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돌잡이 카피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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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주전자
작품등록일 :
2024.07.0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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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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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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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아아, 이것이 복제란 것이다 (2)

DUMMY

50평 넓이의 링.

대응부 1부 소속 햇병아리는 팔을 좌우로 흔들었다.


“이야. 말씀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2부의 구멍. 허수아비. 아니면 다른 별명.”


눈을 동그랗게 뜬 햇병아리가 낄낄거렸다.


“왜 시비 건지 알고 있었어요?”

“네가 처음이라고 생각하냐.”


1부에서 신입이 들어올 때마다 생기는 일이다.

한 부장님 업무평가도 깎을 겸.

2부를 들쑤시려는 이벤트.


나는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햇병아리야.”

“······햇병아리는 뭐고. 말은 왜 갑자기 놓으십니까?”

“대놓고 병신 취급하는 놈한테 존대해 줄 만큼 인격자는 아니라서.”


손에 쥔 목검을 가볍게 휘둘러보았다.


음.

연습용 장비 특유의 서늘하고 묵직한 감각.

아주 좋다.


햇병아리 손봐주기 딱 좋은 느낌이야.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좋다.”

“각성도 못 한 사람 괴롭히는 게 뭐가 자랑스럽습니까.”

“아. 7년 동안 시비를 건 놈들 중에서 네가 제일 개념 없었거든.”


살기를 감출 생각도 안 하는 건 너무하잖냐.

최소한의 성의는 갖춰 줘야지.


“이, 이이이!!”

“잠깐만. 아직 시작 안 했다.”

“이제 와서 겁이라도 먹은 겁니까?”

“어. 쫄려서 쉬 마려워.”

“화장실 다녀올 시간은 드리겠습니다. 선배님.”


친절도 하셔라.


햇병아리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링 위에서 내려왔다.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서는 쿵, 문을 닫았다.


[특성 – 괴력을 복제했습니다.]


괴력

등급 : C

한계 이상의 힘을 낼 수 있다.


[룬 스톤 / 마석에 각인하거나 방출할 수 있습니다.]

[복제한 능력을 소모해야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으헤헤헤헤.”


입을 틀어막아도 실없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아.

괴력이라고.

이걸 어떻게 참아!


부산물 더미에서 빼놓은 룬 스톤을 쥐었다.


[조각을 사용합니다.]

[떠오르는 이미지대로 룬 스톤을 깎으십시오.]

[예시 이미지 - 보디빌더 상]


스킬 이름 듣고 설마 했다.

정말로.

룬 스톤을 조각하라는 거였니?


보디빌더가 한껏 근육을 과시하는 모습이 뇌리에 떡하니 새겨졌다.

이미지 곳곳에 새겨진 마력 회로.

저 회로를 살려서 온전한 형태로 조각을 완성해야 한단 말이지.


“흐으으으음.”


긴 신음이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왔다.

중학교 미술 시간 이후로 조각이란 걸 해 본 적이 있던가?


“와. 이거 어렵네.”


조금만 힘을 세게 주면 마력 구조나 조각 모양이 일그러지고.

살짝 건드리면 티도 안 난다.


룬 스톤을 들고 한 10분을 낑낑거렸나.


[특성 - 괴력(C)을 룬 스톤에 새겼습니다.]

[완성도가 낮습니다. 이식 시 숙련도 페널티가 붙습니다.]


거, 점수가 너무 짠 거 아니요.

시스템의 혹평에 입술을 내밀고는

어설프게 만든 조각을 꽉 쥐었다.

피부에 스며드는 룬 스톤.


우득- 우드득-.


괴력이 실시간으로 몸에 적용되며 근육이 마구 팽창과 수축을 반복했다.


“윽.”


더럽게 아프다.


트레이닝 센터에서 여러 특성을 시험해 본 때와 다르다.

영구적으로 적용된 괴력 특성.

몸이 그에 맞춰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느끼는 성장통이다.


