 선들은 무림인인 그들이 관리를 상대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왕삼. 뒤를 부탁해."


왕삼에게 셋을 부탁했는데, 사실 기영은 왕삼보다는 이 근처에서 숨어서 당화린을 호위 중일 암중호위(暗中護衛)에 대해서 더 믿음이 컸다.

어쨌든 당기영과 당화린은 가문의 직계 혈족으로, 그런 둘을 바깥 외유를 보내면서 암중호위 하나 붙이지 않을 허술한 사천당가가 아니었다.

기영과 화린 그리고 3명의 다른 이복 형제들까지. 총 5명의 암중호위들이 각각 기영과 화린 등을 보호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기영은 아무런 걱정 없이 정성룡과 함께 <사합원>으로 향했다.




***




<사합원(四閤員)>


이곳은 본래 사파들의 연합체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패련(四覇連)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로, 겉으로는 멀쩡한 생김새를 하고 있었으나. 사파가 운영하는 기업체인 만큼 안으로 들어가면 뒤가 흉흉하기 짝이 없었다.

<사합원>의 사(四)는 그들이 취급하는 네 종류의 상품이었는데, 각각 도박, 사창가, 아편, 고리대금업이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서 어떻게할 생각입니까?"


<사합원>에 도착하기 전에 기영은 정선룡의 팔을 잡으며 행동 방침을 물었다.

기영의 물음에 정선룡이 의아한 얼굴로 기영을 보았다.


"당연히 막내 동생을 내놓으라고 할 생각입니다. 만약 그들이 저를 막아선다면, 이 삼문협(三門峽)에 천절검사 정선룡이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줄 것입니다."


말을 내뱉는 정선룡의 눈빛이 날카로운 예기를 섬뜩하게 드러냈다.

보아하니 천절검사(天絶劒士)라는 별호는 단순히 딱지치기로 딴 것은 아닌 것인지, 이미 사람 여럿을 염왕(閻王 : 염라대왕) 곁으로 보낸 것과 같은 무시무시한 눈빛을 보냈다.


'무시무시하군.'


상대적으로 아직은 현대인의 감각이 남아 있는 기영에게 정선룡이 내뿜는 날카로운 예기는 좀 낯선 것이었다.


"그것도 좋겠지만 저에게 다른 생각이 있는데, 어떠십니까?"

"다른 생각이요?"

"예. 그런 수단을 쓰면 지금 당장은 통하겠지요. 하지만 결국 막내 공자의 방종을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합원에서 정선기가 도박을 하고 있을지, 사창가를 이용하고 있을지, 아편에 중독 되어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었지만.


"이런 종류의 유혹들은 단 한 번이라도 접하게 된다면 평범한 사람들은 영원히 그들의 그물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법이죠."

"좋은 방법이라도 있습니까?"

"좋은 방법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괜찮은 방법은 있는 법이죠."


기영은 자신의 생각을 정선룡에게 전달했다.

정선룡은 기영의 기발한 생각을 듣고서 묘한 눈으로 기영을 바라봤다.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꽤 악질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사천당가의 사람이라는 건가?'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일반적인 정파인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어떻습니까?"


정선룡은 상대의 제안을 거절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이내 다른 생각이 들었다.

상대의 제안을 받아들임으로, 보다 이 사건에 사천당가를 더욱 깊게 끼어들게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알겠습니다."


정선룡은 결국 이득을 따져서 기영의 의견을 수용하였다.

사전모의를 끝낸 둘은 곧장 <사합원> 내부에 들어섰다.


"킁!"


<사합원> 내부에 들어서기 무섭게 기영은 자신의 코를 막았다.

상대적으로 깨끗한 거리였던 시장 도로를 걷다가 들어선 <사합원> 내부에 고약한 지린내가 잔뜩 풍겨왔다.

<사합원>의 주요 수입원은 크게 도박 혹은 여자였는데, 도박의 경우 온갖 미신들이 횡행했다.

대표적으로 여자의 오줌으로 손을 씻고, 도박을 하면 운이 잘 붙는 다던가. 여자의 속옷을 입고 도박을 하면 잘 따던가 하는 등의 미신들이었다.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실제로 돈을 따는 경우들이 많았는데, 정확히는 도박장을 운영하는 놈들이 미신을 믿고, 그대로 행하는 고객들을 상대로 사기 도박을 조장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천천히 정신을 좀 먹어 들어가는 것이지.'


처음은 미신으로 시작해서, 최후에는 아편으로 끝이 날 것이다.

그렇게 아편쟁이가 하나 완성이 되면,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재물은 물론이고, 아내와 딸 조차도 팔아넘길 수 있는 후안무치한 인간 말종이 완성되는 것이었다.


'이런 곳이 대낮에 그것도 시장 대로변 한가운데서 버젓이 운영 되고 있다니. 이곳의 관리는 생각 이상으로 썩었군.'


<사합원> 내부는 상대적으로 넓다란 공원에 네모난 탁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각 탁자 위에 4명의 사람들이 도박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 4명 중에서 누구는 <사합원> 소속의 전문 도박사였고, 누구는 호구로 낙인이 찍힌 고객이었는데,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 중 1/3은 또 분내 나는 창기들이었다.

거의 헐벗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 여인들이 호구들 옆에 바짝 붙어서 술과 웃음, 미모를 팔고 있었다.

기영과 정선룡이 <사합원> 내부로 들어서기 무섭게 염소 수염을 한 노인이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처음 뵙는 분들이시군요. 어느 대인의 초대로 저희 <사합원(四閤員)>을 찾아오신 것인지 물어보아도 되겠습니까?"


기영은 자신의 기감(氣感)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느꼈다.


'고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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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제2화 정양문(正陽門) (15) +1 24.05.17 224 4 13쪽
17 제2화 정양문(正陽門) (14) 24.05.16 216 4 12쪽
16 제2화 정양문(正陽門) (13) 24.05.15 209 4 13쪽
15 제2화 정양문(正陽門) (12) 24.05.14 210 4 13쪽
14 제2화 정양문(正陽門) (11) 24.05.13 209 3 12쪽
13 제2화 정양문(正陽門) (10) 24.05.12 240 4 12쪽
12 제2화 정양문(正陽門) (09) 24.05.12 258 4 13쪽
11 제2화 정양문(正陽門) (08) 24.05.11 288 6 12쪽
10 제2화 정양문(正陽門) (07) 24.05.11 264 6 13쪽
» 제2화 정양문(正陽門) (06) 24.05.10 302 6 13쪽
8 제2화 정양문(正陽門) (05) 24.05.10 323 6 13쪽
7 제2화 정양문(正陽門) (04) 24.05.09 369 5 13쪽
6 제2화 정양문(正陽門) (03) 24.05.09 414 5 12쪽
5 제2화 정양문(正陽門) (02) 24.05.08 477 6 12쪽
4 제2화 정양문(正陽門) (01) 24.05.08 563 9 12쪽
3 제1화 빙의 (03) 24.05.08 575 9 12쪽
2 제1화 빙의 (02) 24.05.08 688 10 12쪽
1 제1화 빙의 (01) +3 24.05.08 1,214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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