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내는 탱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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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다닷
작품등록일 :
2024.05.08 19:50
최근연재일 :
2024.05.20 22:30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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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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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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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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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제6장 재밌는 것을 알려줄까?

DUMMY

깊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의 빛을 발견했다. 그것은 여의주였다. 세상을 밝혀줄 구원의 빛이다. 엄청난 아이템이었지. 절대로 놓쳐서는 아니 되었다. 온힘을 다해 손을 뻗는다.




'자, 잡았닷..!?'


정성스럽게 여의주를 닦으며 소원을 빌었다. 흥건한 땀과 함께 매끈한 여의주가 손바닥에서 점점 따끈하게 달아오른다. 아무래도 내 소원을 이루어 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뽀드득.. 뽀드득..!!


"다시 말하지만 제 소원은.."


뽀득.. 뽀득..!!!


"허허, 이 꼴통을 죽일 수도 없고.."


"헛!?"


심장이 철렁하는 느낌과 함께 눈이 떠졌다. 눈앞으로 새벽녘의 밝은 빛이 풀 한 포기 허락하지 않는 불모의 땅에서 기적을 일으키며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 놀랍게도 사람의 머리였다.


"히익!? 머, 머리통이 왜 여기에???"


"..나다."


"앗, 스승님..??"


"다 만졌느냐?"


"앗, 넵."


재빨리 머리를 놓았다. 그러자 따끈따끈한 스승님의 머리가 내 손에서 묻은 땀 때문에 더 반짝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애써 무시하며 그 위를 보자 스승님의 이름이 보였다.


「조셉 ♥80」


'내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호감도가 20 이상이 될 때부터 NPC들은 이름과 함께 호감도가 머리 위에 연두색으로 표시되지..'


"..."


'그, 근데 호감도가 왜 오른 거지? 난 아무것도 한 게 없는뎃???'


오싹


뭐야, 이거? 왜 무서운 거야..? 호감도 오르는 거 너무 무섭잖아..? 원래 이렇게 빨리 오르는 것이 맞아???


"허허, 뭘 멍청하게 보고 있느냐? 빨리 일어나지 않고?"


"앗, 넵!"


서둘러 소파에서 일어나 이불을 개고 1층으로 내려왔다. 그런 뒤, 계단을 들어올리자 2층으로 올라가는 층계가 '드드득' 소리와 함께 천장에 가서 달라붙었다. 만약 천장에 손잡이가 없었더라면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지 전혀 짐작도 못했을 것이다.


조셉을 따라 화장실에 들어갔다. 대뜸 이 새벽부터 화장실로 부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다. 그가 나를 돌아봤다.


"허허, 오늘부터 이건 네 담당이니라."


"넵? 뭐가요?"


"뭐긴? 똥통이지."


【일일퀘스트 - 똥통 비우기】

조셉은 지금까지 똥장을 고용해서 똥통을 비워왔지만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이 일을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라고 조셉은 말합니다.

[보상]

「경험치 1」

(수락)(거절)


"..농담이시죠?"


"허허, 꼴통아, 이 스승이 재밌는 사실을 하나 알려줄까 하는데 네 생각은 어떠하느냐?"


어쩐지 아주 재미없는 이야기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다. 하지만 듣지 않을 수도 없었지. 왜냐하면 내가 또 궁금한 건 잘 못 참거든.


"뭐, 뭔데요..?"


"네 직업 말이다."


"직업이요?"


"희귀직업이니라."


"!!!"


맙소사, 대박이잖아??

혹시라도 장난을 치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표정을 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진짜요??"


끄덕


솔직히 말해서 어느 정도 예상을 하긴 했었다. 마총수라는 직업은 나도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직업이었으니까. 하지만 진짜로 희귀 직업이었을 줄은 나도 몰랐다. 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안 들었으면 후회할 뻔했다.


'아주 재미없는 말을 꺼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엄청 좋은 소리였어!'


