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눈의 악마는 편안한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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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킹성욱
작품등록일 :
2024.06.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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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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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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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쪽

드디어 도착한 외곽. 그리고 참호전.

DUMMY

다음날 늦은 아침, 헌트리스는 개운한 표정으로 침대에서 눈을 떴다.

"휴우~오랜만에 숙면이네요...그쵸?"

그가 고개를 돌리자 옆에는 베개에 얼굴을 반쯤 파뭍고 엎드려 있는 데빈이 대답했다.

"그..그래...네가 좋았다면...읏..! 하아...하아...그럼...된 거지...응...."

"하하하, 이제 출발 해야죠, 일어 나세요!"

헌트리스가 침대에서 내려오며 프라인드의 엉덩이를 치며 말하자, 프라인드는 베개에 파뭍힌 얼굴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먼저 씻고 와라, 난 아직....읏..! 여운이...남아서..."

"네~천천히 즐기다 오세요~"

잠시 후, 여관의 밖으로 나온 헌트리스와 프라인드는 지도를 보며 목적지를 살피기 시작했다.

"첸트로 까지는 얼마나 남았지?"

"이제...곧 이에요, 곧 첸트로의 영토이긴 한데...."

"전쟁 중이니 위험하긴 매 한가지군."

"네, 그나저나....루포와 운, 딩고는 잘 도착 했을 까요?"

"뭐, 그들 이라면 도착 했겠지...원래 짐승들은 인간이 모르는 길을 알고 있으니."

"흠....좋아요, 그럼 저희는 인간의 길로 가요, 거기가 안전할 테니까요."

"그래, 어서 출발하자."

프라인드와 헌트리스가 마을을 벗어나 숲을 지나고, 작은 개울가에서 휴식을 취하며 길을 나서기를 몇시간 후, 그들은 낮은 산 정상에서 한 전쟁터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저거 보이나?"

"역시 전쟁 중이네요...어디가 프로이센의 군대 일까요?"

"흠...첸트로의 깃발이 아닌 곳으로 가면 되겠지, 그나저나 참호라니....제법 격하게 싸우나 본데?"

"참호요? 그게 뭐에요?"

"일종의...임시 진영 같은 거지, 땅을 파고 들어가 포격도 피하고...방어에도 유리한 그런 장소지."

"그럼 적들도 저렇게 하면요?"

"저렇게 되는 거지, 마침 공격을 하려 하는군."

첸트로의 깃발이 걸린 곳에서 뿔피리 소리가 들리자, 첸트로의 진영 뒷편의 대포들이 불을 뿜었고, 그 불로 인해 하늘 높이 솟아 오른 대포알은 다시 적들의 진영으로 떨어지며 흙구덩이와 시체를 만들어 냈다.

"이상한데....포탄이 왜 저렇게 작지? 그리고 양도...왜 저렇게 적지?"

"네?"

"이상한데...."

그러자 프라인드의 예상 대로, 적들은 참호에서 대포만 쏠 뿐, 진격은 하지 않고 있었다.

"역시....."

"무슨 일이에요? 대포만 쏘고 움직이지를 않아요!"

"당연하지, 떨어진 대포알의 양을 봐라, 저 정도면 그냥 뒤로 잠깐 빠지면 아무도 죽지 않는다, 지금 첸트로 놈들은....보급도, 병사도 없다."

"보급이요? 그럼 왜 저쪽의 프로이센 군은 돌격하지 않는 거죠?"

"놈들은 병사가 없지만, 그건 프로이센 쪽도 마찬가지 인가 보군...원래 참호전은 최소 수천명 부터 수십만명이 서로 뒤엉키는 지옥인데...이 정도면 어린애 재롱 수준이군."

"전쟁에 대해 잘 아시네요?"

헌트리스의 물음에 프라인드는 잠시 전장을 살펴 보더니 그에게 말했다.

".......내려 가자, 서로 소강 상태일 때 움직여야 안전하다."

"아....네...."

산을 내려와 전장의 안으로 들어간 둘은 곧 프로이센의 군대가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걸어간 곳으로만 와라, 지뢰가 있을 수도 있다."