[괴력 특성을 흡수했습니다.]

[조각의 완성도가 낮습니다. 괴력의 등급이 D로 하락합니다.]

[해당 특성과 비슷한 계통의 능력을 흡수해서 등급을 올릴 수 있습니다.]


▷ 특성

【복제(SSS)】 / 【괴력(D)】


이런 식이란 말이지?

좋아.

메커니즘은 이해했어.


제대로 써먹으려면 조각이라도 배워야 하나 싶지만.

당장 신경 써야 할 건 햇병아리와의 두근두근 데이트다.


닫아놓은 문을 슬쩍 밀어서 나가려고 하니.


콰앙!


경첩이 뜯겨나가고.

지지대를 잃은 화장실 문은 타일 위로 떨어졌다.


“헐.”


가볍게 밀었다고!

왜 문짝이 박살 난 건데요.

시말서······ 써야겠지?



***



“선배님. 화장실이 급하셨나 봅니다.”

“긴장하면 배가 아프거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고.

들어는 보았나 몰라.

화장실은 중대 사항이다!


어떤 헌터는 마력 과민증이라는 특성을 각성했다던데.

난 화장실에 민감한 능력이 있지.


“웃기지도 않는 말을.”

“왜. 진짜야.”


대응국 2부 친구들은 빵빵 터졌다고.


너도 실은 웃음 참느라 힘들지?


훙- 후웅-.


연습용 목검을 가볍게 휘두르니 아까보다 기세가 훨씬 매서워졌다.


“속을 비우고 오니 컨디션이라도 좋아졌나 봅니다.”

“뭐, 그렇다고 치자.”


비운 건 아니고 좋은 걸 먹어서 채우고 왔지.

화장실에서 먹는 특식.

흑흑, 맛있었다.


적당히 힘을 뺐는데도 검격이 훨씬 날카로워졌다.


이게······ 특성의 힘?


목검을 여러 번 휘두르니 늘어난 힘에 조금 익숙해졌다.


“그럼 시작하자.”


난 오른손을 까딱였다.


“킥. 꼴에 선배라고 양보하는 겁니까?”

“싫으면 말고.”

“후회하지 마십쇼!”


투웅!


링 바닥이 크게 출렁인다.

도약 한 번으로 10미터라는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졌다.


힘을 다리와 발에 집중. 밀어내면서 도약 거리와 속도를 올렸군.


“괴력 응용 실력이 제법이야.”

“정 부장님이 공들여 영입한 이유가 있었네.”

“각성하고 1개월밖에 안 됐다며?”

“게이트 공략 경험은 없지만 괴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해서 모자란 부분을 메우는군.”


이야.

칭찬 좀 들었다고 싸우는 중에 입술을 씰룩이고.

여유가 넘치는 신입이다.


“하압!”


연습용 목검이 크게 궤적을 그렸다.


그래.

너무나도 큰 궤적이다.

룬 스톤을 쥐기 전의 나라도 피할 수 있을 만큼.


후웅! 훙!


“도망만 칠 겁니까?”

“선배 입장에서 양보하는 거야.”

“무능력자 주제에 선배 타령은 적당히 하십쇼!”

“어유. 아파라. 햇병아리야. 팩트 폭행도 고소감인 거 알지?”


우리나라에는 사실적시죄한 아름다운 법률이 있어요.

고소미 맛 좀 볼래?


방어구를 스쳐 지나가는 갑주.

햇병아리는 각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신체 능력이 압도적으로 높지 않았다.

괴력 보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속도를 올리지만.

아무리 강한 공격도 맞아야 의미가 있는 법.


“검법 다시 배워야겠다. 힘 너무 줘서 칼날이 흔들리잖아.”

“훈수 두지 마십쇼!”

“아. 내가 괴력 있었으면 그렇게 안 움직였을 텐데.”

“이이익!”

“너. 배울 게 너무 많다. 매일 퇴근하면 같이 훈련하자. 신입 때 버릇 안 고치면 나중에 고생해요.”