보통 게임에서 희귀직업은 일반직업보다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만큼 스킬이나 능력치 등 여러 면에서 일반직업보다 뛰어난 점이 많은 편이었다. 그런데 내 직업이 그런 희귀 직업이었다니 앞으로 성장면에서 일반직업보다 유리할 것이 틀림없었다. 어쩐지 감개무량하다.


"그거 아느냐? 바란 왕국에 마총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오직 나 한 사람뿐이니라."


"헛!? 스승님이 왕국에 단 한 명밖에 없는 마총수셨다니, 대박..!"


"껄껄껄, 내가 더 재밌는 사실을 알려줄까?"


끄덕끄덕!!


여기에서 더 대박이 있다니 가슴이 웅장해진다. 심장박동수가 빨라졌다. 콧구멍도 살짝 커지는 느낌이다.


'어, 어쩌면 전설의 직업이라든지 신화급 직업 같은.. 뭐, 그런 엄청난 실마리 같은 것이..!'


눈을 반짝이며 조셉을 바라봤다. 조셉이 나를 보며 인자하게 웃는다. 왠지 현자처럼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내가 아니면 스킬 배울 곳이 없겠구나?"


"네? 당연하죠? 저는 스승님의 하나뿐인 제자니까요, 한예담입니다!"


"그렇지?"


"네!"


"넌 노예 1호다."


음??


"..넵???"


눈을 깜빡였다. 어쩐지 상황 파악이 잘 되지 않는다. 자다 깬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허허, 못 들었느냐? 넌 내 노예다."


"..네엣!?"


"껄껄껄, 꼭 우리 루시를 보는 것 같아서 매우 귀엽구만, 우리 루시도 줬던 간식을 몰래 숨기면 딱 너 같은 표정을 지었었지, 껄껄껄껄."


"자, 장난하시는 거죠..?


"스킬 배우기 싫으냐?"


"헐..?"


'잠깐만 이게 뭐가 어떻게 되는 거지??'


..시발(始發)


뒤늦게 내 처지를 깨달았다. 조셉의 노예가 되지 않으면 앞으로 스킬을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똥통을 꺼내 들고 그의 뒤를 따랐다. 손가락에 오물이 묻었다. PTSD가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은 느낌이다.


"윽, 냄새, 저 사람 좀 봐봐, 무슨 똥통을 들고 가고 있어..!"

"으악, 진짜 똥이잖아!?"


수군수군


플레이어들의 기피를 받으며 조셉의 뒤를 따랐다. 반면 NPC로 보이는 듯한 사람들은 익숙한 풍경인 듯 내게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게임시간으로 하루가 지났어, 다들 엄청 열렙하고 있을 텐데, 크윽, 똥통을..'


무게도 상당했다. 심지어 버리는 곳이 성 밖에 있단다. 걸어서 한참을 이동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스승님의 집이 동쪽 성문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는 사실이겠지.


"2렙 전사가 파티 구합니다!"

"3렙 용병인데 같이 하실래요?"


바란성 동쪽 성문 주변에 플레이어들이 저마다 파티를 구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전사 직업을 어떻게 구했는지 전사 직업을 가진 사람도 보였고 심지어 마법사 직업을 가진 사람도 보였다.


'아마 나처럼 조셉 같은 개인스승을 찾아낸 건가?'


일단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그것 뿐이었다. 한데 뭔가 이상하다. 파티를 구했는데도 사냥을 떠나지 않고 굳이 5명을 꽉 채우려고 다른 사람들을 찾아나서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뭐지? 왜 저렇게 파티원을 많이 구하는 거지???'


궁금한 건 참을 수 없었다. 가까이에 있던 플레이어들에게 다가갔다. 3명이나 모였는데도 굳이 2명을 더 구하겠다고 모여있는 여자 한 명, 남자 둘로 이루어진 파티였다.


"저 궁금한 게.."


"꺄악!"

"오, 오지 마쇼!"

"스탑!!"


한 걸음 더 움직이자 세 사람이 도망했다. 주변을 둘러봤다. 눈이 마주친 플레이어들이 똥통을 확인하고는 얼굴을 찡그리며 슬금슬금 뒷걸음질로 멀어졌다.