"ㄴ....네"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하던 둘은 곧 첸트로의 군대가 있는 방향에서 뿔피리 소리가 다시 들려오더니 프라인드가 그에게 소리쳤다.

"젠장...훈타!! 이쪽이다!!"

"네?"

"빨리 와라!! 어물쩡 거리면 바로 죽는다!!!|

"ㄴ...네!!!"

헌트리스는 프라인드의 다급한 부름에 그녀를 따라 한 구덩이에 몸을 피했고, 곧 그들의 위로 노란색의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지나가기 시작했다.

"저게 뭐에요....?"

"쉿, 말 하지 마라...숨도 최대한 적게 쉬어라, 지나가면 말해 주도록 하지."

"네......"

한참동안이나 노란색의 연기를 흘려보내고 다시 푸른 하늘을 바라보자, 그제서야 헌트리스는 프라인드 에게 연기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저게 대체 뭐에요?"

"미친놈들...저거 까지 쓰다니..."

"네? 저게 대체...."

"저건 가스다, 색을 보아하니 겨자와 매운 식물들을 섞은 것 같은데...저거 까지 쓴다고?"

"그럼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거 아녜요?"

"빨리 가야 한다, 저걸 쐈다는 건...곧 놈들이 프로이센의 참호로 돌격한다는 뜻이다."

"아...네!"

둘은 제빨리 구덩이 에서 나와 프로이센의 군대가 있는 참호로 향했다.

"누구냐!!"

가까이 다가가자 누군가 그녀에게 석궁을 겨누며 물었지만 프라인드는 아랑곳 하지 않고 헌트리스와 함께 참호로 뛰어 들며 말했다.

"당장 너희 지휘관께 말해라!! 곧 놈들이 들이닥칠 거다!!"

"ㅁ...뭐?"

"빨리!!!"

"아...알았다..."

남자가 사라지고 잠시 후, 여태까지 들었던 것과 다른 음의 뿔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는....온다...!"

"온다고요?"

헌트리스가 참호 밖으로 머리를 내밀자, 프라인드는 곧바로 그의 멱살을 잡아 끌어 내리고는 벽에 붙이며 말했다.

"뭐 하는 거냐?!! 그러다 죽고 싶나?"

"아...아니 저는 놈들이 오는가 해서...."

"여기서는 눈이 아니라, 귀로 봐야 한다....잘 들어라, 진동 소리가 날거다...."

프라인드가 검을 뽑아 들고, 첸트로 방향에 있는 벽에 귀를 대자, 곧 진동 소리와 사람들의 고함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참호 방향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온다.....! 훈타! 준비 해라!!"

"ㄴ...네!!"

곧 프로이센의 군대도 준비를 하며 병사들이 참호에 석궁을 걸치며 조준하고 있자, 프라인드는 그들을 조롱했다.

"하, 멍청한 놈들....저놈들이 그리 순순히 올 줄 아나?"

그러자 하늘에서 흰색의 연기를 뿜어대는 대포알들이 프로이센 군의 참호 바로 앞에 떨어져 석궁병들의 시야를 가렸다.

"온다....이제 곧...."

연기에 가려져 석궁병들이 사격을 못하고 있자, 연기의 너머에서 사람들의 환호 소리와 함께, 무장한 첸트로의 군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왔다!!"

프라인드는 익숙한듯, 참호의 벽에 붙어 있다가 뛰어 드는 병사의 등에 검을 찔러 넣고는 뒤에서 뛰어 들려는 다른 병사의 발목을 자르며 헌트리스 에게 말했다.

"훈타!! 절대 나가서 맞서 싸우지 마라!! 우리는 수비의 입장이다!! 오는 놈들만 죽여라!!!"

"네!!!"

그렇게 둘은 자신들의 자리에 찾아온 불청객들을 모두 베어 버리고는 연기가 걷히기를 기다렸다.

"후우....괜찮나 훈타?"

"아, 네....아직은 괜찮아요."

"마침...연기도 걷히는군, 어디...."

연기가 걷히자, 이번에는 프로이센의 군대의 뒷편에서 뿔피리 소리가 울리더니 대포들이 일제히 발사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우리가 갈 차례인가?"