“아잇, 씨!”


너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좋아하니?

금과옥조 같은 피드백을 쏟아줘도 듣질 않네.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야. 햇병아리야.

괴력 운용 방법을 배우는 김에 대출혈 서비스 해 주는 거라고.


“박 프로가 저렇게 날렵했나?”

“하도 많이 맞아서 눈은 좋았어.”

“그래도 그렇지. 괴력 단 신인 가지고 놀 정도는 아니었을걸.”

“뭐야. 어떻게 되어 가는 거야?”


예리하군.


복제로 햇병아리의 마력 움직임을 훤히 들여다본 덕에 한결 편하게 피했다.

7년 동안 개처럼 구르며 터득한 요령과 복제 능력의 부가 효과의 결합.


이 느낌. 짜릿해. 최고야!


5분 동안 링을 빙글빙글 돌며 피하니 햇병아리의 얼굴이 붉게 익었다.


“씨이이이!”

“햇병아리야. 칼을 휘두르기 전에 소리를 지르면 안 돼요. 예고해주는 거잖니.”

“닥쳐!”

“그리고 파지 법 다시 배워라. 그렇게 쥐면 힘이 다 안 실려.”


이런 식으로 말이지.


따악!


햇병아리가 제대로 힘을 주기 전.

5분 동안 파악한 빈틈을 노려서 칼 아래쪽을 쳐냈다.

휘청거린 햇병아리는 힘을 다 흘리지 못하고 뒷걸음질 쳤다.


[제식 검법(D+) 스킬이 등록됩니다.]


오?


그러고 보니 돌잡이하고 나서 제대로 검을 휘두른 게 처음이구나.


제식 검법은 균열청에서 제공하는 스킬.

난 7년 동안 트레이닝 센터에 와서 주구장창 제식 검법만 팠다.

마력이 없으면 반쪽짜리인 헌터 전용 무예.

그래도.

제식 검법을 수련하지 않았으면 균열청에서 7년이나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어, 어떻게.”

“매일 트레이닝 센터에 와서 손에 물집 잡힐 정도로 검 휘두르면 돼. 참 쉽죠?”

“으아아아!”


빈틈투성이다.

이 정도면 돌잡이 전이라도 대처가 가능하겠어.

스쳐도 치명상 확정이라 실제로 검을 맞대지는 않았겠지만.


“신입! 너무 힘주지 마!”

“스파링이라고. 스파링.”


너희 신입 눈 뒤집어졌다.

대응국 1부. 아주 환상적인 분위기야.

선임 말을 듣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자유분방한 근무 태도라.

한 부장님한테도 근무 환경을 바꾸자고 건의해야겠어.


“좋은 건 배워야지.”


괴력을 복제한 덕에 햇병아리의 움직임이 눈에 훤히 들어온다.

특성 능력 활용에서는 햇병아리한테 가산점을 주마.

자세가 틀려먹어서 감점이 더 많은 게 함정이군.


따악!


햇병아리가 검에 힘을 모두 싣기 전.

또 한 번 칼날을 쭉 내질렀다.

손등을 푹 찌르는 칼끝.

붉게 물든 햇병아리는 용케 칼을 놓지 않고 마저 휘둘렀다.


괴력 티 안 내려고 힘을 너무 뺐나?


칼끝을 살짝 비트니 햇병아리의 공격이 홱 틀어졌다.


“으아아악!”

“햇병아리야. 근성이 다 해결해 주진 않더라.”

“씨, 씨.”

“경험자의 말이야. 새겨 두는 게 좋을걸.”


아무렴.

균열청에서 노력과 근성으로 랭킹 매기면 1위가 될 자신이 있다고.


“이게 무슨 스파링입니까!

“실전은 더해. 햇병아리야. 코볼트가 창으로 목 찌를 거라고 예고해 주는 줄 알아?”


오늘 내 목에 바람구멍 뚫릴 뻔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절대로.


