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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연재수 :
1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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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08
글자수 :
6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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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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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2화 정양문(正陽門) (02)

DUMMY

제2화 정양문(正陽門) (02)






'이 자식, 너무 멋진 척을 하는데?'


옆에서 화린과 함께 이야기를 같이 들어주던 기영은 침을 튀겨가며 열정적으로 설명을 하는 당호연이 좀처럼 마음에 들지 않았다.


"2년 전에 있었던 '정릉의 변'에서는, 당시 시살천군 공중학이 대규모의 마인들을 양성해서 중원을 제패할 야심이 있음을 정보통을 통해서 무림맹이 알게 됨으로 사건이 시작이 되었죠."


공중학은 서생 출신으로 확실히 머리가 잘 돌아가는 녀석이었다.

혼자서 무림과 황궁의 추격을 따돌리기 어렵다고 생각한 공중학은 자신이 가진 <무명 제사서>의 힘으로, 자신과 같이 마도에 길을 걸을 마인들을 모집하여서 세력을 일궜다.

그 세력이 궐기한 장소가 바로 정릉(鄭陵)이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군마성(君魔城)으로 칭하며, 주 황실을 뒤집고 새로운 마도천하를 이룩하겠다는 야망을 불태웠죠."


군마성이 나타나기 무섭게 무림맹과 황궁은 곧바로 군대와 무인들을 결집시켰다.

당시 그렇게 정릉에 모인 금군(禁軍)이 15만명이었고, 무림맹에서 각출한 무림인들의 숫자도 7000명이나 되었다.

각지에서 의협심과 호연지기로 자신을 무장한 협객들도 3000명 가까이 모였다.

그리고 군마성에 있던 마인들의 숫자는 300명이었다.


'16만명 vs 300명이면. 뭐 스파르타냐?'


좀 과도하게 황궁과 무림이 과민 반응을 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무명 제사서>와 관련된 비사에서는 이 정도가 딱 알맞았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군마성에 있던 300명의 마인들은 그저 미끼에 불과했죠. 시살천군 공중학이 진정으로 노린 것은 마인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모인 16만명. 그들 자체가 공중학의 노림수였습니다."


만약 그 계획이 정말로 실현이 되었다면 어쩌면 이 세상에 다시 한 번 더 천마(天魔)가 나타났을지도 모를 정도의 일이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무림맹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나타나 시살천군 공중학의 음모를 분쇄하고, 최종적으로 그가 불로불사(不老不死)에 이르기 전에 제대로 처단할 수 있었죠. 그 때, 혁혁한 명성을 날린 인물들이 있는데. 그들 중 하나가 바로 저기 있는 천절검사(天絶劒士) 정선룡 소협이죠."

"아하!"


당화린은 그렇게 '정릉의 변'에 대한 정보를 얻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뻐했다.


"당시에 천절검사(天絶劒士) 정선룡 소협 외에도, 지금 무림맹의 소군사 자리에 있는 소제갈(小諸葛) 장군보 군사라던가. 등룡단의 단원으로 있는 소검후(小劍后) 이설영 여협도, '정릉의 변'을 통해서 유명세를 얻은 것이죠."


거기까지 듣고서야 기영이 그들 사이로 끼어들었다.


"잠깐!!"


화린과 호연은 자신들 사이로 억지로 비집고 들어오는 기영을 눈쌀 찌푸리며 바라봤다.

불쾌함으로 인상이 찡그려진 화린과 의아한 시선으로 기영을 바라보는 호연.

기영은 화린에게 등을 등진 채로 진지하게 호연에게 말했다.


"그 여자들 예뻐?"


호연은 그런 질문을 받을 줄 몰랐다는 얼굴로 얼떨떨했고, 화린은 자신을 등진 채로 대화의 맥문을 잘라버린 기영에게 화가 나서 소리쳤다.


"야!!!!"


그 소리가 얼마나 큰 것인지. 일순간 주변에 일어났던 모든 소음들이 싹 사라지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곧바로 화린에게 쏠렸다.

화린은 안 그래도 떡진 머리 등으로 몸 상태가 별로인 자신에게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자 순간 제정신을 차리며 당황해서 "어버버." 거렸다.

그리고 그런 화린을 기영이 흐뭇하게 웃으며 지켜봤다.


'재밌다. 키킥.'




***




사소한 소란이 있기는 했지만 기영을 비롯한 일행들은 무사히 정양문에 안착할 수 있었다.