"허허, 이 꼴통 녀석, 빨리 안 오느냐!?"


"..갑니다."


똥들은 성밖에 병사들이 지키고 있던 구덩이 속에 버렸다. 듣자 하니 이곳에 모인 똥들은 밤이 되면 몬스터들이 찾아와서 깨끗하게 먹어치운단다.


'크윽, 몬스터를 사냥해야 하는데 여기서 지금 뭐하고 있는 건지..'


근처 수돗가에서 NPC들과 함께 똥통을 박박 닦았다. 이곳에서 남자는 오직 나뿐이었다. 전부 여자들뿐이다. 아이에서부터 덩치 큰 아주머니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싸우면 내가 질 것 같았다.


"들었쑤? 간밤에 사람들이 엄청 죽었나갔다던데?"

"나는 직접 봤잖아요, 글쎄, 멀쩡하게 생긴 놈이 먹을 것을 달라고 진상을 부리더니 갑자기 눈앞에서 요래요래 픽 쓰러져서 죽더라니까요?"

"에구구, 새벽에 병사들이 시체들을 들것으로 잔뜩 실어가더니 그것이 전부 굶어죽은 것이었구만? 세상 말세야, 말세."


귀를 쫑긋거리며 아줌마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팔뚝들이 얼마나 두꺼운지 내 허벅지보다도 두꺼워 보였다. 농담이 아니라 아줌마들한테 주먹으로 한 대 맞으면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체중이 뭐 거의 100kg은 넘어보였달까?


'음, 다행히 PK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군, 그나저나 NPC들이 플레이어들도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이전에 하던 게임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용사'라고 해서, 죽으면 신의 힘으로 다시 부활하는 존재로 아주 특별하게 여겨졌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없었다. 문득 궁금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플레이어들을 보면 NPC들이 무슨 말을 할지가 말이다. 물론 내가 죽어줄 생각은 없었지만.


'음? 뭐야? 갑자기 왜 이렇게 조용해졌지?'


똥통을 닦다가 말고 슬쩍 고개를 들어봤다. 모두의 시선이 내게 꽂혀 있었다. 심지어 다들 내 옆에 모여든 상태였다. 심히 부담스러웠다.


"아니, 이 귀여운 꼬마 총각은 여기서 왜 이런 궂은일을 하고 있을까? 호호호호."

"피부 좀 보게, 허이구야, 말랑말랑한 것이 아기 피부네, 아기 피부여, 호호홋!"


"으악?? 똥통 닦던 손으로 얼굴을 만지시면 어떻게 해요!?"


정보현장이라고 생각했던 수돗가가 끔찍한 사고현장으로 변했다. 다들 한 번씩 만져보겠다며 똥통을 닦던 더러운 손으로 내 얼굴과 몸을 함부로 주물럭거린 탓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민감한 곳을 일절 손대지 않았다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아요!"


"어머머? 꼴에 사내라고 소리를 지르네?"

"귀엽기도 하여라, 우리 딸보다도 예쁘게 생겼어."


근력1로는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아줌마들이 아니었다. 그냥 딱 잡히는 순간 힘에 압도당했으니까. 아무리 봐도 나보다 힘이 최소 3배 이상 세지 않을까 싶었다. 뭐, 그래봐야 3에 불과하긴 한데..


'젠장, 이래서 키를 키우려고 했던 건데..'


체념하고 주물럭을 당하고 있다 보니 어느새 수돗가 아줌마들의 호감도가 모두 40 이상으로 올라서 이름이 연두색으로 선명하게 보였다. 애들까지도 호감도가 오른 상태다. 아주 인기스타가 되어버렸다.


"아주머니들, 혹시 여기 오시면서 성문 쪽에 파티 구하던 사람들 보셨어요?"


"응? 봤지, 아주 미친 녀석들이야, 죽으려고 환장들을 했지."

"그러게요, 맨손으로 몬스터를 잡겠다니 제가 말려 봐도 소용이 없더라니까요?"

"말세야, 말세."