“도망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맞서 싸우십쇼!”

“납득이 안 돼?”

“이런 건 헌터의 싸움이 아닙니다!”

“그렇게 정면 승부를 원하면 선배 된 입장에서 양보해 주마.”


난 싱글벙글 웃으며 녀석의 앞에 섰다.

팔만 뻗어도 닿을 만한 거리.

이왕에 능력도 얻었겠다. 여기서 끝내버리면 재미가 없잖아.

컨닝 덕에 괴력 사용법도 이제 알 것 같거든.


[괴력의 이해도가 올랐습니다.]

[등급 : D → D+]


끓어오르는 힘.

원조 괴력 사용자와 부딪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했다.


“힘 줘 봐. 안 피할 테니.”

“진심입니까?”

“내가 거짓말 한 거 봤냐. 선공도 양보해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도 해 줘요. 이런 선배가 어디 있······.”


쇄애애액!


어쭈.

악당도 변신할 땐 안 건드리는 매너를 지키는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후배님이 말을 잘라?

그럴 줄 알고 괴력의 힘을 암암리에 끌어 올리고 있었다.


【괴력】

[제식 검법]


5분 동안 햇병아리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이해도가 올라간 괴력.

용솟음치는 힘을 팔과 손목, 그리고 손에 온전히 실어내어.


콰지지직!


햇병아리의 목검을 반으로 쪼갰다.


깔끔하게 잘린 단면.

몇 배로 강화된 힘으로 제식 검법을 펼친 결과물이다.


“아?”

“실전에서 멍때리면 죽습니다. 후배님.”


빠악!


목검으로 햇병아리의 복부를 가볍게 찔렀다.

숨이 막혔는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주저앉는 1부 신입.


“이제야 선배한테 인사하는 법을 배웠네.”

“끅, 끄으윽.”

“아직 더 스파링하고 싶구나. 항복도 안 하고. 근성이 있어.”


항복한다고 말했으면 바로 끝났을 건데.

요즘 신입들은 끈기가 대단해.

나였으면 두 손 바로 올리고 항복을 크게 외쳤을 거다.

이것이······ 신입의 패기?!


“좋아. 햇병아리야. 더 해 보자.”

“으웨웹.”


따악! 딱!


목검이 신들린 듯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햇병아리가 팔과 다리를 허우적대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목검의 궤적에 막혀서 바닥을 구르는 처지가 되었다.


“박민호 주임님!”

“너무 과하신 거 아닙니까?”


링 밖에 있던 1부 직원들의 항의.


“항복이란 말을 할 때까지 스파링을 계속한다. 그게 1부 규칙이잖아.”


그래.

3년 전, 너희 부장이 그렇게 좋아하는 규칙 때문에 피떡이 되도록 처맞았다.

사람이 떡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감했지.


빠아아악!


“2부 구멍이 우리 신입을 이겨? 말이 돼!”

“구ㅁ······ 아니. 박 주임, 돌잡이 성공한 거 아닐까요.”

“씨바. 그게 왜 오늘인데! 부장님한테는 뭐라고 말해야 하냐고.”

“저 친구 꼬드긴다고 부장님이 엄청 공들이지 않았습니까. 괴력 응용 솜씨가 대단하다고.”

“그러니까 묻는 거잖아!”


대단한 그 신입의 능력.

제가 잘 써먹고 있습니다.


꺼어어억.


아이고 배부르다.


“햇병아리야.”

“끄윽, 끅.”

“관등성명 대야지. 김영진 씨.”

“으, 으윽. 니예.”

“부탁이니 다음에도 스파링하자고 신청해라.”

“히이익!”

“너희 부장님께 말씀 잘 전해드리고.”


아.

속 시원하다.

괴력 하나 이식했는데 이 정도라니.

더 많은 특성과 스킬을 복사하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 거지?


7년 만에 찾아온 두근거림에 입술 끝이 씰룩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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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년 만에 돌잡이 +3 24.07.12 2,861 5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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