포탄은 첸트로의 참호에 떨어지자, 커다란 굉음과 함께 폭발하며 적들의 비명 소리를 낳았고, 프라인드는 그 위력에 깜짝 놀라며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게 대체....."

새로운 포탄의 위력에 감탄한 프라인드의 옆으로 헌트리스가 다가와 그녀에게 물었다.

"그런데, 프리는 이런 전쟁에 대해서 잘 아시네요?"

"......그야, 나도 전쟁에 참가한 적이 있으니까, 제법....못볼 꼴을 많이 봤지."

"그럼...마족들 편에서...."

"그래, 마족들의 편에 서서 인간들을 죽이고 다녔다, 한 부대의 대장도 맡았지..."

"그런....."

"나를 비웃을 거면 비웃어라, 마족들을 증오하면서 그들의 편에 서서 싸우다니..."

"아뇨, 분명히 무슨 사정이 있겠죠...그쵸?"

"........그래, 거절 할 수 없는...그런 사정이 있긴 했었지."

"그럼 됐어요, 더는 물어보지 않을 게요."

"고맙군....이제 이놈들의 지휘관을 좀 만나 볼까?"

"좋아요, 어디 쯤......음?!"

헌트리스는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한 병사를 가리키며 프라인드 에게 말했다.

"저 사람....아까 우리가 만난 사람 아니에요?"

"그렇군...왜 다시 오는 거지?"

남자는 다시 프라인드의 앞에 돌아와 말했다.

"휴우~자네들 아직 있었구만."

"음, 이제 너희들 지휘관을 좀 만나려고 한다."

"잘됐네...후우.....우리 지휘관이 너희를 찾고 있거든."

"정말인가? 일이 제법 순탄하게 흘러가려 하는군, 안내 해라."

프라인드와 헌트리스는 그를 따라 커다란 텐트의 안으로 들어갔다.

"지휘관님, 그 둘을 데려 왔습니다."

그의 말에, 지휘관은 그를 칭찬하며 둘에게 말을 걸어왔다.

"음 잘했다 하랄, 이만 가보도록."

"헤헤헤...예, 알겠습니다요."

그러나 하랄은 나가며 불만을 궁시렁 거렸다.

"퉤! 젠장...뭐라도 주고 보내든가...며칠 째 순무만 갉아 먹고...."

그 소리를 들은 프라인드는 팔짱을 끼며 그에게 말했다.

"병사들 에게 인기가 없는 지휘관이군."

그러나 지휘관은 시큰둥한 태도로 그녀에게 말했다.

"어쩌라는 거지? 병사들이 불만을 가진다 한들, 그들이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과연 그럴까?"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어디서 왔고...뭐 하러 왔지?"

"우리는 프로이센을 만나러 왔다."

"그분은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다."

"그리고 그놈의 군대에 들어가 싸우기를 바란다, 이미 페레소르의 추천도 받았다."

그러자 지휘관은 그녀를 비웃으며 말했다.

"크크큭.....그런 천한 털뭉치 반짐승 놈들의 추천을 받았다 한들...태생이 미천한 아인족 놈들인데, 쓰고 버려지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그러고 보니 네년도...."

"그래, 데빈이다...미천한 아인족이지."

"그래, 하지만 네년의 직감...은 쓸만해 보이는군, 어떻게 적군들이 다가오는 것을 알아챈 거지? 감인가?"

지휘관의 말에 헌트리스는 그를 보며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흥, 그런 것도 모르는 놈이 이 전장의 지휘관 인가? 개탄스럽군...."

"닥치고 방법이나 말해라."

"거절한다, 네놈 같은 쓰레기 지휘관 에게 알려줄 것은 없다, 지휘관은 언제나 병사들의 사기를...."

"닥쳐라!! 미천한 놈들은 우리같은 귀족이나 군인들의 명령에 죽기만 하면 된다!!"

"미쳤군......"

"그럼 이렇게 하지, 네년이 내가 원하는 것을 가져오면, 왕자님께 보내 주겠다."

"그건 구미가 당기는군, 뭘 가져오면 되는 거지?"

"적장의 목이다."

"그 정도면...해볼만 하군, 알겠다."

"자만하지 마라....나도 이곳을 몇주 째 돌파하지 못해 왕자님을 뵐 면목이 없으니..."

