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돌잡이 카피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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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주전자
작품등록일 :
2024.07.0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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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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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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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7년 만에 돌잡이

DUMMY

한국 균열관리청.


대격변 이후에 신설된 정부 부처이자, 내 직장이다.


-헌터 등록 / 관리

-게이트 출입 / 배정

-부산물 판매 관리

-브레이크 위기 대응


내가 속해 있는 부서는 [브레이크 위기 대응국].

마력 농도가 임계 직전인 게이트를 토벌하거나.

브레이크 사태가 벌어져서 외부로 나온 괴물을 소탕하는 것이 주 업무다.


[인덕원 - EI 02]


오늘 배당된 일은 장기 미공략 게이트 토벌.


“키릭!”


돌무더기 사이에서 튀

어나온 코볼트가 기습적으로 창을 내질렀다.

몸을 숨기기 좋은 게이트 내부 지형.

긴장을 늦추지 않은 덕에 숨소리를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와.


1초만 늦었어도 목에 숨구멍 하나 더 뚫릴 뻔했네.


“키릭?”

“왜. 생각대로 안 풀려서 기분 나쁘냐.”


다행이야.

기분이 더러운 건 피차 마찬가지거든.


나는 짜증 섞인 투로 중얼거리며 칼집에 손을 얹었다.


“크르릉! 컹!”


다시 한번 창을 내지르는 코볼트.

검집에서 칼을 뽑아 받아치기에는 시간이 모자라다.

여기서 도망치는 건 하수.

창의 궤적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관찰하고는 안쪽으로 파고든다.


스르릉.


부드럽게 뽑히는 칼.

평소 손질을 많이 해 두어서 손이나 발을 움직이는 것 같다.


“크르릉?!”


창을 회수하려고?

거리를 좁히면 찌를 수 없으니 창대를 휘둘렀어야지.

지근거리에서 도약, 모든 힘을 칼에 실어 코볼트의 가슴팍에 안기듯이 들어갔다.


콰드득-.


코볼트의 가슴팍에 파고든 칼날.

놈이 바동바동했지만 손에 힘을 더 주어 등 뒤로 관통시켰다.


훅, 후욱.


더럽게 힘드네.

깊게 심호흡하며 거칠어진 숨을 가다듬었다.


“박민호 주임님. 이제 겨우 하나 잡았어요?”

“이래서야 칼퇴가 되겠나.”


뒤따라오던 헌터 복무요원들.

일명 헌공(헌터 공익)들은 손쉽게 코볼트들의 멱을 땄다.


내가 한 마리를 죽일 때 서너 마리가 고꾸라졌고.

코볼트의 심장에 있는 마석을 꺼낼 여유까지 부렸다.


“정시퇴근하고 싶으면 여러분이 더 고생해야지.”

“저기요. 우린 박 주임처럼 돈 받고 일하는 거 아니거든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치르고 있죠.”

“······.”

“불철주야 국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다니. 대단합니다.”

“아잇, 싯······.”


헌터 공익 하나가 욕지거리를 내뱉으려다 입술을 닫았다.

대격변 이후 신설된 군 복무 방식, 헌터 복무요원.

균열청에서 평가를 박하게 내리면 얄짤없이 전방에서 복무해야 한다.

코볼트 한 마리에 빌빌대는 내가 헌공들을 인솔할 수 있는 이유다.


처신 잘하라고.


“근데 저 균열청 직원은 전사계면서 몸이 둔하네요.”

“아. 몰랐구나. 아저씨는.”

“?”

“박민호 주임. 군열청에서 유명해요. 미숙아라고.”

“미숙아라고 하면 돌잡이에 실패했다고요?”


돌잡이.

원래 생후 1살이 된 아이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행사를 뜻했지만.

대격변 이후에는 단어의 의미가 크게 달라졌다.


헌터의 각성 과정은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① 먼저 마력을 인지해야 하고.

② 적성에 맞는 물건을 집어야 한다.


돌잡이란, 헌터의 적성을 일깨워 주는 아이템을 만지는 행위.


막대(전사) / 구슬(마법사) / 그릇(신관) / 망치(제작)


95%는 네 가지 도구 중 하나를 집었을 때 자신의 적성을 깨우친다.


그래.

내 경우는 예외 케이스인 5%에 해당한다.


“이레귤러? 그래도 어지간한 적성 확인 방법은 밝혀졌잖아요.”


마력 품은 영약을 만져야 하는 무인.

아티팩트에 반응하는 마검사 등.


대격변 이후 수십 년이 지나면서 이레귤러 적성의 비밀도 대부분 벗겨졌다.


“저 아저씨는 아니래요. 그래서 미숙아라고.”

“그래서 더럽게 둔하구나.”


다 들리거든?