생각보다 유용한 정보통이었다. 듣자하니 몬스터를 잡으려면 적어도 무기가 있어야 하고 그마저도 혼자서는 쉽지 않단다. 혼자 다니는 몬스터보다 무리지어서 다니는 몬스터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럼 가장 약한 몬스터는 뭔데요?"


"글쎄, 동문 밖이면 아마 고블린이 가장 약하려나? 그렇죠?"

"맞아요, 내가 알기로도 고블린이 가장 약하지."


'고블린이라..'


보통 게임에서는 고블린이 오크보다 약한 몬스터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대다수의 게임에서 오크는 톱밥 같은 존재였지. 고로 고블린은 톱밥보다도 약한 몬스터였다.


"아주머니들, 그 사람들이 맨손으로 고블린이랑 싸워서 이길 확률이 몇 퍼센트나 될까요?"


"이길 확률이 아니라 죽을 확률을 따져야지? 그건 자살행위야, 자살행위, 어딜 무기도 없이 죽으려고 성 밖을 나가?"


"그 정도로 고블린이 세요? 사람은 5명인데???"


"사람이 5명이면 시체 다섯 구가 나오겠구만."


"헐."


NPC들은 단 1%라도 플레이어들이 이길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성 바깥으로는 힘센 남자들도 전문용병들을 고용해야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심지어 빵집 아저씨 기드한도 혼자 나갔다간 죽을 것이랬다.


'그 검투사 같은 근육쟁이 야채빵 아저씨도 죽을 거라니 도대체 고블린이 얼마나 세길래??'


의외인 것은 이곳에 모인 아주머니들이 모두 기드한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었는데 바란성에서는 맛집으로 상당히 유명한 빵집이랬다. 모두 기드한의 빵집에서 빵을 사가는 모양이었지.


"자, 꼬마총각, 똥통 받아, 어때? 이 아줌마들이 아주 반짝반짝 깨끗하게 닦아줬지?"


"헛!? 언제 똥통을??"


새것처럼 반짝거리는 나무통을 받아들었다. 내가 닦았을 때는 도저히 이렇게 될 것 같아 보이지가 않았었는데 주부들의 힘은 정말 대단했다.


"감사합니다, 아주머니들!!"


"오구, 귀엽기도 하지, 이런 건 우리 아줌마들이 할 테니까 꼬마총각은 여기 오면 우리한테 맡겨, 이 아줌마들이 다 해 줄게, 이름이 예담이라고 했지?"


"넵!"


"이거 받아, 우리 아줌마들이 모처럼 기분 좋아서 주는 거니까 거절하지 말고."


아주머니 NPC들이 돈을 모아서 주었다. 조금씩 모은 돈이 내게 모이고 보니 꽤 큰 돈이 되어있는 상태다. 100코퍼였다. 어쩐지 입이 귀에 걸린다.


'우왓, 호감도가 높으니까 미쳤잖아? NPC들이 막 돈을 갖다 바치네???'


아주머니들의 호감도가 최소 60이 넘어갔다. 일단 인사부터 박았다. 미소가 걸리는 건 자본주의에 따른 본능이었다.


꾸벅


"헷, 감사합니다 어머님!!"


"엇, 어머머..♡"


그저 행복하게 웃으며 90도로 인사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아주머니들의 호감도가 마구마구 올라갔다. 생각보다 호감도 올리기가 어렵지 않은 모양이었다. 심지어 생각지 못한 알림까지 떠오른다.


「매력이 1만큼 올랐습니다!」


'..뭣??'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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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내는 탱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 제8장 스킬과 능력치 24.05.20 16 0 12쪽
7 제7장 내성이 없는 먹잇감들 24.05.15 16 0 13쪽
» 제6장 재밌는 것을 알려줄까? 24.05.13 24 0 14쪽
5 제5장 스승님의 집 24.05.12 21 0 14쪽
4 제4장 직업을 갖다 +1 24.05.11 28 1 14쪽
3 제3장 첫 수익 +1 24.05.10 33 1 13쪽
2 제2장 특성 +1 24.05.09 50 2 14쪽
1 제1장 아래아 사가 +1 24.05.08 8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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