"네놈이나 약속을 지킬 준비나 해라....훈타!"

"네!"

"가지, 저런 더럽고 한심한 지휘관 과는 더 어울리기도 싫다."

밖으로 나온 프라인드는 저물어 가는 해를 보며 그에게 말했다.

"잠시....옛날로 돌아간 기분이군...다녀 오도록 하겠다."

"혼자서요? 너무 위험해요!"

"훈타....전쟁은 애들 장난이 아니다, 최대한 잔혹하고 신속하게 놈들을 죽이고 돌아와야 해, 너 까지 챙겨줄 여유는 없단 말이다."

"그치만....."

"꼭 돌아올테니 걱정 마라..."

"........네, 그런데 어떻게 돌파 하실려고요?"

그의 물음에 프라인드는 태연히 방법을 말했다.

"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가야지....."

"효과적인?"

"야습, 그리고 암살....그 두개는 항상 성공한다."

"알겠어요, 부디....조심하세요."

"하하....걱정 마라, 이래 보여도 제법....잔뼈가 굵으니까, 그래도...누군가 나를 걱정해 주는게 썩 나쁘지는 않군, 다녀 오겠다...동이 트기 전에는 돌아 오도록 하지."

"네....."

헌트리스의 대답을 듣자, 프라인드는 조심스럽게 참호의 밖으로 향해, 첸트로의 참호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휴우...오랜만이라 긴장은 되는군, 원래는 밤에 해야 하지만...적당히 간 후에, 밤 까지 기다려야 겠군."

천천히 참호 중간의 무인지대를 걷던 프라인드는 부러진 나무 그루터기와 포탄 구덩이에 몸을 숨기며 점점 첸트로의 참호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좀 기다렸다가 가야 겠군, 너무 가까운 곳에서 쉬면 큰일이니."

커다란 포탄 구덩이에서 시간을 보낸 프라인드는 곧 구덩이를 빠져 나가 다시 출발 하려는 찰나 누군가 그녀의 발목을 잡으며 말했다.

"아...으....살려...줘..."

하반신이 날아간 채로 내장을 질질 끌며 그녀가 있는 곳으로 다가온 병사는 그녀의 발목을 잡고 애원 했지만, 프라인드는 그의 손을 냉정하게 뿌리치며 말했다.

"꺼져, 네놈이 눈이 하나라서 잘못 본거다, 나도 죽었어."

"제발...제발...집에 가고 싶어..."

"........"

"엄마...엄마...보고 싶어요, 엄마..."

"젠장....알았다, 집에 보내주도록 하지."

"으아...으....다리가..다리가아..."

프라인드는 그의 심장에 검을 내리 꽂고는 나지막이 말했다.

"불쌍하고 멍청한 놈...무엇 때문에 생명의 끈을 놓지 못하고 떠도느냐, 이제 돌아가라....그만 쉬어라..."

검을 뽑은 프라인드가 다시 참호로 향하자 헌트리스는 참호의 안에서 하랄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까 지휘관 한테 들었게지만, 난 하랄 이라고 하네 본명은 하랄-카미에르."

"아, 네....저는 헌트리스 라고 해요."

하랄은 프라인드가 건너간 첸트로의 참호를 보며 말했다.

"저 데빈 누님은 괜찮을라 모르겠구먼...."

"프리 라면 괜찮을 거에요."

"대단한 애정이군....어디서 왔다고 했지?"

"저는...안티코 에서 왔고, 프리는 트레블리카 에서 왔어요."

"하긴....데빈이니 오는 곳은 정해졌긴 했어 안티코면 제법 먼 왕국인데, 용캐 왔구만?"

"그러는 하랄도 북부 출신 아니에요?"

헌트리스의 말에 하랄은 아쉬운 눈을 하며 대답했다.

"맞아, 가족들 간의...의견 차이가 있어서 잠시 가출 했지."

"하하하, 나쁘지는 않네요...그래도 가족이 있어서 좋잖아요? 저랑 프리는....남은 가족은 본인들 뿐이라서요."

"어이쿠....제법 힘들게 사셨구만? 자네 이야기를 좀 들어도 되겠나? 정 뭣하면 안티코에서 여기 까지 오는 동안의 이야기 라도 듣고 싶은데."