맛있는 요리들과 쾌적한 잠자리 무엇보다도 뜨끈한 온수가 섞인 목욕탕은 긴 여정으로 심신이 모두 지쳐 있던 일행들에게 충분한 안락함을 선사했다.


"공자님. 저녁 시간입니다."


때밀고, 광을 낸 끝에 침상에 누워서 오랜만에 안락함을 만끽하던 기영은 왕삼의 말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가자! 가자! 가자!"


평소라면 방에서 식사를 했겠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사천당가의 일행들이 처음 정양문에 방문한 날이었고, 간소하게 일행들의 주요 인물들에 대해서 인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직 이름을 밝히지 못한 상태였다.

대표적으로 기영을 비롯한 사천당가의 세가주 독제(毒帝) 당고후의 아들, 딸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건 정양문 역시 마찬가지로, 대외적으로 아주 유명한 장남인 천절검사 정선룡을 제외한 다른 자식들 역시 자신을 소개하지 못한 상태였다.


웅성웅성

와글와글


정양문이 마련한 만찬장에 도착한 기영과 왕삼은 그곳에서 각자 나름대로 자기 자신을 열심히 꾸민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어서오십시오."


만찬장의 입구에 정선룡이 서서 손님들을 접대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았으니, 그들을 안내해줄 사람이 필요했고,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에 이만큼 좋은 상황도 없었다.

그렇다고 정양문의 문주인 정운 본인이 이런 역할을 하기에는 배분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 된 것이 바로 정양문의 소문주 정선룡이었다.


"암룡(暗龍) 당고영 대협의 아우라고 들었습니다. 당고영 대협은 이전에 '정릉의 변'에서 마주친 적이 있는데, 그 때도 당 대협의 명성과 실력은 중원을 울릴 정도였죠. 비록 신분의 차이가 있어서 직접 대화를 한 적은 없으나. 평소에도 당 대협을 흠모해오고 있었습니다."


정선룡이 과도할 정도로 흠모한 눈빛으로 말을 청산유수처럼 했다.


'허어. 혀에 기름칠 좀 했네.'


상대의 생각은 쉽게 유추가 되었다.

동생 앞에서 자랑스러운 친형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니, 당연히 이걸로 점수 좀 땄다고 생각을 할 것이 분명했다.


'태헹! 어쩌나. 나는 빙의자인데.'


물론 망나니 당기영의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 당고영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자신은 망나니 당기영과는 별개의 사람이었다.


"당기영 소협의 자리는 제 아우인 정선기가 안내할 것입니다."


대충 당기영의 앞에서 당고영을 한껏 추켜세워준 당선룡은 뒤이어서 등장하는 다른 손님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등 뒤에 선 청년을 소개했다.

선룡을 제치고 앞으로 나서는 청년은 놀랍게도 제 아비나, 정선룡과는 전혀 닮지 않은 모계 유전자가 강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정선기라고 합니다."

"어······!"


기영은 정선기의 관상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새끼, 당기영 과다.'


여기서 말하는 당기영은 빙의자 당기영이 아닌 얼뜨기 산적이 쏜 화살에 깜짝 놀라서 심정지(心停止)한 망나니 당기영이었다.

즉 눈 앞의 정선기 역시 망나니였다.


"히히. 당기영 소협과는 처음 보는 사이인데, 웬지 낯설지 않는 기분이군요."


정선기 역시 당기영의 관상을 보고, 한 눈에 알아봤다.

망나니는 어디서든 동류(同類)의 망나니를 알아보는 법이었다.


'뷁!'


기영은 썩 정선기가 내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정도로 어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정선기와 같은 인물과 친해져서 얻을 수 있는 이득도 존재했다.

그런 요인들로, 기영 역시 얼굴에 억지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렇군요!"


기영이 흔쾌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하자. 정선기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하하핫! 역시 당 소협과는 뭔가 통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리로 오시죠. 제가 자리를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영은 얼굴에 두꺼운 철면피를 깔고서, 정선기와 예의상으로 말을 주고 받았다.


"이쪽입니다."


정선기의 안내를 받아서 도착한 자리에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들이 주르륵 앉아 있었다.

당화린은 아직 만찬장에 오지 않은 느낌이었고, 정선기가 안내한 자리의 옆자리에는 두 장로들의 수제자들과 이번 등용단 입단 시험에 참가하려고 따라나선 기영의 배 다른 형제들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크흠!"

"큼!"

"콜록!"


기영이 아니 꼽게 그들을 바라보자. 셋이 유난히 격렬한 기침을 했다.