알고 있다.

고과 가지고 태클을 거니, 일부러 들으라고 말하는 것쯤은.

덕분에 균열청 면접 때 복권 취급하면서 쉽게 취업했지.

그때 담당자도 7년 동안 안 긁힐 줄은 몰랐을 거다.


한수창 부장, 내 직속 상관이 그 양반이다.


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철컥- 요란하게 납검하니 헌터 공익들도 눈치를 슬슬 살폈다.


“미숙아라.”


틀린 말도 아니다.

헌터의 성장 방식은 괴물을 쓰러트리는 것.

정확히는 사냥한 괴물의 마력을 일부 흡수해서 강해진다.

RPG 게임에서 경험치를 얻듯.

근데 적성을 일깨우지 못한 헌터는 백날 괴물을 죽여도 마력 흡수가 안 된다.

균열청에서 7년째 근무 중인 내가 만년 E급에서 못 벗어나는 이유다.


“제가 약하니까 여러분들이 개같, 아니. 열심히 해야 초과근무 안 합니다. 아시죠?”

“예에.”

“공무원 월급 박봉이잖아요. 전 초과 근무 찍으면 더 좋아요.”

“······.”


기쁨으로 물드는 헌터 공익들의 표정.

어쩌겠어.

빨리 집에 가고 싶으면 입 내놓을 시간에 열심히 해야지.


-헌공들 다루는 재주는 박 주임이 제일이야.


대응국 2부 담당이자, 내 면접관이었던 한 부장이 껄껄대며 했던 말이다.


칭찬일까.

아니면 욕일까.

대응국에서 골칫거리 헌터 공익들을 내 아래로 배속시킨 걸 보면 욕이겠지?

염병.


마력은 느꼈지만 일반인이나 마찬가지인 육신.

나는 까놓고 말해서 대응국에 어울리는 인재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헌터 공익들에게 욕을 처먹으면서 꾸역꾸역 버티는 건.

‘진짜’ 헌터가 되고 싶은 희망 때문이다.


언젠가.


돌잡이에 성공해서 내 적성을 깨닫는 날이 온다면.


제대로 된 헌터로 활동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7년 동안 악착같이 버텼다.


아.


가끔 저 천둥벌거숭이 같은 풋내기 헌터 공익들이 코볼트들의 목을 썩둑썩둑 자르는 걸 보면 회의감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키엑!”


바위 틈 사이에서 튀어 나온 코볼트를 베어 넘기자,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보급용 갑주에 묻은 타액.


하.


최대한 피 안 묻히려고 노력했는데.


이 정도면 도색 수준이네.


코볼트 피는 점성이 있어서 닦기도 어렵다.


어쩌겠어. 균열청에 가서 반납하기 전에 빡빡 문대봐야지.


“수고하셨습니다. 아쉽게도 초과근무는 못 찍겠네요.”


헌터 공익들의 눈빛이 한층 따뜻해졌다.


음.


역시 진심은 통하는 법이지.


“하. 이번에도 개털이네.”

“어떻게 되먹은 게, 코볼트 10마리를 잡아야 마석 하나 나오냐.”

“장기 미공략이 왜 미공략이겠어요.”

“이래서 균열청 일은 싫다니까.”


돈이 안 되는 게이트는 헌터들에게 외면받는다.

인덕원 EI - 02가 브레이크 직전까지 방치된 이유.

그러니까 짬처리인 셈이다.


헌공들이 대놓고 불평을 내뱉지만 어쩔 수 있나.

꼬우면 최전방 가시던지.


껄껄.


코볼트의 가슴팍에 박힌 칼을 뽑으려는 순간.


찰캉- 딱딱한 게 검 끝에 걸렸다.


마석이라고 하기는 좀 묵직한 느낌.


칼을 슬슬 움직여서 코볼트의 몸뚱이에 있는 돌덩이를 적출했다.


“어.”


푸른 돌 위에 새겨진 마법의 글자.


룬 스톤, 고위 마법의 촉매나 연금술에 들어가는 광물이다.


시세는 약 5천만 원.


E급 게이트에서 룬 스톤이 나올 가능성은 로또 3등에 당첨될 확률과 비슷하다고 들었다.


막판에 피가 튄 게 좋은 징조였나?


브레이크 대응국 월급이 센 편이긴 해도 5천만 원을 껌으로 볼 정도는 아니다.


“운이 좋군.”


룬 스톤을 회수하려고 만진 순간.


[특성과 관련이 있는 물건을 만졌습니다.]

[특성 이름 - 복제]

[당신은 눈으로 본 스킬이나 특성을 룬 스톤에 각인하거나 마석에 새길 수 있게 됩니다.]

[이제부터 헌터 시스템이 활성화됩니다.]


예?


뭐라고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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