"그럼....여기 까지 온 이야기만 해 드릴게요, 프리를 처음 만난 날은......."

헌트리스가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자, 하랄은 갑자기 땅을 파더니 유리로 만든 병 두개를 꺼내며 말했다.

"자, 이야기 값이라고 생각하게....몰래 훔쳐온다고 고생 좀 했어."

"이건....술? 어디서...."

"내가 보급병 이거든, 지휘관들 에게 가는걸 잠깐...빌린 거지."

헌트리스는 술병을 약하게 흔들더니 한모금 들이키며 말했다.

"크으....역시 오랜만에 먹는 술이라 그런지, 맛이 엄청나네요...."

"그치? 게다가 지휘관 보급품이라 제법 귀한 술이라고~자...그럼, 안주를 먹어야 겠지?"

"하하하, 좋아요....그럼, 저랑 프리가 처음 만난 날은 안티코의 외곽 숲에서................."

몇시간 후, 프라인드는 거친 숨을 내쉬며 한손에 주머니를 든 채로, 첸트로의 참호에서 조용히 기어나와 자신의 참호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하아...그래도 생각보다 적들이 적어서 다행이군...경비가 삼엄하지 않아."

그녀는 참호로 향하면서 주머니를 흘겨 보고는 중얼거렸다.

"멍청한 놈들...다 같이 있을 줄은 몰랐어, 제법 큰 수확이군."

다시 한참을 걸어 자신의 참호로 돌아온 프라인드는 즐겁게 이야기 중인 하랄과 헌트리스를 보며 말했다.

"재밌나? 제법 친해 보이는군."

"프리! 오셨어요?! 무사 했네요!"

"당연하지...잠깐 거기로 내려가도 되나?"

"물론이죠, 잠시만요...."

헌트리스가 자리를 비키자, 프라인드는 그 밑으로 내려와 냄새를 맡으며 말했다.

"킁킁.....이 냄새는....술?"

그녀의 말에, 헌트리스는 거의 새것과 같은 술병을 건내며 말했다.

"자요, 일부러 한입만 먹고 안 먹고 있었어요, 프리 드세요."

"고맙군...."

프라인드는 술을 받아 단숨에 전부 비우고는 개운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아....제법 좋은 술이군."

하랄은 그런 프라인드를 보고는 그녀의 손에 들린 주머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건 뭔가?"

"음? 이거? 음...너희 지휘관이 원하던 선물이지...가자 훈타!"

"아, 네! 나중에 봐요 하랄!"

"어? 어어...그래...."

하랄은 지휘관의 텐트로 향하는 프라인드와 헌트리스를 보며 중얼거렸다.

"대체 뭐랑 만난 건지....참...."

지휘관의 텐트에 도착한 프라인드는 안으로 들어가며 그를 찾았다.

"어이, 있나?"

"음? 너는...."

지휘관이 말을 흐리자, 프라인드는 그의 앞에 피가 떨어지는 주머니를 던지며 말했다.

"예상 외의 수확도 있더군....받아라."

지휘관의 발밑에 주머니가 떨어지자 그 안에서는 첸트로 군의 지휘관과 부지휘관, 그리고 포병대 지휘관의 목이 잘린 채로 들어가 있었다.

"멍청한 놈들이 모여서 자고 있더군...그래서 단칼에 자르고 왔다, 덤으로 병사들도 좀 죽여 놨고."

"허어...넌 대체 뭐 하던 년이냐."

"........슈트롬 트리거의...대장 이었다."

그러자 지휘관은 놀라며 그녀에게 물었다.

"슈트롬....! 그 데빈들로만 구성된 악명 높은 마족군의 돌격대 대장 이었단 말이냐?"

"그래, 하지만 지금은 나 말고는 전부 죽었다, 인간들이 고용한 암살단에...나를 제외한 모두가 죽었지."

"그런 일이....유감이군."

"그럼 우리는 프로이센이 있는 곳으로 보내줄 건가?"

"그래, 내일 적들의 참호를 접수하는 것을 도와주면 보내주지."

지휘관의 말에 프라인드는 검을 뽑고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야기가 다른데....?"