각각 탈백수(奪魄手) 당송강, 화혈비(化血飛)당노준, 원음투살촉(元陰透殺鏃) 당의로. 별호도 없는 당기영과 다르게 사천당가 내부에서 꽤 유망주로 손꼽히는 인재들이었다.

문제는 그들이 아무리 날고 뛰어봐야. 중원과 변방을 모두 합쳐서 쏟아지는 기라성과 같은 천재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암룡 당고영과 독룡 당무린의 벽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천재와 수재의 차이지.'


일찌감치 다음 대의 사천당가의 세가주는 이 둘 중 한 명이었고, 그런 만큼 같은 아비의 피를 타고난 형제들이라지만 그들이 오히려 별호도 없는 당기영의 눈치를 살피는 상황이었다.


"흥!"


기영이 콧바람을 차게 내뿜으며 자리에 앉자. 그 옆에 앉아 있던 셋이 슬금슬금 기영과 자리를 벌릴 정도였다.

그 옆에서 기영을 안내했던 정선기가. 그 상황을 보고 깜짝 놀라서 입을 쩍 벌였다.

생각 외로 기영의 기세가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을 알아챈 것이었다.




***




'무료하군.'


기영은 한껏 지루한 표정으로 만찬장을 둘러보았다.

식전에 차려진 요리들은 상당히 훌륭한 것들로, 의자에 앉은 직후 기영은 요리들을 제법 흡입하여서 만족스럽게 배를 채운 상태였다.


"왜 안 와!"


한껏 만족스러운 상황이어야 했는데, 기영은 웬지 기분이 그렇게까지 좋지 않았다.


"누구 말이십니까?"


기영의 옆에서 수발을 들던 왕삼이 의아한 얼굴로 기영의 얼굴을 훔쳐봤다.

왕삼은 시종이었기에, 기영의 근처에서 몰래몰래 음식을 먹으면서 기영이 필요한 것들을 가져다 주거나, 빈 접시들을 치웠다.

왕삼의 질문을 받은 기영은 입술을 비죽 거렸다.


"엉덩이가 무거운 여자."


왕삼은 기영의 답변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순간. 만찬장의 입구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단정하던 만찬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와아!

"선녀와 다름이 없군!"

"화용월태(花容月態), 폐월수화(閉月羞花)!"

"절세가인이 있다면 바로 그녀겠군!"


사람들이 잇따라서 만찬장 입구에 나타난 한 여인을 바라보며 감탄과 함께 말을 잊었다.


또각 또각


걸음을 살포시 옮기는데.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입고 있던 하얀 바탕에 금룡(金龍)이 수놓아진 치파오의 갈라진 틈 사이로 새하얀 다리가 좌중의 시선을 끌었다.


"······."

"······."

"······."


안 그래도 화려한 외모와 몸매를 지닌 당화린이 제대로 멋을 내자. 만찬장에 있는 모든 남성과 여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더구나 당화린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쏟아지는 대중의 시선들 속에서 도리어 만족스러운 웃음으로 대응을 하자.

그곳에 있는 모든 남자들의 가슴 속에 뜨거운 열풍(熱風)을 불어 넣었다.

이전까지만 하여도 만찬장은 사람들의 대화 소리들과 음식을 먹으며 내는 소리들로 다소 시끄러웠는데, 지금 이 순간에 만찬장에는 그저 화린이 만찬장 내부에 들어서는 또각, 또각 거리는 발소리만 뇌성벼락처럼 울렸다.


'아오! 저년이 미쳤나?! 무슨 저런 걸레짝 같은 옷을 입고 왔어!!!!!!!!!!!!!!'


다른 남자들 가슴에 열풍이 불 때, 기영의 가슴 속에는 열불이 치솟았다.


'눈 깔아! 눈 깔아! 이 새끼들아!!!!!!!'


기영의 소리 없는 아우성 속에서. 좌중의 관심을 한 몸으로 받아낸 당화린이 닭 피라도 빨아 먹은 것과 같은 붉은 입술을 달싹거렸다.


"제 자리는 어디죠?"


목소리에도 맛(味)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양념 치킨일 것이라고 기영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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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2화 정양문(正陽門) (12) 24.05.14 210 4 13쪽
14 제2화 정양문(正陽門) (11) 24.05.13 209 3 12쪽
13 제2화 정양문(正陽門) (10) 24.05.12 240 4 12쪽
12 제2화 정양문(正陽門) (09) 24.05.12 258 4 13쪽
11 제2화 정양문(正陽門) (08) 24.05.11 288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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