"그래서, 네놈들이 내 허락 없이 왕자님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미안하지만, 우리가 명예나 권력은 없지만 두 다리는 있거든...."

"뭐?"

프라인드는 지휘관의 목을 단칼에 베어버리며 말했다.

"걸어 간다고....병신아."

"이제 어쩌죠? 프리?"

"어쩌긴...조용히 빠져 나간다 알겠나?"

"네."

둘은 조용히 뒷길로 빠져 나가다 한 길을 발견했다.

"이거 봐요 프리...마차가 지나다니는 흔적 이에요."

"그렇군, 이곳이 보급대가 지나가는 곳인가?"

"보급대가 멈추는 곳으로 가면 프로이센 군의 본대와 만날 지도 몰라요."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서 가자."

"네."

둘은 조용히 길에 난 바퀴 자국을 보며 걷던 도중, 누군가가 길을 걷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순찰병 인가요? 다행히 저희랑 시선이 같은 곳을 향하고 있어요...."

"잠깐 기다려라, 처리하고 오지...."

프라인드는 천천히 순찰병에 다가가 그의 목을 조르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우리가 지금 좀 급해서....죽어라."

"케...켁...켁!! 자...잠깐!! 자네!! 날세...나야!! 술!! 술!!!!"

그의 애원에 프라인드는 목을 조르던 손을 놓자, 그는 목을 부여 잡으며 불평했다.

"콜록! 콜록! 아이고...고 처자 힘 한번 쌔구만..."

"하랄? 여기서 뭐 하는 거냐?"

"뭐 하긴...보급품 훔치러 간다, 자네들은 뭐 하는 겐가?"

"어....우리도 같이 갈려고."

"무슨 일이 있었나? 지휘관 놈 하고 이야기가 잘 안되었나 보군."

"뭐....그렇긴 하지."

그녀의 말에 하랄은 어딘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저쪽으로 가, 저기가 보급대가 도착하는 마지막 구역 이거든."

"그걸 알려주는 이유가 뭐지? 함정인가?"

"헤에이...속고만 살았나?"

"유감이지만 그렇다, 이유를 말 해줄 수 있나?"

"그래....나나...대부분의 병사, 간부들이나 장군, 참모가 아닌 병사들은 그저 끌려온 희생양에 불과하지, 가라고 하면 가고...죽으라 하면 죽는."

"그래서?"

"그냥 그렇다고, 나같은 무지렁이 까막눈 이민자 에게, 이 첸트로에 애국심이 있겠나? 어차피 나라를 구하던...새로운 나라를 세우던 귀족들과 윗대가리 들은 우리를 기억하지 않아, 존경하지도...존중하지도, 시간이 지나면 일반 시민들도 그렇게 생각 하겠지...전쟁을 겪어본 적도 없는 인간들이 전쟁을 부르짖고...우리 같은 참전용사들 중 다친 사람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쓸쓸히 죽어가겠지."

"말이 길군...하고픈 말이 뭐지?"

"관련자가 아니면 최대한 빠지라고~난 이미 징집당한 몸이라 빠지면 큰일 나거든, 그러니 너희라도 도망가서 편하게 살라고."

"제법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군, 고맙다 하랄....너도 부디, 건강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그래야지...그래도 전장터가 나쁜건 아냐, 생사의 경계에 자꾸 발을 집어 넣으면 생각이 많아지거든...고향으로 돌아가면 가족들과 이야기를 좀 해야겠어."

"그럼 너의 건강을 빌어주도록 하지, 부디....무사하기를 빈다."

"어~그래, 빨리 가봐...난 먹을걸 훔치러 가야 하거든..."

"그래, 다음에 인연이 닿으면 보도록 하지."

하랄과 헤어진 프라인드는 헌트리스와 함께 하랄이 안내해준 곳으로 향해 마차들을 찾았다.

"저 마차의 상자에 숨도록 하지."

"네."

둘은 커다랗고 긴 상자에 숨어,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언제 출발하는 거지?"

"아마 아침이 와야 출발할 거 같아요, 조금 자 두세요."

"음...그래, 미안하군....점점 눈이 감기는 것 같아."

프라인드가 잠에 들고, 헌트리스가 주위를 살피며 조용한 참호에서의 첫번째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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